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도의 안――.



나나(?)

언제부터 나하고 마주 볼 결심이 선 거야? 용병 님?


베카스

네가, 너 자신의 이상을 얼버무리길 그만뒀을 때부터.


나나(?)

에~.


베카스

대답해줘.

네가 한 모든 말은, 전부 우리를 속이기 위한 거였나?


나나(?)

속여?



소녀는 천천히 눈가의 눈물을 닦았다.



나나(?)

용병 님들은 특별해. 평범한 거짓말로는 당신들을 속일 수 없으니까.



소녀는 자신의 뺨을 쓰다듬었다.



나나(?)

그러니까 주인님의 허가를 얻어서 힘을 빌렸고, 

3년 전에 여기서 파괴된 BM 파일럿의 마지막 기억과 데이터를 추려내서, 

임시의 인격모듈을 구축해서 이 가짜 몸 속에 짜 넣었어.


베카스

기억…… 몸…… 설마…….


나나(?)

당신 정말로 머리가 좋은 사람이구나, 용병 님. 정말 한 줌의 기억이지만…….



소녀의 뺨에서는 눈물이 멈추지 않고 흘려내렸고,

소녀의 미소는 점점 더 빛났다.



나나(?)

나나는 확실히 실재해. 그녀의 존재는 진실이고, 그녀의 마음도 진실이야.

그녀는 정말로 당신들을 이 분묘에서 데리고 나가고 싶다 생각하고 있어.

하지만 이 인격모듈은 사용개시와 동시에 유효한 데이터가 서서히 붕괴하기 시작하는 게 유일한 결점이거든…….

이 눈물도 진짜야, 용병 님. 이건 3년 전에 죽은 「나나」의 본심이야.


베카스

…….


나나(?)

상대에게 위화감을 주지 않는 인격으로 조정하는데, 상당히 연구가 필요했지만…….

이 나나라는 인격모듈은, 계속 은밀히 당신들을 출구 근처로 안내하고 있었어.

하지만 그건 딱히 이레귤러도 아니야. 프로그래밍 단계에서, 그녀의 위치 인식은 이미 덧씌어져 있었거든…….


베카스

…….



갑자기, 먼 갱도에서 한 줄기의 전류가 바사고의 외장으로 흘러들어왔고,

바사고는 마치 인간처럼 덜덜거리며 경련했다.



나나(?)

유효한 데이터의 잔량이 30%를 밑돌면, 나나는 메인 컨트롤을 주인격모듈에 양도해야 해.

즉, 이 나에게. 하지만 그녀는 이 몇 시간 동안 자기 의지로 이 위치까지 이동했어.

분명, 당신들에게 민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겠지.


베카스

…….


나나(?)

이 눈물의 이유도, 스트레스 모듈의 잔류반응일 거야.

아까의 행동은 완전히 그녀의 의지에 반하고 있었으니까…….


베카스

대답해라…….


나나(?)

!!!



마치 전신에 예리한 전류가 뛰어다니는 것처럼, 「나나」는 갑자기 몸을 경직시켰다.

갱도 안의 체감온도가 급속히 낮아졌다.

하지만 온도계에는 아무 변화도 없었다.



나나(?)

(센서의 고장? 뭐지, 이 스트레스 반응은…….)


베카스

그 아이는 처음부터 자신에 대한 건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자기 임무를 완수하고 싶어서, 우리를 이 빌어먹을 곳에서 데리고 나가고 싶었을 뿐이다.


나나(?)

…….


베카스

대답해라! 그런 그 아이를, 너는 또다시 죽였다는 거냐?


나나(?)

이건 기억의 단편으로 구축한 의사인격이지, 진짜가…….


베카스

그녀를 또다시 죽였다는 거냐!!! 대답해라!!!



그 순간, 심연의 안내인은 자기 몸이 산산조각으로 찢어발겨지는 듯한 감각을 느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자신은 그저 망연하게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눈앞의 남자가 한 질문에 대해서, 자신의 커뮤니케이션 회로가 회답하는 것을 일절 거부하고 있었다.



나나(?)

(이것이…… 분노…….)


베카스

…….



아니, 다르다.

저 남자는, 결코 화난 것이 아니다.

그의 행동, 상대를 찢어발길 정도의 살기…

모든 것은 그의 마음 속에 있는 슬픔을 감추기 위한 것이었다.



나나(?)

(마치…… 주인님과…….)

용병 님, 당신 사실은…….



탕!


권총의 탄환이 「안내인」의 작은 몸을 관통했고,

소녀는 실이 끊어진 인형처럼 차가운 지면에 쓰러졌다.



베카스

적어도…… 그 몸 안에서 천천히 잠들어줘.


나나(?)

…….

정말로…… 상냥하네…… 용병 님…….


……


흐릿한 그림자가 베카스의 곁에 나타났다.





베카스

네 주인에게 고해라.

지금부터 만나러 가겠다.


??

…….



폭발과 금속이 마찰하는 소리와 함께, 셀 수 없을 정도의 「사냥감」들이 일제히,

바사고의 인식등이 비추는 칠흑빛의 갱도에 넘쳐 나왔다.





(몰려온 기체들을 정리한다)





베카스

…….


안드레아

가이드의 건에 대해선, 우리도 아주 유감스럽게 생각해.


베카스

그러고 보면, 내 스승님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지.

고도로 기계화된 기계교도는 상당히 끈질겨서, 비록 심장의 에너지 전지가 파괴되도,

다른 예비전지로 바로 회복할 수 있다고.


안드레아

베카스 씨…….


베카스

우린 확실히 서로를 신뢰할 수 있는 관계라고 생각해.


안드레아

설명을 들어줘, 우리는…….





콘스탄스

용병 님, 당신은 감복할 만한 전사입니다.


베카스

…….


콘스탄스

당신의 목적과 우리의 목적은, 방금 전의 건으로 같아졌을 겁니다.

저는 일개 전사에 불과합니다. 입장상 그 이상에 관해서는 모릅니다.

다만, 목적이 같다면, 지금은 협력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아닙니까? 용병 님.


베카스

…….



베카스는 갱도 구석에 굴러다니는 작은 잔해에 시선을 주고, 품에서 종이 지도를 꺼냈다.



베카스

……당신들의 타깃에 대해서 가르쳐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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