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동남부지방의 철도를 보면 다른 지방의 철도와는 다른 특이점이 있다.

전 차량이 전기로 움직이는 차량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열차엔 판토그래프가 없으며, 동시에 전차선이 없다. 대신에 저것들은 선로 옆에 깔려있는 써드 레일에서 전기를 공급받는다.

영국 동남부 지역에 써드 레일이 깔리게 된 이유는 과거, 그룹화 시절에 남부 지역은 서던(SR)이 맡게 되었다. 

SR은 여타 철도그룹(LNER, LMS, GWR)하고 다른 사업을 하였는데, 다른 철도그룹은 중장거리 여객과 화물 수송을 주 사업으로 하였기에 출력이 뛰어나고, 빠른 기관차가 필요하였다(이때문에 탄생한게 LNER A4와 Coronation Scot). 반면, SR은 런던과 그 인근 지방들을 중심으로 돌아갔기에, 중장거리 여객, 화물 대신 런던으로 출퇴근 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통근열차 사업을 하였다.

통근열차 사업으로 먹고 살았던 SR은 더욱 빠른 열차를 원하였기에, 냄새나고 느려터졌던 증기기관차를 1선에서 물러나게 하고, 그 자리를 각종 전동차로 대체시켰다. 그리고 이 전동차들을 굴리기 위해 전철화를 해야하는데, SR의 철도 구간은 주변에 건물들이 빽빽하게 둘러쌰여 있었고(런던지역 한정), 자본력이 타 그룹에 비해 영 좋지 않았기 때문에 설치도 쉽고 값싼 제3궤조를 깔아놓게 된다.

사실 제3궤조는 남부지역의 전유물이 아니다. 리버풀이 있는 머지사이드 지역의 머지레일도 제3궤조를 선택하였는데 이는 1890년대, 머지레일이 강 아래를 관통하는 터널을 전철화하려 했을때 좁은 터널에 전차선을 들이는건 어려웠기에 설치가 쉬운 제3궤조를 택한 것이다.

특이한 변형으로는 런던 튜브가 있다. 서브-서피스 노선을 제외한 런던 지하철은 템즈강의 연약지반 아래에 건설되었는데, 여기에 가공전차선을 설치하면 터널의 붕괴가 발생할수도 있었기에 제3궤조를 설치했는데, 특이하게 런던 지하철은 써드 레일이 한 쌍으로 있다. 이때문에 런던 지하철의 집전 방식은 제4궤조로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 제3궤조 방식의 철도는 문제가 되고있다. 선로 주변에 설치된 써드 레일들은 보통 500에서 1500 볼트의 직류가 흐르고 있는데, 가공전차선과 같은 25000볼트의 교류를 흘려보낼 경우, 선로에서 일하는 인부나 승강장에서 발을 헛디딘 사람들을 바로 감전사 시켜버리기 때문에 낮은 전압의 전기를 흘려보내는데, 이는 고속 주행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선로의 표정속도를 늦춰버린다. 실제로 유로스타가 워털루역에서 종착하던 시절 고속철도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영국의 기본선 구간에서 160km/h로 달린 적도 있다. 또한 비나 눈에 매우 취약한 제3궤조는, 비가 자주오는 영국 기후 특성상 자주 고장이 날수 밖에 없고, 이는 고질적인 열차편의 지연이나 취소를 불러일으킬수 밖에 없다.

이에 영국 정부는 이 3궤조들을 전부 가공전차선으로 교체하겠다고 했지만, 이미 3궤조는 영국 동남부 구간에 전부 설치되어있고, 이를 전부 교체하기 위해선 많은 돈을 필요로 하는데, 본래 철도는 적자만 내는 사업이기 때문에…언제 교체될지는 아무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