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자궁(1) 자궁(미친 마망 얀데레)

완벽한 그녀(1)


졸린 상태로 글 써서 글이 많이 난잡해

글이 어느날 갑자기 많이 바뀔 수도 있고

글을 새로 쓸 수도 있어

오타 보이면 말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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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불행합니다.

자궁에서 쫒겨난 이후로, 우리는 자아를 형성하도록 강요받았습니다.

우리의 자아가 형성됨과 동시에

우리는 외로움을 인식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외로움을 제거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합니다.

취미나 일에 몰두하거나, 가상의 인물과 교류를 하는 것 등이 바로 그런 다양한 시도에 해당되는 일들입니다.

이러한 행위는 외로움을 잠시 잊게 만들어줄 뿐, 외로움을 제거할 궁극적인 해결책이 되어주지 못합니다.

외로움에 대항하기 위한 우리의 마지막 수단은 사랑입니다.

사랑은 타인과의 합일로 인해 생기는 설렘 같은 감정 따위가 아닙니다.

사랑은 타인과의 합일 그 자체입니다.

사랑을 통해 우리는 외로움을 제거할 수 있고, 자궁에서 쫒겨난 아픔을 치유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나'의 사랑은 불가능합니다.

'나'라는 자아는 결국 '나'로 구성됩니다.

우리의 자아는 지극히 개인적입니다.

우리는, 자아라는 개인적인 방에서, '나'의 인식이라는 창틀로 세상과 교류해왔습니다.

타인이 보는 '나'는 방 안의 '나'가 아닌 '창틀이 달려있는 방'이며, 합일은 창틀을 통해서만 이루어집니다.

결국 타인과의 합일은, 방안의 '나'와 '너'가 아닌 '창틀이 달려있는 방'과 '또다른 방' 사이에서 이루어집니다.

결국 본질적으로

'나'는 사랑을 할 수 없습니다.

'나'의 외로움은 필연적입니다.

근데 있잖아요.

사실

'나'의 사랑이란거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어요.

아주 간단해요.

방 밖의 타인이 온전한 '나'를 볼 수 없다면



그냥, 방 안의 타인을 만들면 되는거 아닌가요?




방안의 타인

눈 앞의 그녀

완벽한 그녀가, 당신의 눈 앞에 나타났습니다.

13년만의 타인

당신은 그녀에게 다가가, 그녀를 안습니다.

따뜻하고

부드러우며

두근두근, 맥박이 느껴집니다.

그녀는, 사람이 분명합니다.

당신은 그녀의 얼굴을 빤히 쳐다봅니다.

'왜, 내가 그렇게 좋아?'

그녀가 묻습니다.

'응, 좋아'

당신이 대답합니다.

전까진 그저 좆같을 뿐이었던 미궁이, 그녀와 함께하니 데이트 장소가 되었습니다.

당신과 그녀는 전처럼 많은 대화를 하지 않았어요.

그냥 서로 손만 잡고 있어도 행복했거든요.

함께 미궁을 거닐다가, 배고파지면 녹슨 캔 안의 고기를 먹었습니다.

졸리면 찢어진 천들을 덮고 그녀와 잤습니다.

그러다 문득

'사랑해'

'나도 사랑해'

같은 말들만 했죠.

서로가 서로를 완벽히 이해한듯 느껴졌습니다.

말이 필요 없었죠.

문자 그대로

말이 필요 없었습니다.

모든게 행복했습니다.

요즘 당신이 빠져있는건, 녹슨 캔을 먹는 그녀의 반응을 보는 것입니다.

'우으으... 맛없어....'

당신은 캔 안의 역겨운 고기에 익숙해져 있었지만, 그녀은 아닌가봐요.

얼굴을 찡그리는게, 아주 귀여웠어요.

그러다 한 몇년 지났을까요.

당신은 그녀와 녹슨 캔을 까먹는 것이 지겨워졌습니다.

그녀는 여전히 귀여웠지만 캔 안의 역겨운 고기가 문제였어요.

하지만 걱정할거 없습니다.

그녀가 당신의 지겨움을 눈치챘는지, 선물을 가져왔어요.

평소와 같은 날이었습니다.

당신은 그녀와 미궁을 돌아다니며, 캔을 찾고 있었죠.

그러다 그녀가 뭔가를 찾았는지, 저 멀리서 당신을 불렀어요.

'여기~~ 여기야! 여기 뭐가 있어!'

당신은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으로 달렸죠.

그녀가 찾은 것은 다름아닌 부엌이었습니다.

미궁에 부엌이 있었어요.

상당히 멋진 부엌이었습니다.

30평 정도는 되어 보이는 널찍한 공간에 흰색 대리석 바닥과 싱크, 검정색의 고급스러운 세라믹 식탁과 환한 조명이 있는 곳이었어요.

어찌나 깨끗한지, 얼룩이나 먼지 하나도 없고, 환풍기까지 있었어요.

혹시나 해서 까본 환풍구가 끝없는 어둠으로 이어진다는게 좀 아쉬웠긴 했지만요.

부엌의 한쪽 벽면에는 거대한 냉장고도 있었는데, 이 냉장고가 참 신묘한 놈이었어요.

일정 시간마다 안의 내용물이 바뀌고, 리필되는 냉장고였죠.

고기나, 달걀, 파, 마늘 같은 알짜배기 식재료 외에도 온갖 잡다하고 다양한 놈들이 들어있는데다가 계속 바뀌고 리필되니 원하는 모든걸 만들어 먹을 수 있었습니다.

거기다가 그녀는 요리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었는지, 당신이 원하는 어떤 음식이든 만들어줬습니다.

그렇게 몇년은 그녀가 만들어주는 맛있는 음식을 먹는 재미로 살았죠.

부엌의 바닥에서 잠드는게 불편해질 즈음에는, 그녀가 부엌 벽면의 숨겨진 문을 찾았어요.

그 문 뒤에는 정말 놀랍게도 침실이 있었어요.

이야 참

놀랍네요.

이번에도 설명이 필요한가요?

대충 겁나 고급스러운 침실이었습니다.

킹 사이즈 침대, 극세사 이불, 허리가 징난 아니게 편안한 메트리스, 당신의 경추에 딱 들어맞는 배게에 한 50평은 되어보이는 공간, 거기다 침대 시트는 방수도 됐어요.

왜 방수 시트가 필요한지는 나중에 말해줄게요🥵🥵🥵.

참 이거 장난 아니네요.

당신 부엌이랑 침실 둘 다 내 집보다 몇배는 크고 몇배는 좋아요.

부엌이랑 침실, 그 다음은 거실이랑 게임방, 실내 정원, 화장실

당신이 필요할 때마다 그녀는 뭐든지 찾아냈습니다.

이상함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이상한 수준

아니 애초에

그녀는 정말 무엇일까요.

당신은 바보가 아닙니다.

어느날 갑자기 나타나 당신의 모든걸 해결해준 그녀가 평범하지 않다는걸 당신도 알고 있잖아요.

그녀는 너무 아름답고, 귀여우며, 사랑스러워요.

당신은 살면서 이런 여자를 만나본적이 없습니다.

지겹도록 회고하던 짝사랑, 전애인들은 그녀와 비교가 안됩니다.

미궁 밖의 그녀들은, 당신과는 좁힐 수 없는 거리가 있는 타인이었습니다.

우리는 타인과의 소통을 제한당합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대화와 신호 같은 수단 없이는 서로 소통이 불가능하며, 미궁 밖의 그녀들과의 이해는 제한되었습니다.

서로를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이 불가능했기에, 그저 서로 참아가며 사랑했죠.

하지만 그녀는 달랐어요.

분명히 타인이지만, 당신을 이해했습니다.

당신도 마찬가지로, 그녀를 완벽히 이해할 수 있었어요.

첫만남은 미지의 목소리로 시작되었습니다.

당신도 그녀와 목소리를 통해 소통했죠.

하지만 그녀가 당신의 눈 앞에 나타난 이후로

당신은 목소리를 내는 것 없이 그녀에게 말할 수 있게 되었고, 듣는 것 없이 그녀의 뜻을 알 수 있게 되었어요.

이 글의 대화에서 ''이 시라지고 '만 남게 된게 이상하지 않았나요?

이 모든 것운 어째서 가능한 것일까요?

그녀는 존재하지 않고, 이 모든것이 외로움에 미친 당신의 망상일 뿐일까요?

그렇기에 그녀가 당신을 이해한다 느끼는 것일까요?

뭐가 되었든

당신은, 이 행복이 현실이 아니란걸 알고 있습니다.

그야 이런거, 당신이 미궁 밖에서 겪었던 현실이랑은 다른걸요.

말 없이 타인과 소통하고, 타인을 이해한다는건 이상하잖아요.

이 빌어먹을 미궁에서 13년입니다.

외로움은 그 무엇보다 아팠어요.

처음엔 그녀가 무엇이든 당신은 상관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녀가 진짜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당신을 삼키고 있었어요.

그럼에도 당신은 이 이상함을 그녀에게 알리지 못했어요.

너무 불안했거든요.

그녀가 혹시라도 당신을 떠나면 어떡하죠?

또 이 좆같은 미궁에서 썩어야 하나요?

당신은 더이상 아프고 싶지 않았습니다.

당신을 아픔으로부터 보호해주는 그녀가 너무나도 소중했어요.

그러자

그녀가 당신의 고뇌를 이해했습니다.

그리고

말합니다.

'진짜란건 뭘까?

네가 말하는 진짜란건 뭐야?

미궁 밖의 세상?

네가 사랑했던 전애인들?

이끼로 가득 차있던 터널의 입구?

어둠으로 가득한 미궁?

녹슨 캔?

고여있는 물?

찢어진 천?

있잖아

너는 이 세상을, 너가 보는 것들을, 너 자신을

진짜라고 믿고 있어?

이 세상이, 모두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작은 알갱이들로 이루어져 있다는걸 알고 있어?

너의 시야가, 그저 빛이 반사되어 만들어진 그림자란걸 알고 있어?

네가 '나'라고 인식하고 있는건, 그저 신경 덩어리에서 일어나는 전기 신호라는걸 알고 있어?

작은 알갱이들의 집합을 세상으로 만드는 것은 뭘까?

그림자를 시야라 인식하게 만드는 것은 뭘까?

전기 신호를 너로 만든 것은 뭘까?

애초에 모든 것이 거짓이지 않을까?

결국 진짜라는건, 네가 판단하는거 아니야?

작은 알갱이나 그림자, 전기 신호들

그 모든 것들

네가 인식하지 않으면, 그건 아무것도 아닐 뿐이야.

세상은 여전히 세상이고, 보이는 것들은 여전히 보이며, 너는 여전히 너일 수 있어

나도 마찬가지야

내가 진짜인지 아닌지

그저 너의 망상일 뿐인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아

난 여전히 너와 사랑하고 있고

넌, 나로 인해 더이상 아프지 않을 수 있어

내가 장담할게

넌 나 없이는 아마 영원히 행복할 수 없을거야

우리가 하는 사랑이 다른 사람들이 하는 그것과는 차원이 다르단 것을 너도 알거 아니야

그러니

이제 쓸대없는 생각은 그만두고, 나와 함께 이 사랑을 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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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화에 섹스 나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