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다. 발꿈치를 들어도 작다. 굽 있는 신발을 신어도 작다. 양손을 뻗어도 작다. 손도 작고 얼굴도 작고 키도 작고 가슴도 작고 몸의 모든 부위가 작다.


수라 평균 이전에 인간 평균 신장에도 미치지 못했던 간다르바의 키는 여성형으로 변하자 더욱 더 작아졌다. 15xcm 마카라의 손을 기준으로 대략 일곱 뼘 정도. 작다. 아주 작다. 허리는 기껏해야 두 뼘, 슬프게도 가슴의 둘레 또한 비슷하다. 유방의 크기 이전에 기본적인 흉곽의 형태 부터가 얇고 작다. 한 손으로도 쉽게 잡을 수 있기 이전에 애초에 잡을 것부터가 없다. 그나마 골반은 조금 있었지만, 체구 자체가 작은 편이라 어쩔 수 없다. 그렇다. 골반도 작은 편이다.


손과 손이 마주쳤다. 간다르바의 손가락은 맞닿은 손가락의 중간마디에 닿을랑 말랑 한다. 손가락의 마디는 특별히 나온 곳이 없으며, 두께도 얇다. 아무것도 칠하지 않은 손톱은 아주 약간 길다. 여타 나스타카가 그렇듯 상한 곳 없이 가지런하고 매끄럽게 정리되어 있으며 살짝 날카롭다. 손등에서는 뼈의 구조를 조금이나마 훔쳐 볼 수 있다. 가지런하고 아름답다. 손바닥의 촉감은 부드럽다. 그 흔한 굳은 살조차 박혀있지 않은 고은 손이다.


손과 팔이 만나는 부분은 약간 파여있다. 그리고 가늘다. 엄지와 검지 손가락으로 만든 고리 안에 충분히 가둘 수 있는 정도이다. 손목에 비쳐보이는 파란색 혈관에서는 약간의 소리가 난다. 맥박소리다. 1분 동안 92번 규칙적으로 맥이 뛴다. 아마 심장도 그와 같은 속도로 뛰고 있을 것이다. 간다르바의 생이 끝나는 그 순간까지 같은 속도로.


다리는 키에 비해 긴 편이었다. 무릎 아래의 부분이 허벅지보다 약간 긴 전반적으로 비율이 좋은 다리이다. 굽 높은 신발을 신으면서까지 강조하지 않아도 쉽게 알 수 있다. 얇은 종아리와 그보다 더 얇은 발목은 크게 휘어진 곳 없이 곧게 뻗어있다. 허벅지는 종아리에 비해 두껍지만, 여전히 얇다. 아주 약간의 근육이 붙어 있는 허벅지에는 적당한 양의 살집 또한 붙어있어 손을 가져다 대면 말랑하면서도 단단한 느낌을 동시에 준다. 허벅지와 허벅지 사이는 약간 떨어져 있다. 외외로 골반이 있는 탓이다. 약간 말랐지만, 보기 싫을 정도는 아닌 예쁜 다리이다.


숨을 들이쉴때마다 갈비뼈와 그 위의 근육이 약간씩 올라가고 내쉴 때마다 내려간다. 손을 가슴 한가운데에서 약간 왼쪽으로 옮기면 심장이 뛰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군살 따위가 존재하지 않는 배는 약간 탄탄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다른 수라들에 비하면 여전히 부드럽다. 갈비뼈부터 배꼽 사타구니까지 이어지는 배의 라인을 쓰다듬으면 그 부드러움을 깨달을 수 있다.


팔도 다리와 마찬가지로 긴 편이다. 마른 만큼 극명한 쇄골과 이어지는 어깨는 얇고 부드럽다. 선명한 목선과 얇은 승모근에 이어지는 팔은 가녀린 분위기를 만든다. 목을 타고 흘러내리는 머리카락을 제치면 가녀린 뒷목이 보인다. 초식 동물마냥 얇고 긴 뒷목은 상처하나 없이 곱기만 하다. 겨드랑이에는 털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팔을 들어올리면 약간 파이는 부분이 생기는데 군살이 없어서 더더욱 두드러진다. 겨드랑이와 이어지는 팔뚝은 탄탄하다. 촉감은 부드럽지만 군살이 없기에 쳐지지 않는다. 오히려 근육의 라인을 느낄 수 있을 정도의 탄력이 있다. 손목과 팔꿈치 사이의 부위는 길고 얇으며 말랐다. 아주 약간의 곡선을 그리며 부드러운 피부를 자랑하고 있다. 역시나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