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13-1 참조: X=(1-q)[(1-S)(W)+s(H)]+(q)[(1-s)M+s((qM+sH)/q+S)], (1-q)(1-s)는 온건파와 강경파가 질 확률, 즉 정부가 이길 확률이다. (1-q)(s)는 온건파와 정부가 지고 강경파가 이길 확률이다. (q)(1-s)는 온건파가 이기고 강경파와 정부가 질 확률이다. (q)(s)는 온건파와 강경파가 정부를 누르고 이길 확률로서 두 그룹간 정책요구의 크기와 각각의 승리확률에 근거해서 정책적 합의를 이룬다.



평화의 땅: 신뢰할 만한 약속 문제

앞서 설명한 모델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서 평화의 기대를 키울 때 예상하지 못한 어려움을 알게 되는데 도움이 된다. 이스라엘인들은 평화를 위해 영토를 교환하라고 요구받는다. 어려움은 2가지다. 1) 각 당사자의 약속의 신뢰성, 2)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사례에서 평화의 방해물을 해결할 수 있는 양보에 대한 협상모델이 의미하는 것이다.

평화의 땅 협상은 순차적인 전략적인 결정을 요구한다. 즉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및 다른 아랍 국가들과의 관계 정상화 대가로 영토를 포기한다. 영토는 한 번 포기하면 팔레스타인과 아랍 국가들이 협상에서 배신할 경우 다시 회복하기에 엄청난 희생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영토 문제가 해결되기까지는 평화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그러한 제안의 성공은 상대가 협상의 끝까지 계속 갈 것인지에 대한 이스라엘 사람들의 인식에 달려 있다. ‘협상의 끝’은 반테러리즘 노력에 대한 신뢰할 만하고 가치 있는 약속을 포함한다.

정부와 온건파 테러리스트 모두에게 약속의 문제를 해결하는 협상이 합의될 수 있지만 이는 연합하고 약속을 이행하는 것이 스스로에게 이익이 된다고 생각할 때만 가능하다는 것을 살펴보았다. 즉 이스라엘은 아바스 팔레스타인 정부에게 영토(와 다른 이슈들)을 양보할 필요가 있으며, 아바스 정부는 이슬람 지하드나 하마스와 같은 많은 강경파로부터의 위협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반테러리즘 능력을 활용해야 한다. 하지만 아바스 정부가 그렇게 하더라도 문제가 존재할 수 있다.

우리는 이 단순한 모델에서 적절한 제안(k)을 찾는다는 상식에 의존하고 있다. 현실세계에서는 모든 관련 정보가 상식이 아니기 때문에 문제는 더 복잡하다. 이스라엘인들은 아바스가 테러 폭력에 반대한다고 분명히 말하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그가 효과적인 반테러활동을 할 수 있는 의지와 수단을 가지고 있는지는 알지 못한다. 똑같이 아바스도 이 지역에서 테러리즘을 영원히 종식시키기로 합의하기 위해 팔레스타인인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양보를 이스라엘 정부가 이행할 것인지 확신할 수 없다. 이스라엘이 일부 양보는 이행하고 다른 것에서는 배신할 위험성은 항상 존재한다.

이스라엘 지도부가 아랍국가들의 약속 이행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이스라엘 사람들이 강제할 수 없는 평화 약속에 대해 영토를 포기하도록 기대할 수는 없다. 그러나 아랍 시각에서 보면, 영토에 대한 약속을 받기 전에 평화를 약속하는 것은 똑같이 위험하다. 아랍국가들은 이스라엘이 영토 양보 약속을 깨더라도 평화에서 다시 전쟁으로 돌아갈 수 있겠지만 전쟁상태로 다시 돌아가는 것은 정치적으로나 정서적, 물질적으로나 손실이 큰 것이다. 평화를 양보해도 이스라엘이 영토를 양보할 것이라는 확신은 없다. 각 당사자는 신뢰의 부재로 인해 파레토 개선효과인 상호이익의 결과에 도달하기가 극도로 어려운 협상게임에 빠져 있다. 여기서 문제는 현실보다는 인식에 있다는 것이 당연하다. 각 당사자가 평화협약의 각 부분을 시행할 때 완전히 올바르게 행동하는 것도 가능하다. 문제는 어느 한쪽이 이행하지 않으면 평화협약에 모험하는 비용이 현재의 전쟁상태를 유지하는데 드는 비용을 초과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점이다. 그러나 양측 모두 상대의 진정성에 확신이 선다면 어떻게 될까? 그것이 성공적인 평화협상을 만드는데 충분할까? 우리가 사용한 모델이 맞다면 답변은 아마 ‘아니다’일 것이다.

평화를 추구하는 데 있어 어려운 문제는 반테러리즘 지원의 가치와 관련해서 나타난다.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그림 13-1] 모델의 논리를 따라가보면, 영토와 같은 양보를 제공하는 것은 가치 측면에서 반테러리즘 정보의 한계가치보다 적은 것으로 제한된다. (p-r)/p>k는 양보의 가치를 정부(예를 들어 이스라엘)가 제공하고자 하는 양보의 가치로 정한다. P-r은 반테러 정보에 기초해 강경파(이슬람 지하드, 하마스 등)를 물리칠 가능성의 한계증가분이다.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Mossad)는 스스로 반테러 정보를 입수하는 데 굉장히 능하다. 따라서 아바스 정부로부터 추가로 얻는 정보의 한계가치는 작을 것이며, (p-r)/p를 작게 만들 것이다. 이것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자신의 균형전략의 일부로서 파타에게 적은 양보만을 제공할 것임을 의미한다. 이스라엘의 양보가 줄어들면서 아바스 정부에 대한 가치도 줄어들고 협상 가능성을 더 낮게 만든다. 극복하기 어려운 평화에 대한 장애물을 강조하는 모델의 함의를 여기서 알게 된다. 직관적으로 생각한 것과는 달리 강경파 적들에 대한 이스라엘의 양질의 정보는 협상에 의한 평화를 매력적이지 않게 만든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이스라엘 사람들이 반테러정보 활동으로부터 얻는 가치 이상을 포기해야 한다. 팔레스타인의 시각에서 보면, 이스라엘 정부가 제시하는 양보는 정치적 대가를 치르기에는 너무 적다. 따라서 모두가 진지하게 평화를 원한다 해도 평화로운 결과를 이루어내기 어렵다.*


* 다시 말해 (p-r)/p이 0에 가까워진다 해도 (p-r)/p를 k보다는 크게 유지하려 하기 때문에 k값은 작아진다. 이것은 p=대테러지원 하에서 강경파를 이길 확률이 r=대테러지원 없이 강경파를 이길 확률과 그리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 Bruce Bueno De Mesquita, 세계정치론, 김우상 외 2인 역, (파주: 카오스북, 2015) pp. 495~497



이스라엘 문제가 해결 안 되는 요인은 정말 많다만 우린 정치학을 배우는 사람들이니 이러한 원론적인 분석법도 알아야한다고 생각해서 가져왔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우리 정치학 하는 사람들이 다른 평범한 사람들이랑 무슨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마냥 대화가 안 되는 게 이런 기초적 접근법? 그런 데서 차이가 있어서 그런 거 아닌가 생각을 좀 해요. 예를 들어 ‘전쟁 발발시 70퍼센트의 동맹이 동맹국을 돕지 않았다.’하는 명제가 있으면 다른 사람들은 ‘머여 이 새기들 믿을 만한 새기가 하나 없네’할 가능성이 높지만 우리는 ‘동맹의 특성상 억지는 관찰이 어려우며, 오히려 전쟁이 발발했다는 것은 해당 국가가 동맹의 균열을 파악하고 개전했다는 것이다’는 대안적 해석을 내놓죠. 마찬가지로 민주평화론 같은 것도 우리에겐 거의 확고한 경험적 사실이지만 일반인들이 보기엔 ‘에이, 그거 너무 이상적인 거 아니에요?’ 같은 소리를 듣기 십상입니다.

여튼 거 요즘 많이 보이는 결국 팔레스타인인들 다 족치면 문제 해결 아님? 같은 소리는 뭐, 그냥 제껴버리더라도 우리는 왜 협상을 해도 견적이 안 나오는지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