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와사키 시호그녀는 유즈루의 말에 대해 생각한다.

 

 

친구들이라니?’

 

 

지금까지 친구 한 명 없이 지냈는데.

이게 대체 무슨 소리인가.

 

 

!”

 

 

설마!’

 

 

황급히 방으로 뛰어가서 문을 열었다.

 

 

왔냐?”

 

 

시호를 집요하게 괴롭혔던 여학생이 식칼로 사과를 깎고 있었다.

다른 학생들은 라면을 먹고 있었다.

 

 

.”

 

 

꽤 얼빠진 표정을 지은 시호.

 

 

저놈들이 왜 우리 집에 온 거야?’

 

 

생각하는 건 10초도 안 돼서 해결됐다.

 

 

내가 괴롭힘당한 걸 말할까 봐 온 거구나.’

 

 

어떻게 집을 찾아온 건진 안 봐도 비디오였다.

교무실에서 시호의 정보를 몰래 본 거겠지.

 

 

.”

 

 

그렇다고 유즈루에게 이 사실을 말하면 어떻게 될까?

 

 

대놓고 협박하고 있어.’

 

 

식칼로 자신을 찌르거나아니면 유즈루를 찌르거나.

 

 

저놈들은 그렇게 하고도 남아.’

 

 

집의 위치가 발각된 이상 그들이 어떤 미친 짓을 꾸밀지 모른다.

 

 

방화를 저지를지 주문 폭탄을 저지를지.’

 

 

하나뿐인 오빠를 지키려면 시호가 그들의 말에 저항하지 않고 순순히 따라야만 한다.

그게 자신에게 큰 피해를 주는 행위라고 할지언정.

 

 

친구 없어도 된다면서… 많이도 사귀었네.”

 

 

유즈루는 감회가 새로운 듯 미소를 지었다.

 

 

게다가 나랑 동갑인 사람도 사귀고.”

 

 

하하괜찮아요시호는 저희가 책임질 테니까!”

 

 

시호를 괴롭힐 때 표정과는 달리 상냥한 미소를 지으며 유즈루를 바라보는 여학생.

게다가 홍조까지 띄워져 있었다.

유즈루의 얼굴이 이 세상의 얼굴이 아닌 것 같이 잘생겨서 그런 것 같았다.

 

 

우리 오빠는… 당신 같은 사람에겐 절대 넘겨줄 수 없어.’

 

 

이글거리는 분노의 감정을 꾹 참았다.

 

 

이거 진짜 맛있어요!”

 

 

하하면 넣고 스프 넣고 계란 넣었을 뿐인데 맛있었다니다행… 콜록이네.”

 

 

역시 방에 들어가는 게 좋겠어.”

 

 

그러는 게 낫겠지그럼 잘 놀고 나는… 콜록방에 들어가… 콜록.”

 

 

괜찮으세요?”

 

 

괜찮… 콜록어우가야겠다.”

 

 

유즈루가 시호의 방에서 나갔다.

 

 

.”

 

 

30초 동안 이어진 침묵.

 

 

에라이 못 해먹겠다.”

 

 

우리도 이거 못 먹겠다.”

 

 

맛있는데?”

 

 

그건 네가 지방이 100%여서 그렇잖아.”

 

 

여학생이 사과를 깎다 말고 시호에게 다가갔다.

 

 

네 오빠 좋아하는 음식 뭐 있어?”

 

 

유즈루 앞에서 보인 것과 달리 꽤 싸늘한 반응.

심지어 칼을 시호의 목에 댔다.

말하지 않으면 베겠다는명백한 협박이었다.

 

 

편의점에서 파는 간단한 음식.”

 

 

왜 이렇게 평범해?”

 

 

그걸 왜 저한테 물으세요.’

 

 

애초에 유즈루가 좋아하는 건데.

 

 

좋아편의점 음식이라면.”

 

 

그녀가 식칼을 거뒀다.

 

 

잠깐너 여자 맞냐?”

 

 

다른 여학생이 옷장을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왜요?”

 

 

츄리닝밖에 없잖아게다가 여러 벌.”

 

 

제가 츄리닝을 좋아해서.”

 

 

시호가 츄리닝을 좋아하게 된 건 부모님이 해외로 떠난 후였다.

부모님이 언제 돌아오실지 모르니 돈을 최대한 절약해야 했다.

평범한 여자애들처럼 옷이라든지 화장품이라든지 이런 걸 많이 사다간 부모님이 주신 많은 비상금이 다 바닥날지도 모르니까.

 

 

왜 츄리닝 입는 거야진짜 가난한 것 같잖아.”

 

 

편해서요.”

 

 

화내고 싶다.’

 

 

근데 그럴 수 없다.

 

 

화장품까지 없냐?”

 

 

굳이 화장 안 해도 되니까요.”

 

 

화장 안 하면 그 미모는 대체.”

 

 

그녀가 말이 안 된다는 듯 손을 덜덜 떨었다.

 

 

저기 시호.”

 

 

?”

 

 

남학생이 음흉한 표정으로 츄리닝을 바라보았다.

 

 

나 저거 한 벌 가져도 되지?”

 

 

당연히 가져도 되죠.”

 

 

최대한 미소를 가득 지으며 말했다.

여기서 단호하게 거절했다간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까.

 

 

그래고마워네 체취 잘 맡을게~”

 

 

그가 츄리닝 한 벌을 가방에 집어넣었다.

 

 

역겨워.’

 

 

아 맞다.”

 

 

식칼을 든 여학생이 입을 열었다.

 

 

넌 우리 손아귀에 있으니 허튼 짓거리 하면 네 집이고 오빠고 나발이고 전부 다 우리가 뺏어갈 거야.”

 

 

.”

 

 

그렇게시호는 일진들의 노예 비슷한 꼴이 되어야만 했다.

 

 

* * *

 

 

2014.

시호가 괴롭힘을 당한 지 2년이 조금 넘었다.

그 시간 동안 괴롭힘의 강도가 똑같을 리는 만무했다.

 

 

옳지잘 마신다!”

 

 

강제로 술 한 병을 통째로 마셔야 한다든지.

 

 

영상 잘 찍고 있어?”

 

 

근데… 저 누나는 괴로워하는 표정까지 다 예쁜 것 같아요.”

 

 

다른 학교의 일진들까지 가담해서 7명이었던 게 15명으로 늘어났으며.

 

 

다 못 마시기만 해봐도쿄 만에 수장시킨다.”

 

 

그들과 어느 폐건물에서 며칠 간 있었다.

유즈루에겐 친구의 집에서 파자마 파티를 하러 간다고 거짓말을 한 상태.

이곳에선 아무도 시호의 편이 없다.

 

 

이걸 다 마신다고?”

 

 

덩치 큰 학생이 소주 세 병을 전부 비운 시호를 보더니 경이에 가득 찬 표정을 지었다.

 

 

죽을 것 같아.”

 

 

시호는 차라리 죽길 원했다.

엄청난 숙취가 몰려오고 있었으니까.

 

 

오빠얘 안 취했어대체 주량이 얼마나 되는 거야?”

 

 

놔둬안 취하는 게 더 고통스러운 거지.”

 

 

누가… 제발 숙취해소제를.”

 

 

그러나 모두가 시호의 말을 무시했다.

 

 

어디 보자술 고문 다음은… 드디어 이거다!!!”

 

 

한 남학생이 신 난 듯 펄쩍펄쩍 뛰었다.

 

 

뭔데 그래?”

 

 

설마.”

 

 

우리가 기다려왔던 거야?”

 

 

남학생들이 그에게로 몰려와서 시호를 괴롭히는 리스트를 바라보았다.

 

 

어이어이믿고 있었다고!!”

 

 

이거 하려고 1년 기다렸다.”

 

 

내가 먼저지?”

 

 

윤간이었다.

 

 

아니.”

 

 

그럼 누군데?”

 

 

저 누나를 정신적으로 몰아넣은 사람타츠미가 먼저야.”

 

 

?”

 

 

아주 계획적이었어.”

 

 

하하그래.”

 

 

그가 안경을 치켜 올렸다.

 

 

실은연상이 좋아.”

 

 

숙취로 쓰러지기 직전에 간 시호를 강제로 끌고 매트리스 위로 끌고 갔다.

 

 

!!”

 

 

그 순간시호는 느꼈다.

지금 당장 도망치지 않으면 아홉 명의 씨를 전부 받아야만 한다는 걸.

 

 

안 아프게 해줄 테니 안심해.”

 

 

저항해서 도망치려고 했다.

그러나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숙취 때문이었다.

 

 

싫어.’

 

 

저항하기 위해서 사지를 움직였다.

움직임이 작아서 무의미한 저항이었다.

 

 

.’

 

 

그가 시호의 츄리닝의 지퍼를 내리기 시작했다.

시호는 눈을 질끈 감았다.

 

 

일단 위에서부터.”

 

 

츄리닝에 가려져 있던 시호의 속살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제발… 신이 있다면 도와줘.’

 

 

그 순간.

 

 

[여인이여.]

 

 

시간이 멈췄다.

 

 

[왜 절망하고 있는가.]

 

 

!’

 

 

눈을 뜨려고 했다.

몸을 움직이려고 했다.

그러나 시간이 멈춘 것처럼 시호의 몸도 움직이지 않았다.

 

 

[나는 이 세상을 창조한 신유메그대가 했던 간절한 기도가 성소에 닿아서 말을 걸고 있다.]

 

 

[내가 그대에게 말을 건 목적은 몇 년 후에 있을 걸즈 밴드를 서포트를 하는, ‘플레이어의 권한을 주는 데 있다.]

 

 

[이 제안을 수락하면 가족 중 지병이 있는 사람의 지병이 더욱 악화하겠지.]

 

 

[하지만 그대가 이 제안을 거절하면나는 그대에게 구원의 기회를 두 번 다신 주지 않겠다.]

 

 

[불로불사를 못 누리고 언젠간 죽게 된다.]

 

 

[그대는 이들에게 차례대로 윤간을 당할 것이다남은 희망의 불꽃이 꺼질 때까지 비참하게.]

 

 

[지금 네 오빠유즈루는 4년 만에 캐나다에서 돌아온 부모님에게 맞고 있다.]

 

 

[그를 구하기 위해서 플레이어가 돼야겠지가장 소중한 사람이 가장 싫은 사람들에게 맞고 있으니까.]

 

 

[대화는 여기까지 하마플레이어가 되고 싶으면 되고 싶다고 생각해라그 이후의 일은… 나중에 얘기하겠다.]

 

 

[부디… 천 년이 넘도록 이어져 온 내 비원을여기서 끝내주면 좋겠구나.]

 

 

.”

 

 

시호의 생각은 간단했다.

 

 

되고 싶어되고 싶다고빨리 플레이어의 권한을 넘겨!!’

 

 

유즈루가 부모님에게 맞고 있다는 걸 생각하자니 눈이 돌아가서 미칠 지경이었다.

 

 

나에게도 복수의 기회를 줘!!!’

 

 

-띠링.

 

 

[플레이어가 되었습니다.]

 

 

[신이 성력을 조금 하사해줬습니다.]

 

 

[게자리의 성좌아쿠벤스가 플레이어에게 깃듭니다.]

 

 

[전투 모드로 돌입하겠습니까?]

 

 

뭔진 모르겠지만 예.’

 

 

[원활한 진행을 위하여랭크 제한이 걸려 있는 에어리어 아이템들을 해방합니다.]

 

 

* * *

 

 

그러게 누가 내 남자친구한테 여우 짓 하래?’

 

 

여학생은 조소가 가득한 미소를 지으며 츄리닝이 벗겨지는 시호를 바라보았다.

 

 

이건네가 여우 짓을 해서 시작된.’

 

 

그 순간.

 

 

아아악!!!”

 

 

뭐야?!”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격투기라도 배운 거야?’

 

 

시호가 존나 빠른 속도로 몸을 일으켜서 남학생에게 초크를 걸었으니까.

 

 

미친.’

 

 

그가 기절한 건(죽은 것 같이 보였다) 3초도 안 되는 짧은 시간.

 

 

이게… ?”

 

 

시호가 상당히 살인적인 미소를 지으며 매트리스에서 일어났다.

 

 

갑자기 뭔데.’

 

 

왠지 모르게 지옥의 사신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렇게 하는 건가미셸의 동상.”

 

 

-쿠구궁.

 

 

시호가 조용히 중얼거리자 거의 3m 정도 되는 크기의 곰 동상이 나타났다.

 

 

!!”

 

 

여학생만 경악한 게 아니었다.

이 건물에 있는 모든 학생이 경악했다.

 

 

다들 도망!”

 

 

-콰아앙!!!

 

 

다른 여학생이 동상에게 압사했다.

그녀의 피와 살점이 바닥을 흥건히 적셨다.

 

 

움직일 수 있다고?!’

 

 

사람처럼 너무 자연스러운 움직임이었다.

 

 

살려줘!!”

 

 

이제야 뇌가 움직이기 시작한 학생들이 계단으로 가려고 몸을 움직였으나.

 

 

안 살려줘.”

 

 

계단으로 못 가고 전부 시호와 곰 동상에게 목젖이 뜯기거나 벽에 처박혔다.

그것도 5초도 안 되는 짧은 시간 안에.

 

 

!!”

 

 

목젖이 뜯긴 학생들은 비명도 못 지르고 신음만 흘리다가 과다출혈로 숨을 거뒀다.

벽에 처박힌 학생들은 당연히 즉사.

 

 

히익.”

 

 

남은 사람은 단 다섯 명.

 

 

야자수.”

 

 

곰 동상이 사라지며 그 자리에서 적당한 크기의 야자수가 나타났다.

 

 

!!”

 

 

-푹찍!!

 

 

야자수의 뿌리가 바닥에서 튀어나와 그들의 목과 심장을 빠르게 꿰뚫었다.

 

 

-털썩.

 

 

시호는 시체들을 바라보았다.

 

 

너희의 영혼은 이제 천국이나 지옥에도 못 가.”

 

 

-우적우적.

 

 

검은 연기가 시체를 먹어치웠다.

 

 

내 안에서 인간 관악기… 아니. ‘리듬 게임을 해야 하거든.”

 

 

거의 수백 개가 넘는 곡을 전부 ALL PERFECT 해야만 영혼을 해방할 생각이었다.

물론 EASY건 SPECIAL이건 모든 난이도를 포함해서.

 

 

속도는 최대 속도로판정과 롱노트 라인 농도는 최악으로노트 크기는 최소로.”

 

 

사탄이 실직해서 절망하는 소리가 들렸지만 무시했다.

 

 

자업자득이지 뭐.’

 

 

어쨌든 유즈루를 구하러 가기 위해 집으로 전력질주를 했다.

 

 

* * *

 

 

카와사키 유즈루그는 현재 자신의 아버지에게 목을 졸리는 중이었다.

 

 

네가 어떻게… 네 새엄마를!!”

 

 

그야 내가 제일 아끼는 여동생을 창녀라고 모욕했으니까!!!”

 

 

이유는 간단했다.

지난 4년간 빡친 유즈루가 홧김에 새엄마를 칼로 여러 번 찔러서.

 

 

으으.”

 

 

불행히도 목숨은 부지했다.

 

 

아주 제대로… 새엄마한테 세뇌당했네요아버지.”

 

 

죽어!!!”

 

 

눈이 돌아간 그가 유즈루의 목을 조르는 손을 더 세게 졸랐다.

 

 

죽는구나.’

 

 

유즈루는 의식이 혼미해져 가는 걸 느꼈다.

눈을 질끈 감았다.

 

 

그래도 시호가 친구 집에 있어서 다행이야.’

 

 

시호가 이곳에 있으면 그녀도 피해를 볼지 모르니까.

 

 

지난 4년간 날 지극정성으로 봐줘서 고맙다고 말하려 했는데.’

 

 

그 순간.

 

 

크아악!!”

 

 

-쿠당탕!

 

 

?”

 

 

눈을 떴다.

 

 

우리 오빠를 건드는 사람은그게 부모님이라도 내가 없애.”

 

 

시호?”

 

 

유즈루의 앞엔 시호와옷장에 날아가서 처박힌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당신들은 우리 부모님 할 자격 없어요.”

 

 

기절한 아버지와 죽기 직전에 간 새엄마를 바라보았다.

 

 

그러니리듬 게임을 해야만 하는 형벌을 내려줄게요.”

 

 

-쿠르륵!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검은 연기가 그들의 몸을 남김없이 먹어치웠다.

 

 

이제… 진짜 끝이야.”

 

 

[전투 모드가 해제됩니다.]

 

 

!!”

 

 

시호가 무릎을 꿇고 머리를 부여잡았다.

 

 

내가… 내가 죽였어!! 그놈들을!!”

 

 

누군가에게 강제로 조종당하는 느낌이었다.

 

 

목젖을 뜯는 감촉이 생생해!!!”

 

 

죽이고 싶지 않아도 죽이고 싶다는 생각이 뇌를 지배했다.

 

 

시호.”

 

 

유즈루가 그런 시호를 안아줬다.

 

 

네가 누구를 죽인 건진 잘 모르겠지만… 나도 새엄마를 죽일 뻔했어.”

 

 

?”

 

 

우린 죄가 거의 비슷하니까이제부턴 우리끼리 살아가자.”

 

 

하하그래.”

 

 

이제부턴 절대 전투 모드로 돌입 안 해.’

 

 

시호가 강한 맹세를 한 그때.

 

 

!!”

 

 

-털썩.

 

 

유즈루가 가슴을 부여잡으며 또 쓰려졌다.

 

 

오빠!!”

 

 

이건, ‘플레이어가 탄생한 이야기인 동시에.

수많은 고난과 역경을 넘어 300번째 세계까지 가야만 했던 여인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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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응애... 나 고딩 생활 힘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