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외에도 여러 팀이 있지만, 모두 편집하고 이제 기마전이 시작된다. 이 기마전에서 승리하는 팀에겐 각종 미셸 굿즈가 상품으로 주어진다.

 ‘필요 없어...’

 미셸 안의 사람은 상품 내용을 보자마자 의욕이 팍 식어버렸지만, 그건 다른 이야기.

 신호탄이 울리자 대기하고 있던 기마가 일제히 운동장에 난입했다.

 “훗. 그쪽 기수는 너구나. 미타케 씨.”

 “네. 그쪽도 바람대로, 그리고 역시 당신이군요. 미나토 씨.”

 “정상에 서는 건 우리 로젤리아야.”

 “아뇨. 이기는 건 애프터글로입니다.”

 시작하자마자 로젤리아 기마와 앱글 기마가 서로를 찾아가 불꽃 튀기는 신경전을 벌였다.

 “히마리! 테니스 시합에선 못 봤는데 여기선 겨우 얼굴을 보네!”

 “네. 저도 리사 선배처럼 좀 더 결과를 내고 싶었는데 말이죠.”

 “언니! 아코 열심히 하고 있어!”

 “응. 우리 아코, 장하다!”

 “린코 씨, 마지막까지 힘내세요!”

 “네... 하자와 씨도... 힘내세요...”

 “사요 씨, 재밌는 만화 찾았는데 한 번 읽어보실래요?”

 “아뇨, 아오바 씨. 마음만 받을게요. 만화는 제 취향에 맞지 않아서.”

 아니, 정정한다. 불꽃 튀기는 신경전을 벌이는 건 유키나와 란뿐이다. 원래도 그랬듯이. 그렇게 유키나와 란은 서로를 노려보며 서로의 팔을 서로의 뺨 끝으로 뻗고 받기를 반복했다.

 한편 다른 쪽은... 우선 헬로해피 가마와 파스파레 가마가 마주했다.

 “후에에엥~ 치사토 짱~”

 “카논을 기수로 세우다니 너희는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치사토는 카논이 기수로 있는 광경에 깜짝 놀랐다. 분명 헬로해피 기수는 코코로나 하구미, 카오루 중에서 나올 것이라 예상했고, 예상에서 벗어난다고 해도 미사키일 거라고 생각했다.

 “마츠바라 씨가 기수라니 흥미롭네요... 허를 찌르는 전략이지 말입니까?”

 “마야 짱, 진지하게 생각해줄 거 없어.”

 마야가 쓸데없이 진지하게 생각하려고 하자 치사토는 그런 발상을 막았다.

 “치사토, 우리 카논을 무시하지 말아줬으면 하는군. 우리도 뜻이 있어 카논을 기수로 세운 거다.”

 “무슨 뜻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딱 봐도 카논의 동의를 구하지도 않은 거 같은데? 애 울겠어! 너희가 그렇게 인간적이지 않은 방법을 쓰겠다면 나도 치사하게 나올 거야!”

 “아아, 아름다운 치사토가 더러운 수를 쓰겠다는 우리들은 참으로 죄 많은 팀이로군.”

 치사토는 화를 내고 있다. 절친이 지금 원하지도 않는 기수 자리에 앉아 울상이니 아무리 자제력 높은 그녀라도 화가 나고, 그걸 직접 표출할 만했다.

 “치사토 짱? 치사한 수라니 대체...”

 아야는 치사토가 말하는 ‘치사하게 나오겠다’가 이해되지 않아 고개를 갸웃거렸다.

 “치사토 씨, 아무리 화가 나도 무사도에 반하는...”

 “이브 짱, 걱정하지 마. 반칙 같은 걸 쓰겠다는 게 아니니까.”

 치사토는 이브가 걱정하지 않도록 ‘무사도에 반하는 짓은 안 하겠다’고 약속했다. 실제로도 치사토가 생각하는 ‘치사한 수’는 반칙이나 무사도에 반하는 짓이 아니었다.

 “히나 짱! 이대로 돌진할 테니 카논의 머리띠를 빨리 빼앗아줘!”

 “응? 근데 헬로해피네 기마 기동력이 장난 아니라서 좀 힘들 거 같아. 평소 미셸 인형탈 쓰고 다녀서 힘이 단련된 미사키 짱, 우월한 장신 여성 카오루 군, 신체 능력 발군인 코코로 짱과 하구미 짱이 다리라서 회피가 능숙할 거 같아. 기수가 카논 짱이라서 저쪽 공격은 허접이겠지만.”

 “괜찮아. 저쪽 다리에 한순간 커다란 틈을 만들게! 나만 믿어!”

 “치사토 짱이 그렇게 말한다면!”

 치사토의 지시에 파스파레 기마는 헬로해피 기마에 돌진했다. 헬로해피 기마는 이 기마전의 기마 중 가장 특출난 기동력으로 파스파레 기마의 돌진을 피하고자 했다. 하지만 치사토는 바로 생각해둔 치사한 수법을 준비했다.

 “거기 서줄래? 카.오.짱?”

 아주 짧은 주문에 불과한 그 수법을...

 “카, 카오루 군?”

 “카오루 씨? 왜 그러세요?”

 “카오루 얼굴 새빨개!”

 “후에에엥! 기마가 흔들려! 괜찮...”

 치사토의 주문에 허를 찔린 카오루는 잠시 얼굴이 새빨개진 채 굳어버렸고, 동시에 헬로해피 기마의 기동력도 멈췄다. 그 틈을 놓치지 않은 히나는 재빨리...

 “아!”

 “카논 짱, 미안!”

 카논의 머리띠를 채갔다. 헬로해피 기마 탈락.

 “...저기, 치사토 씨? 대체 그 ‘카오짱’이란 게 뭐길래 헬로해피 기마의 호흡이 무너진 건가요? 일본의 고대 주문?”

 “몰라도 돼. 나만의 주문이니까.”

 아야와 마야, 히나는 ‘카오짱’이 ‘카오루’를 말하는 거라는 걸 눈치챘지만, 이브만은 눈치채지 못했다.

 한편 다른 기마의 상황은...

 “미안! 나츠키! 너희 기마 머리띠는 우리가 가져갈게!”

 “큭! 젠장!”

 치스파 기마 vs 포피파 기마의 승부는 포피파의 것이 됐다. 너무나도 치열하고 훌륭한 승부였기에 차마 전부 담을 수 없어 부득이하게 편집되었다.

 헬로해피 기마를 순식간에 꺾어버린 파스파레 기마는 그 후, 히나의 훌륭한 테크닉에 수많은 기마를 탈락시켰다.

 “하아... 하아... 대단하네. 미타케 씨.”

 “하아... 하아... 미나토 씨도요...”

 로젤리아 기마 vs 앱글 기마의 승부는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가끔 다른 기마가 난입해 어부지리를 노렸지만, 그럴 때마다 신기하게 유키나와 란이 단합하여 승부를 방해하는 기마를 박살 냈다.

 “실은 유키나는 란과 사이가 좋은 거 같다니까.”

 “제 말이요~”

 “리사!”

 “모카!”

 리사와 모카의 잡담에 유키나와 란이 반응했다.

 “흠...”

 모카는 유키나와 란의 싸움의 행방을 기다리기 치졌다. 그리고 자신의 말에 두 사람이 반응하는 걸 보고 묘안이 떠올랐다.

 “아, 저기에 고양이가!”

 그것은 저질스럽다고도 할 수 있는 장난이었다.

 “미안하지만, 그런 유치한 장난엔 안 넘어가!”

 아무리 그래도 유키나는 그런 유치한 장난에 시선을 팔지 않았다.

 어느 새 웬만한 기마는 다 무너지고, 포피파, 파스파레, 로젤리아, 앱글 기마만이 남았다.

 “언니! 이제 언니 기마의 머리띠도 가져갈게! 그건 다른 누구에게도 양보할 수 없어!”

 파스파레 기마는 로젤리아, 앱글 기마의 싸움에 난입했다. 당연히 로젤리아, 앱글 기마는 계속 그랬듯 싸움을 방해하는 제3의 기마는 서로 단합하여 무너뜨리려고 했다.

 “저희도 잊지 마시라고요! 유키나 선배!”

 “토야마 씨?”

 하지만 이번엔 로젤리아와 앱글은 단합할 수 없었다. 로젤리아 기마는 포피파 기마를, 앱글 기마는 파스파레 기마를 상대하는 흐름이 되어 서로 흐름이 갈라졌다.

 “히나 씨! 방해하지 마세요!”

 “싫은데~ 란 짱이라도 봐주지 않을 거야!”

 히나는 공격적으로 란의 머리띠를 노렸다. 란도 반격하려고 했지만, 히나의 실력이 한 수 위였다. 그러나...

 “으아아아... 죄송합니다!”

 체력 젬병인 마야가 넘어지고 말았다. 히나가 흥이 올라 파스파레 기마를 움직여 이 기마 저 기마를 무너뜨리고 다녔으니 마야가 지칠 대로 지칠 만했다. 마야의 페이스 생각을 안 한 히나의 행동이 자업자득으로 돌아온 것이다.

 다리 하나가 무너지자 파스파레 기마는 흔들렸고, 란은 그걸 놓치지 않고 히나의 머리띠를 노리고 공격했다.

 “어이쿠, 위험해라.”

 “아.”

 하지만 히나는 기마가 흔들리는 것에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고, 담담하게 란의 돌격을 카운터로 오히려 히나가 란의 머리띠를 잡아챘다.

 앱글 기마 탈락.

 “으아아아 페인트에 걸렸다!”

 “토야마 씨! 이제!”

 한편 카스미 vs 유키나 쪽은 카스미가 유키나의 페인트에 제대로 걸리면서 틈을 크게 보였다.

 “큭!”

 하지만 유키나는 어째서인지 ‘카스미의 머리’에 달린 머리띠에 손을 대지 못했다.

 ‘고... 고양...’

 유키나가 멈춰있자 카스미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반격을 가해 유키나의 머리띠를 집었다.

 “아!”

 승부에서 망설임은 죽음... 유키나는 그대로 머리띠를 카스미에게 빼앗겨 탈락했다.

 “좋았어! 이제 남은 건 하...”

 카스미가 유키나를 이겨서 기뻐하고 있을 때... 승리의 기쁨에 방심하고 있을 때... 파스파레 기마는 놓치지 않고 전력으로 돌격하였다. 그리고 히나는 카스미의 머리띠를 채갔다.

 “아!”

 “오예! 언니네 머리띠는 결국 못 얻었지만... 이겼다!”

 포피파 기마는 마지막에 탈락... 최종 우승은 팀 파스파레였다.

 “미안해... 애들아.”

 “아냐. 카스미 짱은 최선을 다했어. 준우승도 대단한 거라고?”

 마지막 실수로 우승을 놓친 카스미... 카스미가 자신의 실수를 크게 후회하며 침울해하자 리미가 카스미를 위로했다. 기마전 시작 때와는 반대의 구도였다.

 “카스미, 치스파 애들도 꺾고 엄청나게 활약했잖아! 자신을 비하할 거 없어!”

 사아야도 카스미를 위로했고

 “응. 로젤리아까지 꺾었지. 카스미, 대단해.”

 타에 역시 카스미를 위로했다.

 “하아... 하아... 저기... 카스미 엄청나게 대단하고, 만만세이니까... 카스미 내려보내면 안 될까... 하아... 하아... 내가 좀 죽을 거 같거든...?”

 “아리사! 죽으면 안 돼!”

 아리사는 거친 숨을 내쉬며 카스미를 위로하면서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포피파에서 독보적일 정도로 가장 체력이 없는 아리사이기에 독보적으로 체력이 빨리 닳고 한계가 찾아온 것이다. 그런 아리사의 모습에 카스미는 아까의 실수고 뭐고 기마에서 내려와 아리사를 껴안았다.

 “그... 러... 니... 까... 껴안지... 말라고...”

 아리사는 츳코미를 이어갈 수 있을 정도의 체력이 더는 없었다.

 “모두 즐겁게 논 거 같아 다행이네.”

 “““““...? ...!!”””””

 포피파는 눈앞의 인물의 등장에 깜짝 놀랐다.

 “어, 언니...?”

 리미의 언니 우시고메 유리의 등장이었다. 유리만이 등장한 게 아니었다.

 “회장님...”

 “아니, 회장은 너잖아? 그나저나 엄청나게 재미있는 이벤트를 벌여놓았네. 두 학원 공동 이벤트라니, 난 이런 거 꿈도 못 꿨어.”

 하나사키가와 여학원 전 학생회장. 와니베 나나나. 그녀의 등장에 가장 놀란 건 린코였다.

 “나 왔어~”

 다음에 등장한 건 우자와 리이.

 “으읍읍읍읍읍(마이 시스터 리미 짱)...”

 “아니야.”

 마지막으로 니쥿키 히나코. 입이 웹 테이프로 막혀 있는 상태로 등장했다. 리미는 대충 히나코가 하는 말을 몸으로 이해하고, 반사적으로 부정했다.

 이로써 Glitter*Green 멤버들이 총집합했다.

 “히나 짱 선배는 입이 왜 저러세요?”

 “여기 변태는 여기 오면서 하면 안 될 발언을 계속 범해서 벌로 테이프로 입을 막아놓았어.”

 히나코는 입이 없어도 직접 몸으로 변태 짓을 실천하려고 했으나, 바로 리이가 제재했다.

 “언니, 어떻게? 말도 없이?”

 “미안, 하나사키가와에서 엄청나게 재미있는 이벤트가 있다길래 보고 싶어서 잠깐 귀국했어. 서프라이즈를 원해서 비밀로 했고.”

 리미는 바로 유리 품으로 안겨 들어갔다.

 “...? 저기서 뭔가 재미있는 일이 벌어졌나 봐. 아, 상품인 미셸 굿즈는 마야 짱이 다 가져.”

 “네? 그래도 됩니까?”

 히나는 멀리서 Glitter*Green 멤버의 등장을 구경했다.

 “서, 선배들이네. 하하.”

 “전 회장도 계셔.”

 하나사키가와 출신인 아야와 치사토는 그들이 누군지 잘 알기에 바로 알아봤다.

 “이제 너도 임기가 끝나고 누군가에게 회장직을 넘길 때가 왔구나.”

 “네...”

 린코는 나나나와 그리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회장으로서 학교를 바라본 1년은 어땠어?”

 “히, 힘든 것투성이였어요... 싫어도 앞에 나서서 말을 해야 하고... 히카와 씨가 없었으면...”

 린코는 살짝 떨며 진실된 감정을 전했다.

 “그래도... 좋은 경험이 많았어요. 지금의 전 1년 전보다 많이 레벨 업하고, 진화한 것 같아요.”

 싫은 게 있었어도 결과적으로는 좋았다고.

 “후훗, 레벨 업, 진화라 너다운 표현이네. 있지, 나 솔직히 회장직을 너에게 떠넘기듯이 주고 갔잖아?”

 “네...”

 “소극적인 네가 회장직을 잘 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었는데 이렇게 보니 잘 해내온 거 같아 다행이야. 다음의 회장도 같은 마음을 너에게 전할 수 있으면 좋겠네.”

 린코는 쑥스러운 듯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긍정을 표했다.

 “차기 회장은...”

 “...”

 나나나와 린코는 동시에 같은 사람을 보았다.

 “그렇구나. 그러면 하나사키가와 여학원은 3연속 키보드 담당이 회장이 되겠구나. 재밌겠는걸.”

 나나나는 웃었다. 희망적인 표정으로.

 “이제 곧 전 회장에서 물러나요. 이 학원은 제 임기 때와는 달라지겠죠. 회장이 제가 가꾼 하나사키가와 여학원을 보며 놀라셨듯이 말이에요. 저도 궁금해요. 제가 물러나고, 졸업하여 이곳을 떠나고, 새로운 시로카네 린코의 인생을 시작하여, 딱 1년을 채워서... 이 장소에서 볼 풍경이 말이에요. 저 역시 지금 회장이 보는 위치에서 하나사키가와 여학원을 보는 게 기대돼요.”

 린코는 또박또박 이야기하며 웃었다. 희망적인 표정으로. 보기 드문... 그녀의 밝은 표정이었다.

 “...그러게 이제 회장 아니라니까. 그래, 그 말을 그 표정으로 또박또박할 수 있게 됐구나.”

 나나나는 그 말을 마지막으로 린코와의 대화를 마쳤다.

 

 하나사키가와 여학원과 하네오카 여학원이 공동으로 연 운동회는 이것으로 끝이 났다.

 많은 학생 가슴에 뜨거운 추억을 남긴 채. 누군가에겐 그리운 대화를 상기시킨 채.


후기

 

분명 처음 썼을 때만 해도 3편으로 정리되겠거니, 그 정도만 써도 많이 쓴 거겠거니 했는데... 한 편으로 정리될 줄 알았던 기마전이 엄청나게 길어졌네요. 한 편의 절반도 안 될 거라고 생각했던 장애물 경주는 아리사를 괴롭히는 게 재미있어서 계속 종목 늘리고 늘렸더니 엄청나게 불어났고. 초기안에 없었던 그리그리까지 등장하며 엔딩 장식... 마지막에 얘네도 하나사키가와 출신인데, 등장 안 시키는 게 섭섭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