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기계교단, 테크노아이즈――.



신시아

범부들의 학습에 대한 이해는, 처음부터 잘못되었어요.



금발을 한데 모은 신시아는 실험실 안에서 붉게 빛나는 코어를 신중히 조정하고 있었다.

리루루가 오가고 있는 그 곁에는 이미 작은 산 같은 기계부품이 쌓여 있었다.





리루루

잘못?


신시아

범부들의 학습은, 기억의 축적에 의존하고 있지요.

몇 번이나 기억을 축적해서, 최종적으로 하나의 기억을 얻는다.

이것이 범부들의 학습방법입니다.

기억해두세요, 리루루. 기계만이 가장 순수하고 낭비 없는 정보를 거둡니다.

용장성《Redundancy》도 불순물《Fragment》도 없는, 심플한 정보만을.

이것은 바야흐로 범부들이 영원히 도달할 수 없는 영역.


리루루

기억은…… 좋지 않아?


신시아

그래요! 앗…….



신시아의 손에 무심코 힘이 들어갔고, 눈앞의 케이블이 절단되었다.



신시아

…….

기억은 지식을 색으로 물들이고, 아주 당연한 지식을 이끌어낼 때, 거기에 관한 기억도 함께 당신의 메모리를 독점해서…… 

영향…… 그래요, 당신의 효율에 악영향을 준답니다!


리루루

리루루는 언제나 기계를 정비할 때, 선생님의 강의를 떠올리고 있어…….

역시, 리루루도 효율이 나빠…….


신시아

…….



테크노아이즈의 주인은 입을 벌리고는 있지만, 어떤 말을 해줘야 할지 생각이 나지 않았고,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자신의 작업을 재개했다.



·

·

·





베카스

이건…….


콘스탄스

기계신이시여……. 이 불경한 행위에 부디 용서를…….



혈관처럼 기계가 둘러쳐진 강철의 묘지 같은 공간에는 탁한 피 같은 녹슨 쇠의 냄새가 자욱했고, 

중앙에 있는 강철로 된 작은 산에는 나노머신에 의해 오래된 파츠가 새로운 기체로 조립되어 갔다.

한쪽에서는 기체의 해체가 진행되고 있었고, 여러 시대의 기체 잔해가 나노머신이 활동하는 여파에 무력하게 떨고 있었다.



베카스

이거야말로 지옥의 광경이군.



바사고의 기체 데이터와 엔진 출력에 변화는 없었지만,

베카스는 자신의 파트너가 어딘지 불쾌한 부정적인 감정으로 떨고 있는 것을 느꼈다.



베카스

(너의 이것은 혐오일까? 파트너…….)





베카스

이 광경은 전부 저 식인기관 탓인가?

아니…… 그 수준이 아니라…….


안드레아

베카스 씨, 최종결전을 준비하자.


베카스

빙고인가?


안드레아

그래.

이 공간 자체가 식인기관이야.


??

또 만났군요, 용병.





??

고생을 마다하지 않고, 마침내 여기까지 이른 것에, 자유롭지 못하신 제 주인을 대신해서 감사드립니다.



영상이 그대로 망막 위에 나타난 것처럼, 한 명의 소녀가 

베카스의 눈앞에 나타났다.



??

제가 이번 여행의 “심연의 안내인”――. 자스민이라고 합니다.


베카스

심연의…… 안내인…… 그렇게 말했나?



한 마디 한 마디를 깨물어 부숴서 삼키는 것처럼, 

베카스는 천천히 이전에 들었던 그 이름을 중얼거렸다.





안드레아

베카스 씨, 녀석은 식인기관이 네 뇌내에 염동력으로 투영한 존재에 불과해.

녀석의 말에 현혹되지 마.


베카스

…….


자스민

그런 식으로 반응하는 것만으로도 기뻐요.

감정의 고양에 의해 정신을 집중했을 때일수록, 당신은 마스터로서 진정한 능력을 발휘하고,

주인님은 보다 정확하게 당신들의 전투 데이터를 추측할 수 있습니다.


베카스

마스터?



마치 소환을 받은 것처럼, 주변에 흩어져 있던 기계의 몸이 격렬하게 경련했고,

떨면서 모여서 형태를 만들려고 했지만, 그것은 등뒤에서 나타난 검은 거인들에 의해 간단히 짓밟혔다.





안드레아

…….


콘스탄스

저, 저것은 전쟁원의 벽화에 그려진 “종말부대”의 기체!


안드레아

설마…… 기사들까지…….





자스민

주인님은, 당신이라면 이 정도의 전쟁 속에서도 살아남을 거라고 믿고 계십니다.


베카스

“전쟁”이라, 이제야 익숙한 말이 들리는군.


콘스탄스

용병님, 쓸데없는 행동은 하지 말고, 모든 수단을 다해서 식인기관 본체로 다가가면 됩니다.


안드레아

……기계신이시여. 신성한 당신께, 억만의 영광을…….



안드레아는 콕피트 속에서 손을 맞잡고 기도하기 시작했다.



베카스

……안심해.

용병은 함부로, “전쟁에 승리한다”는 식의 엉뚱한 의뢰를 맡지 않아.

맡는 것은 「쏴라!」, 「전진해라!」, 「동료를 지켜라!」, 「저 녀석의 원수를 갚아라!」는 것 정도지.

눈에 보이는 것. 손에 닿는 것. 콕피트의 좁은 공간으로부터 쥘 수 있는 목표라면,

용병은 목숨을 걸고서 그것을 달성해.

『식인기관』까지 길을 만들면 된다는 거지. 알겠다!



목표는 명확했다. 베카스는 사납게 바사고의 부스터 페달을 짓밟았고,

눈앞에서 우글거리는 칠흑의 군대로 돌격했다.






(아포칼립스들을 이끌고 덮치는 기계괴물에게 저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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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인기관이 교단분묘에 있는 잔해로 구성한 기체, 디바우러.

나노머신으로 구축과 열화를 반복하고 있는 수수께끼의 기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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