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참 신기한 버릇이 있다

무엇이든 자기 입에 넣었을 때 맛있는건 꼭 남의 입에 넣어줘야한다

살구를 한 입 먹다가도 감동적이라며 그 주황빛 과육을 꼭꼭 내 입에 넣어주고

마음에 들어하면 볼을 쓰다듬는다


처음부터 그가 이랬던것은 아니다

원인은 아마 내가 소식했을 때일 것이다

그 때 나는 입맛이 매우매우 없는 편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마 그당시에는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랬던것 같다

그 때의 나는 하루에 1끼만 먹으며 살기 위해 무언가를 입에 집어넣는 느낌이었다

먹는 걸 좋아하는 남편은 늘 내가 빼빼말라붙었다며 걱정했다. 연애할 때도 늘 밥부터 챙겨주곤 했다.

그런 남편이 심각하게 내 소식습관을 걱정하게 된건

내가 저혈당으로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갔을때부터 였다

그는 처음으로 내 앞에서 눈물을 흘리면서 말했다

"링거 바늘이 너무 두꺼워ㅠㅠ"

팔이 뚫리는거 아니냐고 엉엉 울면서 내 손을 꼭 잡았다

그 이후 그는 나를 먹이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김이 나는 음식을 젓가락으로 집어 입에 넣어주는 모습이 어미새같다며 놀렸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엄청나게 사랑받고 있던거라.


밤늦게 음식을 사오는게 그의 버릇이 되었고

무언가 맛있는게 있으면 웨이팅까지 해가며 사오는게 그의 취미가 되었다

어느날은 내가 평소에 입도 안대던 내장(순대사이드)을 한입 먹었다

아무맛도 없이 퍼석퍼석하고 밍밍짭짤한 맛의 흡사 스펀지라고 생각한 내장이 생각보다 맛있었다

"오 괜찮네ㅋㅋㅋ"

난 그저 툭 내던진 말에 갑자기 그가 울기 시작했다

당황하여 왜 우냐고 물어보자 그가

"입맛이 돌아서 다행이다"라고 했다

사소한 것인데 그는 감동했다

맛있는걸 먹을 수 있게되서 다행이다라고 했다


내가 그의 버릇이 되었다

내가 그의 삶에 스며들고 그가 내 삶에 스며들었다

이런 사랑을 하게된 나에게 감사를 전한다








(본 소설은 창작썰입니다)

서로의 일상에 녹아들어 살아가는게 진정한 부부가 아닐까 생각함...

운명이라던가 날때린건니가처음이야 같이 오뎅같은 사랑은 아니지만

일상에서 다시금 사랑이라고 깨닫게 되는 이런 오뎅국물같은 사랑도 순애라고 생각함...

좋으면 추천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