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화

급행 중편



[카티아]

하아, 하아…… 다음엔 여기에 숨으면…….


[카티아]

간, 건가……?


[카티아]

……하아, 뭐 하는 걸까 난.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닌데.


[카티아]

(주인공)한테 빨리 알려줘야 해…….


[카티아]

──!!


[카티아]

……후우. 살았다.


[어비스]

■■■■■■■■■■■■■!!!!


[카티아]

소, 속았잖아!?


[카티아]

……읏!


[호엔하임]

늦지 않은 모양이네.

이미 알고 있어, 네가 카티아지?


[카티아]

꼬마야, 네가 쓰러뜨린 거야!?

넌 대단하구나, 그 사이에 마법사니?


[호엔하임]

……내 어디가 꼬마로 보이는 거지?


[카티아]

철학적이네. 누나는 잘 모르겠는걸.


[호엔하임]

…….


[주인공]

카티아, 무사해서 다행이야.


[카티아]

(주인공)!!


[미카엘]

헤에…… 네가 (주인공)의 소꿉친구구나.

생각보다 평범한 사람이네.


[카티아]

노출이 심한 옷에 날개를 달고 있어…… 야한 가게의 점원이야?

(주인공), 데리고 나온 거야?


[미카엘]

철회할게. 이상한 애네.


[카티아]

(주인공), 어른의 놀이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니야!

풍차가 큰일 났어!


[리토리]

(주인공)의 마을이 어쨌는데?


[카티아]

우왓, 이번에는 엄청나게 조그마한 사람이……

뭐야 뭐야, 너는 어떤 가게의 점원이야!?


[호엔하임]

엄청나게 혼란스러운 모양이네.


[잔느]

저기…… 저희에 대해서는 나중에 설명할 테니,

지금은 방금 전 얘기를 계속해 주세요.


[카티아]

마, 맞다. 큰일 났어, (주인공)!

어비스가 풍차를 습격했어.


[잔느]

……!?


[리토리]

근데 풍차로 향하던 어비스는

요전에 전부 쓰러뜨렸을 텐데?


[호엔하임]

딱 한 번 쓰러뜨렸다고 이후로 영원히 어비스한테

습격당하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지.

그나저나…… 어째서 저 마을에 그렇게까지 집착하는 거지?


[미카엘]

너는 괜찮아? 어디 다친 데는 없어?


[카티아]

나는 옆 마을에 밀가루를 가져다 주고 돌아가는 길이어서 괜찮았지만,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카티아]

저기, 마을에는 어비스가 잔뜩 있었어. 내가 봤어!

이대로는 마을 사람들 모두가 당하고 말 거야……!!


[주인공]

알겠어. 알겠어, 카티아. 마을로 돌아가자.

괜찮을 거야, 절대 늦지 않을 거야.


[리토리]

좋아, 그 부부를 구해 줬을 때처럼

어비스를 박살 내 버리자!!


[카티아]

앗, (주인공) 일행이 구해줬어?

고마워…… 엄청 걱정했었거든.


[주인공]

고맙단 말을 들을 만큼 대단한 일도 아닌걸.

자, 빨리 돌아가자. 뛸 수 있겠어?


[호엔하임]

여기에 두고 가는 편이 더 위험하니 말이지.

미안한데, 열심히 따라와 줘야 해?


[카티아]

응, 알겠어. 노력해 볼게.


[잔느]

……주님, 부디 풍차 마을 사람들에게 가호를.




제7화

급행 후편



[잔느]

적의 숫자가 늘었네요.

풍차 근처까지 왔기 때문일까요.


[미카엘]

보초 아니야?


[잔느]

아하하…… 그 말대로라면 군대 같네요.


[호엔하임]

같은 게 아니라, 정말로 군대인 셈이지. 중세적인.


[주인공]

어비스는 마물 아니야?


[호엔하임]

뭐, 어비스의 대부분은 마물이지.

봉인이 약해진 마대륙에서 이곳 지상으로 보내져서 날뛰고 있지.


[호엔하임]

하지만 어비스는 마물만으로 이루어져 있진 않아.

지휘하고 통솔하는…

우리 레전드와 동등하거나 혹은 그 이상의 존재가 있는 거지.


[미카엘]

……악마구나.


[호엔하임]

맞아. 악마는 마물들을 지휘하고 통솔하면서 어비스를 군대화하고 있어.

그야말로 보초병을 배치할 수 있을 정도로.


[잔느]

그럼, 풍차 마을에도 악마가……?


[호엔하임]

그렇게 생각하는 게 자연스럽지. 마음을 다잡는 편이 좋아.

풍차 마을에서는 지금까지 싸워 온 것 이상의 전투가 기다리고 있어.


[주인공]

악마라…… 강해?


[호엔하임]

강해.


[주인공]

…….


[호엔하임]

하지만── 우리는 악마를 쓰러뜨릴 힘을 갖고 있어.

그건 바로 지혜야.


[잔느]

작전이 있군요.


[호엔하임]

물론이지.

카티아, 네게 맡기고 싶은 게 있는데 괜찮을까?


[카티아]

되고 말고! 나도 고향을 지키고 싶은걸.


[주인공]

아냐, 위험해. 카티아는 피난해 있도록 해.


[카티아]

위험하더라도…… 도망치기만 하는 건 이젠 싫어.

나도 무언가 하고 싶어. 무언가 도움이 되고 싶어.


[카티아]

그야 나는 싸우지도 못하고, 보호만 받고 있지만……

지키고 싶은 걸 앞에 두고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건

이젠 더는 싫어.


[리토리]

그 마음은 조금 알 것 같아.

나도 보호받기만 하고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으니까.

에헤헤…….


[잔느]

(주인공) 씨,

다 같이 힘을 합쳐서 고난을 이겨내도록 해요.

분명히 그러는 편이 보다 좋은 결과로 이어질 거예요.


[미카엘]

그런데 어떡할 건데?

설마 카티아를 싸우게 할 건 아니지?


[호엔하임]

아니야. 싸우는 것보다도 훨씬 중요한 걸

그녀에게 부탁할 거야.


[카티아]

잘 모르겠지만 알겠어.

나도 열심히 해 볼게!


[호엔하임]

그리고 (주인공) 군,

너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아 줘야겠어.


[호엔하임]

정말 위험한 역할이지만, 너만이 할 수 있는 일이야.

그러니 아무쪼록 해냈으면 좋겠어.


[잔느]

괜찮아요, (주인공) 씨라면

그 어떤 고난도 극복해 낼 수 있어요!


[잔느]

저는 알 수 있어요. (주인공) 씨라면 어떻게든 해 줄 거예요!

분명히 괜찮을 거예요!


[미카엘]

저기, 리토리.

잔느가 (주인공)을 대하는 태도가 좀 이상하지 않아?


[리토리]

이상하다니?


[미카엘]

그 왜, 둘이서 한참 동안 돌아오지 않았던 밤이 있었잖아?

그때부터 갑자기 거리가 가까워진 것 같은데──


[잔느]

자, 서두르죠!

증오스럽고 악한 자들에게 정의의 철퇴를!!




제8화

풍차 마을의 밤



[???]

……풍차 마을의 인간들은 이걸로 다인가?


[어비스]

■■■■■■■■■■■.


[???]

만에 하나를 생각했지만, 역시 왕녀는 없었나.

흠, 뭐 됐다. 그보다도 지금은────


[사타나치아]

잘 들어라, 인간들아. 이 몸은 사타나치아 님이시다.

네놈들이 말하는 '악마'다.


[사타나치아]

잡초나 마찬가지인 네놈들을 살려 둔 건 다 이유가 있다.

네놈…… 네놈 말이다, 네놈. 알고 있느냐?


[모리스]

…….


[사타나치아]

알고 있잖나!


[모리스]

────!!!!!


[사타나치아]

시치미를 떼도 소용없다.

그런 엄청난 걸 끝까지 숨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마라!


[사타나치아]

자, 말해라. 네놈들은 무얼 꾸미고 있느냐!

그 숲에서 무얼 할 생각이냐!!!


[모리스]

……뭐지, 무슨 얘기를 하는 거지……?


[사타나치아]

시치미 떼지 말라고 했지 않았더냐!!

이 몸이 똑같은 말을 반복하게 하지 마라!!!!


[마을 소녀]

할머니, 모리스가 죽겠어!


[노파]

아아, 달의 신이시여, 저희를 구원해 주옵소서…….


[사타나치아]

끝까지 말하지 않겠다 이건가……

괜히 정체 모를 사당을 지키는 게 아니군.


[사타나치아]

하지만 네놈 때문에

다른 잡초들이 제거당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모리스]

……어쩔…… 생각이냐……?


[사타나치아]

에이, 간단한 놀이일 뿐이다.

이 몸의 질문에 거짓을 고할 때마다 마을 사람을 한 명씩 죽이겠다.


[사타나치아]

자 그럼, 언제까지 비밀을 지킬 수 있으려나?

후후, 기대되는군.


[모리스]

아, 아니야…… 진짜 정말이야……

아무것도 몰라! 모른다고! ……믿어 줘…….


[사타나치아]

그쪽의 잡초를 죽여라.


[마을 소녀]

할머니!!!


[모리스]

그러지 마…… 제발 그러지 마……

네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른다고……!

부탁이야…… 그 애의 목숨만은!


[사타나치아]

이 잡초를 죽이는 건 내가 아니라── 네놈이다.

네놈이 솔직하게 대답하지 않아서 이 녀석은 죽는 거다.

후후!!


[주인공]

어이, 들리나 악마!!

너희가 찾는 건 내가 갖고 있다!


[사타나치아]

──읏, 누구냐!?


[주인공]

……좋아, 내 존재를 눈치 챘어.

그대로 잘 걸려들어 줘.


[주인공]

아무 상관도 없는 마을 사람들을 붙잡고서 호탕하게 웃기나 하다니,

악마라는 것들은 바보들이구나!


[주인공]

분하면 나를 붙잡아 봐라.

뭐, 멍청한 악마한테 붙잡힐 리는 없겠지만!!


[호엔하임]

변두리의 마을을 습격하기만 할 거였다면 굳이 일부러 보초를 세워두진 않겠지.

적한테는 습격과는 다른 목적이 분명히 있어.


[호엔하임]

그것도 녀석들은 풍차 마을에 집착하면서 몇 번이고 행동을 벌였어.

분명히 저 마을에는 무언가가 있을 거야.


[호엔하임]

그게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뭐, 상관없어.

너는 그 무언가를 갖고 있다는 설정으로 녀석들의 주의를 끌어서

불러 들이도록 해.


[주인공]

블러핑을 건다는 건가. 통하려나, 악마를 상대로.


[호엔하임]

통하든 통하지 않든 무언가 정보를 갖고 있을 법한 마을 사람이 있다면

가만히 내버려 둘 순 없겠지.

그 녀석들에게 선택권 따윈 없어.


[호엔하임]

뭐, 아무튼 간에 그 녀석들이 쫓아오면 너희 집으로 안내하는 거야……

즐거운 파티를 시작하기 위해.


[사타나치아]

찾고 있는 걸…… 갖고 있다고……?

저 녀석은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사타나치아]

……아니, 그런 건가. 열쇠인가. 

지전(支殿)과 마찬가지로 그것에도 열쇠가 있다는 건가.


[어비스]

■■■■■■■■■■■!!!!


[사타나치아]

뭐라고, 녀석이 도망쳤다고? 그럼 쫓아가면 되지 않느냐!

어째서 그런 것도 모르는 거냐! 이 무능한 것!

애당초 네놈들이 그 녀석을 붙잡았다면────


[어비스]

■■■■■■■■■■■……!!


[사타나치아]

에이, 궁시렁궁시렁 시끄럽다!!

그 녀석을 쫓아라. 이딴 잡초들을 신경 쓸 겨를은 없다.


[마을 소녀]

살았…나……?


[노인]

(주인공) 때문인 게다.

그 녀석이 이상한 짓을 해서 악마가 마을에 온 게다……!


[노파]

무언가를 갖고 있다고 했으니……

정말이지 제대로 돼 먹지 못한 짓만 한다니까, 그 집은.


[모리스]

……그게 아니잖아.


[노파]

무슨 말이냐, 모리스.

(주인공)을 감싸는 거냐?


[모리스]

그게 아니야! 하지만…… 알 수 있잖아.

그 녀석은 스스로 미끼가 되어 준 거야……

칫…… 제 아비랑 마찬가지로.


[카티아]

──그 말씀대로!


[카티아]

다들 (주인공)이 미끼가 되어 준 사이에

마을에서 탈출하도록 해!


[모리스]

……사, 살아 있었구나, 카티아……

나는 그만…… 너는 지금까지 어디서 뭘……?


[카티아]

그런 건 됐으니까 도망치자. 전에 도와줬던 옆 마을로!

세상 일은 상부상조라고 하잖아. 자, 빨리!


[사타나치아]

흥, 이딴 돼지 우리에 도망쳐서 어쩌려는 거지?

독 안에 든 쥐잖아…… 어리석은 건 네놈이었군.


[사타나치아]

──어비스들아, 저 녀석을 붙잡아라!


[주인공]

……!!


[호엔하임]

방 안으로 유인했다면…… 아, 그렇지.

네 방의 구성 물질을 알려주지 않겠어?


[주인공]

구성 물질? ……무엇으로 되어 있냐고 묻는 거라면,

벽돌로 되어 있어. 덕분에 밤엔 추워.


[호엔하임]

벽돌이라…… 생각보다 번거롭게 됐구만.

그렇다면 화염은 소이(燒夷)로 하고…… 벽돌에도 인(燐)을 연성해 두면……

흠. 뭐, 어떻게든 되려나.


[주인공]

뭘 하려는 거야?


[호엔하임]

너희 집을 불태울 거야.


[방에 울려퍼지는 목소리]

이것은 진실로써 거짓이 없으며,

확실으로써 무엇보다도 진정할지어니────


[어비스]

■■■■■■■■■■■!!!!!


[사타나치아]

화염이라고!?

아니, 평범한 화염이 아니다…… 뭐야, 이건!


[호엔하임의 목소리]

단숨에 소이의 화력을 올릴 거야.

(주인공)군, 창문으로 뛰어내려!


[주인공]

잠깐만, 격자창이야!


[잔느의 목소리]

그렇다면, 제가!!


[잔느]

다친 데는 없나요, (주인공) 씨!


[주인공]

고마워…… 덕분에 타 죽지 않았어.


[호엔하임]

이것 참…… 벽에 구멍을 뚫었을 땐 간담이 서늘해졌지만,

어찌저찌 집을 화염으로 감쌌어.


[잔느]

엄청난 화염이네요…… 위험하니 조금 떨어져 있도록 해요.

어라, (주인공) 씨?


[호엔하임]

풀이 죽어 있나? 미안해, 불태워 버려서.

하지만 그 덕분에 고향을 지킬 수 있었어. 필요한 대가였어.


[호엔하임]

게다가 너는 세계를 구하기 위한 여정을 떠나야 하니……

돌아갈 곳을 불태우고 여행길에 오르는 건 뭐라고 할까

그 왜 각오와 결의를 보이는 것 같아서…… 그치?


[잔느]

아, 네.

뭐라고 할까, 정말…… 각오와 결의를 보이는 것 같아요.


[리토리]

아이 참, 장난 치고 있을 때가 아니야!

집 주변에 아직 어비스가 있어, 보고 왔어.


[미카엘]

나는 옆 마을에 카티아 일행에 대해 알리고 왔어.

용병을 마중 보낸다는 모양이야.


[호엔하임]

보고해 줘서 고마워. 전부 작전대로 흘러가네.

악마는 쓰러뜨렸으니까 남은 어비스를 소탕하도록 할까.


[사타나치아]

누가 쓰러졌다고……!


[호엔하임]

헤에…… 내 연금술을 맞고도 아직 살아 있구나.

보통은 통구이가 됐을 텐데.


[사타나치아]

이 몸은 곧 어비스에 군림할 악마다.

네놈들 티끌 따위에게 당할 리가 없지……!


[미카엘]

그래도 엄청 약해졌네.

미안하지만 자비는 베풀 수 없어. 잔느!


[잔느]

악한 자에게 심판을────!!


[잔느]

엣……

당신은…… 어째서……?


[???]

……서둘러 벨스보에서 달려오길 잘했어……

역시 사타나치아 님을 노리고 있었나…….


[사타나치아]

뭐가 서둘렀다는 거냐! 늦었잖나, 이 무능한 것아!!

네놈이 없었던 탓에 이 몸은 부상을 입었다. 어떻게 책임을 질 거냐!!


[미카엘]

어, 어째서야…… 어째서 네가 여기에!?


[리토리]

아는 사이야……?


[미카엘]

아는 사이 정도가 아니야!

저 녀석은…… 저 녀석은……!!


[질 드 레]

……이 '질 드 레'가 적을 섬멸하겠습니다.

그 어떤 수를 써서라도────


============

전투 개시 전

============


[잔느]

질…… 소환되었었군요……

어째서 악한 자들과 함께……?


[질 드 레]

……누구냐, 너는.


[잔느]

저예요, 잔 다르크예요.

기억 안 나나요!?


[사타나치아]

잔느? ……후후, 그렇군. 네놈이 레전드인 잔 다르크군!

이 인형의 전우였던 모양이구나.


[사타나치아]

어떠냐, 함께 싸웠던 동료가 적이 된 기분은?


[잔느]

질에게 뭘 한 거죠.


[사타나치아]

몸도 마음도 어비스로 만들어 줬지. 인격을 덮어 씌워서 말이다.

이미 네놈 따윈 잊어 버렸다.


[잔느]

뭣……!?


[사타나치아]

후후, 울면서 네놈의 이름을 불렀다고?

그럼 안 되지. 전우가 궁지에 몰렸을 땐 달려와 줬어야지.


[미카엘]

……악마 자식이.


[사타나치아]

질 드 레여, 잔느를 반드시 그 손으로 죽이는 거다.

반드시 네놈의 손으로 말이다.

그 사당의 조사도 잊지 말도록!


[질 드 레]

……사타나치아 님을 위해 너희는 죽어 줘야겠어.


[호엔하임]

잔느, 그녀는 우리와 싸울 생각이야.

너도 각오하도록 해.


[잔느]

하지만, 질은 제 친구예요!


[호엔하임]

아니, 너의 적이야.


[잔느]

……읏!?


[호엔하임]

그 악마한테 복종하고 그녀는 사람들을 공격하겠지.

아니, 이미 공격했을 터.

그런 레전드를 너는 방치해도 되겠어?


[호엔하임]

평화를…… 이 세계를 지킬 거잖아?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서는 상처도 각오해야지.


[호엔하임]

(주인공) 군도 잘 기억해 둬.

세계를 지키기 위해서는 피에 젖는 각오가 필요하다는 걸.


[호엔하임]

──그래서

그걸 이뤄 낸 자는 '영웅'이라 찬양받는 거야.


=======

전투 후

=======


[미카엘]

역시 대단하네. 잔느와 더불어 '구국의 영웅'이라 불릴 만하네.

강했어…… 하지만 이젠 끝이야.


[잔느]

항복해 주세요, 질.

이 이상 당신과 싸우고 싶지 않아요.


[질 드 레]

……이 세상의 근원에 도달한 나는

위대한 땅속 왕의 대리로서 그대에게 명한다…….


[미카엘]

그건…… 영창!? 너는 아직도 무언가────


[미카엘]

……도망쳤네. 시야를 방해하는 고전적인 수법으로……

반격할 줄 알았는데.


[잔느]

허를 찔렸네요…… 질다워요.


[호엔하임]

너, 마음을 놓은 거 아니야?

그녀가 도망쳐 줘서.


[잔느]

……!!


[호엔하임]

각오해 두지 않으면 안 돼.

평정을 되찾지 못하면 넌…… 죽는다고?


[잔느]

……그러네요. 어제의 친구가 오늘의 적이 되는 건

전쟁에서는 보기 드문 일도 아닌데, 저는 평정심을 잃어서…….


[잔느]

물러 터졌네요……저는 각오가 부족했어요.

다음에는 반드시 제가…… 이 손으로.


[미카엘]

그런 어두침침한 건 그만해.

호엔하임도 너무 잔느를 몰아세우지 마.


[잔느]

미카…… 당신은 항상 다정하네요.


[미카엘]

……그런 게 아니야.


[호엔하임]

왜 그러는 거지, 저 천사는?


[잔느]

전생 전에 많은 일들이 있었어요. 질하고도 미카하고도.

저는 어쩌면 그것들의 청산을 주님께 바라고──


[잔느]

아아, 아니에요. 무슨 말을 하는 걸까요.

……조금 시간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