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마법학원에서의 성장기

(삽화는 소설과 직접적인 관련성은 없음)


(주의!) 찌몸크, 팽유, 백합, 모유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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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오늘이야! 일주일 동안 진짜 심심했다고!”


황립 마법학원의 새로운 아침이 밝았다. 이른 아침부터 수많은 학생의 행렬이 정문을 통과하고 있었다.


[우르르~]


“이야~ 저게 다 신입생이라고? 괜히 세계 최대규모의 마법학원이라고 불리는 건 아닌가 봐?”


“그럼! 아카이아 제국의 모든 여자아이는 여기에 입학하고 싶어 할 걸?”


니아는 잔뜩 신나서 숙소 내부를 사방팔방 뛰어다니는 한편 락티아는 시큰둥하게 반응할 뿐이었다. 마리는 침대에 걸터앉은 채로 창밖을 내다보며 생각에 잠긴 듯했다.


“저렇게 많은 신입생 사이에서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


“히힛, 마리는 걱정이 너무 많다니까? 난 너무너무 신나는데 말이야! 분명 새 친구들을 잔뜩 사귈 수 있을 거야!”


[똑똑!]


마리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니아는 한껏 들떠서 흥을 주체하지 못했다. 니아가 방방 뛰는 소리 사이로 숙소의 문을 두드리는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창밖으로 내다보니 네리아 교수가 문 앞에 서 있었다. 마리는 조심스럽게 문을 열어주고는 인사를 건네었다.


[끼익~]


“안녕하세요, 네리아 교수님?”


“그래, 다들 입학식 준비는 다 끝마친 건가?”


“물론이죠! 너무 기대돼서 새벽부터 깨어 있었는걸요?”


“뭐 준비하고 자시고 뭐 있겠습니까? 그냥 가는 거지.”


“네, 준비됐어요.”


니아, 락티아, 마리가 차례대로 대답하자 네리아 교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리아 교수는 끝없이 몰려드는 신입생들의 행렬을 가리키며 말을 이어갔다.


“대부분의 신입생은 저렇게 입학식 당일에 학원으로 들어온다. 너희도 오늘부터는 저들과 함께 정식으로 입학식을 치르고 기숙사로 옮겨가게 될 것이다.”


“신입생들이 정말 많네요… 마법학원은 저렇게 많은 신입생을 전부 감당할 수 있는 건가요? 게다가 12학년까지 있는데…”


“이번 학기에 입학하는 신입생의 수는 대략 4천 명 정도다. 두 학기의 정기 모집과 수시로 이루어지는 편입까지 고려하면 매년 평균 1만 명의 신입생이 황립 마법학원에 입학한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진급 시험을 통과하지 못한 학생들은 퇴학 처리 되기 때문에 전체적인 인원 비율은 고학년일수록 수가 줄어드는 피라미드 구조를 취하고 있다. 매년 1만 명의 신입생들이 입학하지만, 전교생 수는 2만 명이 채 되지 않을 정도로 대부분의 학생은 졸업까지 버티지 못한다고 볼 수 있지. 물론 12학년으로 졸업하지 못하더라도 꽤 괜찮은 마법사가 될 수 있겠지만 만약 끝까지 퇴학당하지 않고 무사히 졸업장을 받고 싶다면 마음 단단히 먹어야 할 거다.”


“쳇, 정말이지 잔혹하구먼. 애들 교육에 차~암 좋은 환경이네요, 교수님?”


락티아가 빈정거리는 말투로 비꼬았지만 네리아 교수의 답변은 냉정했다.


“여긴 마법학원이지 고아원이 아니다. 우리는 훌륭한 마법사를 육성하는 데 관심이 있을 뿐이지.”


“네에~ 네에~ 그러시겠죠~”


“헤에, 뭔가 잘은 모르겠지만 엄청 재밌을 것 같아요!”


“……”


락티아의 빈정거림은 끝날 줄을 몰랐지만 니아는 그저 기대에 가득 찬 핑크빛 눈동자를 반짝일 뿐이었다. 반면 마리의 눈동자는 불안하게 떨리고 있었다. 네리아 교수는 더 이상 락티아를 상대하고 싶지 않다는 듯 이마를 짚고는 말했다.


“저 신입생들의 행렬을 따라가면 강당에 도착할 거다. 그럼 다음에는 강의실에서 만나도록 하지.”


그 말을 끝으로 네리아 교수는 순간이동 마법을 사용해 사라졌다. 니아는 곧바로 강당을 향해 달려 나가기 시작했고 락티아가 그 뒤를 쫓아갔다.


[호다닥!]


“빨리 가자! 더는 참을 수 없어!”


“어이, 그렇게 뛰다가 넘어진다!”


“드디어… 시작이구나…”


신입생들의 행렬은 끝도 없이 이어졌다. 대부분은 어린 소녀들이었지만 락티아 같은 편입생들도 꽤 많은 듯했다. 전국, 아니 전 세계에서 몰려든 신입생들은 각양각색의 개성을 뽐내며 어우러져 하나의 거대한 흐름을 자아내고 있었다. 그 흐름은 입학식이 열릴 대강당으로 이어졌다. 여러 층으로 이루어진 높디높은 대강당의 외벽은 마치 군대로 들어찬 성벽과도 같았다. 그 내부는 굉장히 넓어 가히 수만 명의 인파를 감당할 수 있을 법했다.


“쳇, 역시 이렇게 많은 사람 사이에서 몰려다니는 건 익숙해지지 않아~”


“뭔가 축제 같지 않아?”


“그래, 그래서 질색이라는 거야.”


마리 일행은 그나마 사람이 적은 3층 구석에 자리를 잡았다. 니아는 난간에 매달려 강당을 구경하기 바빴다. 


“엄~청 넓다! 이렇게 큰 건물은 도대체 어떻게 지은 걸까?”


“글쎄…? 어떻게 지은 건지 짐작도 안 되는 걸?”


“마법이지. 요즘 세상에 마법으로 안 되는 건 없어. 특히나 제국에서 직접 운영하는 마법학원이라면 더더욱 그렇지.”


“마법은… 그렇게 속 편한 방식으로 돌아가지 않아요…”


“그래, 분명 그렇지. 하지만 황실 놈들 속은 편할걸? 마법이 어떤 대가를 치르는 지는 별로 관심 없는 놈들이니까 말이야.”


이런저런 잡담을 나누는 사이 단상 위로 은발 파마에 붉은 눈동자를 가진 한 여인이 걸어 나왔다. 꽤 나이가 있어 보였지만 그 피부는 생기를 잃지 않았고 오히려 마력이 가득 차 탱탱하게 부풀어 오른 듯했다. 단상 위에 서서 입을 열자 그 목소리가 대강당 전체에 울려 퍼졌다.


“환영합니다, 신입생 여러분. 저는 황립 마법학원의 교장 보레아스 교수라고 합니다. 여러분들은 오늘로써 제국에 봉사하고 헌신하는 위대한 마법사가 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딛게 됩니다. 본교는 미래의 희망이자 장차 마법의 극치를 추구하고 탐구하는 개척자가 될 여러분들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교장의 훈화가 지루하게 이어지자 락티아는 진작부터 의자에 등을 기댄 채로 잠이 들었고, 니아는 좀이 쑤셔서 그런지 자리에 앉은 채로 손가락을 꼼지락거렸다. 오직 마리만이 집중해서 경청하고 있었다.


“우리에게는 여제님의 발자취를 따라 마법을 발전시키고 제국을 더 나은 곳으로 가꾸어 나갈 의무가 있습니다. 황립 마법학원은 바로 그 목적을 위해 존재하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학원의 땅을 밟고 서 있는 이상 그 사실을 가슴 속 깊은 곳에 새기고 있어야만 합니다!”


훈화의 분위기가 고조되자 락티아는 시끄러운지 잠에서 깨서는 짜증을 냈다.


“젠장, 아직도 안 끝난 거야? 야, 마리. 다 끝나면 다시 좀 깨워줘라.”


“어…! 이제 다 끝난 것 같아요!”


“이제 입학식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시작하겠습니다. 신입생 여러분들은 차례대로 자리에서 일어서 단상 위로 올라와 ‘마유의 척도’를 사용하게 될 것입니다.”


교장은 하얀 장갑을 낀 채로 조심스럽게 무언가를 들어 올렸다. 그 손아귀에는 새끼줄을 꼰 밧줄처럼 생긴 줄자가 들려 있었다. 마리는 그 모습을 보고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저건… 줄자… 인가…?”


“이것은 단순한 줄자가 아닙니다. 바로 아카시아 여제님께서 사용하셨던 유물입니다! ‘마유의 척도’는 단순히 여러분들의 가슴둘레를 재는 것이 아니라 내면에 숨겨진 마력과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이 의식을 통해 여러분들은 적절한 학년을 배정받고 진정으로 황립 마법학원의 학생으로 거듭나게 되는 것입니다!”


“흥, 우리 차례까지 오려면 또 한참 걸리겠네. 난 다시 잔다~”


락티아는 다시 고개를 푹 숙이고는 금세 잠들어버렸다. 마리와 니아는 1층 앞쪽에 앉아있던 학생들부터 단상 위로 올라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미르 메르헨, 1학년!”


대부분의 신입생은 1학년으로 배정되었다. 마리는 마유의 척도라는 저 줄자가 어떤 원리로 마력과 가능성을 가늠한다는 것인지는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교장은 단상 위로 올라온 학생의 가슴둘레에 마유의 척도를 둘러보고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이름과 학년을 불러주었다.


“빅토리아 비트겐슈타인, 1학년!”


“아니, 인정할 수 없어요! 비트겐슈타인 가문의 장녀인 제가 평범한 신입생들과 똑같은 취급을 받다니!


몇몇은 배정의 타당성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지만, 교장의 단호한 태도에 못 이겨 결국 단상 아래로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당사자로서는 중대한 문제겠지만 차례를 기다리는 다른 학우들에게 있어 그런 사소한 실랑이는 지루한 시간을 늘리는 불필요한 방해일 뿐이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마침내 마리 일행의 차례가 다가왔다.


[쿨~ 쿨~]


“크흠 크흠, 락티아 언니? 이제 슬슬 일어나야 할 것 같아!”


“하~암 드디어 내 차례가 온 건가?”


“뭔가 긴장되네요…”


“너무 긴장할 필요 없어. 너희 둘은 보나 마나 1학년일 테니까 말이야. 아무리 볼품없고 가능성이 없는 아이라도 입학하기도 전에 내쫓지는 않으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


“하하… 듣고 보니 그렇네요…”


“좋아! 빨리 일어나서 앞으로 나가자! 다른 친구들을 기다리게 만들면 안 된다고!”


단상 앞으로 나가는 신입생들의 행렬에서 락티아는 단연 눈에 띄었다. 그 거대한 가슴은 물론이고 눈에 잘 띄는 붉은 머리카락에 얽힌 소문의 영향도 적지 않을 것이다.


[푸릉♥푸릉♥]


“저 사람이 그 소문의…”


“그래, 12학년이랑 결투를 했다는 그 사람이 맞는 것 같아.”


“저런 사람이 신입생이라고? 말도 안 돼!”


줄 뒤쪽에서 들리는 수군거림을 락티아는 애써 무시했다. 락티아는 이런 식으로 많은 사람의 이목을 끄는 것이 달갑지 않은 것 같았다.


“어머나, 진짜 유명해진 것 같은데, 락티아 언니?”


“시끄러워!”


니아의 악의 없는 순수한 질문은 락티아의 신경을 더욱 날카롭게 긁었다. 그런 상황에서 마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조용히 멋쩍은 미소를 짓는 것뿐이었다. 마리가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버티려고 애를 쓰는 동안 어느새 락티아의 차례가 다가왔다. 단상 위로 올라선 락티아의 가슴을 마유의 척도가 둘러싸서 압박하는 장면은 가히 절경이었다.


[꾸우욱♥]


“락티아 마키세, 12학년!”


“역시 락티아 언니야!”


“하긴 12학년이랑 결투를 했으니 당연하다고 볼 수 있겠네…”


락티아는 니아를 불같이 쏘아보며 단상에서 내려왔지만, 니아는 아랑곳하지 않고 다음 차례로 단상 위에 올라갔다.


“니아 뮐러, 1학년”


“힝… 역시는 역시구나…”


곧이어 마리가 단상 위로 올라 교장 앞에 섰다.


“마리 클리프, 1학년!”


마리가 단상 아래에서 내려오자 락티아와 니아가 기다려주고 있었다.


“헤헤, 그나마 마리랑 같은 학년이라 다행이네!”


“정말로 락티아 언니 말해준 대로 됐네요.”


“뭐, 대충 봐도 알겠지만, 대부분은 1학년부터 시작이야. 그러니까 낙심할 필요 전혀 없어.”


“그러는 락티아 언니는 12학년인걸?”


“그게 말이지… 따지고 보면 나는 학교 다닐 시기는 이미 지났달까…? 설명하자면 길어.”


락티아는 조금 난감하다는 듯이 말끝을 흐렸다. 누구나 말할 수 없는 비밀 한두 개쯤 있기 마련이다. 특히나 이 셋에게는 더욱 그럴 것이다.


“그나저나 학년이 달라지면 앞으로 자주 만나기는 힘들겠네요…”


“아무래도 같이 듣는 강의가 없으니까 그럴 수밖에 없지. 아, 네리아 교수님 강의는 같이 들을 지도?”


“맞아! 신입생들은 무조건 들어야 하는 강의라고 했으니까 그렇겠네!”


“후… 최소한 그 강의에서는 그년 면상을 안 봐도 되니까 다행이야.”


“그… 결투 상대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그래! 아마 소네트 그년이랑 눈길이라도 마주치면 바로 싸우자고 덤빌지도 모르겠다~”


“그러면… 그 소네트라는 사람이랑 락티아 언니 중에서 누가 더 쎄요?”


“음, 글쎄… 전력을 다하는 소네트라면 조금 버거우려나?”


“지는 거예요?”


“이겨.”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온 마리 일행은 함께 지낸 시간이 그다지 길지는 않지만 벌써 정이 들었는지 헤어지기 아쉽다는 듯 이야기꽃을 피웠다. 몇 시간에 걸친 학년 배정이 드디어 끝나고 다시 한번 교장의 훈화가 대강당 전체에 울려 퍼졌다.


“여러분들은 이제부터 황립 마법학원의 자랑스러운 학생들입니다. 수업은 내일부터 시작될 예정이니 오늘은 각자 배정받은 기숙사로 가서 휴식을 취하도록 합시다!”


“끄으응, 드디어 끝난 건가? 앉아있기만 한 것 같은데 엄청 피곤하네~”


[호다닥!]


“어서 빨리 기숙사에 가보자! 새로운 룸메이트는 누구일지 정말 기대되지 않아?”


“으, 응. 그렇네…”


락티아가 기지개를 피는 동안 니아는 벌써 자리에서 일어나서 출구를 향해 뛰어나갔다. 마리와 락티아가 제법 빠르게 쫓아갔음에도 불구하고 기숙사 단지는 이미 도착해서 짐을 풀고 있는 신입생들로 북적거렸다.


“우왓, 벌써 도착한 사람들이 엄청 많은걸?”


“꽤 빨리 달려왔다고 생각했는데…”


“그럼 이만 헤어질 시간이네. 12학년은 다른 쪽에 기숙사를 배정받는 모양이야. 그럼, 잘 지내야 한다, 꼬맹이들!”


“앗, 락티아 언니도 조심하세요…!”


“잘 지내야 해, 언니! 나중에 같은 강의 들으면 꼭 아는 척해줘야 해!”


락티아는 여유롭게 손을 흔들며 인파 속으로 사라져갔다. 락티아의 불꽃 같은 포니테일이 더 이상 보이지 않을 때까지 배웅해주던 니아와 마리는 한참을 바라만 보다 자신들의 기숙사를 찾아갈 길을 떠났다.


“마리 클리프… 니아 뮐러… 여기가 맞는 것 같은데?”


“앗! 혹시 우리 또 룸메이트가 된 거야? 야호! 마리와 함께라면 분명 재밌을 거야!”


“그 밑에는… 미르 메르헨…?”


[끼이익~]


문을 열고 들어가자 바로 앞에 하늘색 트윈테일을 흐드러지게 휘날리며 의자에 걸터앉아 자세를 취하고 있는 의문의 소녀가 있었다. 머리카락과 함께 흩날리는 붉은 프릴 드레스는 고풍스러우면서도 정돈되지 않고 개성적이었다. 그 소녀는 청록색 눈동자로 마리와 니아를 날카로운 시선으로 쏘아봤다.


[고고고고고고]


“후 후 훗, 그대들이 나의 동료가 될 자들인가?”


“윽, 또 대처하기 난감한 유형이…”


“혹시 너 우리가 오기 전부터 그렇게 폼을 잡고 있었던 거야? 것보다 ‘또’ 그런 유형이라니 그게 대체 무슨 뜻이야, 마리!”


“아, 아니 그건 그런 의미가 아니라…”


“아니긴 뭐가 아니야! 흥!”


“끄응… 내가 잘못했으니까 화 풀어, 니아…”


“저, 저기… 이 몸에게도 관심을 좀…”


“시끄러워!”


“히익!”


초면에 기선을 제압할 생각으로 연기를 준비했던 미르의 계획은 니아의 활력 앞에서 완전히 무너져버렸다. 마리가 한참이나 삐진 니아의 화를 풀기 위해 노력한 끝에 겨우겨우 상황이 진정되었다.


“그래서 네 이름이… 미르라고 했던가…?”


“에헴, 이 몸의 진명은 미르 메르헨! 명망 높은 마법사 가문인 메르헨의 핏줄을 계승할 승계자 되시겠다! 이 몸의 동료가 된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아하하… 만나서 반갑다는 뜻이겠지…?”


마리는 미르의 기세에 적잖이 당황한 듯했지만, 니아는 핑크빛 눈동자를 반짝거리며 질문 세례를 쏟아냈다.


“오오, 그렇다면 혹시 마법도 사용할 줄 아는 거야?”


“물론이지! 마력 압축, 에너지 볼트, 파이어 볼 등등 기본기는 물론이고 여러 가지 마법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다는 말씀!”


“그러면 혹시 지금 당장 시범을 보여줄 수 있어?”


“그… 그건 좀 곤란해서…”


“그 납작한 가슴도 마력 압축으로 숨기고 있는 거야?”


“딱히 그런 것은 아니지만…”


“에이…”


“’에이’가 뭐냐 ‘에이’가! 좀 더 제대로 반응하거라!”


“그렇지만 아무것도 제대로 보여준 게 없는걸?”


“이이익…!”


“게다가 락티아 언니에 비하면 하나도 안 대단하다고~”


“으윽… 으으윽…!”


“아하하… 잠시 진정하고…”


“후에엥!!! 나도 마마처럼 재능 넘치는 마법사로 태어났다면 너희처럼 1학년부터 시작하지 않았을 거란 말이다!!! 아무리 마마의 밀크를 마셔도 전혀 자라질 않는 걸 어찌하라는 말이더냐!!! 히끅, 히끅…”


[팡! 팡! 팡!]


니아의 날카로운 지적을 견디지 못한 미르는 결국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너무나 아담해서 귀엽고 앙증맞은 가슴팍을 두들기며 통곡하는 모습은 보는 이가 다 안타까울 지경이었다.


“완전히 울음보가 터져버렸네…”


“끄응, 내가 말을 너무 심하게 해서 미안해~ 그러니까 그만 뚝하자, 뚝!”


“히끅…”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은 미르는 잔뜩 움츠러들어 의자 위에 쭈그리고 앉았다. 조금 전까지 보여주던 자신만만한 태도와 대조되어 더욱 애처롭게 보였다.


“그나저나… 내일부터는 어떤 수업을 듣게 될까?”


“그건 이 몸이 알고 있노라!”


“아이, 깜짝이야!”


직전까지 침울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다시 시끄러워진 미르 때문에 니아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1학년 1학기의 수업은 전부 필수 과목들로 고정되어 있어서 분반에 따라 나눠진 시간표만 보면 모조리 알 수 있노라!”


[촤르륵!]


미르는 주머니에서 쪽지를 한 장 꺼내 자신만만하게 펼쳐 보였다. 그 쪽지에는 1주일 치 시간표가 전부 적혀 있었다.


“마나 학계론… 기초 방호술… 제국사 기본… 아, 네리아 교수님의 강의다.”


“오, 어디 어디? 화요일 오전? 내일 첫 수업이네!”


[탓!]


마리의 입에서 네리아 교수라는 말이 나오자마자 니아는 쏜살같이 쪽지를 낚아채 훑어보기 시작했다.


“네리아 교수? 혹시 아는 사람이느냐?”


“응! 임시 숙소에서 지낼 때 안내해주던 분이야!”


“임시 숙소? 엣, 혹시 너희들은 입학식 전에 여기에 온 것이더냐?”


“응… 분명 그랬었지.”


“끄응… 이 몸이 어쩌다가 이런 족속들과…”


“뭐야, 그 대놓고 기분 나쁜 표현은?”


“그대들 잘못이 아니니라… 그저… 이 몸의 권위가 땅에 떨어진 것에 대한 한탄일 뿐이노라…”


“으… 뭔가 더 상처가 되는 말인걸…?”


“아무튼! 이 몸은 꼭 이곳에서 최고의 마법사가 되어야 하느니라! 최고의 마법사가 되면 그 누구도 우리를 얕보지 못할 것이니라!”


“그건... 나도 마찬가지야...!”


“히힛, 두말하면 잔소리지!”


미르, 마리, 그리고 니아가 가까스로 의기투합하며 의지를 불태우고 있을 때, 락티아는 새로운 룸메이트와 불편한 재회를 하고 있었다.


“호호호, 이렇게 빠르게 다시 만날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네♥ 안 그래, 락티아?”


“하… 벌써 골치가 아프네… 또 결투하고 싶은 게 아니라면 그냥 잠자코 조용히 있어라, 소네트.”


“흐응~ 나는 언제라도 환영인걸?”


“가능한 한 빨리 룸메이트를 바꿔 달라고 건의하는 편이 좋을 것 같군…”


“결투를 할 거라면 미리미리 말하도록. 여러모로 준비해야 할 절차들이 있으니…”


“흥, 계속 내 신경을 거스르게 한다면 결투고 나발이고 바로 짓이겨 주마.”


“어머나~ 무서워라~”


왠지 불편해하는 것은 락티아뿐인 것 같지만, 첫 만남부터 결투를 벌였던 소네트와 락티아, 그리고 중재를 섰던 알비아는 운명의 장난인지 앞으로 1년간 한 지붕 아래에서 같이 생활하게 되었다.


“그나저나~ 수강 신청은 미리 다 했던 거야?”


“기숙사에 미리 입소해서 미리 처리해 뒀지. 그보다 왜 남의 일에 신경 쓰는 건데?”


“으음~ 그렇구나~”


“제길, 소름 끼치게 하기는…!”


“락티아는 나를 싫어하는 걸 까나~”


“그럼 좋아하겠냐?”


“나는 너무너무 좋은데♥


“엣…?”


소네트가 예상외의 답변을 하자 락티아는 완전히 얼어붙어 버렸다. 둘 사이에 어색한 침묵이 흐르는 와중에 알비아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난 잠시 다른 볼일이 있어서 이만…”


“어이, 잠깐만!”


알비아는 눈치껏 자리를 피해주기 위해 기숙사를 밖으로 향했다. 락티아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것을 눈치챘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소네트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육중한 폭유를 통통 튕기며 걸어와 락티아의 옷을 벗겨버리고는 침대 위로 넘어뜨렸다.


[푸릉♥푸릉♥]


“어어…!”


“후후, 결투도 좋지만 가끔은 가벼운 유흥도 좋지 않을까? 사실 나는 이런 거 무지무지 좋아하거든♥ 그럼 자아안뜩 기분… 좋아지자~?”


“자, 잠깐…!”


락티아가 미처 대답하기도 전에 완전히 노출된 소네트의 폭유가 락티아를 덮쳐왔다. 폭유와 폭유가 맞닿자 두 쌍의 젖꼭지가 비벼지며 살결의 파도 속을 표류했다.


[부빗부빗부빗부비잇♥♥♥]


“후훗, 젖꼭지가 굉장히 자기주장이 강한 편인걸? 하앙♥ 날 함몰유두로 만들어 버릴 것만 같아~”


“시끄러워…!”


소네트는 자세를 바꿔 락티아의 오른쪽 귀 바로 옆에서 들릴 듯 말 듯 아주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사실 난 귀가 엄~청 예민하거든♥ 너는 어떨지 한번 볼까…?”


“히이익!”


“이 혀 놀림을 잘 기억해 둬♥


소네트의 부드러운 혀가 락티아의 귓바퀴를 구석구석 핥았다. 능숙한 혀 놀림에 귀 전체가 침으로 젖어버릴 지경이 되자 락티아의 표정도 완전히 녹아내려 버렸다.


[핥짝핥짝핥짝핥짝♥♥♥]


“하아… 하아…”


“후훗, 성감대도 아닌데 엄~청 기분 좋았지? 그러면… 방금 했던 것처럼 너의 이 핑크빛 유두에 대고 하면… 어떨 것 같아?”


“앗… 아앗…!”


소네트는 장난스럽게 혀를 내밀며 조롱하는 듯한 미소를 지었다. 온몸에 힘이 빠져버린 락티아는 그저 등골에 소름이 돋은 채로 얼어붙을 수밖에 없었다. 소네트의 혀에서 따뜻하다 못해 뜨거울 정도로 달궈진 침이 한 방울, 한 방울 락티아의 오른쪽 유두 위로 똑, 똑 떨어졌다. 매혹적인 향기를 풍기는 침방울이 닿을 때마다 락티아의 유두는 점점 더 딱딱하게 발기해갔다.


“하아~ 역시 바로 시작하면 너무 재미없겠지? 나는 가장 맛있는 음식은 맨 마지막에 먹는 편이거든.~”


소네트의 혀가 락티아의 유륜 테두리를 따라 빙글빙글 돌며 끈적하게 핥았다. 그러면서도 유두는 절대 건드리지 않고 오로지 뜨겁게 달아오른 숨결만이 닿을 뿐이었다. 소네트의 빈손은 양손을 전부 사용해도 한쪽조차 절대 다 담을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락티아의 반대편 가슴을 겨드랑이와 쇄골에서부터 쥐어짜듯이 마사지했다. 마찬가지로 유두는 절대 건드리지 않아 살결의 파도를 통해 진동만 전해질 뿐이었다.


[슥슥슥슥슥슥♥♥♥]


“윽… 으윽… 더는…”


락티아의 유두는 더 이상 딱딱할 수 없을 정도로 극한까지 발기했다. 유두 끝에는 진줏빛으로 밝게 빛나는 모유 방울이 송골송골 맺히기 시작했다. 락티아의 가슴이 모유로 가득 차 터져 나오듯이 분출되기 직전이었던 바로 그 순간, 소네트가 입술을 크게 벌려 락티아의 넓은 유륜을 통째로 집어삼키고는 난폭하게 빨아당겼다.


[쪼오오오오옥♥♥♥]


“하아아아아앙!!!♥♥♥


락티아의 젖꼭지에서 달콤한 모유가 터져 나와 소네트의 목구멍 속으로 들이닥쳤다. 반대쪽 젖꼭지도 마찬가지로 기세 좋게 모유를 뿜어내어 그 물줄기가 천장에 닿을 정도였다. 락티아는 음부를 만지지도 않았지만, 침대 시트를 흥건하게 적실 정도로 조수를 내뿜으며 성대하게 가버렸다.


[푸쉬이이이익!!!♥♥♥♥♥]


“흐기이이이익♥ 뇌가…! 뇌가 녹아버릴 것만 같아♥♥♥


너무나 강렬한 쾌락 때문에 락티아의 마력 압축이 살짝 풀릴 정도로 이성이 날아가 버렸다. 락티아의 몸 전체보다도 더 거대하게 팽창한 가슴은 침대 매트리스보다도 더 무겁고 부드러웠다. 가냘픈 침대 기둥은 갑작스럽게 닥쳐온 하중 때문에 삐걱거리며 애처로울 정도로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엣…♥ 에엣……♥♥♥


“어머 어머, 정말 칠칠치 못하긴♥ 그래도 덕분에 맛있는 모유를 맛볼 수 있었으니까 나도 보답을 해줘야 하겠지?”


소네트는 잠시 자세를 고쳐 세우고는 자기 가슴을 마치 반죽처럼 주무르기 시작했다.


[꾸륵♥꾸륵♥꾸륵♥꾸륵♥]


“으응♥ 시간이 조금 걸리니까 잠시 기다려줘~”


징그러운 신음을 내며 육중한 폭유를 자유자재로 반죽하자 자연스럽게 살짝 벌어져 있던 가슴골이 딱 달라붙어 I자가 되고, 이내 뒤틀려 S자가 될 정도로 강력한 유압을 자랑했다. 그리고 마침내 소네트의 젖꼭지에서 뜨거운 모유가 힘차게 뿜어져 나왔다.


[쭈우우우우욱♥♥♥]


“후훗,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소네트의 특제 농축 모유 나왔습니다~ 전에도 한번 마셔봤으니까 익숙하겠지?”


소네트는 락티아의 머리를 무릎 위에 뉘고는 마치 아기처럼 젖을 물렸다. 평소대로라면 자존심 때문에 길길이 날뛰었을 락티아였지만 지금은 사실상 의식을 잃은 것이나 마찬가지인 상태기에 제대로 저항도 해보지 못하고 순순히 수유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꿀꺽♥꿀꺽♥]


‘패배다… 완전히 졌어… 만약 진심으로 결투했다면 저 테크닉을 이길 방도가 도저히 떠오르지 않아…”


락티아는 몽롱한 정신 속에서 지난번 결투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패배할 수밖에 없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다. 결국 락티아는 승자인 소네트가 원하는 대로 순응하는 길을 선택했다.


“인정할 수밖에 없네… 정말… 기분 좋았어…”


“어머 어머, 뭐야 그 멘트는? 설마 벌써 끝내게?”


“엣…?”


소네트는 자리에서 일어서서는 락티아를 내려다봤다. 그 눈빛은 틀림없이 사냥감을 포착한 맹수의 시선이었다.


“이… 이게 무슨…!”


“오늘 밤은 아주 길다고? 그러니까… 더… 더~ 기분 좋아지자…?”


“시… 싫어…! 더 이상… 더 이상 가고 싶지 않아아아아앙!!!♥♥♥♥♥♥


그날 밤 황립 마법학원의 기숙사 단지에서는 밤잠을 설치게 할 정도로 요란한 교성이 끊이지 않았다. 여느 날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일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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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쓰다 보니 역시 다양한 시츄에이션을 표현하는 데는 가만히 서 있으면 배꼽이 가려질락 말락 한 찌머크가 가장 적절하다는 생각이 들었음


물론 이거보다 훨씬 큰 것도 나중에 등장할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