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에 요약 있음


사실 이전에도 조금씩 봤는데 특유의 분위기 때문에 20분쯤 보다가 졸고 20분쯤 보다가 졸아서 미루고 미루다 이제서야 다 봤다...


문제는 이 특유의 분위기가 노인을 위한 나라를 완성시키는 장치라는 점...


이번에도 영화를 보기 전에 사전지식 없이 그냥 보아서 처음 봤을때 느낌부터 적어보자면


1. 정말 끝도없이 잔잔해서 평범한 일상을 보여주는 것 같다. BGM도 최대한 절제하였고 그로인한 잔잔한 분위기의 형성 그리고 이것이 극에 달했을 때 영화 마지막에 그냥 아무런 소리도 전조도 없이 끝나버리는 엔딩등 정말 그냥 일상속에 들려주는 이야기 같았다.(그래서 계속 졸았다...)

2. 그럼에도 그 일상에서 끊임없이 불편함을 주는 안톤 쉬거(사이코패스 살인마)의 존재로 인하여 영화를 보는 내내 계속 불편하였다. 그는 사이코패스 살인마로서 아무런 이유없이 그냥 자기 기분 내키는 대로 사람들을 죽이며 그 기준도 없고 마음대로 사람들을 죽인다. 이런 장면이 '아 이제부터 총격전이 벌어져서 사람들이 죽는구나!' 같은 사전에 주는 긴장감 같은 장치도 없이 갑작스레 보여줌으로서 계속해서 등장할 때 마다 불편함을 준다.

3. 르웰린 모스(돈가방을 훔친 남자)의 행동은 영화의 주인공을 보여주는 느낌이였다. 그는 전쟁터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여러가지 일들을 능동적으로 행해왔고 작중에서도 살인마가 자신을 쫓아오게 된 계기를 만들고 또 다른 주인공인 에드 톰 벨(늙은 보안관)이 사건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하는 등 주인공적인 면모가 돋보였다

4. 에드 톰 벨의 모습(늙은 보안관)이 제목(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과 겹쳐서 에드 톰 벨을 위한 나라는 없다? 라고 생각하며 유의 깊게 봤다. 실제로 에드 톰 벨이 르웰린 모스가 죽은 호텔에 등장하는 마지막 장면에서 작중 계속해서 보여주던 살인마의 살인 수법과 어두운 조명등을 통해 극도의 서스펜스를 설계하여 '아 결국 에드 톰 벨도 죽고 선한 사람들을 위한 나라는 없는게 결말인가?' 라는 생각을 들게 하였지만 이것도 아니었다.

5. 결국 마지막은 은퇴한 에드 톰 벨이 아침식사 시간에 아내에게 어젯밤 꾼 꿈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영화가 끝난다.



처음 보고 나선 '시발 이게 뭐지? 왜 이게 명작이라 말하는 거지?' 라고 생각했었다.

1. 주인공이라 생각한 르웰린 모스의 의미없는 죽음. 살인마로부터 가족을 지키기 위해 자신이 있는 곳으로 오라고 연락 하지만 그를 쫓던 또 다른 집단이 그의 가족으로 부터 정보를 얻어 르웰린 모스를 살인마보다 먼저 죽이게 된다. 이 집단은 작중에 주역으로 등장하지도 않고 조연 정도로 등장해서 정말 허무한 죽음을 보여준다.

2. 안톤 쉬거의 목적없는 살인. 아무런 이유도 조건도 없이 그냥 작중에서 마음 내키는 대로 사람들을 죽이는 것으 보면서 계속해서 불편함을 느끼게 한다.

3. 에드 톰 벨의 존재 의의. 사건을 좇지만 에드 톰 벨은 작중에서 유의미한 일을 할 수가 없었다. 매번 한발 늦게 현장에 도착하여 추적을 하지만 결국 마지막엔 보호하려고 했던 르웰린과 그의 아내는 죽고 만다.

4. 그래놓고 꿈 얘기 하면서 영화가 끝난다.



이렇게만 놓고 보니 이게 슬래셔 영화인가? 싶으면 안톤 쉬거가 주인공이라기 보다는 주인공의 적이란 느낌으로 영화를 찍었고 그렇다고 테이큰 같은 가족을 보호하는 액션영화인가? 싶으면 가족은 다 죽고 액션도 안나온다. 앞서 말했듯 그냥 잔잔한 영화이다.

그래서 이게 대체 무슨 얘긴가 이해가 안 됐다.

그래서 나무위키 켰음 ㅋㅋ;;



이 후부턴 약간의 배경설명을 알고 난 후 느낀 점임


저걸 알고 보니 드디어 내용에 대해 이해를 하게 됐음

노인을 대표하는 에드 톰 벨이 보안관으로서 세상에 존재하는 악을 잡기에는 너무 세상이 바뀌어서 노인이 해결할 만한 일이 아니다 라고 생각했지


근데 그렇다면 안톤 쉬거라는 미친 살인마는 대체 뭘 의미하는 걸까? 라고 생각했음


그 다음에 설명을 해 주더라고 안톤 쉬거란 혼돈의 화신이다 라고


이 두가지를 이해하고 보니 영화가 완전히 이해가 됐음



르웰린은 안톤 쉬거라는 걸어다니는 혼돈에 목표가 되었음 그래서 르웰린은 안톤 쉬거로부터 도망치며 총을 들고 함정을 파면서 반격도 시도해 보고 자신을 추적하는 추적기를 빼고 가족을 위협하는 혼돈으로부터 가족을 피신 시키는 등 수많은 노력을 해 왔음 결과적으로 반격으로 부상도 입히고 추적기를 뺌으로써 잠시 추적을 늦추기도 하고 가족을 피신시킴으로써 가족의 목숨을 잠깐이나마 연장시키긴 했음 하지만 그런 수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르웰린은 자신을 추적하는 또다른 혼돈에 대하여 인식하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하게 됨 그리고 안톤 쉬거는 목표인 르웰린이 죽자 다음으로 르웰린의 아내를 죽이러 감. 르웰린의 아내는 남편이 죽어서 이제 당신하고 나는 연결고리가 없는데 굳이 왜 나를 죽이려고 하느냐며 혼돈에게 묻지만 혼돈은 그렇다면 선심으로 코인토스를 해서 맞추면 살려준다고 하였음. 여기서 르웰린의 아내는 영화의 주제를 명확히 드러냄. '코인토스를 하더라도 어차피 당신 마음일 텐데 나는 앞면인지 뒷면인지 선택하지 않겠다.' 이 유언을 통해 영화의 주제를 한문장으로 보여줬음. 혼돈은 내가 대비를 하여도 하지 않더라도 알더라도 알지 못하더라도 안톤 쉬거가 자신을 찾아온 것 처럼 그리고 여태까지 사람들을 죽여 온 것 처럼 네 마음대로 할 텐데 내가 선택할 이유가 뭐가 있냐.


여기까지만 보면 엄청난 허무주의적인 사상이 드러난다고 생각함 저 말 한마디는 다른말로 하면 '어차피 죽을거 왜사냐?', '어차피 죽을거 왜 일해서 돈버냐?' 등 심각한 허무주의적 사상을 드러내니까.

그런데 이걸 보니 그럴만도 하다고 생각했음 당장 서울에 살인사건으로 2500명이 죽었다고 하면 얼마나 무섭냐;;

저 시기에 생겨난 허무주의적 사상을 영화의 배경음을 없애고 잔잔한 이야기 진행으로 인해 일상의 한 모습처럼 보여주면서 담담히 끔찍한 사회를 묘사한게 정말 소름끼친다고 느껴짐



그렇다면 영화에서 보여주는 혼돈은 정말 끊임없이 타인에게 상처만 주는 절대악적인 존재인가? 라고 말하자면 그건또 아니라고 말해줌

마지막에 안톤 쉬거는 르웰린의 아내를 죽인 후 차를 타고 가면서 교통사고를 당해서 왼팔 골절로 인해 뼈가 밖으로 튀어나올 정도로 심각한 부상을 입음 그때 그의 뒤에서 쫓아오던 자전거 탄 아이 2명이 따라와서 '구급차를 불렀고 아프진 않냐?'고 물어봄 안톤 쉬거는 그 중 한 아이에게 웃옷을 돈주고 사고 그 옷으로 팔을 거치한 뒤 아이들에겐 자신을 못번척하라고 하며 가던길을 계속 걸어가면서 영화에서 퇴장함


이 장면만 묘사하면 그게 왜 절대악적인 존재가 아니냐고 할 수도 있는데

우선 안톤 쉬거가 교통사고를 당한 모습에서 알 수 있듯이 혼돈이란 혼돈을 퍼트리는 존재에게도 평등하게 다가간다는 것을 묘사함 아무리 악한 사람이라도 아무리 선한 사람이라도 평등하게 혼돈은 찾아오니 그 누구도 안전할 수는 없다라는 것을 묘사했음

그리고 저 옷을 돈주고 사는 장면은 영화 중반에 르웰린이 안톤 쉬거와 싸운 후 총상을 입은 뒤에 길거리에서 만난 사람에게 옷을 돈주고 사는 장면과 오버랩됨 르웰린은 총상을 숨기기 위해 옷을 겉에 입고 도망쳤지만 결국엔 죽었고 안톤 쉬거는 르웰린과는 다른게 골절을 치료하기 위해 옷을 입지 않고 목에걸쳐서 팔을 거치하는 거치대로서 사용했음 이는 혼돈에 대하여 두 사람의 대처 방법의 차이를 보여주는것 같지만 르웰린의 최후로 인해 안톤 쉬거도 결말은 좋지 않을거라는 묘사도 함께 하고 있음



이제 이야기의 주역이 되는 두 인물에 대한 이야기가 끝났으니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서 에드 톰 벨(늙은 보안관)에 대한 이야기임

늙은 보안관은 등장하는 장면마다 엄청 선하고 사려깊은 성격에 은퇴 직전이지만 보안관으로서 노력을 다하고 현장을 관찰하는 장면에서 아주 노련함을 엿볼 수 있는 아주 선한 등장인물임. 그는 르웰린과 그의 아내를 보호해주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지만 아무리 노련한 인물이더라도 바뀐 세상의 혼돈에는 대처하지 못함. 그는 항상 현장에 한발 늦게 도착하고 혼돈과는 직접 대면하지도 못했음 결국 늙은 보안관은 임무에 실패하고 은퇴를 하게 됨. 그리고 은퇴한 다음날 아침 그의 아내와 함께 식사를 하면서 꿈 얘기를 하는데 첫번째 꿈은 자신의 아버지가 자기에게 돈을 주었지만 일어버렸다는 꿈과 두번째 꿈은 자신의 아버지가 춥고 땅에는 눈까지 쌓인 좁은 오솔길에서 담요를 두른채 횃불을 들고 자기를 지나쳐 갔는데 아버지가 먼저가서 횃불을 들고 자기를 기다리기 위해서라는 걸 알고 있었다. 라고 말함 그 후 그리고 잠에서 깻지라며 영화도 끝남


처음 봤을 땐 뭔소린가 싶었는데 나무위키 보고 배경설명을 읽은 뒤 다시 보니 무슨 소린지 이해가 갔음

우선 격변하는 세상에서 늙은 사람의 지혜는 세상을 쫓아가기 힘들다 라는 묘사를 에드 톰 벨을 통해서 했음

그리고 마지막으로 꿈을 통해 첫번째 꿈으로 아버지에게 받은 돈을 잃어버림으로써 세상이 선조로부터 받은 지혜로 살아가기엔 너무 급격하게 변하여 쓸 곳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을 묘사하였고

두번째 꿈을 통해 우리들의 아버지도 이런 모질고 추운 세상을 자기보다 먼저 겪으며 나아간 상처입은 사람들이라는 묘사하였음

물론 작가의 의도와 다를수도 있겠지만 나는 이렇게 느낌




스토리 외적으로 연출에 대한 평가

사실 이 영화 보면서 스토리는 대체 이게뭔가 해설까지 보고나서 이해했지만 영화 자체의 미장센은 미쳤다고 말할 만큼 졸면서 봐도 대단하다고 느껴졌음

초반에 르웰린이 돈가방을 습득하는 장면에서 갱스터들이 싸운 장소에서 주변을 탐색하며 보여주는 서스펜스


안톤 쉬거가 일반인을 살해하는 장면은 대부분 낮에 일어나서 일반인들도 언제나 죽을 수 있다는 공포를 느끼게 함과 동시에 총격전을 하거나 르웰린과 싸우는 장면은 밤으로 몰아 넣어서 영화같은 총격전을 현실이 아닌 가상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보여줌


마지막 장면에서 에드 톰 벨이 르웰린을 죽인 안톤 쉬거를 잡기 위해 르웰린 살해현장에 밤에 다시 등장했을때 절제된 빛을 통해 에드 톰 벨의 미래에 대해 관객들이 부정적인 상상을 하게 만들고 안톤 쉬거의 살해 기법인 공기압축기로 문을 따는 수법을 클로즈업 하여 안톤 쉬거가 이곳에 있을거라고 암시하는 영화 최고 절정의 서스펜스장면


내용 이해 못해도 이 미장센이랑 연출하나로 이 영화 보기에 정말 값어치가 있음




요약

우선 각 인물에 대하여 요약하자면

르웰린 모스: 노련한 신세대 등장인물, 주인공, 모진 세상에서 혼돈(안톤 쉬거)에 대항하기 위해 여러 행동을 하지만 또다른 혼돈이 자신을 위협하는것을 모른 채 죽음을 맞이함, 이 세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에 대한 연민, 그 세대를 살아가는 젊음도 혼돈에 대항하기는 힘든다는 것을 보여줌


안톤 쉬거: 사이코패스 살인마, 걸어다니는 혼돈, 혼돈이라는 이름 답게 작중에서 등장하기만 하면 사람들을 죽이는 장면이 대부분임, 하지만 그의 마지막 장면을 통해 혼돈도 또다른 혼돈을 피해갈 수 없는 결국은 혼돈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줌, 물론 나쁜놈 맞음


에드 톰 벨: 노련한 늙은 구세대 등장인물, 주인공2, 급격하게 바뀌어가는 모진 세상에서 여태까지 쌓아온 지식을 통해 혼돈을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인물, 하지만 축적된 지식도 끝없이 만연하는 혼돈에는 대항하지 못하여 뒤쳐져가는 모습을 묘사함


영화 연출에 대한 요약

서스펜스가 무엇인지 느끼고 싶다면 꼭 봤으면 하는 영화


결론

1970~80년대 미국 사회에 만연한 혼돈(살인과 같은 중범죄)을 허무주의적 관점으로 담백하게 묘사한 영화

연출은 만점 근데 스토리는 배경 모르면 불친절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