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레아
길을 가면서, 저 기체의 샘플을 조사해 봤어.
저 “불사”의 기계는 나노머신으로 반강제적으로 결합한 것 같아.
식인기관은 1인분의 파츠와 기억이 있으면, 자기복제가 가능한 나노머신을 써서 완전한 기체로 조립할 수 있어.
다만…….
베카스
다만?
안드레아
코어 프로그램으로부터 받은 제한인 건지……. 이 나노머신의 활동은 시간과 함께 급속히 감쇠해.
즉, 저 급조 기체의 활동시간은 아주 한정되어 있을 건데. 이상해…….
그 감쇠속도가 내가 이전에 조사한 데이터와 일치하지 않아.
코어의 데이터에 영향을 끼치는 데이터가 있는 이상, “하쟈스”가 다른 기계를 삼키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는
나노 머신의 자기복제를 직접 제한해야 하는데…….
베카스
무슨 이유이건, 당신들은 “학습”해서 “진화”하는 괴물을,
세계최대의 지식의 보고에 던져넣었어.
그런 물건을 교단의 분묘에 봉인하라고 명령한 건, 도대체 어느 높으신 분이지?
안드레아
…….
……기계신의 어전에서, 그걸 말할 수는 없어.
베카스
…….
안드레아
다만, 이 상황이 베카스 씨의 예상을 뒷받침하고 있어.
『식인기관』은 역시 이 분묘의 중심, 현재의 교단 바로 아래에서부터 벗어날 수 없어.
베카스
그래, 교단 사제 클래스의 기체를 “부활”시킬 수 있는데, 일부러 심해생물 같은 방법으로 바깥의 기체를 꾀어낸다는 건
요컨대, 학습장치 본체는 아주 약하거나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다는 소리지.
베카스가 지도를 보자, 꼬불거리는 선이 분묘의 출구를 뚜렷하게 표시하고 있었다.
그 선을 따라서 길을 거슬러 올라가니, 그 앞에는 연필로 새까맣게 칠해진 거대한 동굴이 있었다.
베카스
무슨 지도가 이렇게 복잡한지……. 기억의 단편에 지나지 않은데,
그녀는 이렇게나 복잡한 통로와 샛길을 기억하고 있었나…….
그렇지 않으면 이 지도가 그녀의 기억의 전부였던 걸까…….
안드레아
베카스 씨…….
베카스
그녀는 프로 심연의 안내인이야.
그러니 마지막 순간까지 우리 전원의 안전을 지키려고 최선을 다했어.
그리고 나는 프로 용병이지. 일단 의뢰를 받았으면, 마지막 순간까지 그것을 내던지지 않아.
베카스는 바사고의 콕피트에서 뛰쳐나가서, 2명의 의뢰인과 시선을 마주했다.
베카스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말해줘. 우리의 임무는 뭐지?
안드레아
………….
콘스탄스
여기선 제가, “앙드레”.
저는 교단 “전쟁원《인스티튜트 오브 워》”의 병사, 콘스탄스.
저와 파트너의 목적은, 우선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용병을 찾아서 지하에 들어간 후,
『식인기관』이라 불리는 괴물을 제거합니다.
그리고 저와 파트너만 지하를 떠나고, 모든 진상을 저 끝없는 암흑 속에 묻는 것.
이상이 우리의 임무입니다.
베카스
유감스게도 나는 살아남는 것에 관해선, 조금 자신이 있는데?
게다가 만약 내가 실수로 도중에 전사해버리면, 누가 의뢰인 둘을 지키지?
안드레아
베카스 씨…….
베카스
저기, 이대로 똑바로 저 널찍한 무덤에 돌입해서, 미지의 적과 결전을 벌일 건 아니잖아.
“앙드레”, 뭔가 대항책이 있지?
콘스탄스
아무리 『식인기관』이라곤 해도, 그 정체는 대형 컴퓨터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자아를 가진 그것은 자신을 당당히 밖으로 드러내지 않겠지요.
만약 제가 그 입장이라면 반드시 강력한 몸을 이용해서 자신의 허약한 코어를 지키려고 할 겁니다.
안드레아
따라서, 우리는 사전에 식인기관의 크래킹 코드를 준비했어.
이걸 놈의 프로그램 최하층에 설치하면, 학습 데이터를 소거할 수 있어.
단, 식인기관의 코어에 엑세스하려면, 내 전자의수로 직접 만질 필요가 있어.
성공하면 식인기관은 모든 것을 잊고 평범한 컴퓨터로 돌아갈 거야.
베카스
즉, 당신을 그곳으로 보내는 택시가 필요하단 말이군?
하지만 만에 하나를 위해서, 다른 안도 생각해두자.
안드레아
다른 안?
베카스
당신, 한순간에 상대의 데이터베이스에 어느 정도의 데이터를 설치할 수 있지?
안드레아
네가 생각하는 “한순간”의 정의에 따르겠지만……. 그렇네, 상대와 나의 계산력의 차이를 생각하면,
아무리 시간이 있어도 600바이트가 한계겠지.
베카스
충분해.
만약 계획이 잘되지 않으면, 조금 도박을 걸어보자.
결국 놈은 다소 많은 사물을 학습했을 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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