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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자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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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같이 진화체놈들을 잡느라 지친 육신에 주는, 한때의 짧은 유희.

-가급적이면 역, 열차 내부와 같은 안전한 곳에서의 이용을 권장드립니다.-

일반인들도 사용할수 있는 게시판이므로, 이곳에서 퍼지는 진화체 공략 정보는 신뢰성이 부족할 수 있음을 숙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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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아침, 좋은 점심, 그리고 좋은 밤 ㄷ▉▉▉▉▉




1: 해골세개

...새삼 느끼지만 경치 장난 아니다 진짜...


2: 해골세개

탁 트인 건물에, 햇살에, 우뚝 솟은 엄청 큰 나무에... 여긴 그냥 한 건물 면이 다 유리벽이라 인공바다가 그냥 다 들어오네


3: 해골세개

가고는 싶지만...갈 상황도 아니고 앞으로도 안 될 거고, 갈 기회가 생겨도 안 가는게 낫겠지


4: 해골세개

지나가는 사람들이 별종 보듯이 보는 것만 봐도 우리랑 저들 사이에 얼마나 큰 격차가 있는지 알 수 있으니


5: 겟탄

...한탄하는 도중에 분위기 깨서 미안한데


6: 겟탄

내가 보기엔 그거 니 뒤에 들고 다니는 저격총 보고 그런 걸 껄, 니 패션이나 얼굴 보고 그런 건 아닐 거라


7: 겟탄

존나 큰 무기엔 존나 큰 관심이 따라오잖아, 이번 서부 복원 특집 기사에서도 니 얼굴 대문짝만한게 실렸더만


8: 해골세개

아니 그걸 또 어느새 찍...아니다, 근데 그러면 상식적으로 사진값은 줘야 하는 게 정상 아닌가...


9: 겟탄

뭐 여기 남부는 특히 신문 같은 거 많이 볼 샌님들 많을 테니 유명해지면 좋은 거 아냐?


10: 겟탄

이 일 끝나고 인공 바다 같은 곳 들어갈 때 입장권 비슷한 걸로 쓸 수도 있을 거 아냐, 수질 관리같은 그런 느낌으로


11: 해골세개

에이ㅋㅋ 제가 그 정도 얼굴이었으면 동부에 말뚝을 박았지 않겠습니까, 게다가 저 할 일도 아직 많습니다


12: 해골세개

협회 지키다가...서부에 긴급 투입된 거니, 서부 복원 일이 끝나는 대로 다시 그 격리 컨테이너실 지켜야 할 테고


13: 해골세개

그거 끝나고 총알값 벌면 다시 레이드 돌고 총알 쓰고...아 바쁘다 바빠


14: 도비는자유의몸이아니야

그 너네 싸웠던 백화점은 어느 정도 거의 다 복구 되어가던데? 가장 피해가 심했던 구역은 아예 다른 용도에 쓴다 하고


15: 겟탄

가장 피해 심했던 곳이면...그 악기 키던 년이 잔해 들어올렸던 거기? 거길 뭐 어떻게 쓸 데가 있어?


16: 도비는자유의몸이아니야

밭으로 쓴다는데? 지붕이 통째로 들어올려졌으니 햇빛 밭기엔 딱 좋은 환경이라고 누가 그러더라고


17: 도비는자유의몸이아니야

아마 그쪽 밭은 협회가 직접 관리하면서 뭐...7은 지들이 떼서 해쳐먹고 3은 대용곡물에 섞지 않을까 싶다


18: 도비는자유의몸이아니야

나야 뭐, 농기구에 관리 센서에 대량 발주 들어왔으니까 돈 받고 틸레랑 바쁘게 족뺑이치는 거고


19: 겟탄

물건 하니까 그렇잖아도 남부 신제품으로 노가리까고 있었는데, 넌 뭐 아는 거 있냐


20: 도비는자유의몸이아니야

난 좀 등신같은 데 멋있는 것들만 기억하는 편이라...뭐 냉장고 기능 탑재 의수나...열차 합체 로봇 장난감 같은 것들, 혹시 나왔니?


21: 겟탄

철도 전시회 중인데, 그런 개쩌는 게 있었다면 진즉 찍어 올렸을 것


22: 도비는자유의몸이아니야

그렇겠지...보나마나 또 말만 나왔다가 대형 프로젝트 유지할 예산으로 쓰였겠구만


23: 도비는자유의몸이아니야

인공 바다나 나무 같은 것들 생명 어떻게든 유지시킬려고 말이야, 뭐 나무는 옛날 시절 종자라고 하니 이해는 간다만


24: 비프스텍끼

바다도 그렇지 않아? 제약이 벌어들이는 돈의 절반은 금수저들 인공 바다 관광이라잖아


25: 겟탄

>>22 근데 그래도 저렇게 다른 곳에서 메꿔야 할 정도의 크기면 그냥 오히려 손해 아님?


26: 도비는자유의몸이아니야

그야 그렇지, 애초에 인간도 체급이 크면 클수록 그걸 유지하기 위해서 식사량이 많아지잖아? 빡빡이 아재처럼


27: 마트로 더 니플디스펜서

많다마다, 그렇다고 양을 줄이자니 결국 정력이 딸리면 내 뒤에 선 사람들을 볼 면목이 없으니


28: 도비는자유의몸이아니야

근데 또 옛날에 누가 말했던 것처럼...그 금수저들은 과거를 되돌릴 수 있다는 희망 때문에라도 관광하는 게 아닐까...


29: 해골세개

그리고 바다야 뭐 말할 게 있나요, 크고...아름답잖아요...


30: 도비는자유의몸이아니야

고럼, 게다가 비슷한 자연을 가지고 있는 서부는 멀고 험하고 강한 진화체 많이 나오는 삼박자잖아?


31: 도비는자유의몸이아니야

방랑자들이라면 모를까, 그냥 평범하게 하루 벌어서 하루 사는 사람들 입장에서도 하루 갔다오기 좋은 건 남부인게 당연하겠지


32: 겟탄

그러니까 이렇게 청소를 잘 해놓은 거구나, 저기 저 나무도 보란 듯이 한 4층까지 크게 자라 있고


33: 도비는자유의몸이아니야

아 그 나무 관광명소라는데, 그게 그 옛날 시절의 나무야?


34: 겟탄

그런 것 같던디? 뭐 산소가 어쩌고 과거 시절의 유산이 어쩌고 계속 떠들어대고 있더라, 사진 찍어 줄까? 이미지


35: 도비는자유의몸이아니야

...아 밑에 뭔가 했더니 1층엔 저렇게 앉아서 대화할 수 있구나, 그러고 보니 점심 시간이었지?


36: 겟탄

저렇게 커피 먹고 술 먹고 하면서 노는...아, 갑자기 그 포도주 마시고 취했던 진화체들 떠오르네


37: 겟탄

생각해 보면 그때부터 비싼 술에 거부감이 들었던 건가...


38: 해골세개

예, 근데 또 미개척 역에만 몰려 있어서 곤란하지 않습니까? 하나같이 다 까다로워서는...


39: 겟탄

이제야 밥 다 먹고 올라오냐? 


40: 해골세개

아, 그것도 있는데 극작가님이 여기 좋은 경관이 있는 자리가 있다고 커피를 권유하셔서...


41: 펜은총만큼강하다

카탈로그에 따르면 여기 술도 판다는데, 술 이야기 나온 김에 한잔 어때?


42: 겟탄

아니 그런 종류의 술 말고, 진화체가 빚었던 오염물질 가득한 액기스 이야기 하고 있었어


43: 펜은총만큼강하다

그런 종류의 술도...황홀하지, 몇 번 입에 대 보았어, 기회가 있다면 한번 더 마셔 보고 싶긴 하네


44: 겟탄

...제조과정을 본 나로써는 사양하고 싶긴 한데


45: 해골세개

그러고 보니 극작가 당신도 방랑자 시절이 있었다고 했죠, 인상 깊었던 진화체 같은 거 혹시 있으십니까?


46: 펜은총만큼강하다

>>44 엘르 브리드, 주역이겠지지 역시? 총알 값을 대신 내줄 테니 한번 겨뤄 보자고 제안을 걸어왔었거든


47: 펜은총만큼강하다

술김에 서로 주먹 오고 가는 거면 모를까, 그런 식으로 해서 결투하는 건 처음이라 따라 나섰고


48: 펜은총만큼강하다

첫 발에 머리를 맟췄을 땐 이겼다고 생각했어, 근데 갑자기 회복을 하더라고? 나도 회복이 되었고


49: 펜은총만큼강하다

한 3일 쯤 지났을 땐가? 내가 먼저 백기를 들었는데...정신 차려 보니까 진화체가 되어 있었고, 극단에 합류해 있었지.


50: 펜은총만큼강하다

그래도 뭐 나쁘진 않아, 반동도 이전에 비해서 훨썬 더 잘 버틸수 있게 되었고...피로 탄환을 만드는 멋진 힘도 갖게 되었고.


51: 펜은총만큼강하다

언젠간 그 니드회그를 날려버렸다는 그 사수처럼, 나도 묵직한 한 방을 뚫어버릴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는데.


52: 겟탄

그런 방랑자도 있나 봐? 근데 애초에 니드회그는 무슨 진화체야?


53: 해골세개

...그러니까 한참 전, 협회가 생기기 전에 있었던 수많은 진화체들 중에 하나, 등급은 S급입니다.


54: 해골세개

나무로 이루어진 거대한 뱀들을 이끌고 다니면서...건물들을 뒤집어 엎고 자신의 영역을 만들면서.


55: 해골세개

복종하는 자들에겐 그 나무 뱀에서 새어 나온 수액을 먹여 진화체로 만들고, 거부하는 자들은 가차 없이 공격했다고 하죠


56: 겟탄

아 그 옛날에...그 거대한 식물형 진화체처럼 싸웠다는 건가?


57: 해골세개

그건 적어도 불에 타기라도 했고, 베면 베어지기라도 했는데...그건 기록에 남기론, 계속해서 재생했다고 들었습니다.


58: 해골세개

뱀을 베어도, 그것을 부리는 소녀를 갈라도 몇일 있으면 또 다른 어딘가에서 소녀가 나타나고, 뱀이 나타났다고요.


59: 해골세개

그리고 그것이 어느 날...그러니까, 안개 사건이 발생한 날에 그것의 안개를 빨아들이면서.


60: 해골세개

더욱 확실하고 집요하게 자신의 적들을 배제하며, 자신을 향해 복종하는 자들만을 남겨 놓은 왕국을 만들었다고 하죠.


61: 해골세개

그 꼭대기에는 선택받은, 아니...저주받았다고 해야 할까요? 남자 한 명이 그녀의 독성과, 안개가 섞인 극독을 마셔 가면서.


62: 해골세개

뱀의 입 안에 삼켜져, 그 육벽 안에 들어 있던 수많은 그녀들에게 좋건 싫건 애정을 계속해 나눠 주고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62: 겟탄

...확실히 옛날 진화체들은 그런 거 들으면 진짜 포악했다는 게 체감이 확 온단 말이지...주역은 그나마 양반이었구나...


63: 펜은총만큼강하다

애정이라는 게 생겼으니까, 애정이 깃들면 쉽사리 부수거나 깨트리게 될 수 없는 법이거든.


64: 해골세개

그게 과거 시절, 그러니까 안개 사건 때...남부에 있었던 재앙이라고 쓰여져 있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65: 해골세개

그때 당시에 식물들이나 그런 것들이 전부 그녀의 지배 하에 들어가면서 전부 메마르거나 오염된 탓에 나무가 귀중한 걸수도요


66: 겟탄

아, 그게 저렇게 귀중하게 모셔 둔 이유였나? 하긴, 게다가 옛날 시절의 나무라면 더더욱 저렇게 할 만 하겠네


67: 펜은총만큼강하다

그래서, 어떻게 잡혔다 그랬지?


68: 해골세개

같은 학교셨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럼 수업 중간에 분명 들으셨을 텐데?


69: 펜은총만큼강하다

학창 시절에 들었던 수업을 지금까지도 다 기억하는게 보통 이상하지 않아? 게다가 네 입으로 직접 듣고 싶은 걸


70: 해골세개

...그래서 그 니드회그가 똬리를 튼 어느 날, 남부에 다섯 발의 총성이 울려퍼졌다 들었습니다.


71: 해골세개

여명이 떠오르며, 몇날 몇일이고 계속된 거사에 지쳐 있던 진화체가 눈을 붙일 때.


72: 해골세개

어디선가 날아온 불꽃의 탄환이 그 나무 뱀의 몸을 꿰뚫고 타올라, 그대로 뱀 하나를 쓰러트렸다고 하죠.


73: 겟탄

한 발만으로? 그런 탄환이 있어?


74: 해골세개

...적어도 남부엔 없습니다, 그런 일화가 있다면 그 열화판이라도 개발할 법도 한데...선로는 모르겠습니다, 구입한 적이 없어서...


75: 해골세개

아무튼 그 한발로 니드회그가 눈치채고 다른 뱀들의 머리를 들어올리자 두 발, 세발, 네발.


76: 해골세개

다섯 발이 동시에 뱀의 머리를 꿰뚫고, 그렇게 당황한 니드회그에게 그을린 피부의 남자는 빙긋 미소를 지었다고 합니다.


77: 해골세개

널 정화할 총탄은 많으니, 어디 한번 누가 먼저 떨어지는지 겨뤄 보자. 라면서...


78: 해골세개

그러고선 계속 싸워나갔다고 합니다, 그 진화체는 어떻게든 그 방랑자를 잡아 물어뜯으려 애썼지만...


79: 해골세개

기록에 따르면 그 방랑자는 원채 재빨랐고, 또 손놀림이 장난이 아니라 리볼버 여섯 발을 한 번에 박아버렸다고 하고.


80: 해골세개

물론 그때 당시의 니드회그가 기록된 문헌에선 그 진화체의 크기가 장난 아니었다고 나와 있지만...


81: 해골세개

솔직히 여름철에 모기가 한 나흘 밤낯으로 애앵거리면서 아프게 피 빨아먹으면 누구나 돌지 않겠습니까?


82: 마트로 더 니플디스펜서

돌지, 나도 모르게 벽에 붙은 거 때려잡을 때 손바닥이 아니라 주먹을 꽂게 된다니까


83: AA

안 그래도 최근에 좀 날씨 풀렸다고 한두마리씩 보여서 더 짜증나...


84: 해골세개

아무튼 계속된 그 싸움은 어느새 서로의 마지막을 남겨뒀다고 합니다, 마지막 남은 뱀, 마지막 남은 탄창.


85: 해골세개

땅으로 파고들었다가 치솟으며, 하늘에서 내리꽂으며 질량으로 끝을 내려는 니드회그에게.


86: 해골세개

한 번, 일직선으로 섬광의 기둥이 치솟았다가 그대로 불타며 사라지며 그렇게 끝을 맺었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87: 해골세개

안에 갇힌 남자는 떨어지며 그 방랑자가 붙잡았다지만, 그 뒤로는 그 방랑자의 흔적이 남겨지지 않았지만요.


88: 해골세개

듣기론 죽은 뒤에 되살아났다던가, 제약이 관심을 가졌다던가, 그 뒤에 있던 안개 토벌 당시 있었던 네 명의 방랑자 중 하나라던가...


89: 해골세개

근데 솔직히 그건 선생님께서도 확실치 않은 거라 듣고 흘리라고 해서 저도 확실한 건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90: 겟탄

일단 한 가지는 알겠네, 남부에 왜 그렇게 총을 취급하는 장인들이 많은지


91: 겟탄

그런 남자의 로망 다 담아놓은 듯한 일화가 있으면 그게 사실이건 아니건 간에 자기도 그런 거 만들고 싶을 거 아냐?


92: 해골세개

그리고 우습지만 저도 그런 로망을 가지고 있었으니 이런 저격총을 든 거고요


93: 겟탄

뭐가 우스워 임마? 동부에서 니가 얼마나 많은 놈을 땄는지 내가 똑똑히 봤는데


94: 펜은총만큼강하다

맞아, 똑똑히 봤거든. 네가 날 겨눴던 그 순간, 동부에서의 그 순간 말이야.


95: 펜은총만큼강하다

호흡조차 멈추고 심장의 박동조차 줄이며, 날 한 방에 보내려 한 그 순간...그건...허세나 우스움으로 표현하긴, 아깝지.


96: 펜은총만큼강하다

그때 날 일말의 자비 없이 적으로만 취급하던 그 시선...가능하다면 다시 느끼고 싶을 정도...응?


87: 펜은총만큼강하다

무슨 일이시죠? 예. 상관없습니다.


88: 도비는자유의몸이아니야

?그쪽 뭔 일 있어? 뭐 진화체인거 들키기라도 했냐?


89: 겟탄

아니 뭐 자리가 꽉 차서 합석을 해도 되겠냐고 직원이 말해서


90: 겟탄

뭐 앉아봐야 여기 직원들이나 아니면 관광 온 사람들일테니 상관 없...


91: 겟탄

...?


92: 해골세개

윽, 갑자기 공간이 확 좁아졌...


93: 펜은총만큼강하다

흐음, 워커에 타는 혼혈들은 그냥 배급 식량만 먹고 사는 줄로만 알았는데, 의외로 커피도 마시는구나?


94: 겟탄

아닌 것 같은데? 그러니까 저 표정...뭔가 신세계를 느끼고 있는 표정 아냐?


95: 해골세개

맞네요, 다들 음료수 소중하게 붙잡고 누가 뺏을까 조급하게 마시는 게...애들 같습니다.


96: 겟탄

재버워크...딸 생각나네...걔도 열차 처음 타고 저녁 먹었을 때 어쩔 줄을 몰라했는데...딱 저런 느낌으로...


97: 겟탄

저 연구원이 사 주는 건가? 뭐 보너스 같은 느낌으로?


98: 해골세개

쉿, 그러다 들리면 어쩔려고 그럽니까


99: 거미-0102287

들려도 상관 없어요


100: 겟탄

ㅆㅂ라 와 씨 개놀래라, 방금 누가 말한 거야?


101: 거미-0102287

들려도, 상관 없다고요, 여기 카페 만석인 원인 중에 절반은 제가 차지하고 있으니까.


102: 거미-0102287

에이드를 시킨 사람은 전부 저라고 봐도 무방해요, 둘러 봐요. 얼마나 계신지.


103: 해골세개

...괜찮으신 거 맞습니까? 그 분신을 쓰실 때마다 지쳐서 눈 감고 계신 모습만 계속 봐서...


104: 거미-0102287

영양만 공급해 준다면, 지속하는 데 피곤은 해도 무리는 없으니까요


105: 겟탄

아니 당뇨 괜찮냐고, 그러다 훅 간다 너?


106: 거미-0102287

...걸린 분신 있으면 그게 죽으면 그만인지라, 아무튼 주변에서 말하고 있으니 더는 고개 돌리지 말고 그냥 들어요


107: 거미-0102287

테라피스트가 이 일에 개입했습니다


108: 해골세개

...누구요?


109: 겟탄

아 씨발....


110: 거미-0102287

그리고 최악의 경우엔, 저희가 극단의 열차에서 만났던 그것도 함께 상대하게 될 수도 있어요


111: 겟탄

니가 그 SS급이라고 이야기했던 그...아무튼, 우리는 어떻게 하라는 거야?


112: 거미-0102287

조용히 흘러갈 수도 있는 이야기겠지만, 여차할 땐 도망갈 루트는 확보해 두세요


113: 거미-0102287

그렇게 될 경우 저는 분신들을 이용해 사람들을 대피시키겠습니다. 그걸 위해서 늘린 것도 있으니


114: 겟탄

근데 너...몸이 존나 약하지 않았어? 대피시키다 만나면 어쩌려고 그래?


115: 거미-0102287

어떻게든 해야죠, 그 때는. 별의 방랑자도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하니 제가 대신 그 별을 사용하는 가능성도 있겠고요


116: 거미-0102287

하지만 그때도 그건 손에 쥐려고 했을 때 뜻대로 통제되지 않는 느낌이 강했으니...여전히 무리일 것 같지만요


117: 거미-0102287

다룬다고 해도, 테라피스트의 지휘봉을 쥐었던 그때처럼 엄청 열화된 정도의 힘만으로 싸울 수 있으려나요?


118: 거미-0102287

하지만 뭐, 걱정하진 마세요. 든든한 우군이 이쪽으로 오기도 했으니까, 그분이 와 계시거든요


119: 거미-0102287

그분이 지치시면...용병 분들이나 방랑자, 극단 여러분들도 계시고...여러분이 계시니, 저도 무리는 하지 않아도 되겠죠


120: 겟탄

아...그렇구만


121: 겟탄

근데 다시 돌아와서 넌 왜 그 워커들이랑 차 마시냐? 설마 그 워커 안에 타고 있는 것들도 너야?


122: 거미-0102287

설마요, 지식도 정보도 없는데 이런 미지의 물건을 어떻게 타며 제 수족처럼 부립니까


123: 거미-0102287

그냥 개인적으로 궁금했거든요, 제가 만났던 그 로물루스, 프래자일...오르톨랑...바스티오, 그분들과 비슷한 삶을 살고 계시잖아요?


124: 거미-0102287

그분들이 선택할 기회를 얻었듯, 저도 그런 가능성이 있다는 걸 제시해 주고 싶어서요


125: 거미-0102287

음료 한 병이라도 시켜 주면서, 세상엔 이런 다양한 맛도 있다는 걸 알려주고 있던 참이었죠


126: 거미-0102287

게다가...음, 재버워크 씨가 말씀하셨던 대로 이분들도 그런 비슷한 곳에서 살아오신 것 같아서요


127: 거미-0102287

이곳에 와서 인생을 폈냐 하면 또 그것도 아닌 것 같고...


128: 겟탄

? 왜, 그래도 저런 로봇 타면서 경비 서는 거면 그래도 좀 안정적으로 벌 수 있는 거지 않아?


129: 거미-0102287

인공 바다로 유명하다 한들, 제약은 제약, 결국 주 사업은 약물의 제조잖아요?


130: 거미-0102287

만들어낸 어떤 약이 있다고 했을 때 통하는지 아닌지 실험을 해야겠죠, 그런데...모르모트로 쓸 동물들은 비싸요, 멸종된 것도 많고.


131: 겟탄

그 작은 쥐 같은 것들? 변두리 역 같은 데 가면 지하에 그냥 떼를 지어 다니던데?


132: 해골세개

...그런 데 쓰이는 것들은 반응을 위해 아예 무균실에서 기르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133: 거미-0102287

맞아요, 기르기도 비싸고 키우기도 힘들고...그런데 마침 인간처럼 반응을 보여주는데도 회복력은 빠르고.


134: 거미-0102287

길거리에 널려 있는데다가 대다수의 역에선 인간으로 대접도 하지 않는 자들을 우린 알고 있잖아요? 혼혈들.


135: 거미-0102287

이 친구들, 몸에 주사 자국이 곳곳에 나 있어요. 분명 지독한 약물을 주입당한 거겠죠


136: 거미-0102287

그런데 몸은 또 보면 건강해요, 혈색도 좋고 피부도 탱탱한 것이, 저 자국의 주인이랑 같은 몸이라는 게 이해가 되지 않을 지경이야


137: 거미-0102287

...대체 저것들은 무슨 약을 이 친구들에게 주입하고 있는 걸까요? 


138: 겟탄

그렇구만...뭔가 어두운 쪽이야, 잘은 모르겠지만 암튼 거미거미야


139: 겟탄

초콜릿 먹을래? 마침 딱 한 개 남았는데


140: 거미-0102287

아 감사히...식사들은 다 하셨나 봐요?


141: 겟탄

아니, 연구원들이 다 저기 식량 자판기에서 뽑아 먹길래 우리도 몇개 뽑아서 좀 때웠지


142: 거미-0102287

...1층으로 내려가면 거기 번듯한 간이 식당이 있었는데, 못 봤어요?


143: 겟탄

있었냐? 아 썅, 난 다 이런 거 쳐먹는 줄 알았지, 그럼...움직여야 되려나?


144: 해골세개

어디 가십니까? 이 분이 말씀하신 대로 탈출 루트 확보해 놓게요?


145: 겟탄

어, 그럴듯한 열차 알아보는 중이야. 수틀리면 그거 타고 튀게...정 안 되면 뭐, 재버워크라도 숨을 공간 알아봐 놔야지


146: 겟탄

가능하다면 가장 최고는 그냥 무사히 끝나는 거겠지만...그 바이올린 년이 있다며? 저 바다나 안 띄워 올리면 다행이지


147: 해골세개

...저게 떠오른다라...솔직히 잘 모르겠네요, 총잡이가 와도 이길 수 있을지 없을 지


148: 거미-0102287

당신 연인 분 이야기세요? 그녀도 꽤 강하신 것 같던데


149: 해골세개

아니 그건 아니고...그 니드회그를 쏴잡은 총잡이 이야기인데...아세요?


150: 거미-0102287

아 그 일화요? 그 총잡이 분이 아까 전에 뵈신 그 방랑자 옆에 앉아 계시던 깡통로봇, 사이 님이신데요?


151: 해골세개

...예? 그런데 분명 자기를 소개할 땐 포디움 제약의 외부협력인원이라고만 자랑스럽게 세 시간을 설명했는데...


152: 겟탄

그 양반 말 존나 많아 솔직히...아, 그거 가만히 놔두면 거기까지 갈 수 있었던 거 대화 끊겨서 못 들었던 거 아냐?


153: 해골세개

그게...가장 가능성 높겠네요, 근데 일단 그분이 지금은 총을 잡으실 수도 없지 않습니까?


154: 거미-0102287

그렇죠?


155: 해골세개

그럼 그분의 총은...어디 갔습니까?


156: 거미-0102287

...그래서 하는 말인데요, 저도 이곳에서 찾아야 할 게 있거든요?


157: 거미-0102287

그 사이 님의 총, 안개 사건 때의 해독약 초기 샘플...그 모두가, 에딧 비서의 개인실로 보관 위치가 옮겨졌다고 들어서요


158: 거미-0102287

개인적으로 찾고 있었는데 마침 이 워커 분들이 고맙게도 다 불어 주시더라고요? 덕분에 덜 피곤해졌죠


159: 해골세개

그래서 무슨...


160: 거미-0102287

되찾지 않으실래요? 그 권총, 사이 님의 힘이 담겨져 있으니. 손에 쥐면 되살아날지도 모르잖아요


161: 거미-0102287

그게 되지 않더라도...솔직히 낭만을 꿈꾸는 총잡이로써, 그런 물건을 손에 한번 쥐기라도 해 보는 건 평생 술안주 거리지 않나요?


162: 해골세개

...하지만 그거 잘못 걸렸다간 랭크 박탈당하거나 아니면...하지만...그런 권총이면...나도 한 번은...


163: 해골세개

그치만...어차피 극단 사람들하고 엮인 지금은...이성이 아니라 제 피에 흐르는 낭만에 묻는게...나으...려나...


164: 거미-0102287

그리고, 정 마음이 캥기신다면 이렇게 생각하는 건 어때요? 실패하면 극단에 가면 그만이다, 라고요.


165: 펜은총만큼강하다

...! 그래, 그게 좋겠네. 게다가 원래 주인에게 돌려주려는 목적이니 별 문제도 없을 거야.


166: 펜은총만큼강하다

그것에 내 혈탄을 넣어, 네가 쏘게 될 그 모습을 생각하면...하아❤ 있지, 만약 총알이 남는다면...나한테도 한발 쏴 줄수 있어?


167: 도비는자유의몸이아니야

...잘못 들었나, 뭐라고?


168: 겟탄

아까전에 한 말 반복인 것 같지만...


169: 겟탄

내 아내는 정말 극단에서 의젓하고 든든하고 용감하고...믿음직하고...아무튼 정말 정상인 편이었구나...


170: 니벨룽산 청정우

어라? 일 하다가 간만에 게시판에 들어갔는데 남편이 듣기 고마운 소릴 하네?


171: 겟탄

아 맞아 야, 극단장한테 소식 좀 전해줘. SS급이 두 명이나 있다고, 조심하라고. 


172: 니벨룽산 청정우

잘 들었어, 전투태세는 갖춰 두란 소리지, 또?


173: 겟탄

이건 개인적인 궁금증이긴 한데...


174: 겟탄

극작가 저 친구, 고통을 즐기거나 하는 편이니? 내 말은, 너가 싸우는 걸 즐기는 거랑 다른 의미로...


175: 니벨룽산 청정우

...혹시 걔 자기 남친...해골한테 송곳니를 드러냈다거나?


176: 겟탄

대놓고 드러내던데...지금은 개쩌는 총에 취해서 해골 귀에 안 들어온 모양이지만...


177: 니벨룽산 청정우

그렇구나


178: 니벨룽산 청정우

그건 못 들은 걸로 할게!


179: 겟탄

그럼 나도 안 말한 걸로 하지 뭐! 하하!



=====



"...다시 말해줄 수 있겠나?"

"아 실례, 말하려던 의미가 아니어서."

"그렇지, 정정해서 다시..."

"테라피스트한테 이미 뇌 강간당하셨습니까?"


회장은 얼어붙었다, 에딧은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고 있었고.

내가 저지르긴 했지만, 그 비서씩이나 됐으면 댁이 들고 있는 무기라도 뽑는 시늉이라도 해야 정상 아냐?

그러나 에딧은 가만히 있을 뿐이었다, 아예 귀찮은 수업을 듣고 있는 양 볼까지 탁자에 눕힌 채.


테라피스트는 연주하고 있었고. 멈멈미는 내 말을 듣고 반쯤 정신을 놓은 듯 했다, 수녀원장은 웃음을 참고 있었고.

추정하기론 회장의 시녀로 위장한 거미는, 눈을 감고 있었다. 아마도 다른 곳에서 분신을 조종하는 거겠지.

각자의 감정 속에 격하게 빠져든 이곳은, 침묵 속에 진행되는 일종의 대환장파티였다.


"음악소리 듣고 뭔가 감흥이 있으셨습니까? 솔직하게 말씀해주십쇼, 그래야지만이 정화 작업을 받던지..."

"방랑자, 난 제정신이네. 제정신이 아니고서야 어떻게 이런 지식의 총본산에서 장을 맡을 수 있겠는가?"

"그러시겠죠, 그럼 멀쩡하다는 건데."

"그렇지."

"멀쩡한 정신과 이성으로 이딴 짓거리를 효율이랍시고 벌여놓고 있단 건데."



이제야 그녀의 몸 곳곳에 박힌 대롱이 뭔지 알 것 같았다.

뭔가를 주입하는 게 아니었다, 그녀의 피를 사방에 빼고 있었던 거지.

밤하늘처럼 검고 푸른 피는, 그렇게 빼내고도 아직 남은 건지 간간히 바닥에 흘러 떨어졌고 지워지지 않을 얼룩을 새기고 있었다.


'난 괜찮아. 방붕이는 어때?'

푸른 피를 잔뜩 흘린 채, 여유롭게 미소를 지어 보이던 미리내가 어느 한 순간 그것에 겹쳤다.


"...하아."

허탈했다, 어느 순간 임계를 넘으니 오히려 화를 낸다는 것 자체가 허탈해졌다.

우습다거나, 비웃는다거나, 그런  쿨하다는 스스로의 감정에 취한 것도 아닌, 그저...


"쪽팔립니다."

"응?"

"쪽팔립니다, 쪽팔려요. 계속 지속 가능한 환경을 구축하는 게 제약 아니었습니까? 미래를 여는 게 제약 아니었습니까?"

"자네..."

"그것보다, 한 가지 일이 실패할 경우 적어도 대안이라는, 플랜B는 기획해 놔야 하는게 학자 아닙니까?"

"..."

"생각하기 귀찮다고, 이게 제일 효율적이라고? 그런 식으로 뇌 안에서 딸딸이치면서 주먹구구식으로 이걸 해 왔을게 뻔히 보여!!"


주먹을 쥐고 흔들게 된다, 방금 전으로 식은 줄 알았던 감정이 다시 타오른다.

그만큼 동작도 격해진다, 어쩌면 내가 무심코 한 이 동작들. 엑스트라를 보고 따라하고 있는 거려나.


"제가 어디 가서 늘 학자 소리 들으면 그래도 기분이 좋아지긴 했는데, 오늘처럼 쪽팔린 날이 없습니다 진짜."

"..."

"봐봐요 저 기계 꼬락서니, 겉보기에도 관리도 안 한지 한참 되는구만, 갈 마음은 있어요? 왜, 갈면 효율 떨어지나?"

"..."

"딱 봐도 요즘 디자인이랑 거리 먼 구식이잖아, 견적 나오네, 저 힘을 추출하는 기계가 원래는 누굴 빨아먹는 데 쓰였는지."


원탁에 놓여진 도끼에 힘을 주어 끄니 드드득 소리가 울렸다, 끈에 묶인 부싯돌이 눌리고 마찰되어, 작은 불꽃을 튀겼다.


"사이도 그런 식으로 빨아먹은 거, 맞잖아. 안 그래?"

"그 또한 지원했다네, 내 맹세할 수 있어. 내가 입사했던 초기부터 그의 고결한 영혼과 품성은..."

"오케이, 사이는 그럴 양반이란 거 아니까 그게 맞겠네. 지내본 결과 말은 뒤지게 많아도 근본은 착한 양반이었으니까."


투사를 진정시키는 것이건, 혹은 싸우는 데 힘을 써 버린 것이건.

혹은 뭐 이래저래 자신의 불꽃을 나눠 주다 쇠약사 해버린 것이건.

그는 살아나서, 몇 번이고 자신의 힘을 나눠 줄수 있는 곳에 자신의 소명을 다 했겠지.

그러다, 쓰러졌을 테고, 살아났을 테고. 다시 한번더, 한번 더.


"그게 제약 눈에 보기엔 꽤 멋있어 보였나 봐? 멋있겠지, 당신이나 나 같은 범부들은 닿을 수 없는 지고의 영역이니까."

"제약의 그 누구라 할지라도, 그의 이상을 따라 살지 않는 사람은 없다고 자신할 수 있지."

"그러니까, 이야. 투사한테도 얼마나 그 생각을 주입했을까?"

"..."

"아니면 그 투사도 죽어 가고 있었으려나? 전 극단장이 그랬거든? 감당할 수 없는 힘 때문에 육체가 죽어가고 있었다고."


그저 아이를 달래듯 차분한 목소리로 말하던 그의 눈썹이 처음으로 위로 올라가는, 역사적 순간이었다.

캬 씨발, 촬영이라도 해 놓고 싶네.


"...자네 혹시 제약 소속의 부모를 두고 계신가? 그렇지 않고서야 그 투사의 사정을 어떻게 그렇게..."

"두서없는 정보로 찍었다, 근데 그렇게 반응하는 거 보면 정답인가 보네?"

"그걸 안다면, 알 거 아닌가? 그녀는 어차피 그대로도 죽을 운명이었어, 그녀가 희생하겠단 선택을 존중한 우리야말로..."

"우리라고 하지 마, 그런 게 학자라고 불리는 기본 입문 과정이라면, 난 학자인 적도 학자일 생각도 없어."


등이 뜨겁다, 땀까지 나서 정신도 어지럽다.

몸이 뜨겁다, 전신이 달아오른다.

땀이 나면서도 기묘하게, 정신은 이렇게나 멀쩡했다.


"제안했던 계획? 거절한다, 애초에 저기서 바이올린 키는 년이 함께한다면 따를 생각도 없어, 그러니..."

"그럼 돌려줘."


이상하다.

분명 방금 전까진 그래, 눈 앞에 회장이 있었다.

멱살이라도 한번 움켜잡으려 했었으므로 계속 몇 걸음씩 성큼성큼 걸어가고 있었고.

때문에 그의 멍청한 주제에 신념으로 가득찬 눈빛, 굳게 쥔 주먹, 값이 꽤 나갈 듯한 도금 패션 안경까지 전부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 눈 앞엔, 에딧이 있었다.

의자를 박찬 소리도, 발걸음도 들리지 않았다.

그때, 엑스트라와 내가 애정행각을 할 때 초를 치던 순간처럼.


그녀는 이번에도 어느 새엔가 눈 앞에 있었고.

그렇게, 헤살을 놓았다.

내가 도끼를 꺼내기 전, 혹은 별을 가동시키기 전, 그 이전에.


내 가슴팍에 선명한 대각선의 상흔을 냄으로써, 그렇게.

피가 솟구치니, 내 주변의 것들이 다시금 눈에 들어왔다.

구겨진멈멈미, 아라무스는 당황한 표정으로 칼을 휘두르고 있었다, 뒤늦게 내 귀에 잡히는 금속이 맞부딪힌 소리.

아, 저 양반 눈치 까고 칼 휘둘렀는데 저걸 받아치고 날 벤 거구나? 그럼 이 수녀는 적어도 S급은 되먹는단 소리겠네.


수녀원장은 총을 뽑아들고 있었고, 거미는 이제야 눈치챘다는 당혹한 표정으로 변신도 풀고 나를 향해 다가왔다.

테라피스트는.

...

너가 왜 그런 표정을 짓냐, 싫다는 듯이, 휴일날 학습지 받은 애 표정마냥.

하기 싫은거 죽어도 안 하는 댁이 왜 그런 표정을 지어, 애초에 날 쓰러트리면 좋아해야 하는 거 아냐?


아 맞아, 댁은 방랑자들 팬이라고 했지.

그게.

지금 멈멈미가 나와 수녀원장을 데리고.

순식간에 베어가른 유리창 바깥으로 몸을 던지는 것을 막지 않는 것과 똑같은 이유일까?


근데 나.

또 하늘에서 떨어지는 거야?

정신을 차리니, 피가 새지 않게 팔뚝으로 날 단단히 고정한 아라무스가 눈에 들어왔다.


"야..."

"...젠장젠장, 염병할! 너에겐 죽어도 못 갚을 빚을 졌구나, 미안하다!"

"아니, 사과하면 상관 없는데...그보다..."


"별은 잘 있..."

"네 별 말이냐? 내가 그건 내 팔뚝이 베이는 한이 있어도 붙들었다! 여기 있어!"

"고맙..."

"방랑자."


수녀원장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의식을 잃게 하지 않는 겸 해서 질문을 좀 할게요."

"뭡니까..."

"그 에딧 수녀, 분명 당신의 별을 노리고 달려들었어요."

"..."

"짚이는 바가 있습니까?"

"...그 수녀가 뭘 생각하는지 알아야지..."


쿵.

큰 충격이 몸에 퍼졌다 사라졌다, 초고층 빌딩에서 그대로 추락한 것 치곤 멀쩡한 거겠지.

멈멈미는 낙법으로 땅에 닿은 뒤 주변에서 바라보던 시선에도 신경쓰지 않고.

뭔가를 툭툭 털...아악 미친놈아 나 끌어안고 털지 마, 가루 같은게 눈에 들어가잖....


"어?"

"...떨어지는 김에 운이 좋았다고 해야 할까."

"여기 설마..."

"인공 바다에 온걸 환영한다, 쫒겨나기 전에 가까이에서 눈에 담아 두도록."

"...내려 줘, 직접 걷고 싶으니까."

"걸을 수 있겠나?"

"테라피스트한테 찢길 때도 뭐 별 쏘고 도끼 휘두르고 다 했는데 이제 와서..."


하지만 내가 허세부렸던 거랑 다르게 그가 지혈을 위해 옷을 찢어 묶을 땐 나도 모르게 비명질렀다.

거 존나게 아프네.

그 꼴에 멈멈미도 저 건물에 있던 중엔 한번도 짓지 않았던 표정, 웃음을 보였고.

거미는 진즉에 웃음을 터트리다 크게 밀려온 파도에 얼굴을 직격으로 맞으며 사레를 토했고.

수녀원장은 그 모든  꼬락서니를 보다, 결국 그제서야 고개를 돌리며 몸을 떨며 웃음을 참았다.


그래 시발, 나도 웃었고.

웃으면서 워커들에게 붙잡혀 부축 받는건지 끌려가는 건지 모를 때 깨달았다.

나도 떨어진 편이 훨씬 나았다.

학자가 아닌 방랑자라 불리는 것도, 훨씬.


어떤 이유에서건, 어떤 명분을 가져다 붙이건 간에.

저 위의 일 따윈 딱 질색이야.


=====


"...결국 너가 장담하던 데로, 네 손에 별은 못 들어왔나 봐?"

"저쪽이 S급 방랑자를 경호로 붙일 줄은 몰라서 말야."

"그것도 예상했어 하는 거 아냐? 저쪽의 잔머리는 있잖아? 생존의 역사와 직결한다고."

"..."

"부럽니?"


...


"아아, 그렇다고 검에 손을 가져가진 말아 줘? 슬슬 연주 끝무렵이잖아."

"..."

"네가 짜놓은 계획대로 연주를 하는 건데, 신청한 곡은 마지막까지 들어주는게 관객의 예의잖아?"

"난 남의 감성엔 어울리고 싶어 하지 않아 하는 주의라서."

"...싫네 정말, 어쩌면 정말 우린 이렇게 하나도 안 맞을까. 그치?"


"...그, 테라피스트."

"응? 왜? 신청곡이라도 있어?"

"연주하시던 곡의 마무리는...말씀처럼 잘 되어가시는 겁니까?"

"응, 걱정하지 마. 나도 회장님의 말씀처럼~ 이 일의 경중은 정말 잘 이해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보통의 혼혈 아이들도 워커를 감당하기 힘들어하니, SS급의 피를 주입시켜 그 힘을 더하는게 어떻겠습니까아~?!"

"..."

"와 정 말 화 려 한 리 액 션 이 다, 회장님 성대모사를 했으면 리액션 좀 해 줄래? 심지어 너가 회장님께 제안드린 거라며!"

"재미없어."

"니예니예 그러십쑈 평생 그냥 재므읍씨 느잼 앵무새마냥 그렇게 낭만읍시 지 즐는 맛에 스습스..."

"그러니까, 마무리 잘 해."


"그 곡에 영향을 받는 건, 그 피를 주입받은 워커 부대에게도 영향이 미쳐진단 거니까."

"...아하, 그 순백의 도화지같던 아이들?"

"혼혈 아이들이 워커를 모는 모습, 얼마나 대견하고 보람찬가? 새 방위력과 더불어 우린 그들의 인권을 끌어올린 거야."

"암요, 그러겠죠 회장님, 그러고 말고요."



"그러시겠죠."



...아아.



곧 무대가 오르기 전에 방랑자, 널 보고 싶네.



미리내, 호 선생, 아라무스, 모든 방랑자들, 그리고 어쩌면 이름 모를 너.



그도 그럴 게 넌 아직도.




내 차를.



마시지 않았잖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