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욱한 연기가 걷히고, 하나 둘 빗방울이 대지를 적시기 시작했다.


그녀의 복수가 종지부를 찍었으나, 홀로 남은 그녀에게 더 이상 기댈 곳은 없었다.


... 그럴 터 였다.


몬붕이는 홀딱 젖은 그녀를, 무너진 지붕 아래에 억지로 잡아당겼다.


좁지만 둘이 들어가도 족할 크기였다.


그녀는 아무 말이 없었지만 불만이 가득한 표정이었다.


비록 이 복수에 그를 끌어들인 것은 미안한 일이었으나, 이제는 다 끝난 일이다.


그는 자신을 떠나 그동안 자신과 함께 한 일들을 내세워, 다시 자리 잡으면 되는 것이었다.


막대한 재산으로 저택을 짓고, 하인을 부리며, 그리고 아름다운 귀족 여성과의 결혼을 꿈꾸면 되었다.


하지만 몬붕이는 그렇지 않았다. 이미 그녀와 동행하기로 결심한 이상, 그녀가 없는 남은 삶에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몬붕이는 그리 생각하고 그녀를 껴안았다. 그녀는 그를 괘씸하게 생각했다.


복슬복슬한 털도 없는 주제에, 왜 자신보다 더 따스한 품을 가진건가, 그러더니 빗물이 자꾸 눈에서 흐르는 게 아닌가.


몬붕이는 아무 말 없이 그녀의 머릿결을 쓰다듬는다.


그녀는 그런 그에게 자신의 몸을 맡긴다.


홀로 남은게 아니었다, 여전히 그녀의 곁에는 자신을 지켜봐 줄 한 이가 있으니.


그렇게 둘의 삶은 복수에서 순수로 흘러가는 것이었다.



와 같은 하피와 몬붕이의 따스한 이야기를 만화나 소설로 만들어줄 몬붕이 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