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급 꼴려서 썼던건데
여기도 한번 올려봄


내 여자친구는 너무 차갑다

부끄러운건지 너무나도 차갑다

좀 더 가까워질 방법이 없는걸까

차가운 그녀를 녹여주고 싶다


1일차, 머리를 쓰다듬어 봤다

역시나 부끄러워한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너무 싫어한다


2일차, 또 쓰다듬어 봤다

아직은 부끄러워하기만 할 뿐

화를 내거나 그런 기색은 없다

하지만 싫어하는건 어제와 똑같다


3일차, 이제는 손만 올려도 움찔한다

피하지 말아줬으면 좋겠다

언제까지고 녹을때까지 쓰다듬어줘야지


머리를 쓰다듬은지 일주일째

별로 태도가 달라지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조금은 부드러워졌다

생각보다 이런걸 좋아하는것 같다


매일 쓰다듬어서 그런걸까

조금 부드러워진 태도 이외에 딱히 변한점은 없다

횟수를 좀 줄여야할까


한달동안 매일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제부터는 가끔 쓰다듬어봐야겠다

빨리 가까워졌으면 좋겠지만

그런건 여자친구도 힘들겠지


이틀마다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맨날 쓰다듬 받던게 좋았던걸까

은근히 어필하는 느낌이다


점점 횟수를 줄여본다

이제는 날 볼때마다 안절부절

효과가 나타나는것같기도 하다


두달째 쓰다듬는 중이다

이제는 여자친구가 먼저 다가온다

아직 태도는 딱딱하고 차갑지만

그래도 먼저 다가온다니 많이 발전했구나


3달쯤 되었다

이제는 손을 들면 머리를 내쪽으로 기울여온다

아직 말은 안하지만 그래도 좋아한다니 나도 좋아


원래대로 매일 쓰다듬는다

차갑던 반응도 어느정도 녹았다

솔직한 모습이 귀엽다


머리를 쓰다듬은지 반년째다

이제는 먼저 쓰다듬어 달라며 말을 꺼낸다

내가 쓰다듬는게 안심된다고

더 쓰다듬어 달라고 보챈다

이전의 반응과는 정반대다


현재 머리를 쓰다듬은지 일년째

처음과 비교하면 완전 딴사람이 되었다

솔직한건 부끄러운게 아니라고

좋으면 좋다고 싫으면 싫다고 얘기하기로

앞으로 그러기로 했다


내 여자친구는 너무 차가웠었다

부끄러웠던건지 너무나도 차가웠었다

하지만 지금은 좀 더 가까워졌다

차가웠던 그녀는 끝내 녹아 따뜻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