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principio creavit Deus caelum et terram.

한처음에 하느님이 천지를 창조하셨다.


여섯 날에 걸쳐 세상을 만들어낸 하느님은 진흙으로 사람을, 곧 아담을 빚으시고 에덴에 있는 동산을 돌보게 하셨다. 동산을 활보하며 나무 열매를 한껏 따먹던 아담은 문득 하느님이 빚어주신 몸에서 한 가지 의문점을 느꼈다.

눈은 아름다운 동산의 강과 땅을 볼 수 있게 하고, 팔은 쭉 뻗어 열매를 딸 수 있으며, 다리는 아담으로 하여금 동산을 이리저리 돌아다닐 수 있게끔 한다 - 그러나 그 사이에 달려있는, 다리의 반의 반 길이도 안 되면서 이따금 고개를 쳐드는 막대기는 당최 무엇이란 말인가?

마침 동산을 거의 다 둘러보아 슬슬 지루해지려던 참이었고, 아담은 시간을 들여서라도 그것의 용도를 알고 싶었다. 이미 다리 사이의 막대기는 꼿꼿이 솟아올라 투명한 성수를 흘리고 있었다.


얼마 뒤, 에덴의 동산을 다시 들여다본 하느님은 놀라움을 금하실 수 없었다. 아담은 더 이상 나무 열매를 먹지도, 동산을 산책하지도 않았다. 대신 강가에 걸터앉아 두 다리를 벌리고, 왼손으로는 뒷구멍을 쑤시며 오른손으로는 성기를 흔들어 젖과 꿀이 섞인 듯한 액체를 쉬지 않고 내뿜었다. 아담은 해가 뜰 때부터 질 때까지 오로지 그 짓만을 반복하였던 것이다.

이 광경을 본 하느님은 아담에게 짝이 없어 외로워한다는 것을 깨달으시고 몹시 가여워하셨다. 그래서 하느님은 아담을 깊이 잠들게 하신 다음, 아담의 성기 뼈를 뽑고 살을 메워 그 뼈로 또 하나의 사람을 만드셨다. 하느님이 이를 아담에게 데려오시자, 아담은 마침내 사정을 멈추고 무척 기뻐하며 사람을 '스티브(Steve)'라고 이름하였다.


아담은 사랑하는 자신의 짝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고 싶어했다. 비록 서로 부끄러운 줄은 몰랐으나 아담 내외는 알몸이었기에, 가장 먼저 알려주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아담은 스티브도 어느새 위를 향해있는 막대기를 어찌 다뤄야 하는지 모른다는 걸 눈치채고, 자신의 막대기와 모양은 아주 비슷하나 조금 더 큰 듯한 스티브의 것을 살며시 붙잡았다. 어쩔 줄 모르고 서 있는 스티브에게 입맞춤하며, 아담은 손에 쥔 막대기를 흔들기 시작했다. 기둥을 위아래로 문대자 눈을 감고 움찔하는 스티브를 보며 웃기도 하고, 엄지를 뻗어 분홍빛으로 물든 막대기의 윗부분을 비비기도 하였다.


이내 아담은 막대기 끄트머리에 이슬이 맺힌 것을 보고, 스티브에게 직접 해보라고 말하며 뒤로 걸어갔다. 그러나 스티브의 손은 아래로 향하지 않았다. 스티브는 뒤돌아 선 아담의 엉덩이를 - 봉긋 튀어나오고 근육이 탄탄히 받히고 있는 두 봉우리를 보았다.

스티브는 자신도 모르게 아담의 엉덩이를 너무 세지는 않게, 그러나 소리가 날 정도로는 강하게 손으로 내리쳤다. 아담이 낮은 목소리로 짧게 교성을 내뱉자 스티브의 막대기는 더욱 굳어졌다. 아담은 스티브에게 맞은 엉덩이가 쓰라렸지만 어째서인지 이 자극이 싫지는 않았다.

아담은 스티브와 '다음 단계'로 나아가 보자고 마음먹고, 말없이 엉덩이를 벌려 그 사이에 구멍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스티브는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명확히 알고 있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편히 쉬시던 하느님은 동산에서 개들의 교미 소리가 한두 시간 전 즈음부터 유독 크게 들리는 것을 이상하게 여기시고 급히 동산으로 가셨다. 그러나 동산을 가득 메운 소리의 주체는 개들이 아니라 서로를 껴안은 두 인간이었다.

아담은 암캐마냥 숨은 헐떡거리며 막대기는 껄떡거렸다. 스티브는 아담의 붉어진 엉덩이를 주물러대며 허리를 흔들어댔다. 마침내 아담과 스티브가 동시에 신음하며 사정하던 그 순간을, 하필 하느님은 보시고야 만 것이다.


하느님은 스티브가 나무 열매 대신 아담을 따먹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하셨고, 공들여 빚어낸 두 인간이 들짐승과 다를 바 없는 꼴이 된 것을 보고 매우 격노하셨다. 하느님은 스티브를 끝없이 펼쳐진 어둠의 땅으로 추방하시고, 아담의 기억도 전부 지우셨다.

하느님은 다시는 스티브의 창조와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을 것을 다짐하시며, 다시 한 번 아담을 재우고 이번에는 이미 사라진 성기 뼈 대신 그의 갈빗대를 하나 뽑아내셨다. 하느님은 살을 메우며 우선 가학에 대한 욕망(S)을 없애셨으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하시어 성기조차 떼어내며 아담에게 박을 수(T) 없게 하셨다.

그렇게 하느님은 스티브를 대신할 아담의 새 짝으로부터 S도, T도 없애셨고, 이 새로운 인간을 본 하느님은 흡족해 하시며 직접 이름을 붙이셨다.


'이브(Eve)'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