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거울 던전좀 그만 도시오.....이젠 내가 원래 돌탑 쌓는 석상인지 살덩이 레이저칼날 괴물인지 등짝에 우산박힌 여우수인인지 헷갈리오...."




"자꾸 그러면 파업하겠소! 이스마엘양! 그대도 혹사 당하는건 비슷할텐데 뭐라도 좀 말해보시오!"







"꿜룰루?"




"세상에 저건 또 뭐란 말인가."




"꿀룰루 꿜룰루 꾸루루루루루."




"뭐라는건지 모르겠소. 왜 이스마엘양이 물고기가 된 것이오?"




"히히....지나치게 거울 던전을 돌아 거울의 영향이 지나쳐 뒤틀리게 되어버린것 같군요. 후후후...."


파우스트는 이스마엘 물고기가 들어있는 커다란 어항을 손수레에 올린 후 끌고 왔다.




"파우스트양마저 거울세계의 자신에게 잡아먹힌 것이오?"



"파우스트는 너무 피곤해서 쥐는 자 인격한테서 에너지 음료를 빌렸습니다."



"그나저나 뒤틀려버린 이스마엘 양을 어찌하면 좋을지 단테에게 물어보죠."




"꾸루루....."



째깍


<이건 뭐야 이상?>




"뭐긴 뭐요 이스마엘 양이지. 그대가 거울던전을 너무 혹사시킨정도로 돌린 바람에 에-고에 침식되버려서 뒤틀린것 아니오!"



째깍째깍


<내 탓이라고?>



단테는 전날의 기억을 되살려 보았다.



-전날-



째깍

<이스마엘! 맹목 침식이야!>




"바다, 바다로. 모두 배를 버리고 내려간다. 반짝이던 깊은 그곳으로!"




침식스킬을 발동한 이스마엘은 잠수해서 적들을 깨부순것까진 좋았으나 올라오질 않았다.




"야, 시계대가리 왜 주황머리 안올라오는거냐. 발동한거 아니었어?"




"그러게. 왜 안올라오지? 올라와서 헥헥거릴때가 됐는데....."




"귀.됐.나.맡."




"귀찮게 됐군. 나한테 맡겨라. 라고 하시네요..."




"료슈, 뭘 어떻게 할려고?"



그레고르는 료슈와 이스마엘이 잠수했던 웅덩이를 번갈아가면서 바라보았다. 료슈는 잠시 몸을 풀더니 단테에게 말했다.




"맹.침."




"맹목 침식이다. 라고 말하시네요. 관리자님..."



째깍째깍


<어? 응. 알았어. 료슈, 맹목 침식....>




"이 파도속에서 움직일 수 있는건 오직 나다. 깨어져라."


료슈는 칼을 휘둘렀다.





"시.대.똑.안.대.박."




"시계 대가리 똑바로 해라. 안그럼 대가리 박살내버린다. 라고 하시네요."



째깍


<미안 손 미끄러졌어....>




"거기 그대로 있어! 이 번쩍이는 조명을 네게 꿰어줄테니!"


맹목으로 침식된 료슈는 탁류로 동화되어 잠수했다. 3분정도 지나서 료슈는 이스마엘을 들쳐업고 나왔고, 단테는 그제서야 안심했다.




"시계 대가리. 이녀석, 왜 이모양이지?"




"으으윽....."


료슈의 말 그대로 이스마엘은 맹목 에고의 복장이 해제되지 않은채로 웅덩이 밖으로 끌려나왔다. 료슈는 곧바로 돌아왔지만 이스마엘은 해제되지 않았다.




"관리자 양반, 이대로 돌아가는게 좋을것 같아. 더 진행하면 이스마엘씨가 위험해보여."




"저걸 보여주면, 길잡이 양반도 뭐라 하진 못할거야. 로쟈, 혹시 이스마엘 업어줄 수 있어?"





"알았어. 동료들끼리 이런거도 안해줄 순 없으니까."




"끄으으응....."



그대로 거울던전에서 빠져나온 수감자들은 이스마엘을 개인실로 데려다 주곤 업무 종료시간 알림을 들었다.


-그날밤-



"zzzzzzz...."


쿠르르르릉 쿠콰쾅.....



"왜 이리 오늘따라 밤이 시끄러운거요....."




이상은 폭풍우 치는 소리에 잠이 오지 않아 복도를 걸었다. 문을 열고 나오자마자 히스클리프와 로쟈가 이스마엘의 방문 앞에서 쾅쾅 두드리고 있는걸 보았다.




"야 주황머리! 폭풍우 소리땜에 잠을 못자겠잖아! 도대체 얼마나 아픈거야! 문이라도 열어!"




"이스, 히스가 저렇게까지 걱정하는거 잘 없는 일이니까 문좀 열어줄래? 나도 걱정되서 그래."



"...."

히스클리프가 문고리를 잡고 잡아당겼으나 꿈쩍도 하지 않았다.




"뭐야, 샌님. 언제 나왔냐?"




"좀처럼 잠이 오지않아 나와 보았소. 그런데 이런 광경은 처음보는구려."




"혹 이스마엘 양에게 무슨일이라도 생긴 것이오?"




"히스가 말한 그대로야. 우리 둘이 이스 바로 옆방이잖아? 파우가 말한대로 이 방은 우리 심상세계였나 암튼 우리 감정에 감응한다고 했고. 지금 이스가 많이 아픈거 같아."





" 틱틱거리는거 괜찮아진줄 알았는데.....또 저러고 있어."




"흐으으음.....그럼 내가 나서보겠소."



이상은 조심스럽게 이스마엘 방 앞에서 얘길 걸었다.




"이스마엘 양. 이상이오. 혹여나 몸이 아프거나 괜찮지 않으면 말해주시오. 단테에게 말하여 조치를 취할수도 있을 터이니."





"안되요! 문 열지마! 제발! 제발 혼자 내버려 둬!"




"문전박대 당했소....."





"아니 그럼 왜 나선거야?"





"그런데....이스마엘 양의 목소리가 이상하지 않았소?"




"그러게? 뭔가 물속에서 말하는 듯한 느낌인데...."




"야! 안열면 부순다!"





"문을 부수는건 버스의 기물 파손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길잡이와 또다시 면담을 가질수도 있다."



어느세 나온 뫼르소가 히스클리프의 팔을 붙잡았다. 히스클리프는 씩씩거리다가 이상한테 말하였다.




"야! 샌님! 너 잠 안올때 먹는 수면제, 그거 한알 만 줘라. 잠은 자야 할거 아니냐!"





"나도 부탁해 이상~. 이대로 밤 새긴 싫거든."







"잘 주무시게나."



히스클리프와 로쟈는 아달린을 받아들곤 방으로 들어가 잠을 잤다. 그렇게 복도에는 이상과 뫼르소만 남았다.




"그대는 왜 나온 것인가?"




"그쪽을 찾아가던 길이었다."




"날 말이오?"




"아달린 한알을 부탁한다."


뫼르소도 아달린을 받고 돌아가자 이상은 이스마엘 방 앞에 혼자남게 되었다.



그냥 조용히, 벗이 걱정되어 이상은 문 앞에서 앉아있었다. 방 안에서 간간히 들려오는 이상한 소리를 빼면 말이다. 그런 소리를 들으며 이상은 복도에서 잠이 들었고, 아침에 발견한 단테는 시체인줄 알았다고 한다.





"안돼....안돼....이건 아니야. 아닐거야. 시계를 되돌린다면. 해결될거야..."




"가려워........다리에 감각이......아니..이젠 있지도 않네....."





"하하...손가락사이에 물갈퀴가 생기네....다리는 없어지고....이젠 지느러미라 해야하나."




-다시 현재-


째깍째깍


<뭔가 미안해지는데...>




"꾸루룰루! 꿀룰루!"




"뭐라는거요?"



째깍째깍째깍


<밤새 끙끙 앓다가 온몸에 비늘 생기고, 지느러미 생기고, 다리 없어지고, 인어로 변하다가 점점 쪼그라들어서 저런 물고기 모습이 됐다 하는데?>






"뭐 느끼는거 없소 단테?"




째깍


<수많은 죄책감이 몰려온다.....>


띵!



째깍


<아 거울던전 돌 시간이다!>





'팍씨 이걸 그냥....'




<근데 침잠덱이네. 이스마엘을 뺄수도 없고.>





"정녕 미친 것인가. 저 상태로 거울던전을 데려가겠단 말이오?"




째깍


<아 좋은 생각이 났어! 에고 쓸때만 이스마엘 고기를던지고 다른땐 등에 묶고 다니는거야!>






"꿀루루루!"




째깍째깍


<이스마엘, 지금 시계를 되돌리면 어떻게 될지 알수가 없어.>




"단테, 나중에 한대만 때려도 될까?"


로쟈는 물고기로 변한 이스마엘을 등에다 묶으며 중얼중얼거렸다.



그리고 한참 후 거울 던전에서 보스를 만나자 단테는 이스마엘에게 또다시 맹목 에고 사용을 명령했다.





"꾸루, 꿀룰룰룰루루루!"


바닥에 물 웅덩이가 생기더니 물고기 이스마엘은 잠수했고, 또 한참동안 떠오르지 않았다.



"단테! 또 무슨짓거리를 한겐가!!!"




"이스마엘양이 떠오르지 않고 있소! 또 잠수해야 하는것인가?"




"하......"



료슈는 전날처럼 다시한번 잠수 준비를 했으나 물웅덩이가 부글부글 거리더니 엄청난 물보라가 생겼다.



"끼아아아아아아앙!"



(거울던전 4층 보스 크로머)



"저건 또 뭐지....."




"뭔가 저건...."




"거......주황머리.....맞냐?"




"끼야아아아앙..."

(이놈 아카콘 없어서 이미지로 대체중)



이스마엘?은 대답대신 온몸을 번쩍번쩍거렸다.




"이스마엘양! 그대는 사람이오! 제 정신을 유지하시오!"



"뀌이이이이잉?"




"뭐가 어떻게 됐는지는 모르지만!"



이스마엘? 과 수감자들이 안절부절할 동안 크로머는 못을 던졌다. 못은 단테에게 날아가는도중 이스마엘?의 날개에 막혔다.



"잘했다 졸개! 이대로 끝장내도록 하지!"




(슬쩍)




<째깍>


<뭐야, 이스마엘. 왜 밀어내는거야?>




그 뒤로 단테가 본건 크로머와 나머지 11명의 수감자들이 물웅덩이와 전기 대폭발에 구워지는 것이었다.




"아......아흐흑......."


그나마 살아있던 싱클레어도 온몸이 쌔까맣게 타들어가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있었다.



"헉....허어으으으읍....."


전기 대폭발의 자욱한 먼지가 걷히고 나자 단테는 대자로 뻗은채 쓰러진 이스마엘을 발견할 수 있었다.




"다신 하고 싶지 않은 경험이에요. 인어에 물고기에 온갖 이상한게 섞인 뒤틀린거 같은 거에....."



그날의 얘길 꺼내면 이스마엘은 이렇게 답했다.



"단테? 내 약속 안잊었지?"




"대가리 딱 대시오 단테."


개빡친 로쟈와  이상포함 수감자들에게 충전인격으로 단테가 지져지는 한낮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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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로미에르가 이스마엘이랑 비슷한 주황색이길래 떠올라서 써본 의식의 흐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