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재미 없음 주의

제목에도 써있듯이 본인은 운동과는 전혀 친하지 않은, 심지어 노진구보다도 심한 몸치임
달리기, 구기종목, 웨이트 등등 그냥 모든 운동을 싫어하고 심지어 게이들의 기본소양인 피구조차도 너무 싫어함

'할 땐 힘들어도 하고 나면 개운하지!'<< 이런 말들 절대 공감 안되고 그냥 운동 갈 때도 ㅈㄴ 가기 싫고 하는 와중에도 죽고 싶고 끝나고 나서도 'ㅅㅂ 이 짓을 내일 또 해야 돼' 이런 생각만 드는 운동혐오자임 


군대에서도 매일매일 체단시간만 되면 인생이 너무 고달팠고 그 체단 하루 빠지게 너무 부러워서, 심지어는 주말 당직 걸려서 체단은 체단대로 못 빠지고 주말은 주말대로 잃을 수도 있는 건데도 당직부사관 지원하고 개지랄염병을 떨었음
(물론 싫어했다 뿐이지 남들에게 피해 안 가게 최대한 열심히 하긴 했음...) 

그럼에도 운동을 시작한 이유는 역시 '남자' 이거 하나...

순수하지 못한 이유긴 해도 게이로 태어난 이상 운동을 안하면 (뭐 식다양성이라는 게 있으니 어디든 날 좋아할 사람은 있겠지만) 적어도 내가 좋아하는 남자, 내 식은 만날 수가 없겠더라고
그래서 진짜 눈 딱감고 1년 전 이맘때 pt를 등록함

암튼 그래서 1년동안 접고 싶었던 순간이 정말 많았는데 꾸준히 했더니 골격근량도 늘고 체중 및 체지방률도 줄고 중량도 처음에 비해 꽤 늘고 당연히 변화는 있었다!! 

물론 인생이 그리 아름답지만은 않은 게 뭐 인바디 수치상으론 좋아졌어도 겉으로는 그리 티 나지도 않고 (남자 만나는 게 목적이라 사실 3대 몇 치고 이런 거 1도 관심 없음... 걍 겉보기로만 좋으면 난 더 바랄 게 없음) 시작점 자체가 일반인들보다 훨씬 바닥이었기에 아무리 중량이 늘었어도 이제서야 겨우 일반인 수준 다다른 정도...?인 거 같고 근육량도 한참 적고 ㅋㅋㅋ..

무엇보다도 운동의 이유였던 좋아하는 사람의 반응조차 (겉으론 큰 차이가 없어서) 시큰둥하니까 좀 힘 빠지더라
인스타 알고리즘으로 추천 게시글 뜨는 거 보면 막 n개월만에 이렇게 변했어요!, 시작 n년차 헬린이 몸! 이런 거 보면 더 기분 이상하고
물론 애초에 타고난 골격이나 평소 취미삼아 운동 한 거나 그런 기타등등 이것저것 생각하면 바닥에서 시작한 나보다는 훨씬 멋있는 게 당연하지, 머리론 알긴 아는데도 이.. 사람 심리라는 게 참 간사하더라고 '1년이나 했는데 왜 제자리임...' 이런 느낌

물론!! 멋있는 몸을 만들기에 1년은 굉장히 짧은 기간이 맞음! 나도 단기간에 빡! 하고 근육남이 될 거라 생각하고 운동을 시작한 건 아냐
근데 뭐 하는 동안 좋아하는 사람한테 노력을 인정 받는 것도 아니고 주변에는 훨씬 멋있고 성장도 빠른 사람이 많다 보니 살짝 현타가 오는 건 어쩔 수 없더라

그리고 이건 운동이랑은 별갠데 원래 가던 태닝샵도 망해서 이제 근처에 태닝할 곳이 없음 ㅋㅋㅋ;;; 안그래도 피부가 진짜 하얘서 좀 남자들이 좋아하는 피부로 바꾸고 싶은데 운동이랑 더불어 쉽지가 않네...

뭐 암튼 구구절절 써봤고 결론은 운동 접겠다는 아니고 당연히 계속 할 거임
내 이상형은 일편단심 근빵남이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도 날 좋아할 수 있게 어케든 계속 하긴 할 거야
근데 '내 생각보다 훨씬 느리네?' 라는 생각이 들어서 좀 써봤음

챈 보면 운동 새로 시작하는 감자들 많은 것 같던데 너무 단기간 변화를 기대했다 실망하지 않았으면 좋겠음
물론 다들 나보단 운동 수행 능력이 뛰어날 테니 나보단 성장이 빠르겠지만 그래도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롱런으로 보고 멋있는 몸 만들어서 원하는 바 이루면 좋겠다

이렇게 운동 개싫어하는 나도 계속 해 나아가고 있으니 너네도 분명 할 수 있을 거야

이제 또 내일 운동할 생각에 울면서 글 마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