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월 모일

이 '도시'라는 곳에서 예술가 클래스를 하며 살아가고 있다.

엄밀히 말하면 해결사 중에 '예술가 클래스' 같은 건 없지만

내가 이 지옥 속에서 예술을 꽃 피웠다면 누가 감히 나에게 '예술가가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내 작품이 유명해질 수록 시비 터는 놈들도 많아져서 그런가

PVP를 연습했더니 나름 구역 1등을 먹었다



모월 모일 


오늘도 아름다운 '예술'을 만들었다.

나름 이름값 있는 예술가가 되었는지 약지의 도슨트라는 자가 와서 함께 일해보지 않겠냐고 물었다.

예술이란 무엇이냐고 그에게 물었다.


"자신도 모르게 감추고 있는 아름다움을 탐미하는 과정이 예술이지요."


그 새끼를 모.분 했다.

예술의 '예' 도 모르는 한심한 녀석.


無我夢中 阿鼻叫喚 支離滅裂



모월 모일


자신을 도시 최고의 천재라고 말하는 여자가 나타났다.

분수도 모르는 놈들 모.분하려 했지만, 그 여자가 설계한 버스를 보며 이야기 정도는 들어주기로 했다.




피로 칠갑된 입이 토해내는 숨결로 움직이는 버스라. 

이 정도면 나와 이야기할 자격은 충분해 보인다.



모월 모일

어쩌다 보니 림.컴이라는 곳에 입사했다.

이곳에서 일하면 평생 동안 도달해오지 못했던 걸작을 만들 영감을 주겠다는데....

내가 림.컴 없이 명작 하나 못 만드는 질 떨어지는 예술가냐고 되물었다.


"손만 뻗으면 닿을 것 같지만, 정작 눈 앞에서만 허상이 사라지는 그 경험을 해보신 적이 없으신가요?"

"무슨 말이지?"

"림버스 컴퍼니에서의 황금가지 회수 작업을 도와주시면 그 마지막 조각을 맞추게 해드리겠습니다."


아무래도 말빨에 넘어간 것 같지만

여차하면 림.컴 애들을 모.분하고 나오면 되겠지.

아무튼 히든 퀘스트를 준다잖아?



모월 모일

림.컴 애들을 모.분하는 계획은 취소했다.

나름 나도 구역 내에서 칼질 좀 한다는 놈이었는데

하이 랭커를 만날 줄은 몰랐다.



   

얼마 전에 레이드 몬스터를 두고 다른 랭커랑 싸우다가 자기 길드 박살 나서 눈깔 돌아갔다던데 

어쩌다가 여기에 온 거지?



모월 모일 - 1

나름 12명의 인원이 모였다. 나를 제외하면 전부 정.공 수준으로 보인다만.....도움은 될 지 모르겠다.

자칭 천재가 지금부터 '관리자'라는 사람을 구하러 가기로 했다고 한다.

그리고 우리한테 적용될 패치를 알려줬다.


-조건부 무제한 부활 가능

-기본 능력치 약화


첫 번째 버프가 무슨 내용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두 번째 너프는 확실히 체감이 되는 중이다.

칼을 잡는 기분이 이전만 하지 못하다. 

썩 불쾌해서 담배를 한 대 태웠다.



모월 모일 - 2

시발. 

관리자라는 새끼를 구하고, 우리를 결속하는 퀘스트는 끝냈는데, 보라눈물의 제자라는 자들이 길을 막는다.

이런 돌발 퀘스트는 얼마 전에 보라눈물한테 개털린 우리 쪽 하이 랭커께서 해결해주실 줄 알았는데.


 : "전원 하차. 가서 싸우고 오도록."


너프란 너프는 다 먹여 놓고, 아군의 최고 전력이라는 자는 구경이나 하고 있다.

당연하지만 개발렸다.


  특히 칼 한 번 잡아본 적 없는 것 같은 폐급 새끼 두 명이 참 답답하다.



모월 모일 - 3

우리가 ㅈ발리는 걸 보고 나서야 저 새끼가 버스에서 내렸다.

본보기랍시고 적 셋 중 둘의 사지를 다 찢어 놓고는 하는 말이 "우리 애들 건드리지 말아라."

이미 충분히 건드림 당했는데


그때 관리자라는 새끼의 머리에서 신기한 소리가 난다.

그리고 무언가가 나를 잡아끄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 정공버스 안이다.

자칭 천재의 말에 의하면 이게 우리에게 생긴 버프라는 모양이다.

흠, 나쁘지는 않을 수도 있겠다.


관리자를 바라봤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뚝배기 자리에 시계 모양 의체를 달았다.

방어력이 오를 것 같지도 않고....물론 자칭 천재와 붉은 시선의 이야기를 들어본 결과 이 새끼도 어중간한 변태는 아닌 것 같다.


퀘스트하겠다고 자기가 걸어온 전직이랑 능력치, 기억까지 초기화시키는 미친 놈이 있다?

어이가 없다.


아무튼 그 미친 관리자에게 돌아가며 자기 소개를 하는 시간을 가졌다.


"료슈.....요료슈쿠"


크으, 내가 봐도 ㅈㄴ 지리는 자기 설명이었다. 앞에 있는 관리자 새끼는 뚝배기를 갈아 끼울 때 뇌를 이식하는 걸 까먹었는지 어디서 웃어야 할 지를 모르겠다는 표정이지만....


아까부터 거슬리는 새끼가 있는데, 이 새끼는 생뉴비로 보인다. 

그래도 뉴비는 언제나 귀여운 법이니 봐줄 수 있......



모월 모일 - 4

이제야 정신이 든다.


관상학적으로 봐도 딱 봐도 제일 분조장 같이 생긴 새끼가 귀여운 뉴비를 죽여버렸다.

개빡쳐서 자리에서 일어나서 그 새끼랑 대치하고 있었는데


시발 뉴비2로 보이는 미친 놈이 갑자기 팀킬을 해버렸다. 

하, ㅈ같다.

벌써부터 이 버스에서 살아가야 할 날이 막막한 건가.....라고 생각하던 찰나


관리자가 나를 부활시켜 줬다. 같이 죽었던 분조장과 함께 (얘는 안 살려도 됐을 거 같은데)


오늘만 벌써 2번 살아났다.

그리고 자칭천재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퀘스트는 이제 시작이라고 한다.

그리고 수백번, 수천번 죽고, 그만큼 되살아나가며 마지막 관절이 으스러질 때까지 앞으로 나가고....

어쩌면 이것은 지옥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피 묻은 손으로 서로가 서로의 손을 붙잡으며 지옥문을 향해 나아가는....


아주 마음에 든다.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그 추악한 움직임 속에서 피어나는 황홀함이라....

이 버스에서의 생활이 재밌어 질지도 모르겠다.


이러한 신선한 경험을 반복한다면

자칭 천재의 말대로 내가 걸작을 만드는 것도 시간 문제 아닐까?

벌써 가슴이 두근거리는 퀘스트다.



모월 모일 - 5

지랄. 금연이라니. 벌써부터 이 퀘스트가 지긋지긋하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