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셨나요? 다행이네요, 며칠이나 누워계셨는지 정말 걱정했다구요..


간만에 같이 하늘을 날아볼까요? 지금이라면 당신을 오래 안고서 날아갈 수 있을 것 같아요.


무슨 소리냐구요? 아무것도 먹지않고 며칠이나 누워계셨으니 많이 야위었거든요.


후후.. 급하게 음식을 먹는건 오히려 위험하니 조금씩 움직이도록 하죠..


일개 하급천사지만 당신을 고칠 순 있어요, 재활도 도와드릴거구요.


제가 뭐든 잘 고치는건 아시잖아요? 당신 옷이 헤지면 바느질 해주던 것도 저라구요.


음, 아직도 멍해보이네요- 제가 말하는걸 아무 것도 모르겠다구요?


걱정마세요, 제가 있으면 당신은 기억은 금방 돌아올거에요!


아, 급하게 일어나려고 하시면 안되요.. 다친다구요?


음- 일단 기억을 조금씩 되살려볼까요?


당신과 저는 오랜시간 여행을 해왔죠.. 당신이 절 처음 구해준 그날 기억나시나요?


마도사에게 오해를 받고 공격받을 때 당신이 절 도와줬죠..


그 땐 당신이 감사인사는 됐다며 바로 자리를 뜨려했고.. 제가 조금 억지를 부려서 따라갔죠-


앗- 조금 기억이 나시나보네요!


너무 기뻐보인다구요?..실은 며칠전에도 당신을 깨웠고 매번 같은 말을 했는데.. 상태가 영 아니었거든요-


이렇게 조금이라도 대화가 되는게 얼마만인지 모르겠어요...


앗, 머리를 그렇게 움켜쥐시면 안 되요! 바느질한 곳이 벌어진다구요!


정말.. 어느 때나 제 말을 잘 듣지 않으시네요..


자주 그랬었냐구요?.. 네네 정말이지 자주 무시당했어요..


..? 마도사에게 습격 당했을 때요?...음- 아마 당신이 14살을 좀 넘었을 때였나요...


정말.. 이래선 고향도 기억 못 하시겠네요..


제 얼굴의 흉터자국이요?.. 당신처럼 조금 얼굴을 크게 다치고 치료를 받아서 그렇죠.. 그것도 기억이 안나시나 보네요..


아무리 기억을 잃었다지만 오래전부터 계속 보던 얼굴을 잊는건 너무한거 아닌가요-


..모험할 때의 역할요? 당신이 앞에서 적을 막는 전위, 제가 당신을 마법으로 지원하는 후위- 그랬잖아요?


.....당신 기억으론 저는 인챈트를 건 검도 쓰면서 싸웠다구요?...


기억이 잘 안나시는거 같아요, 다시 주무셔야 겠어요.


말을 돌리지 말라구요? 아 싫다- 아이때 부터 당신과 함께 해온 소꿉친구는 조금 믿어주시라구요.


...당신이 아는 소꿉친구와는 말투가 좀 다른거 같다구요?


하아, 역시 얼굴만 뜯어내서 바꾼거론 영 아닌가보네요, 네네 다시 잠드셔야겠어요.


앗, 갑자기 일어나려 하시면 안되죠, 바느질해둔 피부가 다시 벌어지셨잖아요.


..걱정마요, 다시 꿰메줄테니까.. 전 뭐든 잘고친다구요?


바닥에 ..검은 깃털이요? 염색이 조금 덜 됐나보네요.


다 당신탓이에요, 당신에게 빠지고서 제 날개는 검어졌거든요.. 하지만 괜찮아요 당신만 있다면 뭐든 상관없으니까-


당신 동료는 어디갔냐구요? 싫다, 얼굴만 봐도 아실텐데..


다음에 일어나실 땐 기분나쁘지 않게 잘 처리해 둘게요, 도둑 고양이년 얼굴인건 조금 맘에 안들지만요.


눈이 감기시나보네요.. 걱정마세요 다음에 일어날 땐 더 잘할게요!


?? 뭐라구요?.. 그렇게 작게 중얼거리시다니.. 뭐 들리긴 하지만요.. 그 고양이년과의 약속이었나보네요.


흐음... 좋은 정보네요, 알겠어요, 다음에 다시 일어나실 땐 그걸 말해야겠네요.. 다음엔 조금 더 일찍 깨워드릴게요.


강령술에 쓰일 제물은 아직 남아있으니까 괜찮아요!


잘 자요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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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적어두니 몬붕이들 예상과 달리 매운거 원하더라고 그래서 캡사이신 반 스푼 넣었엉..


폐기시킨 배교자 배드엔딩 버전 생각했던걸 이렇게 딴거에 섞어 푸는 것도 좋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