https://www.youtube.com/watch?v=DJiGuFCzaFo&t=612s




영어 알아들으면 걍 영상 보셈. 내 어쭙잖은 번역보다 훨 나으니까

들으면서 보는 거랑 걍 보는 건 또 다른 느낌이라 영어 모르더라도 틀고 보는 걸 추천할게





먼 옛날 아주 오랜 어느 날, 해님과 구름은 누가누가 더 강한지에 대해 말다툼을 하고 있었어요.


그러던 중 길을 지나가던 한 나그네를 만나게 되었죠.

나그네를 본 둘은, 누가 먼저 나그네의 옷을 벗기는지 승부해서 결정하기로 했어요.


먼저 도전하겠다던 구름은 말했어요.

"오냐 내가 이새끼 귀두 껍질까지 싸그리 벗겨준다"


그리고는 바람을 불고, 또 불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그런 호언장담에도 불구하고, 나그네는 옷 단추를 잠그면서 묵묵히 길을 걸어갈 뿐이었죠.


지쳐 나가떨어진 구름을 보고, 상냥하고 또 겸손한 해님은 말했어요.

"ㅋㅋ병신년 또 약 빨고 있네"


그러고는 햇빛을 내리쬐기 시작했죠.

날은 계속 따뜻해지고, 이윽고 나그네는 외투를 벗게 되었어요.

언제나 늘 그랬던 것처럼, 상냥한 해님의 마음씨가 나그네를 녹여낸 거였어요.


해님은 자신의 승리를 만끽하며 우쭐했어요.

...나그네가 그 다음 셔츠를 벗고,


바지를 벗으며, 자신의 나치와 파시즘 사상을 여과없이 드러내는 무수히 많은 타투들을 보이기 전까지는요.


"미친놈아 무슨 짓을 한 거야"


"ㅎㅎ; ㅋㅋ, ㅈㅅ!"






인간은 꽤나 오래동안 지구가 세계의 중심이라 주장하는 천동설을 믿어왔다

하지만 역사는 간간이 지동설을 주장하는 자들을 배출해내곤 했지


이탈리아 철학자 조르다노 브루노

이 사람은 다른 별 또한 태양처럼 저마다의 행성을 가지고 있을 거라고도 예측했다


16세기에 이런 선구적인 발상을 해낸 업적을 칭송해, 당대의 교회는 그에게 깜짝 서프라이즈를 준비한다


바로 일생에 단 한번뿐인, 인간 숫불 구이 이벤트!




20세기 초 쯤엔 모두가 아는 이 분이

모두가 알 법한 대륙이동설을 주장하셨고

너무나 당연하게도 모두에게 몰매를 맞으며 남은 여생동안 사회적 집단 린치에 시달리기에 이른다


70년 지나서 지들이 틀리고 베게너가 옳다는 걸 깨달았을 무렵, 당사자는 이미 관짝 안에서 고이 주무시는 중이다




1999년 9월 15일, 화성 기후 궤도선이 화성 궤도에 진입하려던 기념비적인 순간


?


뭐임 이거 왜 이래


?? 로켓분사 운동량 변화 제대로 계산해서 보냈는데?


너 씨발 혹시 킬로그램이 아니라 파운드로 계산했냐?


.......


무려 야드파운드법과 미터법의 혼동으로 3억 달러가량을 공중분해시킨다




이 밖에도 인류는 역사책을 빼곡히 채울 만큼의 병크를 터뜨린 화려한 전적이 있다


장챈에 포니짤을 들여온 것처럼 목마를 곧이곧대로 성 안으로 들인 트로이인들이라든가


로마 공화정을 바로세우려고 율리우스 카이사르를 죽인 뒤 지들 손으로 직접 공화정을 씹창 낸 로마인들이라든가


코카인을 알레르기 비염약, 메스암페타민을 다이어트 약품, 헤로인을 (아이들에게) 기침약으로 처방한 일이라든가


러시아를 씨발 겨울에 침략하자는 미친 발상을 내던 놈들이라든가 말이다




인간은 비판적 사고를 하기에 적합한 종이 아니다


이건 오리인가 토끼인가?


두 주황색 원 중 어느 것의 크기가 더 큰가?


자칫하면 혐짤로도 분류될 법도 한 위 사진을 착시현상의 예랍시고 장붕이들이 볼 수 있도록 들고 오는 게 과연 옳은 일인가?


이런 착시현상조차도 제대로 판별 못하는 눈을 가지고 대체 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문제들에 대해서 어떻게 올바른 판단을 내린다는 말인가?




당연하게도 단순한 '착시'와는 차원이 다른 적들이 우리 뇌에 기생하여 시야를 빼앗는다


상관관계의 오류


우연의 일치에 불과한 '연도에 따른 어느 미국 배우의 출연작 수'와 '수영장 익사자 빈도'를 연관짓던 우리는


정작 이새끼랑 폐암의 인과관계 파악에는 한세월이 걸렸다


선결문제 요구의 오류

개소리 논법의 우로보로스 그 자체


"님 집 이제 내꺼임"


"......? 왜요?"


"그야, 니 집 열쇠를 내가 가지고 있으니까"


"...왜 우리 집 열쇠를 니가 가지고 있는데요?"


"방금 말했잖아 멍청아, 니 집이 내꺼니까지"


미끄럼 논증


당신이 순수한 선의로 친구에게 '코로 세정제 흡입하는 건 이제 그만두지 않을래?' 라고 권유해도


이 논리에 사로잡힌 친구는

"니 말대로 하면 다음은 뭐 그만두라 할 건데? 아주 그냥 신발도 신지 말고, 물도 마시지 말고, 숨도 쉬지 말라 하겠다? 나보고 죽으라는 거임?"


라는 쌉소리로 당신에게 무량공처를 시전할 것이다


거짓 딜레마


"열대우림을 구하든지 고래들을 구하든지 너가 골라라"

"과학이 지금 당장 세상의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없다면, 그건 다 허풍이고 세상은 마법으로 작용하는 거야"


"걍 둘 다 하면 안 되나요" 와 "과학과 '아직 모르지만 언젠간 도달할 진실' 사이의 정보 차이" 같은 선택지를 완전히 배제하고 용파때의 아크리타마냥 이지선다를 강요하는 좆같은 짓이다


이 외에도 존나 많다


전통에 호소하기(Argument from tradition)

그릇된 권위에 호소하기(Argument from False Authority)

꺼무위키에서 6시간 동안 주구장창 글을 읽어 얻은 정보에 호소하기 등등등....




그러면서 정작 비판적 사고에서 자주 언급되지 않는 건

바로 '언쟁에서 이기는 것' 보다 '언쟁하지 않는 것' 이 만족스럽다는 사실이다


위 유튭 영상 주인(=exurb1a)은 어렸을 적 텔레파시나 염동력 등의 초자연적 현상에 심취해 있었다


그러나 관심 갖고 파헤치면 파헤칠수록 그런 능력을 주장하던 자들은 생뚱맞고 비과학적인 증거만을 들이대기 일쑤였고,

결국 티비 프로그램에 나오는, 자기가 혼령과 얘기한다 주장하는 '영매사'에 의해 완전히 신뢰를 잃어버리기에 이른다


왜 옛날에 그런 거 있잖은가


"관객 여러분들이 알고 있는 돌아가신 지인분 중, 성씨가 김,이,박이었던 분이 있나요?"


"헉 저요"


"오.... 그러셨군요. 그분이 지금 말씀하시기를, 당신이 누군지 알고 있었다네요?"


"헐, 우리 할부지인가 봐"


"그분이 지금 당신의 할아버지였다고 말씀하고 계세요"


"허어ㅓ어ㅓㄺ 어케 알았지"


"으으음.... 그리고, 그가 모종의 이유로 돌아가셨다는 거 같아요"


"와 씨발 마법사다"


즉 이 영매사는 현대 과학을 뒤엎을 학문적 특이점을 가져온 초인이거나, 아니면 지인이 죽어 슬퍼하는 사람들을 이용해서 돈이나 쪽쪽 빨아먹으려는 희대의 개새끼 둘 중 하나라는 명제가 성립하게 된다




이로 인해 exurb1a는 초자연현상에 관한 모든 걸 부정적으로 보게 되고, 파티나 저녁 식탁에서 아주 약간이라도 형이상학적인 감성에 취해 말하는 사람 - 인생사 새옹지마 같은 거 - 들에게 심히 좆같이 굴었다고 한다


그들 모두를 그때 티비에 나온 영매사와 연관짓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몇 년 뒤, 친구들과의 저녁 만찬 중 자신은 처음 만나는, 친구의 친구가 자리에 참석하게 된다


그 친구는 자신이 고기를 안 먹는다는 걸 눈치채자

"님 왜 고기 안 먹음?"


"...? 아, 별로 안 내켜서"


"그렇게 동물들이 소중하면 유제품은 왜 먹고 있음? 접시엔 치즈도 있네?"


"아, 응.... 그러고 보니까-"


"너 하나 안 먹는다고 해서 무슨 차이가 있다고? 걍 남들보다 니가 도덕적으로 우월하다고 과시하고 싶은 거 아님?"


"응, 네 말이 맞는 것 같아"


라는 건 저기 저쪽 종말갤 딥블랙시티 블랙불릿 완결난 평행세계에서 나온 답변이고

당연히 "씨발 좆까라 해 닌 누군데 계속 시비터냐?"이라며 맞불 놓기를 시전한다


당연히 저녁 자리는 파토나고 분위기는 씹창나겠지?


그런데 몇 달 뒤, 어찌저찌 서로 진정하고 당시 사태에 대해 얘기를 나눠보니

그 친구는 고기 먹는다고 자기한테 윽박지르는 룸메한테 매일같이 시달리고 있었고, exurb1a 자신을 그 룸메와 자동적으로 같은 카테고리 안에 묶어 선입견을 가진 채 대했던 것이다


조금이라도 과학적 근거에 집착하지 않는 사람은 모조리 사기꾼이라 여기던 자신처럼 말이다


자기가 업신여기던 파티의 사람들이 그 티비 영매사처럼 죽은 애완 햄스터 들먹이면서 돈을 뜯으려는 것도 아니고,

그 친구가 햄버거 먹는다고 자기가 그를 손가락질할 일도 없었을 텐데.


이러고 보면 모든 언쟁과 갈등은 두 가지 근본적인 불변의 법칙에 의해 자리매김하는 것 같다

1) 모든 인간은, 자기 관점이 얼마나 터무니없든 간에 본인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는 것과

2) 이 세상 그 누구도 자기를 병신이라 부르는 사람의 의견을 수용해 마음을 바꾸지는 않을 거라는 거


만약 그날 저녁 테이블에서, 조금 숨을 가다듬고,

"오늘 왠지 기분이 언짢아 보이는데. 혹시 무슨 일 있어?"

라고 자존심에 스크래치 난 걸 무시한 채 얘기했다면, 골이 깊어질 일도 없이 그날 그때 바로 끝매듭을 지을 수 있지 않았을까?


우리 모두 비둘기처럼 날아다니는 듯한 환상적인 날도 있고, 길 가다 새똥이나 처맞는 날도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세상은 우리가 대부분의 사람과 사물에게 무지하게 대하지 않기에는 너무 넓은 곳이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기적적으로 "무슨 일이 있으면 털어놔 보렴" 이라고 말하는 건 "제발 좆이나 까" 라는 말보다 언제나 더 좋은 결과를 불러올 것이다.

표현을 빌려보자면, '소크라테스는 어떻게 대처할까' 하고 생각해 보는 것이다


이새끼처럼 나랑 견해 차이가 나는 놈을 어떻게든 엿먹이려 하지 말고 말이다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지만 인간의 아기는 세상에서 가장 유약한 동물 중 하나다

새끼 기린은 출생 후 단 몇 시간만에 기립이 가능한 반면, 우리들은 보호나 감시 관찰 없이 생활할 수 있게 되는 데에 몇 년이 걸리던가?

그 긴 시간을 우리는 오직 상냥함만을 원동력 삼아 돌봐주는 것이다


부모가 아이를 돌봐주는 상냥함은 어떤 형태로라도 절대 갚을 수 없는 빚이고, 부모가 아이에게 갚으라고 바랄 빚도 아니다

그런 무수히 많은 상냥함의 존재가 그 어릴 적 우리들을 먹여살렸기에, 지금 우리가 살아있을 터이다.




조지아의 드마니시(Dmanisi) 유적지에선 아래턱뼈가 하나 발굴된 적이 있다(위 사진의 뼈는 그냥 연관 이미지)


2백만년 전에 살던 40대 남성 호모 에렉투스의 것으로 추정되는 이 턱뼈는, 치아가 단 하나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또한 알고 있는 사실은, 그가 이런 치아 상태로도 꽤 오랜 기간 살았다는 것.

즉 누군가가 그가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도와줬다는 뜻이 된다.

누군가는 그의 수발을 들었고,

누군가는 그를 아꼈으며,

어쩌면 그 누군가가 그를 사랑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2백만년 전 백악기 시대, 호모 사피엔스가 존재하기도 전이던 시대에, 그저 상냥함만을 원동력 삼아 누군가는 긍휼을 베풀 줄 알았던 것이다.



가끔 상상한다.

세상에 아는 것이 적고, 이해하는 것은 더더욱 적은, 그런 원시시대의 선조들이 작은 화톳불 앞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을.

법도, 역사도, 화폐도, 거대한 군대도, 심지어 양말도 없던 시대에서.


2백만년 후, 후손들인 우리가 이런 거대한 문명을 이룩할 수 있을 거라고, 감히 누가 상상할까?


만일 우리가 모종의 방법으로 그들에게 우리의 생활과 모습, 인류가 얼마나 멀리 올 수 있었는지를 보여줄 수 있더라면.

그들은 모든 걸 낯설게 여기겠지만, 어쩌면 상냥함, 그것만큼은 그들에게도 친숙할지 모른다.


영구적이라 불러도 좋을 무지 속에서 살았음에도,

거의 모든 것에 대해 언제나 오답만을 빈번히 남발하며 살았음에도,

조지아의 턱뼈에서, 그와 거의 일맥상통하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다른 유골들까지, 그들에게 상냥함이 있었다는 걸 우리는 알기 때문이다.


그 똑같은 상냥함이 어린아이를 보살피고, 어르신들을 돕기 때문이다.

그 똑같은 상냥함이 자연재해 구호소를 설치하고 의료 지원을 가능케 하기 때문이다.

그 똑같은 상냥함이 우정을 유지하고, 수줍은 고백 편지를 쓰도록 지시하기 때문이다.


미래라는 것이 사펑에서나 나오는 소설 같은 게 아니라, 정말로 우리 눈앞에 오는 것이라는 걸 알아차릴 때.

언젠가는 정말로 22세기와 23세기라는 것이 온다는 것을 알아차릴 때.

그것들이 우리에게 21세기가 일상인 만큼 일상일 거라는 걸 알아차릴 때 감탄하게 되고, 동시에 걱정하게 된다.


그런 미래로 향하는 길이 언제든 끊어질 수 있다는 사실.

언제든지 발 한 짝 헛디디면 우리 모두가 고꾸라질 것이라는 사실을 직시하면, "우리가 미래를 안전하게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사람은 정녕 아무도 없는가?"하고 생각한다.

정말로 누군가가 우리가 탄 배를 올바른 방향으로 지휘하고 있는 것이 맞는가?

우리 앞에 놓인 파도의 크기를 보고, 우리가 이제껏 이만큼 바다 깊숙히 항해한 적이 없다는 걸 깨닫는다면.

우리와 저 몇 세기 앞에 보이는 희미한 대륙의 조각 사이엔 전쟁, 내분, 판데믹이라는 족히 천 개가 넘는 폭풍이 존재한다는 걸 깨닫는다면 말이다.




그러나 우리 조상들은 이미 이와 같은 경험을 수도 없이 했을 것이다.

칼날과도 같이 첨예한 생사의 갈림길에서 영원과도 같은 시간을 살면서,

자신들 주위를 늘 맴도는, 이해 불가능한 세상의 수많은 체제들의 자비 속에서 말이다.


그리고 지식과 지혜와 더불어, 그들을 지탱할 수 있게 만들어 준 것이 있다면,

그 커다란 폭풍을 헤쳐나갈 수 있게 해준 것이 있더라면,

논쟁의 여지가 없이, 상냥함이다.

긍휼이다.




인류는 앞으로도 영원히 길을 잘못 들겠지.

오늘은 어제의 백 배는 더, 내일은 오늘의 천 배는 더.

인간이 언제나 옳다는 것을 불가능한 일이고, 영원히 불가능한 채로 남아있을 것이다.

무지는 종의 뼛속에 깊이 새겨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냥함이라는 근본은 우리의 유전자에 아로새겨져 있다고 믿는다.

만일 누가, 혹여라도 뭐라고 반박할 시.... 그냥 좆 까라고 해라.

물론, 사랑을 담아서 말이다.

사랑을 담아서.




 *




정보라기엔 애매하고 리뷰라고 하기엔 소설도 아니고 해서 걍 제목 어그로에 맞게 정보탭에 씀

거의 번역하는 게 전부였는데도 존나 힘듦.... 새삼 역식하는 사람들 대단하다고 느꼈다


원본 영상이 존나 뜬금없는 이야기에서 물 흘러가듯 인간찬가를 시전하길래 보여주고 싶어서 가져옴


마지막으로 여기까지 읽은 장붕이들에게 난 칭찬을 해주고 싶어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