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twitter.com/tyenka7728/status/1785973633619480647


["폰타인에서의 붉은 빛은 '박애'를 상징한다. 박애의 상징인 붉은색이 새끼 손까락에 걸려있다는 소리는, 그녀는 만물을 위해 희생을 할 준비가 언제든 되어 있다는 의미와도 같다....(중략)  

.......그러나 이나즈마에서는 이런 이야기가 있다. 붉은 실이 얽힌 연인과 반드시 만나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그렇다면 그녀의 운명은 누구일까? 그녀와 연결된 운명은, 어쩌면 그녀가 바랬던 운명과는 너무나도 멀거나, 아니면 이루어지지 못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 운명을 관측하는 자. 마녀 B. ]



붉은 실은 연인의 약속을 의미하기도 한다. 하지만 때론 속박을 의미하기도 한다.

결국 사랑하는 연인을 만나 행복하게 살게 된다는 결말을 가지곤 있지만, 그 결말을 가는 과정이 순탄치 않다면 그것을 행복이라 부를 수 있을까?


이나즈마의 전설을 읽게된 그녀가 잠자리에 들기 전 문득 떠올린 생각이었다.

전설은 전설대로 행복하게 끝난다지만, 미래의 행복이 과연 과거의 모든 고통을 치유할지는 개개인마다 다른 법.


그녀는 과거의 자신이 연기했던 일들을 생각했다. 

모든것은 이 날을 위해, 해방된 지금을 위해 철저히 통제되고, 계산되었다. 그 끝에 그녀는 이 결말에 도달해 행복함을 누릴 권리를 얻게 되었다.


하지만 그녀에게 있어 행복은 지금 이 상황을 의미하는것이 아니었다. 


당장 자신을 필요로 하지 않는 사람들, 섣불리 다가오지 못하는 과거의 연인들.

그녀에게 있어서 이 모든것은 고통에 가까웠다. 


그때 다시 이나즈마의 전설이 그녀의 머릿속에서 주마등처럼 스쳤다.


붉은 실. 운명으로 얽힌 아름다운 미래를 약속하는 증표.


그녀는 자신의 오른쪽 새끼 손가락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역시나 붉은 실은 없었다. 전설은 전설일 뿐, 실제로 이런일이 일어난다면 그것도 그것 나름대로 이상할 것이니 그녀는 그렇게 당황하지 않았다.


반대로 서운한 감정도 조금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연인이 문제가 아니라, 결국 그런 연인을 만나게 되는 과정은 고통스럽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더 컸었다.


"...자유."


그녀가 얼마 전 얻었던 것이었다. 그 누구도 쉽게 가지지 못하며, 가진것만으로도 모두의 부러움을 사는 것.

그것이 그녀가 이전에 알던 자유라는 개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개념이 다르게 와닿는다.


그녀는 소속감을 느끼고 싶었다. 그 마음에 자신의 오른손바닥을 천장의 샹들리에를 향해 쭉 뻗어보기 시작했다.

찬란하게 빛나는 샹들리에 아래, 그림자에 물든 자신의 손등만이 차갑게 빛나고 있다.


차갑게 빛나는 자신의 손등을 본 그녀는 차라리 어딘가에 속박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점점 들기 시작했다.

그것이 과거라면 사양이지만, 지금의 그녀에게 있어선... 속박에서 오는 '소속감'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느꼈다.


"...고독해."


꾹참고 내뱉은 단 한마디.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그녀의 한마디.


한숨과도 같이 말을 툭 내뱉은 그녀의 눈가에는 어느새 물방울이 맺히기 시작한다.

어디서부터 잘못된건지, 자신이 왜 이런 결말을 맞아야 하는지 어딘가에 하소연을 하고 싶지만 그녀는 그러지 못했다.


그러다 그녀는 문득 흐려진 시야 사이로 붉은 실이 자신의 오른쪽 새끼손가락에 묶여있음을 보게 되었다.


"..."


그녀는 흐릿한 시야를 따라 새끼손가락에 걸린 붉은 실을 유심히 바라보다가,

어딘가에 연결되어있을줄 알았던 이 실이 끊겨있다는 사실을 순식간에 알아채게 되었다.


실이 끊겨있다는 이야기는 이나즈마의 전설집을 아무리 뒤져보아도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어떤 현상을 가져오는지 조차 쓰여져있지 않았다.


"거... 짓말."


운명이 단절된걸까, 아니면 더 이상 희망을 품지 말라는 경고일까?


순식간에 그녀는 붉은 실이 끊어졌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살짝 정신이 멍해짐을 느꼈다.

무엇인가 끊겼다는 사실은 보통 좋은 뜻이 아니었기 때문이었을까.


그녀는 자신이 본 환상이 거짓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다. 

애써 눈을 비벼보며 오른쪽 새끼손가락에 걸린 실을 다시 쳐다보았지만, 어느새 실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 있었다.



...그때였을까. 잠깐의 고요한 정적이 흐르다, 문 밖에 낯선 발소리가 집 앞에 멈춰섰을때가.


["똑 똑 똑"]


"....누구?"


기묘한 일이다.

방금전까지만 해도 자신을 찾아올 사람이 없다 생각한 그녀의 얼굴에 화색이 돈다. 

하지만 그녀는 표정을 애써 감추려고 노력했다. 혹시나의 희망을 걸기 싫어서였을지도 모른다.


"...푸리나님, 계십니까?"


하지만 그녀의 생각과는 다르게 이미 그녀의 몸은 이미 현관문 앞으로 도착해 있었다.

그 누구보다도 새로운 운명을 개척하고 싶었던 건, 다름아닌 본인이었다는 사실을 이미 본능적으로 깨닫고 있었던 걸지도 모른다..


["혹여 붉은 실이 끊겨 안좋은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지 마. 붉은 실이 끊기는 날은, 운명과 운명이 만나는 날이 될 것이니까. - 태양 운반자, 에리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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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게임의 설정이나 설명을 가져오는식으로 이것저것 넣어보고 있는데, 긴 글에는 안어울리는듯.


마녀 B는 모나의 스승이고, 에리스는 연하궁에서 이름이 개명된 클레의 어머니 앨리스를 보고 떡밥 긁다가 오 이거다 해서 써봤음


요즘 이런식으로 글을 좀 쓰고있는데 괜찮을련지 모르겠네. 솔직히 이전것도 작업하고싶은데... 힘들다


그리고 다들 응원 정말 고마워. 솔직히 해내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이젠 사실 의지의 문제라 ㅋㅋ;

자신감이 좀 붙었으면 좋겟는데 쉽게 붙지는 않네. 그래도 잘 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