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북부, 모르 마을.


기계교단.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믿지 못하는 것은 모든 군대, 국가, 연맹을 능가하고, 

수백 년 전부터 세계최고 수준의 과학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단 하나의 「조직」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계교단은 「기계신」에게 모든 것을 바치며 타국과의 교섭을 완전히 거절하기 때문에, 

그들이 폐기한 「잔해」마저도 타인의 입장에서는 평생 볼 수 없는 보물과도 같은 가치를 지녔다.


이곳은 모르 마을. 「넝마주이」들의 마을.

마을 중심에 있는 두더지 술집을 중심으로 펼쳐진 이곳은,

옛날은 대륙에 얼마 없는 「모험가」들이 모이는 떠들썩한 장소였지만, 

지금은 완전히 담배연기와 술냄새가 감돌고 있는 침체된 쓰레기장으로 전락했다.


모든 것은 하나의 전설로부터 시작되었다―― 「교단의 분묘에는 식인귀가 나오는 것 같다.」

전설은 바로 소문이 되었고, 최근 일어난 대량실종사건으로 그곳은 즉시 출입금지가 되었다.

유일한 생계를 잃은 모르 마을은 급속히 쇠퇴했고, 술집에 남은 소수의 사람도 

다시 모험의 기회를 기다리는 것보다는, 자신들의 빛나는 과거를 회고하기만 하게 되었다.





콘스탄스

정말 더러운 공기로군. 이 장소의 존재 자체가 기계신에 대한 모독이다.



주위에 감도는 갖가지 생물이 발산하는 냄새가 그녀의 기분을 심하게 상하게 했다.





안드레아

호흡정화 모듈을 써. 그러면 조금은 나아져.


콘스탄스

이미 최대출력입니다. 안드레아 님.



콘스탄스는 우울한 표정으로 말했다.



안드레아

(구석에서 만취한 주정뱅이를 보며) 네 심정은 이해해. 

신시아 님이 임무가 끝날 때까지 범부에게 손을 대지 말라고 하시지 않았다면…….


콘스탄스

……임무의 간이보고에 따르면, 이번 의뢰대상은 제조총감님이 직접 지명하셨다고 합니다만, 과연…….


안드레아

그 일반인은 【츄젤의 낙일】 전투에 참가했고, 

더군다나 거신과 대등하게 싸운 경력이 있는 모양이야.


콘스탄스

!?

그럴 리가 없습니다! 

현재의 교단 최고기술로도 미치지 못하는 그 신의 기계에게 범부가 필적하다니.


안드레아

구체적인 상황은 모르겠지만, 무능한 매스컴의 과장보도일지도 몰라.

범부들은 그런 부류의 대충 지어낸 이야기를 좋아하니까.



안드레아는 의뢰대상의 정체에 관심이 없는 것 같았다.

그녀는 작은 몸으로 의자에 앉아서, 자신의 기계팔로 실뜨기를 하는 데 몰두하고 있었다.





남자 A

어이, 정말로 내려가지 않을 거냐? 얇은 층을 어슬렁거리는 것도 안되는 건가?



두 사람이 목소리가 난 쪽을 보니, 몸을 고도로 의체화 한 남자가 

탁하고 센 술을 커다란 잔에 담고 쥔 채로, 테이블에 엎드려서 중얼대고 있었다.



남자 B

그럼 넌 뭘하고 싶은 건데? 그 사고를 잊었어? 

탐험대 「불사조」가 전원이 내려가서, 돌아온 것은 몸이 반토막이 난 심연의 안내인 뿐이었잖아.


남자 C

그거 알고 있냐? 

라인의 누군가가 실수로 교단의 묘지까지 땅을 파는 바람에 

지하에서 대폭발이 일어났고, 그 진동이 수백 킬로까지 닿았었대.


남자 A

그 부근의 광산은 나나 누님이 꾸려가던 거잖아? 

누님, 옛날 직업으로 복귀하는 거 아니었어?


남자 B

어이, 나나 누님 아직 살아있었어? 누님은 확실히…….    


남자 C

그게 어쨌다고? 그런 몰골이었어. 80%는 죽었지.


남자 A

젠장…… 그 괴물들은 도대체 뭐야? 교단의 자기방위기계라는 건 정말인가?

만약 그렇다면 별 수 없지……. 교단의 괴물들이 만든 거라면, 우리가 가진 고철과는 비교도 안 되잖아.

놈들이 작정하고 우리를 막으려 한다면 대책이 없어.





콘스탄스

…….



이 대화에 계속 귀를 기울이고 있었던 콘스탄스는 자랑스럽게 가슴을 폈다.



안드레아

(I.O.W 놈들은 감정회로가 정말 수준 낮단 말이야.)



안드레아는 실뜨기를 하면서 콘스탄스를 멸시하는 눈초리로 보았다.



남자 A

젠장, 뭐가 유령이다 괴물이다야! 내가 보기엔, 전부 교단이 스스로 한 짓이잖아!



남자가 술잔을 테이블에 내리치자 술이 튀겼다.



남자 B

맞아! 자기들도 선조의 묘를 살금살금 돌아다니는 주제에 태연한 척 하기는! 안 속는다고!



 



콘스탄스

…….





남자 C

결국 교단도 옛날만큼은 아니란 거지. 대천제시대의 교단은 지금보다 훨씬 굉장했다고 들었어. 

지금의 영락한 꼬라지라서야 자기네 묘지를 망치는 것도 이상하진 않지…….


남자 A

결국, 츄젤에서는 극동한테 쳐발렸었지, 갸하하하하!!!!



그때, 붉은머리 여성의 몸이 증기기계처럼 덜컥덜컥 떨리기 시작했다.

콘스탄스는 테이블을 뒤엎을 기세로 일어났고, 똑바로 남자 3명이 앉은 곳으로 향했다.





안드레아

어이, 너…….



안드레아가 눈썹을 찌푸렸다.





남자 A

뭐야? 이년은.



남자는 콘스탄스의 기계팔을 응시했다.



남자 A

나쁘지 않은 팔인데.


콘스탄스

내 몸의 고귀한 기계를 너의 그 쓰레기와 같은 취급하지 마라. 범……술주정꾼.


남자 A

호오, 꽤 성깔있는데!



남자가 가볍게 자신의 기계팔에 힘을 주자, 손안의 술잔이 산산조각났다.



남자 A

어차피 한가했어. 어디 다른 곳에서 아저씨하고 다른 파츠의 교환이라도 할까……?



갸하하하하하!!!


주정뱅이들의 홍소가 귓전을 때렸다.

붉은머리 여성의 손에는 어느새 붕붕하며 신음을 지르는 체인톱이 달린 전투도끼가 쥐어져 있었다.

전투도끼가 한 번 휘둘러지자, 일순간에 테이블과 남자의 기계손이 절단되어 뿔뿔이 흩어졌다.



남자 A

뭐!? 너! ……이 갈보년이……!!



콘스탄스는 얼음처럼 차가운 눈으로 상대를 노려봤다.



콘스탄스

그 이상 입을 열면, 네 몸의 다른 부분도 그 손과 똑같아질 거다.



안드레아가 일어나서 뭔가를 말하려 했지만, 콘스탄스는 그것을 척하고 가로막았다.



콘스탄스

안드레아 님. 무슨 말씀을 하고 싶으신지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분」에게서 명령은 받았습니다만…….



콘스탄스는 한 손을 잃고 난리 치던 남자를 집어 들었고, 

단숨에 남은 기계팔을 뿌리부터 뜯어냈다.



콘스탄스

하지만 저는 단지 그의 몸에서 그의 것이 아닌 부분을 회수했을 뿐입니다.

이것은 전혀 명령에 반하지 않습니다.


남자 A

내 팔! 내 팔이!


남자 B

이 여자, 미쳤어! 서둘러! BM을 꺼내! 이년한테 본때를 보여줘라!!!





안드레아

아~아…… 그러니까 I.O.W 녀석과는 절대로 협력하고 싶지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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