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테크노아이즈――.



신시아

설마 수박이라니…….



신시아는 테크노아이즈 실험실의 중앙에 앉아서, 대형 스크린에 비치는 데이터를 보고 있었다.



신시아

당신도 꽤나 악취미시군요, 고고학자 나으리.





오스카

많은 경우, 실용성과 외견은 양립할 수가 없습니다.



오스카의 모습이 스크린에 비쳤다.



오스카

여하튼, 저 수박 같은 BM에도 보이고 싶은 기술이 있고, 

빅스 섬의 사건에는 다른 바이어분들도 흥미를 가지고 계십니다.


신시아

학습기관…… 아니, 「식인기관」이라고 해야 할까요.

우매한 범부들은, 하잘 것 없는 자신의 한계를 넘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라도 이용하려고 하지요.


오스카

기계는 학습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들에게, 학습이란 데이터의 수집과 전송.

그 데이터를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샘플을 통째로 삼켜서, 곱씹고, 상대를 분자 레벨로 분석하는 것입니다.


신시아

흥, 이 데이터의 퀄리티를 감안해서, 지금의 기계에 대한 불경은 넘어가 드리지요.


오스카

그럼, 화물과 대가의 교환은 이제 끝났습니다.

저도 슬슬 새로운 말과 바이어를 찾으러 갈 시간이므로.


신시아

나노 바이오로이드…… 이런 중요한 것을 제게 맡기고서,

제가 「하쟈스」를 수복한 뒤에 당신을 배신할 거란 생각하지 않으시나요?


오스카

저는, 거래란 교우의 과정 중 하나라고 믿고 있습니다.

당신이 저를 쓰는 법을 아시는 이상, 저와의 교우관계를 유지해 두는 것이 

제일의 선택지라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신시아

흥, 뭐가 우호인지.

당신의 눈으로 보자면, 모든 인간은 당신의 「말」에 지나지 않을 텐데.


오스카

…….

흠, 그건 피차일반이겠지요, 고귀하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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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네로의 데이터 수집은 지체 없이 진행되고 있었지만, 신시아의 사고는 이미 그 다음을 생각하고 있었다.



신시아

…….



그때, 바이오로이드에게 자연소멸시간을 설정한 것은 올바른 선택이었다.

「그것」이 비록 어디로 헤매어 들더라도, 잡동사니를 긁어모은 그 몸에 의지해서 행동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자력으로는 그 어두운 무덤에서 평생 나갈 수 없었다.



신시아

(그 사람들…… 임무를 제대로 수행해주고 있을까.)



만약 심연이 그대로 소멸한다면, 그녀는 찾고 있던 마지막 피스를 손에 넣는다.

만약 그들이 그대로 심연에 삼켜진다면, 그녀는 마침내 최후의 피스를 메꿀 수 있다.

어느 쪽이라도, 자신의 숙원은 마침내 달성된다. 다음은 그저…….


신시아가 생각에 빠져있었던 그때, 갑자기 천장이 찢어졌고, 

다음 순간, 테크노아이즈 주인의 몸은 한 장의 거대한 수리검에 양단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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