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졌습니다.


알 수 없는 손짓을 하던 피로 물든 목화를 날리고

불이 붙은.. 아니지, 나방같은 불을 헤집어 꺼버리고

손으로 받쳐 올린 피를 숭배하던 경멸하던 황금도 부숴버리고 난 뒤

이미 타들어간 정신마저도 다시 한번 상기시킨 철도에서 해방되었을 때

수감자들은 모두 정신적으로, 체력적으로 많이 지쳐있는 상태였다.


"야... 근데... 궁금한게 있는데..."


"무엇인가요? 히스클리프씨?"


"이거... 말 더듬는거... 언제까지... 가냐..."


피쿼드호의 인격을 너무 오래 사용한 탓인지, 히스클리프는 정상적인 인격으로 돌아와도 흥분하면 조금씩 말을 더듬었다.


"한 인격패를 장시간 사용하는 상황에서 인격과 약간의 동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직 검출된 데이터가 없어 수집하는 중이랍니다."


"뭐야, 그...그러면 너도... 모른단 거네?"


"그렇습니다."


하나의 인격을 오래 사용하면 그 인격에 대한 동조현상이 일어난다.

그 만큼 이번 열차도 꽤나 길고 힘든 전투였다.


"잠깐 파우스트씨... 그러는 당신은 괜찮은거야? 그... 크로와상이었던가? 그 인간이랑 비슷한 인격을 오랫동안 끼고 있었잖아."


"크로머... 끄득... 에요..."


쥐어들 자의 인격에서 의체에 대한 분노가, 이제는 갈 곳을 잃은 분노가 되어 이빨을 갈고있는 싱클레어가 말했다.


"아... 미안해... 싱클레어... 그... 내가 이름 기억을 잘 못해서..."


"네, 뭐. 파우스트는 괜찮습니다. 쥐는 자 인격을 10역중 8역 동안 사용하긴 했지만, 종착역 부근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그 역시 동조를 벗어나진 못했는지, 한 손에 들려있는 츠바이헨더의 리카소를 그녀가 들던 못 처럼 역수로 잡고있는 것을 숨기진 못했다.


"쓸데없이 긴말 붙이지 마라, 졸개! 애초에 너는 관리자님이 서포트에 전념하라 명해서 애초에 직접적인 전투는 한 적 없지 않은가!"


"아잇! 내가 하고싶어서 그랬나? 나도 그 뭐냐... 스모? 그 양반이랑 비슷한 인격으로 전투에 참여할거라고 생각해서 전투 훈련도 빠짐 없이 했었다고!"


"째깍째깍..."

(스미야... 그레고르...)


"으음. 눈 앞에서 방황하는 휘날림이 그치질 않는구려."


"저도 디에치 협회 인격을 너무 많이 사용했는지, 초반 역에서 만난 환상체가 기억이 나질 않네요."


개화 동백과 디에치 협회 인격은 너무 오래 사용했는지, 이상과 홍루의 피로도 말이 아니었다.

하지만 문제는 이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었다.


"저기, 관리자님?"


"째깍째깍?"

(왜? 이스마엘?)


"아무리 그래도 10번 전투 전부 침잠 인격만 사용하는건 좀 너무하지 않나요?"


"째깍째깍째깍..."

(어금니 센터 인격을 너무 오래써서 그런거지? 나도 미안해. 하지만 철도에서 환상체를 가장 확실히 제압하는 방법은 이것 밖엔 없었다고...)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에요!"


"로쟈씨는 지금 얼음다리만 침식으로 13번을 써서 열차 나온 이후로 춥다고만 하고 있다고요!"


이런, 수감자들을 빨리 쉬게하려고 인격 패만 교체하고 시계는 돌리질 않았던 것을 이제야 깨닫는다.


"째깍째깍"

(이런... 시계를 돌려야...)


그렇게 잠깐 시선을 돌리자


"얼어 붙으면... 아플... 필요도..."


"너만큼은... 나를... 용서하지..."


의외의 인물도 있었다.


"관리자나리, 뫼르소군도 상태가 이상하네! 어떻게 된 것이오!"


아. 뫼르소도 있었지...


"째깍...째깍..."

(아... 그... 종착역에서 유지력 싸움 하려고... 집행을 난사 했거든...)


"어이, 지금 줄여 말하기도 피곤한데, 난 언제쯤 쉴 수 있는거지?"


"현재 졸개들의 상태를 고려해봤을 때, 적절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 사료됩니다, 관리자님."


"째깍..."

(그래...)


철도에만 들어서면 더욱 노련해지고 강화되는 수감자와 같이, 나의 지휘 실력도 어느정도는 늘었으리라 믿지만, 터져나오는 수감자들의 아직은 멀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째깍째깍..."

(수감자들의 업무 종료를 승인합니다...)


"감사합니다. 지금부터 변동 가능성을 가진 최대 12시간의 수면 및 휴식을 시작합니다. 좋은 밤 되시길."


그렇게 베르길리우스가 카론과 함께 문을 열어주고, 뒤를 따르는 수감자들은 각자의 곡소리와 피곤에 찌들어 그 오티스조차 오늘은 아무말 하지 않고 각자의 방으로 들어갈 뿐이었다.


단 한명을 제외하고...


"수고했어, 단테."


불침번인 로지온. 아까 시계를 돌려주긴 했지만 에고로 인한 침식은 장시간 노출되면 시계를 돌려도 후유증이 남는다.


이 전에 이상의 여우비 에고를 해석했을때엔...


"째깍째깍"

(수고했어 이상. 여우비 에고의 성능이 좋아서 좀 무리 한것 같네. 푹쉬어!)


"하늘을 보니 천장은 뜷려, 마음속 이-고는 그에 들어찼소."


"째깍...째깍?"

(저... 이상?)


"뜷린 하늘에 하늘을 메워 짙은 구름이 매연처럼 드리우니..."


"이상씨가 에고침식을 시행하는 동안 정신 상태가 불안정해진 것 같습니다."


"째깍째깍!!"

(정신 차려 이상!! 시계를 다시 돌려줄게!)


"이 내려오는 빗방울에... 스러진 이들과 같이 추워지는구료..."


"데에엥!!"

(방금 시계는 돌렸는데? 어떻게 된거야!!)


"아마 시계를 돌려도 남아있던 에고의 지나친 이해로 다시 정신력이 감소된 것 같군요. 이런 상황에 대한 해결 방법은..."


"그러면 다시 대가리 깨서 진정시키면 되는 거잖아! 뭘 그렇게 어렵게 말을... 으어억!!!!"


"너무 춥고... 빗방울은 점점 굵어만 가구료!"


라는 일이 있었다.

이상의 여우비 에고의 해석이 너무 강력해서, 환상체 전투를 연이어 하는 것 같았다는 불만이 쇄도했던 터라... 나도 수감자들의 정신력을 주의해서 관리하려 노력하고있다.


"오늘 불침번은... 으윽..."


"째깍째깍!"

(로쟈! 힘들면 쉬어도 돼. 오늘 불침번은 내가 설게.)


"...고마워, 단테."


그렇게 모든 수감자를 각자의 방으로 보내고, 힘든 일을 맡긴 죄책감 때문인지 혼자 서는 불침번.


"째깍째깍..."

(단일 환상체 전투도, 복수의 적과의 전투에도 침잠이 유효하게 먹혔는데, 전투 방식을 바꿔야하나...)


그렇게 반성의 시간을 가지며 인격의 편성과 배치를 다시 한번 고민해본다.


"째깍째깍..."

(1, 2역에서 만난 복수 적에서 침잠 편성의 성적은... 이상의 범위 공격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그 외의 성적은 좋지 않으니까... 후회 파우스트나 마탄의 사수 오티스를 중심으로 편성을...)


침잠에만 너무 의지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하면서 이런 저런 시도를 하기 위해 편성을 재배치 하고 있지만...


"...째깍째깍..."

(...지금 생각할건 이게 아니지...)


이스마엘이 자신의 나침반을 찾은지 며칠이나 지났을까, 아직 마음도 제대로 추스려졌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정차한 역에서는...


"째깍째깍..."

(에이해브...)


그저 단순하지만 그 단순함에 밀려왔던 사람의 갈망은 반복되었고, 밀려들어온 마음으로부터 지워진 죄책감은 분노로써 좀먹어간 마음을 꿰어찼으리라.


"째깍..."

(후우...)


철도로 들어갔을 때부터 느꼈던 찝찝함은 분명 이것이었을 것이다.


그녀는 나를 나침반이라 말해주었으니, 나는 그에 대해 응답해주어야겠지.


"수감자들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도 좋지만... 지켜보는 것 만으로는 해결 되지 않는 것도 있습니다 단테..."


"데에엥!!"

(뭐야!! 언제 뒤에 있었어?)


"...이 소리는 놀랐다는 소리인가... 그저 잠시 바람을 쐬러 왔을... 뿐입니다, 단테..."


"고뇌에 빠진 모습을 하고있기에... 길잡이로써 약간의 도움을 준 것일 뿐입니다..."


"...째깍째깍"

(...걱정해줘서 고마워. 나도 나름대로 잘 해볼게.)


"...여전히 째깍거리는건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군.... 그러면 알아들은 것으로 알고 이만 들어가 보겠습니다."


...그렇게 가는 베르길리우스에게 째깍소리 대신 손을 흔들어주고 나서, 마음을 다시 다잡을 수 있었다.


이번 철도에서도 나는 아직 부족한 관리자라는 것을 다시 깨달았음에도


이스마엘이 나를 나침반이라고 불러주었으니, 나는 그녀의 관리자이자, 나침반으로써 책임을 져야한다.


그렇게 앞으로 더욱 더 정진하자는 다짐을 새겼다.


그렇게 다짐하고 밝은 다음날 아침






엔케팔린을 모듈로 바꾸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째깍시발"

(찝찝한게 이거였구나 시발)


"그러게 지켜보는 것 만으로는 해결 되지 않는 것도 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단테..."


"응애째깍"

(응애)


오늘도 평화로운 버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