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신화의 중요 문헌인 《왕의 서》

그 중 '하르바르드의 노래'에 나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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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는 언제나 그러듯 거인들을 쳐죽이고 아스가르드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그러던 중 배를 타지 않고서는 건널 수 없는 강을 만나게 된다.


아무리 찾아봐도 건너려면 강 건너편에 있는 배와 사공을 통하는 방법밖에 없었고, 토르는 사공을 부른다.


하지만 사공은 오지 않는다.


대신, 사공은 토르를 놀리기 시작한다.


- 니 엄마 죽음

- 거지같은 꼴이네. 너 바지도 안입었는데, 집 없지?



토르는 배나 가져오라 말하지만, 사공은 이름을 대라고 한다.


토르는 화를 내며 자신이 누구인지 말하고, 그러면 넌 누구냐 묻는다.


"내 이름은 하르바르드다. 난 좀처럼 내 이름을 숨기지 않는다."


"숨겨야 할 필요가 있나? 죄인이라도 되는 모양이지?"


그러자 사공은 오히려 토르가 죄인인 건 아니냐 하며, 자신의 운명이 정해지지 않았다면 너 같은 놈들은 얼마든지 상대할 수 있다고 말한다.


토르는 분개하며 '강을 건넌다면 넌 대가를 치뤄할거다'라고 한다.


하르바르드가 말하기를

"어디 한 번 덤벼봐라. 네 녀석이 흐룽그니르와 싸운 이후로 나 같은 상대를 못 만나봐서 그렇지."


"지금 흐룽그니르라고? 뭘 알고나 하는 소리냐? 그 거인의 머리는 돌로 만들어졌지. 그래도 난 그 녀석을 내 앞에 뻗게 만들었어. 그동안 너는 뭐하고 있었지?"


그러자 하르바르드는 자기가 한 엄청난 일들을 말한다.


- 일곱 자매와 돌아가며 섹스했다


- 아홉 명을 ntl해서 섹스했다


- 이간질로 전쟁 일으켰다


그동안 토르 또한 자신이 한 일들에 대해 말했는데, 전부 거인을 죽인 이야기 뿐이었으니 적지 않겠다.


- 토르, 너는 기껏해야 천한 농민들의 청이나 들어줄 뿐이다

- 너는 사지는 강건한데 마음은 소심하다

- 그렇게 겁이 많으니 거인의 장갑 속으로 들어가기도 했겠지. 

- 퍌라르(숨기는 자)가 들을까봐 재채기도 못했다며?


"네놈을 당장 저승으로 보내주겠다!"


"왜 이렇게 욕을 하지? 우리가 언제 싸웠나? 그래, 토르 넌 다음에 무슨일을 했지?"


토르는 자신이 동쪽으로 가서 돌아다니다 시비 털리고, 상대가 쫄아서 휴전을 요청했다는 이야기를 했다.


"나도 역시 동쪽에 나가있었는데, 거기서 여인을 만나고 그 여인이랑 사랑을 나누었지."


이어서 토르는 자신이 광전사의 신부들을 팬 이야기를 했다.


"토르, 여인들을 때리다니 부끄러운 줄 알아라!"


하르바르드는 그 후로도 한 번 더 토르를 도발했다.


"내가 널 이 쇠망치로 내려쳐서 늑대보다도 크게 울부짖게 만들어주마!"


그러자 하르바르드는 강력한 한 방을 날린다.


- 니 아내 바람핀다 ㅋ


"이 빌어먹을 거짓말쟁이가!"


하르바르드는 '너 집가려면 시간 좀 걸리겠다? 다른 길을 찾았으면 진작에 집에 갔을 텐데'라며 도발한다.


토르는 마지막 경고를 하지만


'싫은데? ㅋ'


이라는 하르바르드의 말만 돌아온다.


결국 토르는 돌아가는 길을 묻고, 하르바르드에게 다시 만난다면 대가를 치루게 될 것이라 말하고는 길을 나선다.


하르바르드는 마지막까지 토르에게 악담을 퍼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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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내용에 나와있듯 토르를 심하게 조롱하고도 대가를 치루지 않고 유유히 떠난 사공은 누구일까?


사실 이 글에는 원전에 있는 여러 암시들이 빠져있다.


이 글의 제목에서 말하는 쪼잔한 신은 토르가 아니다.


쪼잔한 신은, 하르바르드의 정체는


토르의 아빠 오딘이다.


그렇다면 왜 오딘은 자기 아들한테 저런 말들을 했을까?


모든 건 초반부에 언급된 흐룽그니르와의 사건에서 시작된다.


거인 흐룽그니르에게는 굴팍시(황금갈기)라는 말이 있었는데, 여기에 탐이난 오딘이 서로의 말 중 누가 더 빠른지에 대해 시비를 걸고, 둘은 경주를 하며 아스가르드까지 오게된다.


적의 본거지로 온 흐룽그니르였지만, 오딘은 무방비의 상대와 싸우는 건 명예롭지 못하다며 오히려 흐룽그니르를 발할라의 연회에 초대했다.


그런데 흐룽그니르 이 미친놈은 술에 취한 상태로, 


"발할라를 통째로 들어서 요툰헤임에 가져갈 거다. 모든 신을 다 죽일거다. 대신 프레이야(북유럽 신화의 아프로디테)와 시프(토르 아내)는 살려서 첩으로 삼아야지''라는 미친 소리를 했다.


이후 토르가 발할라에 도착했고 묠니르로 쳐죽이려 했으나, 흐룽그니르는 자신이 오딘의 손님이라며 다음에 싸우자고 내뺀다.


결전의 날, 거인들이 직접 만든 진흙거인과 함께 흐룽그니르는 토르에게 덤비지만 머리가 깨져서 죽는다.


다만 흐룽그니르의 시체가 토르를 향해 쓰러졌고, 그 육중한 시체는 싸움장소로 찾아온 그 어떤 신도 들수가 없었다.


결국 토르의 어린 아들 마그니를 데러오자, 마그니는 시체를 치워버려 토르를 자유롭게 해줬다.


토르는 마그니에게 선물로 머리가 박살난 흐룽그니르의 굴팍시를 주고자 했다.



여기가 중요한 부분이다.



오딘은 굴팍시를 자기에게 달라고 화를 냈지만 끝내 토르는 자신의 아들에게 굴팍시를 준다.


자게 '하르바르드의 노래'에 나오는 사건이 벌어진 이유이다.


다리가 여덟 개에 땅, 하늘, 바다에서 달릴 수 있음은 물론이고 저승까지도 갈 수 있는, 무려 다리가 여덟 개나 있는 슬레이프니르라는 개쩌는 말이 이미 있으면서


자기 아들이 자기가 아닌 손자한테 굴팍시를 줬다고 위에서 서술한 조롱들을 퍼부었다.


오딘의 가장 쪼잔한 모습을 보여준 이야기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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