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똑바로 바라볼 줄 안다면. 자신을 숨길 필요가 없으니, 자신을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으니 삶도 훨씬 편해지고 여유도 많아지지 않을까. 그러나 난 자신을 숨기기에 급급하다. 변화할 필요를 느끼고 있지만 그게 너무나 귀찮다. 그 점이 난 부끄럽다. 그렇기에 난 자신을 숨긴다. 또한 어쩌면 나의 이상은 이상적이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또 그 점이 난 부끄러워, 또 자신을 숨긴다. 그렇게 계속 반복하는 것이었다. 그럼 그런 나 자신은 그릇된 것일까. 옳다구나, 그것이 그릇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럼 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자신을 마주하는 걸 포기한 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자신의 이상을 공유하는 위선을, 이상을 실현하지 않는 나태를 난 어떻게 떨쳐내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