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QlGIRc7_WrQ?si=w3s7cfAsykEVd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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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도록 달려라 듀라한이여!”


히스클리프의 몽둥이가 붉은 가시 덩쿨이 휘감겨있는 마왕의 대검과 부딪히며 불꽃이 튀었다.


“어디에 있지..? 내게로 와, 캐서린!”


그는 광기가 한껏 어려있는 목소리로 힘껏 그녀의 이름을 부르짖었다.


“히스클리프!”


그의 부름에 답하기라도 하는 것일까? 그녀 또한 힘껏 비탄에 빠진 절규로 이름을 부르짖었다.


“어딘가에, 네 목소리가 들려. 아아 제발... 부디 고통 속에서 깨어나길, 나의 캐서린.”


***


“젠장...여긴...캐시가 갇혀있던, 관인가.

차갑고… 너무 어두워.”


“…이딴 곳에서 줄곧… 나의… 행복을 위해서…

어두운 곳을 그렇게 싫어하던 네가…”


“내가… 끝까지 들을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내가… 도망치지 않고 네게 말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한심하고… 참 개 같았다.


‘하지만!’


그는 눈을 부릅뜨더니 이윽고 앞을 막은 관을 박차고 뛰어나왔다. 


“…!”


“관을 박차고 나온 거냐. 히스클리프!”


“쓸모 없는 짓거리군... 차라리 거기서 평생의 후회만을 떠올리며 죽는게 나았을 것을!”


마왕의 울부짖음에 산전수전 다 겪은 수감자들의 손이 떨려왔다.


“닥쳐, 마지막까지 도망가진 않을 거다.

너무 늦어버렸지만, 영영 늦기 전에… 나는 이 기회를 잡겠어.”


히스클리프는 각오를 다진뒤 다가갈 용기를 얻었다.


“비록 내가 행복해지는 미래는 아니더라도.

네가 행복해지는 결말은 아니더라도.”


“우리가 나누지 못한 대화가 마무리되지 않는 한…그 누구도 행복할 수 없다는 건 확실하니까.”


“…그렇구나.”


“맞아. 두려워서 말을 꺼내지 못한 채로 네 행복을 바랐던 것부터… 틀렸던 건데.”


얼핏 그에게 그녀의 목소리가 들린 것 같았다.


그럼에도 마왕은 대검을 들고 그를 찢어버리기위해 앞으로 점차 다가왔다.


“우리에게 안식은 없다..!”


황금가지가 공명하듯 더욱더 아름답게 금빛으로 빛났다.


***


캐서린 > 단테


캐서린 > 당신도 일기를 쓰네.


단테 > ...


나는 침묵하다 조용히 그녀에게 답장했다.


단테 > 엄밀히 말하면 일기는 아니야. 하루 일과를 쓰는 게 아니니까...


캐서린 > 그것도 일기지


캐서린 > 삶의 기록이잖아.


단테 > 그럼 그런 셈이라고 볼 수 있겠네.


단테 > 캐서린


캐서린 > 하루 중 가장 고요한 시간인 새벽이 되면 나는 일기를 썼어.


캐서린 > 열병을 앓는 날에는 특히, 그 허물들을 전부 종이에 토해놓지 않으면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지.


그녀는 내게 그와의 사랑을 토로하며 적어나가기 시작했다.


캐서린 > 난 일기장 속에 모든 걸 솔직하게 적어 놓았어.


캐서린 > 하지만...


캐서린 > 일기장 밖에선 누구보다 솔직하지 못했던 것 같아.


캐서린 >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진심을 숨기고 말을 하지 않은 주제에… 내 마음을 알아주지 못한 것에 항상 화가 났었거든. 


캐서린 > 히스클리프는 영영 모를 거야.


캐서린 > 내가 얼마나...


캐서린 > 얼마나...


히스클리프 > 아니, 난 알아야 해


캐서린 > 히스클리프? 어떻게 여기에?


히스클리프 > 여기까지 오기 위해 필요했어. 많은 용기가 필요했어.


히스클리프 > 캐서린.


히스클리프 > 너는 너무도 쉽게 나를 무너뜨리고…


히스클리프 > 나를 아무것도 아닌 걸로 만들어 버려.


히스클리프 > 네가 오면 너무도 기뻤고 네가 날 쳐다보면 그날 하루가 행복했어. 마치 재앙 같았지.


히스클리프 > 그리고 나는 그 폭풍 같은 재앙을…


히스클리프 > 한순간도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었어, 캐서린. 


캐서린 >.........


캐서린 > 고마워, 용기를 내줘서.


캐서린 > 우리의 마음은...


캐서린 > 이제야 어긋나지 않아졌구나.


캐서린 > 단테, 내가 너의 일기장을 조금 빌려도 될까?


캐서린 > 황금가지는 생각보다 훨씬 대단한 힘을 가지고 있더라고.


단테 > 어떤…?


나는 궁금증에 그녀에게 물었다. 그녀는 마치 내게 따스한 미소를 지어보이는 것처럼 곁에있는 그에게도 마지막 말을 남긴다.


캐서린 > 여태껏 너의 소망을 이루어 주고 있었잖아.


캐서린 > 그러니까………


캐서린 > 나의 히스클리프가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은...


캐서린 >…………….


캐서린 > 네 일기장 속에 있을 거야.


그래서 나는... 그저 기록용에 지나지 않았을 거라 생각했던 내 단말기의 화면을 보았다.


‘먼저 말해줘서 고마워, 히스클리프.

나도 모든 세계의 히스클리프가 아닌, 지금의 너를 사랑해.’


***


곧 모든 세계의 캐서린과 히스클리프가 희미하게 느껴지는 서로를 부르짖으면서 보이지 않은 저마다를 끌어 안으려고 했다.


“캐시! 내가 네 마음을 찢은 게 아니야. 네가 네 마음을 찢은 거야. 네 마음을 찢으면서 내 마음까지 찢어놓은 거라고!”


“내게로 와, 히스클리프! 나를 끌어서 품에 안아줘! 이곳은 너무 차가워서 내 몸도 같이 차가워지고 있어. 그걸 녹여줄 사람은 너뿐이야!”


“부탁이야, 캐서린. 차라리 내 앞에 나타나서 나를 찢어놓아줘...나는 네 눈을 보면서 죽어갈 테니.”


존재가 지워지는 와중에도 마왕 히스클리프와 캐서린은 서로가 보이지 않지만 존재만을 느끼며 간절하게 서로를 애타게 부른다. 


곧 그들의 눈 앞엔 캐서린과 히스클리프에 의해 탄생한 수많은 세계가 마치 유리창의 비친 것처럼 연속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그건 캐서린과 히스클리프의 모든 가능성이었다.


대부분이 비통으로 끝나버리고 말았지만, 그 무수한 가능성 속에서도 고요하게 그지없는 장면이 보인다.


밖에는 언제 새워졌는지도 모를 캐서린과 히스클리프의 묘비가 보이고, 아무것도 남지 않은 황무지 속에 그들을 닮은 어느 아이들이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행복하게 웃고 있다.


ㅡ ㅡ ㅡ


기대하고 있던 분들에게, 이상은 일이 생겨서 늦을 예정이고 이 시리즈는 아마 3편인 이상을 마지막으로 끝낼것같음 그 외에는 저번에 추천받은 로맨스를 쓸 예정이니 많은 추천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