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1 Eiji: Wolf of ninth avenue
Chap.1-3



그곳은 네트워크의 바다.
돔형 시어터.
중앙에 선 에이지의 앞에, 와이어 프레임으로 구축된 모형도가 투영된다.
월드 웹―― 파도에 흔들리는 것은 국가, 기업, 연구기관 등의 서버군(群). 그것들은 부유섬, 또는 배 등으로 표현되어 있다.
네트워크의 바다로 잠수한다.
그러자 심해 영역에는,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져 있었다.


――〝디지털 월드〟


돔 시어터에 가이드 음성이 흘러나왔다.
와이어 프레임의 모식도가 입체화되어, 선명하게 색이 입혀진다.
『그것은, 우리의 현실 세계 리얼 월드와는 다른 세계. 디지털 네트워크 상에 존재하는 전뇌공간이라고 여겨지고 있습니다』
네트워크의 바다 너머에 펼치지는 〝신세계〟디지털 월드.
산자수명(山紫水明)――
화질은 거칠었지만, 맑게 갠 아름다운 대자연이었다. 현관 로비에서 봤던 환경 영상처럼.
『그 디지털 월드에 생식하고 있는 것이, 이――』
데이터가 입체화되었다.
홀로라이즈.
전뇌대가 주도하고, AE사가 실용화를 진행시킨 기술이다. 거리에서 보이는 3D디지털 사이네즈에도 이 홀로라이즈가 응용되었다.


『――이 디지털 몬스터, 〝디지몬〟입니다!』


무언가가 홀로라이즈되었다.
언뜻 보기에…… 개구리?
꼬리가 달린 채로 개구리가 갓 된 올챙이다. 수박 같은 녹색에 검은 줄무늬. 특징적인 것은 등에 우뚝 솟은 모히칸 컷 같은 등지느러미와, 손발의 갈고리 발톱, 건방지게도 송곳니가 돋아 있다.


――베타몬 성장기 양서류형 바이러스종


개구리 비슷한 것의 데이터가 표시되었다.
『디지몬은, 디지털 월드에 살고 있는 정보생명체…… 생명 있는 AI인 것입니다!』
어떤 교과서에도 실려 있지 않은 것.
(생명 있는…… AI……?)
어류, 양서류, 파충류, 포유루, 식물, 곤충, 갑각류, 연체동물, 더 나아가서는 기계나 화학현상, 그 밖의 온갖 다양한, 심지어는 수많은 신불요마(神仏妖魔) 따위의―― 다양한 모티브로 된 디지몬들이, 차례차례로 홀로라이즈해 간다.


디지털 월드의 발견과, 그 연구의 역사.
디지털 몬스터、디지몬이란.
디지몬의 진화(유년기, 성장기, 성숙기, 완전체, 궁극체).
디지몬 분류의 기본이 되는 3개의 속성에 대해.…………


홀로라이즈한 디지몬에 이어서, 그것들이 영상과 함께 설명되어졌다.
「저 오브제, 로비에 있었던……」
오브제의 영상에서 3색의 레이저 광선이 뿜어져 나와, 돔 시어터 중앙에 선 에이지를 핥듯이 몇 번이고 반복해서 비추었다.
「디지몬 분류학의 기본이 되는 3속성――〝바이러스종〟〝데이터종〟〝백신종〟의 모티브일세」
류센지가 설명했다.
『디지몬은, 네트워크상의 신세계인 디지털 월드와의 접촉이, 인류에게 가져다준 과실……! 디지몬은 인간 사회에 혁명을 가져다주었습니다. 디지몬을 AI 툴로서 이용, 응용하는 것으로, 소프트웨어 개발, 암호 시큐리티, AI 신약 개발 같은 분야에서, 눈부신 발견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인류의 비밀이다.
전 세계의 사람들 대부분은, 아직까지 디지털 월드의 존재조차 모르는 것이다.


갑자기 영상이 흐려졌다.
돔 시어터가 진동한다.


――설령 알더라도 이해해서는 안 된다.


그 말만 음색이 달랐다. 기계로 가공한 것 같은 목소리다.
『――그것은 겉과 속. 바꾸어 말하면 디지몬은, 사이버 테러의 도구로서 악용할 수도 있습니다. 소위 말하는 〝디지몬 범죄〟의 발생입니다』
영상 화면은, 문득 현실세계로 날아갔다.


그곳은…… 여객기의 객석.


창문 바깥에는, 날개.
제트엔진의 굉음을 울려퍼뜨리며, 비행기가 밤의 구름 위를 날고 있었다.
승객 중 한 사람이 스마트폰으로 기내를 촬영하고 있는…… 그런 영상이다.
한 구석에 담요를 쓰고 자고 있는 것은 촬영좌의 아내인가, 연인인가, 딸인가…….
――쿠웅!
리얼한 바람 소리가 에이지의 귀를 막았다.
세계는 노이즈로 가득 차고, 그리고…… 그저, 조용하게.


――――쿠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전조도 없이.
시야가 기울어진다. 영상의 앵글이 흐려진다. 경보음. 기내에 산소 마스크가 내려온다.
비명.
혼란.


(……………………!)


에이지는 자기도 모르게 눈을 돌렸다.
보고 있을 수가 없어졌다. 하지만, 어떻게 할 도리도 없다.
갑자기 기수를 떨어뜨린 여객기는 고도 3만 수천 피트에서, 아래로 똑바로,


구름을 찢으며 떨어져 갔다.



류센지 토모노리는, 디지털 월드의 발견과 디지털 몬스터의 연구에 있어서 항상 세계를 리드해 왔던 제 1인자다.
애당초 전뇌대의 옆에 이 AE사의 디지털 라보가 있는 것도 그의 존재 때문이다.
한 사람의 연구자가, 이렇게나 대학의 지명도, 기업의 업적에 공헌한 예는 견문이 좁아 알지 못한다. 오늘날의 전뇌대와 AE사의 눈부신 발전은, 류센지 교수의 공헌이 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훌륭해!」
에이지가 납품한 가제트―― 디지몬 독을 검품하고, 류센지는 칭찬과 함께 얼굴에 웃음을 띄었다.
DDL, 류센지의 오피스.
일부에 유리가 쳐진 개별실이다. 기재와 자료, 골판지로 꽉 찬 선반이 엉거주춤하게 늘어선 대학의 연구실 같은 모양새다.
류센지가 디지몬 독을 라보의 기기에 접속시키자, 에이지가 포획한 디지몬이 홀로라이즈되었다.
꼬리가 달린 개구리 비슷한 것.
「확실히 의뢰했던 대로 〝투베타몬〟이다! 보게나, 이 완만하고도 아름다운 곡선을!」
류센지는 투베타몬 영상의 윤곽을 사랑스럽다는 듯이 손가락으로 쓰다듬었다.


미지의 디지털 월드에서 발견된 데이터 중에서도, 이 디지털 몬스터・통칭 〝디지몬〟이라 불리는 AI 프로그램은, 그 이변성, 확장성, 희소성으로 인해 GriMM의 마켓에서 고가에 취급되고 있었다.


「그 녀석 포획하는 데 티라노몬을 3마리나 썼거든요!」
작업용 책상에 짐을 놔 두고, 에이지는 어필했다.
이곳은 D4구획이 아니기에 개인 물품은 돌려받았다.
「호오, 그거 큰일이었겠군」
베타몬은, 위기에 처하면 등지느러미 부분을 내던지는 습성이 있다.
투베타몬의 경우에는 등지느러미에서 충격파를 뿜는 것이었다만…… 포획하는 데 사용했던 에이지의 티라노몬(3호)는, 그 기술 〝블레이드 핀〟에 당해 버렸던 듯하다.
「네! 그런데 교수님…… 저는 그 투베타몬의 어디가 다른 베타몬이랑 다른지 모르겠는데……」
「뭐라고?」류센지는 약간 표정을 찡그렸다. 「에이지 군, 자네는 모르겠는가? 베타몬과, 이 투베타몬의 차이를!」
클라이언트의 기분을 거스르고 말아, 에이즈는 당황했다.
「에- 그…… 으-응, 색이…… 조금 다른가?」
「그렇지! 투베타몬은 살짝 색이 옅다네! 과연, 자네는 차이를 아는 남자로군…… 에이지 군, 이번 보수는 약간 더 신경을 쓰도록 하지」
「네네네! 감사합니다!」
되는대로 말했던 게 정답이었던 듯하다. 이걸로 저녁 식사는 규동에 고기 추가해서 채소절임과 날달걀도 곁들여 먹을 수 있다. 클라이언트도 대만족이다.


류센지는, 투베타몬의 데이터를 라보의 기기에 전송하기 시작했다.
「――에이지 군. 그건 그렇고, 아까 그것은 어땠는가」
「아까…… D4구획에서 봤던 영상인가요? 엄청 좋았어요!」
「그건, 어떤 프로모션 비디오인데 말이지. 예전에 우리 회사도 엔터테인먼트 부문에 진출할 계획이 있었네. 이름하여 『디지몬 랜드』……」
「재밌네요」
「흐음」
「디지털 월드 같은 건 모르는 일반인에게 디지몬을 캐릭터화해서 팔려는 건가! 디지몬은 생명 있는 AI 생명체…… 생물이라는 설정이 아무튼 좋았었지. 판타지? 픽션? 내가 어린애였으면 푹 빠져들었지도」
에이지는 흘러나오는 대로 감상을 읊었다.
「디지몬은 살아 있다네」









산자수명(山紫水明): 산은 자줏빛이고 물은 맑다는 뜻으로, 경치가 아름다움을 이르는 말.



출처 ) https://gall.dcinside.com/m/vitalbracelet/175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