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1 Eiji: Wolf of ninth avenue
Chap.1-6


 크래커 팽 나가스미 에이지는, 클라이언트인 어바딘 일렉트로닉스(AE사) 덴린구 디지털 라보(DDL)의 류센지 교수를 방문했다.
 거기서 최신형 디지몬 독 디지몬 링커와 함께 1체의 디지몬을 받는다.
 역 앞 가게에서 규동에 고기랑 달걀을 추가한 것을 테이크아웃해서, 에이지는 오랜만에 기분 좋게 귀가길에 올랐다.


 따-잉


 불구(仏具) 종을 울린다.
 자취하는 무척이나 좁은 원룸(다다미 3장) 복층 구조에 목제 불단, 불은 LED다. 화재가 날 수도 있으니 평소에 향은 피우지 않는다.
「응, 다녀왔어. 아빠, 엄마, 할아버지랑 할머니도」
 덤으로 개도.
 위패에는 가족들의 판이 함께 들어있다. 어째선지 옛날에 길렀던 개의 몫도 있다.
 손을 맞대고, 에이지는 탁자에서 혼자 저녁을 먹었다.
 팔의 디지몬 링커를 본다.
「본 적 없는 디지몬이구나- 너」
 루가몬.
 컬러 액정에는 개와 같은 디지몬이 몸을 둥글게 말고 있었다.


2



 ――이 디지몬을 육성해주었으면 한다.


 류센지에게서 받은 의뢰는, 지극히 심플했다.
 GriMM을 들여다보면 디지타마 육성 일은 금방 눈에 띈다.
 애완동물로 말하자면 브리더.
 일종의 학습형 AI 프로그램인 디지몬의 성장은 탄생부터의 패턴이 크게 관계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디지몬을 다루는 전문가인 크래커가 브리더를 겸하는 일도 있다는 것이다.


 ――내 연구에 관심이 있다면. 루가몬과의 만남은, 자네에게 있어서 무척이나 흥미로운 것이 될 것일세.


「그 류센지 교수에게 그렇게까지 기대를 받는다면 할 수밖에 없지!」

 인생에서 이렇게 흥분한 적은 없었다.
 어쨌든 간에 그 사람을 따라간다면 틀림없다.
 그렇다고는 해도, 에이지는 디지몬 육성 경험이 그다지 없었다.
「티라노몬이 3체 있지만, 하고 있는 건 툴 조정…… 튜닝이니까 말야. 그것도 육성이라고 한다면 그렇긴 한데」
 탁자에다 소유중인 디지몬 독을 늘어놓는다.
 흑백 액정 화면에 도트 그림의 티라노몬이 비춰지고 있었다. 격납하고 있는 것은 손바닥에 들어올 사이즈의 독이다.
 이 타입은 스펙적으로는 구식이지만, 설계도가 나돌아다니고 있어서 파츠가 비교적 입수하기 쉬워 자작하기 쉽다. GriMM의 크래커 지향 샵에서는 전용 조립 세트, 완성품이 거래되고 있었다. 에이지도 몇 개인가 소유하고 있다.
「납품용 독은 교수님이 메모리 영역이 망가져 있다고 했던가…… 파츠 교환하야겠네. 뭐, 디지몬 링커가 있으니까 당분간은 괜찮나」
 팔에 채워진 신품 디지몬 링커를 보고, 에이지는 떠올랐다는 듯이 씩 웃었다.
 이 루가몬은 에이지에게 있어서 마치 행운의 사자다.
 소중하게 여겨야지…… 그렇게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해도, 샤워할 때도 24시간 디지몬 링커를 차고 있으라니, 어떻게 된 거지……?」
 완전방수, 항균 사양이니까 문제는 없는 것 같지만…….


3



 에이지가 새로운 가제트의 조작을 외우는 2, 3일 동안에도 루가몬은 성장했다.
 디지몬 링커로 에이지의 고동을 느끼면서, 쑥쑥 자라는 디지몬.
「뭐랄까 가슴에 품고 기른 내 아이란 느낌이네~」
 에이지는 손목시계 안의 디지몬을 사랑스럽게 바라보았다.


 디지몬의 성장―― 진화는 체계화되어 있다.
 디지타마에서 부화하면 우선 유년기 스테이지로 나아간다.
 이것은 디지몬의 아기다. 아직 학습하지 않아서 곧바로는 툴로 유용하게 사용할 수는 없다.
 보통은 이 유년기 단계에서 디지몬 육성이 시작하는 것이지만. 루가몬은 이미 다음 스테이지인 성장기다.


 에이지는 GriMM에서 브리더를 위한 질문을 올렸다.
 물론 류센지에게서 받은 일에 관한 것, 루가몬에 관한 것은 말하지 않고, 일반적인「개를 닮은」디지몬의 육성법에 대해…….
 애당초 루가몬에 관한 건 GriMM을 검색해봐도 전혀 HIT하지 않았던 것이다.
「AI학습용 프로그램, 트레이닝 프로그램…… 여러가지 있는걸」
 약간 귀찮을지도.
 이제와서 에이지는 후회했다.
「펫 기르는 게 얼마만이지. 어렸을 적에 길렀던 개가 죽고 난 이래인가」


 ――디지털 월드의 존재방식, 디지몬의 존재방식을, 이 눈으로, 직접 보는 것. 가상 모니터와 관측 데이터가 아닌, 인간의 오감으로 직접 디지털 월드를 파악하는 것.


 류센지는 그런 굉장한 연구를 하고 있는 선생님이다.
「그런 게 가능하다면 보고 싶은걸. 나도, 류센지 교수님이 보고 있는 세계를. 디지몬이 살고 있는 세계…… 인가. 루가몬…… 너를 길러내면, 완전체나 궁극체까지 진화시키면 뭔가 알 수 있는 걸까?」
 리얼월드와 디지털 월드의 〝굴레〟를 초월한다.
 류센지가 말한 것처럼, 그런 초 일류 크래커가 될 수 있다면.
 알림이 왔다.
 스마트폰을 손에 든다. GriMM에서 질문한 것에 답이 달린 모양이다.


 ――팽, 디지몬 육성 데뷔 축하해!
   성장기부터 육성하는 거라면 다른 디지몬이랑 같이 다수 육성을 추천해.
   2체 이상 있으면 알아서 놀면서 점점 학습해 가니까 말야.


「과연, 디지몬 다수 육성인가! 과연 집합지성!」
 에이지는 바로 티라노몬이 든 독을 디지몬 링커에 접속시켰다.
 최신형 디지몬 링커에는 충분하고도 남을 정도의 용량과 처리능력이 있었다. 루가몬을 티라노몬들과 같이 두면 되겠지.
 하지만…… 에이지는 깜빡, 그 답의 뒤 내용을 읽지 않았다.


 ――디지몬에 따라서는 개랑 마찬가지로 무리의 서열을 중요시하니까.
   훈육은 처음이 중요해!
 그렇게 해서…….
 며칠 후, 큰일이 일어나 버렸다.




출처) https://gall.dcinside.com/m/vitalbracelet/17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