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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 앉아! 그리고... 이거 받아."]


그녀와 보낸 시간은 평온한 호숫가의 잔잔한 흐름과도 같았다.


때론 휩쓸리기도, 때론 조용하기도 했던 오늘의 일정은 점점 마무리 되어간다.


몇십분 뒤면 그녀도 나와 헤어질 것이고,

나는 다시 그녀를 그리워하며 잠자리에 들겠지.


푸르른 하늘은 항상 맑았다.

하지만 마음은 그와 반대로 멀어지는 구름처럼 조용히 식는다.


'좀 더 같이 있고 싶었는데.'


이기적인 생각은 매번 끊이질 않았다.


더 오래, 더 가까이.


강렬한 욕망일까, 

아니면 순수한 마음에서 나온 그녀를 향한 찬가일까.


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저 양손가득 가방을 든 채 계단에 걸터앉은 그녀의 모습을 넋놓고 바라만 보고있을 뿐.


그녀도 내 시선을 눈치챈걸까. 

그녀는 빠르게 손에 들린 가방을 양옆으로 늘여놓으며 기분좋은 한숨을 내쉰다.


해방감일지, 아니면 단순히 힘이 들어 괴로웠던 것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그녀의 미소는 오늘따라 더 깊고 진했다.


"그렇게 빤히 보고있지 말고, 같이 앉는게 어때?"


정신을 차려보니 그녀의 무릎 위에 하얀색의 자그마한 상자가 놓여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분명 아까 전까지만 해도 본적이 없었던 물건이었다.


언제 산거지?

밥먹을때였나? 아니면-


"푸리나? 그 상자는-"


"아, 오늘의 답례야!"


별 것 아니라고 생각했던 하얀색 상자가 내 손에 들려졌다.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상자는 그 속을 더 알 수 없게 만들었다.


"열어봐도 돼?"


"물론, 심사숙고해서 고른거니까, 거절은 금지야."


그녀의 말을 듣고 푸른색의 리본을 조심히 풀고 상자를 연 난, 

그 속에 담긴 자그마한 유리병을 보며 흥미로운 시선을 그녀에게 보냈다.


"이건-"


"향수야."


그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짙은 시트러스 향이 코끝을 스쳤다.

가볍지만 강렬한, 산뜻하지만 날카로운 향.


순식간에 달콤한 향이 콧속을 가득 채웠고,

가벼운 향이 기분을 조금 들뜨게 만들었다.


"고마워. 잘 쓸게."


나는 그녀의 선물이 만족스러웠다. 


언제 이걸 준비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녀가 나를 위해 선물을 준비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마음이 수면 위로 조용히, 그리고 부드럽게 떠오름을 느꼈다.


"저, 저기- 그..."


"왜?"


어느새 그녀의 얼굴빛이 강렬한 햇빛처럼 붉어져있었다.


넌 항상 꺼내기 힘든 이야기를 할때마다 이랬었었지.


"...향수, 날 만날때만 써줬으면 좋겠어.

내가 제일... 좋아하는 향이니까."


어렵사리 그녀의 입에서 꺼내진 말은 붉은 홍당무처럼 된 그녀의 얼굴을 조용히 감싸안는다.


나도 그녀의 대답에 얼굴이 조금씩 따뜻해짐을 느끼며 그녀의 두 눈을 바라보고 활짝 미소지었다.


"응, 꼭 그럴게."


나는 그녀에게서 받은 상자를 가방 안에 소중히 집어넣으며, 그녀가 말했던 약속을 천천히 되뇌었다.


'제일 좋아하는 향..'


이 세 마디가 나의 마음 한켠에 조용히 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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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공부 조때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