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2편 3편


돈키호테가 체스를 두러 간 사이, 여수감자들 또한 각자의 휴식시간을 즐기고 있었다.

그 중 로쟈는, 샤워를 마치고 자신의 침대로 향하고 있었다.


"하아.. 개운하네.."

"이제 아까 사 놨던 과자를... 음?"

"꺄아악! 누구야!"

"깜짝이야.. 갑자기 왜 그러는 거에요?"

"어이, 시.방!"

""시끄럽다. 방 혼자 쓰나"라고 하네요."

"졸개! 이게 무슨 소란이냐!"

"누가.. 누가..!"

"누가 야식으로 사둔 내 과자를 훔쳐갔어!"

"그깟 과자 하나 때문에 그러는건가? 쯧쯧.."

"뭐! 그럼 오티가 내 과자 사 줄거야?"

"시끄럽다! 맨날 과자만 먹으니 이렇게 사소한 일에도 짜증만 내는 것이 아닌가!"

"그거랑 이거랑 무슨 상관이야!"

"혹시 어디 떨어트린 것은 아닐까요?"

"아니야! 분명 씻으러 들어가기 전에도 내 자리에 있었다니깐!"

"그러게 자기 물건 관수 좀 잘하라고 몇번이고 말하지 않았나!"

"아우, 오티! 잔소리 좀 그만해!"

"하아.. 그깟 과자 하나 가지고 이게 무슨 소란이야.."

"동.감"

"열심히 찾아보세요. 저는 가볼테니.."


그때, 뒤돌아 가려하는 이스마엘의 머리 위로 도끼가 스쳐지나갔다.


"미쳤어요? 로쟈씨, 이게 무슨 짓이에요!"

"움직이지마! 움직이는 사람은 범인이라 생각할 거야!"

"졸개, 지금 전우들을 의심하는 건가!"

"기.모.찌. 기분이 모옵시 나쁘군, 찌발."

"내 과자 찾을때까지 모두 못 움직여!"

"환장하겠군.."


모두가 가만히 있던 그때, 파우스트가 말을 꺼냈다.


"로쟈씨, 아시다시피 파우스트는 도시 최고의 천재입니다."

"그러니 특별히, 이 파우스트가 범인을 찾아드리도록 하죠."

"하지만 파우가 범인일 수도 있잖아!"

"파우스트를 믿어보세요."

"어떻게 믿어! 안 훔쳤다는 증거를 대봐!"

"..."


갑자기 파우스트는 오른손을 얼굴 높이로 들어올렸다.

그 후 혀를 내밀어 엄지를 혀에, 새끼손가락을 이마에 가져다 댔다.


"아니, 저 동작은!"

"엠.창!"

"파우스트씨, 진심이에요?"

"로쟈씨, 이젠 파우스트를 믿을 수 있나요?"

"파우, 그렇게까지.."

"하아, 알겠어.. 대신 꼭 찾아줘야해?"

"걱정마세요. 도시 최고의 천재라는 명예를 걸고,  찾아드리죠."


그렇게 파우스트가 수사를 시작하였다.

용의자는 로쟈, 파우스트, 방에 없는 돈키호테를 제외한 3명이었다.


"그러면.. 용의자들의 알리바이를 들어보도록 하죠."

"먼저 료슈씨? 당신은 무엇을 했는지 말해주세요."

"쯧, 어이없군.. 난.잠.밖.담"

""난 잠시 밖에서 담배를 피고 있었다.."라는 건가요?"

"ㅇㅇ. 그.돌.이.벌"

""그 후 돌아왔더니, 이 소란이 벌어져있었다"라고 하는군요."

"뭐야! 알리바이가 너무 부실하잖아!"

"너무 티나는 거짓말 아닌가요?"

"아니요, 료슈씨는 결백합니다."

"뭐? 하지만 왜?"

"모두 료슈씨의 상체를 봐주세요."

"유난히 가슴이 작은 것을 볼 수 있을겁니다."

"?"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그게 과자와 무슨 상관이 있지?"

"저렇게 가슴이 작은 사람이, 야식을 먹을 정도로 영양분을 필요로 할까요?"

"..일리가 있어!"

"역시 파우스트씨.."

"개새끼들이.."

"평소 료슈씨는 식사 외에 다른 음식을 잘 섭취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담배를 입에 달고 사는 때문에, 담배를 피우러 갔다는 말은 맞아떨어지죠."

"때문에 료슈씨는 범인이 아닙니다."

"..."

"다음으로 오티스씨? 무엇을 했는지 알려주세요."

"..나는 업무가 끝나고 잠시 간식거리를 사러 갔었다."

"그 후 휴식을 취할 겸 TV를 보고 있었지."

"그때 비명소리를 듣고, 무슨 일인지 보러갔다. 그게 끝이다."

"네? 그게 다에요?"

"오케이, 오티가 범인이네!"

"아뇨, 오티스씨 또한 범인이 아니에요."

"그 증거로 먼저 오티스씨가 사온 간식을 봐주시기 바랍니다."

"세상에.. 전부 틀딱 음식들이잖아!"

"말조심해라, 졸개! 틀딱이라니!"

"또한, 오티스씨가 보던 프로그램을 봐주세요."

"트로트를 보고 있었다니.."

"간식과 TV를 보면 오티스씨의 취향이 어떤지 알 수 있어요."

"완전 틀딱이잖아.."

"..."

"그런 오티스씨가 저런 간식들을 냅두고 로쟈씨의 과자를 먹는것은 일어날 수 없어요."

"때문에 오티스씨 또한 범인이 아닙니다."


뭔가 무죄가 증명될수록 상처를 입는 느낌이었지만 뭐가 중요하리, 그들은 곧장 마지막 용의자를 바라보았다.


"그럼.. 둘 다 범인이 아니니, 이스가 범인이네?"

"전우의 음식을 훔쳐 이런 소란을 만들다니, 사형이다!"

"모.분 준비 완료."

"이스, 마지막 할 말은?"

"잠시만요! 제 얘기도 들어보셔야죠!"

"이스마엘씨의 말이 맞습니다. 그녀의 말도 들어보도록 하죠."

"저는 업무가 끝난 후 다른 곳에 가있었어요. 그러다 로쟈씨의 비명소리를 듣고 온 것 뿐이라고요!"

"어디에 있었죠, 이스마엘씨?"

"그,그건.."

"대답을 못하네? 료슈?"

"ㅇㅋ."


말을 듣자마자 료슈는 칼을 뽑고 천천히 이스마엘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료슈씨, 지금 제정신이에요?"

"이스, 마지막 기회야. 어.디.에.있.었.어?"

"아니, 과자 하나 가지고 이러는건 아니죠!"

"어쩔 수 없네, 처리해."


그렇게 료슈의 칼이 뽑힐려는 그 순간, 이스마엘이 말했다.


"관리자님 방에 갔었어요, 이제 됐어요?"

"단테의 방에 있었단 말인가요?"

"단테 방? 그곳에는 왜.."


그 때, 미묘하게 붉어져있던 이스마엘의 볼을 보고 모든 수감자들은 알게되었다.

왜 이스마엘이 단테의 방에 갔었는지.

그리고 그녀과 왜 그렇게 말하기를 꺼려했는지.


"했구나? 단테 방에서."

"무,무슨 소리에요!"

"파우스트는 메피스토텔레스에 CCTV를 달아놓지 않았어요. 아쉽군요."

"그.. 콘돔은 꼈나?"

"닥쳐요!"

"이.순. 이건 순애ㄴ.."

"닥치라니까요!"

"그래서, 어디까지 한거야. 이스?"


그렇게 과자 도난 사건은 이스마엘과 단테의 관계 때문에 잊혀지고 말았다.


(사건의 전말)

"음? 저기 과자가 떨어져 있군!"

"분명 본인이 정의롭게 행동해서 하늘이 준 선물이 틀림없소! 가서 싱클레어 군과 나눠먹어야겠군!"


(잠시 소란이 있고 난 후)


"에이씨, 1주일 청소가 말이 되냐?"

"하아.. 훈수를 두지 말았어야 했는데.."

"후회해서 무엇하오. 다 자업자득인 것을.."

"아이고.. 어? 저기 뭐가 떨어져 있는데?"

"뭐야, 과자아니야?"

"오, 마침 배고팠는데 잘됬구려."

"(우물우물)근데 이거 누구 거냐?"

"(와그작와그작)그쪽거 아니었어? 내건 아닌데."

"엥? 샌님, 네 거냐?"

"(쩝쩝)흠.. 본인 것도 아니거늘.."

"..."

"뭐 두고간 사람 잘못 아니겠소."

"암. 그렇고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