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의 : 본 창작 내용은 저자 개인의 주관적인 예측과 희망사항, 그리고 일부 정치적 표현들이 담겨 있기에 일부 독자들에게는 불쾌감을 줄 수 있으므로 불쾌할 것 같아 못 보겠다거나, 남을 저격하고 싶다거나, 취향 짓밟고 싶으신 분들은 딴지 걸 생각 마시고 조용히 뒤로 가기 누르시기 바랍니다.


나 미타케 란은 올해 마침내 하네오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나토 씨가 다니는 대학교에 입학하게 되었다. 미나토 씨와 달리 나는 일반 전형으로 지원했기에 센터 시험을 봐야 했지만 그래도 어찌저찌 점수는 잘 나올 수 있었지. 예전에 쪽지시험 0점 받던 내가 더 이상 아니니까 말야..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교양 과목 첫 수업 들어가는데 내 옆에 뜬금없이 미나토 씨가 자리에 앉더군. 

"미나토 씨. 여기는 1학년 교양 과목 수업인데 어쩌다 여기에 오시게 되었나요?"

"응...아무리 그래도 프로 밴드 리더로서 학사경고 받을 수는 없잖냐. 학점 만회는 해야지 않겠어?"

"아 그러셨구나."

나는 속으로 나오려는 웃음을 애써 참으며 수업을 들었다. 근데 미나토 씨는 그런 주제에 그닥 수업에 열중하지 않는 느낌이었다. 종종 수업 들으면서 코드레스 이어폰 켜고 폰에서 나오는 가세연 영상을 보고 있던 게 아니었던가?

'미나토 씨...아무리 애국보수 유키나니 뭐니 해도 이런 것까지 보세요?'

하지만 나도 솔직히 미나토 씨에게 그런 말 할 자격은 있나 싶었다. 나도 사실은 이어폰으로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듣고 있었으니...


그렇게 지겨웠던 수업이 끝나니 점심시간이었다.

"미나토 씨. 오랜만에 같이 점심이라도 먹을까요?"

"좋아. 미타케 씨가 원한다면야."

이날은 미나토 씨와 기분을 내면서 같이 먹고 싶었기에 식당에 가지 않고 학교 밖 패스트푸드점에서 치킨 샌드위치 세트를 샀다. 작년 하네오카에서 수학여행을 미국으로 갔을 때 칙필레에서 먹었던 치킨 샌드위치의 맛이 잊혀지지가 않아서 그나마 비슷한 맛이 나는 걸로 골랐다...


나와 미나토 씨는 그렇게 잔디밭에서 치킨 샌드위치 세트를 먹으며 간만에 회포를 풀었다. 

"웬 일이야 미타케 씨. 같이 점심까지 먹자고 하고?"

"모처럼 미나토 씨와 같은 대학에 다니게 되었는데 한동안 떨어져 있었던 만큼 이제부터라도 다시 가깝게 지내고 싶긴 해요."

"그래? 사실 나도 작년 내내 대학 다니면서 프로 밴드 활동하느라 정신이 없었지. 거기에 미타케 씨도 수험 준비도 해야 했을 테니."

"그렇긴 해요. 그리고 아코 녀석 중3이었던 때가 엊그제 같던데 벌써 고3이라니..."

"아..아코 그 녀석은 괜찮더라고. 우리랑 프로 밴드로 묶여 있다는 게 큰지 우리가 졸업했을 때도 그닥 외로워하는 눈치는 아니었어."

"사실 그건 토모에가 있었기 때문이기도 해요."

"왜?"

"토모에 녀석. 졸업식 날 졸업생들 앞에서는 쏘이야 외치면서 슬픈 기색 전혀 안 내비쳤었는데, 아코 앞에서는 아코 안고 엉엉 울었어요."

"아니 그 우다가와 씨가 아코 안고 졸업식 날 그렇게 울었다고?"

순간 미나토 씨는 치킨 샌드위치를 한 입 크게 베어물고는 의아한 듯한 눈빛을 보였다.

"네...정작 아코 녀석은 언니 울지 말라면서, 자기는 괜찮다면서 오히려 달랬었더군요."

"허허 그 천하의 우다가와 씨가 그런 약한 모습을..."

"네, 그래서 토모에 녀석 대학 입학하고도 한동안은 안색이 좀 안 좋았어요. 뭐 지금은 우리랑 다시 활동하면서 그나마 괜찮아지긴 했지만요."

"애프터글로우 애들 대학 다들 흩어지지 않았어? 어떻게든 다시 모일 수는 있었나보네?"

"일단 저랑 히마리, 토모에가 같은 대학교고, 모카랑 츠구미는 다른 대학교로 갔어요. 그래도 거리가 그렇게 멀지 않아서인지 같이 모이기에는 크게 문제는 없더군요."

"그렇담야 애프터글로우의 미래도 밝겠군. 같이 모일 수 있다는 건 정말 큰 행복이야. 미타케 씨."


란은 한동안 숨을 고르면서 콜라를 한 모금 들이켜고 다시 말을 이어나갔다.

"아 그리고 올해 아코 녀석 그렇게 외롭지도 않을 거예요."

"또 무슨 일인데?"

"올해는 글쎄 수학여행을 하네오카랑 하나사키가와랑 합동으로 간다고 합니다."

"아니 수학여행을 두 학교가 합동으로?"

"네. 저희 때만 해도 상상도 못했던 일인데 축제를 넘어 이젠 수학여행까지 같이 가게 되었더라고요."

"그래서 어디로 간대?"

"한국으로 간다고 합니다."

순간 미나토 씨는 마시고 있던 콜라를 입에서 뿜어냈다.

"거참 놀라운 일이군. 하나사키가와가 드디어 일본 밖으로 수학여행을 가게 되다니."

"이번 수학여행은 학교의 결정도 결정이지만 학생회장의 결정도 큰 몫을 했다고 하네요."

"학생회장이라? 누구의 결정이었는데?"

"카스미의 동생인 아스카가 하네오카의 학생회장이 되었거든요. 하나사키가와 쪽 학생회장하고도 합의해서 같이 수학여행을 가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녀석 포피파 외에는 하나사키가와 애들 대하기 어려워했고 아예 벌레보듯 하던게 엊그제 같던데 그세 그렇게 성숙했더라고요."

"우리 때는 상상도 못했던 두 학교의 합동 수학여행이라...재미있게 잘 다녀오길 빌어야지."

"아 그리고 츠키노모리 쪽은 토우코 녀석이 저한테 수학여행에 대해 알려주더라고요. 거긴 무려 유럽을 돈다고 하네요."

순간 유키나는 다시 콜라를 입에서 뿜어댔다.

"미친 금수저를 넘어 다이아수저녀석들 같으니!"

"그것도 유럽 한 국가가 아니라 영국, 프랑스, 독일, 스위스, 이탈리아 5개국을 차례대로 돈다고 합니다."

"역시 츠키노모리야. 돈 쓰는 수준이 다르군."

"토우코 녀석 재미있게 다녀올 거예요. 유럽에 가서 지단이 마테라치한테 박치기하는 동상 앞에서 반드시 사진 찍고 올 거라고 단단히 벼르고 있어요."

"그래...야시오 씨도 즐거운 추억 만들길 바래야지."

"저도 이제 미나토 씨와 같은 대학생이 된 이상, 즐거운 추억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애프터글로우도, 로젤리아도 계속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