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쏴라, 우리 다 뒤질 때 까지"


 제목부터가 심하게 러시아 스타일인 이 게임은 킹덤 투 크라운(이하 킹덤)처럼 좌우로 주인공을 이리저리 움직이고 사람들을 부려 먹는 플레이 방식의 게임이다. 킹덤과 다른 점은 한 번 죽으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는 점과, 한국인 기준으로도 난이도가 자비 없다는 점이다.  스토리는 간단하다. 러시아에 운석이 떨어지고, 거기서 나온 보랏빛 유기물이 지상을 돌연변이 천지로 만들면서 사람들은 지하철에서 근근히 살아남는다는 내용이다.

 메트로 2033이 생각나는 이 전개에서 플레이어는 사령관이 되어 한 줌의 생존자들을 가지고 지하철 역에서 발전기를 복구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하루에 한 명 꼴로 자원병 한 명과 벽 하나도 못 세울 자원 약간만 지원 받으면서(이것도 공짜가 아니다.) 한 달을 살아남아야 한다. 이 게임의 특징이라면 스노우볼이랄 것도 없이 한 번 실수하면 만회할 길이 없다는 것이다. 인원은 항상 모자르고, 자원은 매 순간 바닥을 치는데, 식인 텔레토비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벽을 씹어 먹고 있다.

 그래서 플레이어는 총(주인공), 균(돌연변이), 쇠(일꾼)의 줄다리기를 하게 된다. 게임 처음부터 끝까지 말이다.


-필요하다면 적이 들이닥치는 한 밤 중에, 그것도 적의 스폰 장소 바로 밑에서 일해야 한다.


 몇 일차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 좌우에 인원 배치를 어떻게 했는지, 플레이어가 얼마나 대담한지 무슨 시험을 치르는 것 마냥 살벌하게 체크하는 이 게임은 플레이어가 여러 번 트라이하게 하면서 몰입할 수 있는 요소로 특전 해금을 채택했다. 어느 난이도에서 몇 일을 생존하는데 성공하면 특수 시설과 보너스를 얻을 수 있는데, 이것이 딱 그 다음 보너스 해금일까지 버틸 수 있는 요소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어떤 것이 해금되는지는 직접 플레이하며 겪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한 40시간 정도는 충분히 즐길 수 있다.


-플레이 해본다면, 저 위에 적힌 "이번엔..."이라는 말이 절절히 와 닿을 것이다.


얼마 전에야 겨우 세이브 로드를 지원했다는 점, 아직 맵이 하나 뿐이고 밸런스도 잘 잡히지 않았다는 등 단점이 분명하다. 하지만 자체 한글화가 잘된 러시아 스타일 하드코어 도트 게임이라는 사실은 단점을 감내하고 플레이 해볼 만한 매력 요소로 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