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러운 대화를 위한 의역 다수



1

-전투가 있었다.

여러 세계를 말려들게 해 수많은 사람들을 다치게 한 싸움이 있었다.

모든 것은 어둠의 광대 에피타프에 의한 간계 때문이었다.

아이리스에게 집착하는 에피타프는 그녀에게 거절당해서 철수했으나 다른 세계의 융합은 막을 수 없었다.

세계의 융합을 막고 다른 세계의 엘레노어 일행의 소원을 이루기 위해 익시아는-

-사라져 버렸다.

더 이상 에피타프가 원하는 대로 흘러가게 두지 않아.

익시아를 되찾고, 어둠의 광대 에피타프를 무찌른다!


캐트라 :

전원 집합이야---!!


하티 :

캐트라의 텐션이 끝을 모르고 올라가네요.


캐트라 :

텐션은 당연히 올라가지!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모이는 건-

처음이니까!!


진 :

사람이 이렇게 많이 모이다니 무슨 일이래?


캐트라 :

너한테도 설명했는데! 왜 잊어버린 거야!


사야 :

에피타프를 무찌르기 위해 모두가 힘을 합친다는 거지?


진 :

아~......그렇게 말했었나? 미안, 흘려들어서.


캐트라 :

정말 너무하네!


사야 :

높으신 분들도 잔뜩 왔으니까 실례되는 행동 하면 안돼, 오빠.


진 :

그래 그래, 알고 있어. 저기 구석에서 얌전히 있을게.


오즈마 :

여어, 캐트라, 나 왔어.


아이리스 :

오즈마 씨. 항상 감사드립니다.


오즈마 :

어둠...... 아니지, 지금은 에피타프인가...... 그 놈이랑 싸울 거라면 힘 정도는 빌려줄 수 있거든.

뭐, 내가 말 안 했어도 사람들은 다 모였을 거라 생각하지만?


캐트라 :

그렇긴 한데 높으신 분이 말해야 더 잘 통하지. 쓸 수 있는 수단은 다 써야 해!


오즈마 :

법왕님을 마음대로 굴려먹다니 역시 캐트라야.


단테 :

어이, 일단 다 모였는데. 누가 먼저 선언할 거야?


캐트라 :

오즈마, 부탁해!


오즈마 :

알았어.


조니 :

여러분, 여기 모여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지금부터 이번 집회의 발기인인 법왕으로부터의 전언이 있겠습니다.

그럼 모두 정숙히 들어주십시오.


오즈마 :

일기당천의 전사들이여, 법왕과 비행섬의 호령에 응해 줘서 감사한다.

우리가 아직 나라조차 갖지 못했을 적부터 법왕이라는 의무와 함께 이어받아 온 것이 있다.

어둠에 대항하라- 우리는 그 말에 따라 싸워 왔다.

어둠은 역사의 뒷편에서 암약하며 수많은 비극을 낳아 왔다.

제군들도 알다시피 어둠의 수괴인 어둠의 왕은 비행섬의 사람들에게 토벌됐다.

하지만 그 어둠의 왕마저 능가하는 광대가 남아 있다.

광대의 이름은 에피타프. 그 광대는 자신의 힘을 이용해 이 세계를 멸하려고 한다.

광대 에피타프의 만행을 더 이상 간과할 수는 없다.

이제 우리는 힘을 모아 그 괴물을 무찔러야만 한다!

비행섬에 모인 모험가들이여...... 부디 힘을 빌려 주길 바란다.


일동 :

우오오오오오!!


오즈마 :

고맙다. 모두에게 백의 가호를-

-뭐 아무튼, 격식 차린 인사는 여기까지고. 일단 명목상 내가 보스지만 진짜 보스는 또 한 명 있어.

한 마디 부탁해, 주인공.


주인공 :

......모두 여기 모여 줘서 고마워.

오즈마의 말대로 에피타프는 반드시 무찔러야 해.

그 놈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상처받아 왔어. 더 이상 누군가가 울지 않기 위해서라도......

부디 힘을 빌려줘.


일동 :

에시리아, 힘낼게~!

해 보겠어츄~!

힘내 볼까요, 겐코츠.


주인공 :

그리고 에피타프와의 싸움으로 행방불명된 동료가 있어.

익시아라는 이름의 여자아이야. 익시아는 어딘가에서 반드시 살아 있을 거야.

뭔가 정보가 있다면 알려줘.


쿠로카 :

그건 저희도 이렇게 부탁드릴게요!


시로 :

소중한 동료입니다! 아무 정보든 좋으니 부탁드립니다!


일동 :

과일 닌자 총 출동이다.

인첩으로 정보를 모아올 거야!

동물을 위해서야. 나도 힘을 빌려줄게.


코지로 :

인정하기 싫지만 에피타프 그 놈은 강해! 우리가 모두 나서서 힘을 합칠 필요가 있어!

어느 나라끼리는 적대하고 있을 수도 있어. 하지만 지금은 잠시 제쳐놔야 해.


캐트라 :

우리들이 에피타프 입에서 갸흥! 소리가 나오게 하는 거야!!


일동 :

오오오오오오!!



2

에피타프 :

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이리스 :

파이오스.


에피타프 :

-


아이리스 :

당신에게는 날 증오할 권리가 있어. 내게 칼을 겨눌 이유가 있어. 내 과오를 부정할 자격이 있어.

하지만, 그렇다고 당신이 내 소중한 사람들까지 앗아가고 상처입히겠다면-

나는 절대 망설이지 않을 거야.


에피타프 :

너, 너, 너 말이야......아, 아아아아아......

네가...... 나를......!! 무슨 자격으로......때리고......!!

히이이이이아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악!! 때렸겠다! 나를!! 저 여자가아아아!!

전부 그 년 때문인데에에! 가해자 주제에! 피해자인 나를..... 때렸겠다아아아아!!

아이리스으으으으!!




이런 감정은 필요 없~어......이제 다 필요 없~다고!

모처럼 즐기려고 했는데...... 네가! 거절한다면!!

갈라져 볼까♪

아아아아아아! 아이리스으으! 어째서어어!!


파이오스 :

.........

저 여자에 대한 집념만 분리했는데...... 내가 보기에도 애처롭군......더 못 보겠어.


에피타프 :

아아아아아! 어째서 내가아아!


파이오스 :

하지만 고맙다. 그 집념이 있어서 내가 이 세계에 절망하지 않고 살아올 수 있었어.

네게 품은 경애와 증오는 내게 희망이었어. 고맙다, 아이리스......

(집념이 사라진 지금, 더 살아갈 이유도 없어. 나는 모든 것을 잃었으니까......)

(아니, 아직 남아 있어.....이 감정은......)

하하! 분노와 슬픔만은 남아 있었어......


에피타프 :

미워, 미워, 미워어어!


파이오스 :

난 내가 싫어, 에피타프. 살아있는 게 싫을 정도야...... 하지만 그것보다 더 싫은 게 있거든.

-그래서 없애버리기로 했어.

모든 것을 허무로 되돌리고 나도 사라지려고.


에피타프 :

아이리스으으으!!


파이오스 :

그래, 그리고 그 년이랑 주변 사람들도 다 죽일 거야.

그렇게 해서 네가 조금이라도 후련해지면 좋겠는데......


에피타프 :

아아아아아아!


파이오스 :

죽일 생각이 있었다면 한참 전에 죽였겠지......

하지만 난 죽일 거야. 아이리스에 대한 감정은 이제 내게 없어.

모처럼 창조주와 동등한 힘을 얻었거든......

초월자답게 삶을 살아가는 모든 생물에게 동등한 재앙을 선사할 거야.

내가 느낀 고통과 절망엔 못 미쳐도 맞먹는 공포와 슬픔을 흩뿌릴 거야.

모든 사람들의 소중한 것을 엉망진창으로 파괴해 보자고.

이 세계의 존엄을 뺏어서 사라지기 전에 조금은 마음이 풀렸으면 좋겠는데......



3

엑셀리아 :

라퓌셀~♪ 오늘도 귀엽네, 라퓌셀♪


라퓌셀 :

고마워, 엑셀리아. 그것보다 게오르그가 부르지 않았어?


엑셀리아 :

오늘은 게오르그보다 라퓌셀이 더 중요한걸.


라퓌셀 :

또 혼날 텐데......


비셔스 :

노엘, 타겟이 그쪽으로 간다!


노엘 :

오케이!

좋아! 현상범 확보!


딜런 :

역시 노엘이야! 강해져서 너무 기쁘다!


노엘 :

딜런 형은 너무 호들갑이 심해......


엠마 :

아이리스 씨가 놀러 왔어요.


엘레노어 :

알겠어요. 금방 갈게요♪


??? :

-그걸로 좋은 것이냐?


익시아 :

응, 이거면 충분해. 헤어지는 건 슬프지만......모두가 웃으니까......


에누마의 잔재 :

그렇다면 최소한 초월자의 잔재로서 내가 그대의 무료함을 달래주도록 하겠다.


익시아 :

고마워, 에누마......

누가.....오는데?

설마, 엘레노어!?


누구지.....?


에누마의 잔재 :

네놈은-


파이오스 :

잔재인가......이제 그만 사라져 주실까.


에누마의 잔재 :

그오아아!!


익시아 :

에누마!!


파이오스 :

다시는 재탄 따위 못 할 거다. 내 양분으로 사라져라.


에누마의 잔재 :

도망, 가라......익......시아......


익시아 :

당신 대체 누구야!?


파이오스 :

네 창조주다.


에피타프 :

이 모습을 보여주면 더 알기 편하겠지요?


파이오스 :

난 이 세계를 없앨 거야. 내 딸이니까 날 도와라.


익시아 :

갑자기 뜬구름 잡는 소리 하지 마!


파이오스 :

저항해도 소용없어. 같은 초월자여도 격이 있거든.


익시아 :

꺄아아아아아아!!


파이오스 :

원래부터 계획하고 있던 거였어. 널 초월자로 바꿔서 그 힘을 이용해 세계를 없애는 거.

예전의 나는 아이리스에게 보복하려고 모든 것을 섞으려 했지만......


익시아 :

아아아아아아아!!


파이오스 :

단순하게 없애버리는 게 훨씬 빠르지.


익시아 :

-


파이오스 :

네가 지킨 세계 세 곳도 똑같이 없애 줄게, 내 딸아......

네 헌신도, 눈물젖은 이별도 모두 헛수고가 됐구나.



4

캐트라 :

한 달이나 지났어----!!


시로 :

큰 소리로 안 말해도 알아요.


쿠로카 :

그러게.


캐트라 :

그치만 아무 진전도 없는걸---!


아이리스 :

다들 열심히 도와주고 있지만 어쩔 수 없어.


타비 :

쉽게 찾을 수 있었으면 이렇게까지 고생 안 했을 거라 생각하는데......


레베카 :

광대라면 저희들의 움직임마저 파악하고 있겠죠. 숨어서 지낼 수도 없는 노릇이고요.


쿠로카 :

익시아에 관한 소식도......


시로 :

에피타프보다 더 정보가 부족하네요......


캐트라 :

겨우 일치단결했는데...... 흠닐, 인안나! 너희들 일단 대단한 역할 맡고 있잖아? 뭔가 할 순 없을까!?


인안나 :

사실이지만 너무 쉽게 말하는 것 아닌지요.


캐트라 :

뭔가 아는 건 없는 거야!?


흠닐 :

나도 인안나 군도 결국 역할을 부여받은 쪽이지. 만능이 아니야.

그건 아이리스와 주인공에게도 말했는데......


캐트라 :

잘은 모르겠지만 그건 에피타프도 마찬가지잖아?


흠닐 :

흠.....그랬으면 좋겠지만......


주인공 :

.......


카일 :

뭐 생각하고 있어?


주인공 :

......뭔가 좋은 방법이 없는지 생각하고 있었어.


카일 :

이럴 땐 낮잠이지.

먼 길일수록 돌아서 가라고들 하잖아? 마음만 급해서는 더 힘든 법이야.


캐트라 :

조니! 뭔가 새로운 보고는 있었어!?


조니 :

관계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이샤 씨에게서 보고가......


캐트라 :

뭔데 뭔데!? 뭔가 알아낸 거야!?


조니 :

비행섬에 있으니 모르겠지만 요즘 각지에서 지진이 빈발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이리스 :

뭔가 관계가 있을까요?


조니 :

모르겠습니다.. 아이샤 씨는 바쁜 것 같으니 학자 분들로 조사팀을 꾸렸습니다.

카티아 씨를 리더로-

-유리에 씨, 로베르토 씨, 루퍼스 씨가 주 멤버죠.

......어둠의 광대는 저희가 전력으로 찾아도 발견하지 못 한 상대입니다.

여러분은 자주 조우한 모양이지만 그건 기본적으로 광대가 먼저 접근한 게 틀림없겠죠.

강적이에요, 에피타프는......


아이리스 :

.......


주인공 :

괜찮아. 다음엔 반드시 무찌를 테니까.


아이리스 :

......네, 분명 할 수 있어요.


누군가의 목소리 :

누가 도와줘!!


캐트라 :

이 목소리는!?


주인공 :

제로키스!? 그 상처는 뭐야!?


아이리스 :

지금 치료할게요!


제로키스 :

윽!


아이리스 :

(부상이 심해......)


캐트라 :

제로키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제로키스 :

벤케이 씨가..... 으윽......

.......모두를 구했어. 에리어 시키시마에서.......

모두가......당해버렸어......


주인공 :

제로키스!!


아이리스 :

괜찮아요. 의식을 잃은 것 뿐이니까......


주인공 :

조니! 빨리 에리어 시키시마의 상황을 확인해 줘!


조니 :

네, 바로 확인하겠습니다!


주인공 :

모두 전투 준비해! 비행섬은 에리어 시키시마로 간다!


일동 :

오오!!



5

제로키스 :

오늘은 이제 틀렸어----!


샤나오 :

소리쳐봐야 로그아웃은 허락 못 한다고, 제로키스.


엘리엇 :

아직 특훈 남았잖아, 팬티 친구.


제로키스 :

애초에 왜 특훈을 해야 하는 건데!


벤케이 :

그런 건 다 정해져 있잖냐. 형씨가 약해서 그런 거다.


제로키스 :

약하다고 했겠다~~! 그 말 제일 듣기 싫은 말이라고!


샤나오 :

지난 전투의 적은 강했다. 그러니 제로키스도 업데이트해야 해.


제로키스 :

어둠의 광대 말이야? 정말로 그런 사람이 있다고?


주인공 :

주인공 일행이 말했다면 있겠지. 법왕의 의뢰라면 셧 아웃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리고 주인공 일행에게는 신세도 졌으니 은혜를 갚아야지.


제로키스 :

뭐, 아이리스 씨의 부탁이기도 하고, 노력은 하겠지만~...... 이 특훈은 너무 가혹하다고요오......


벤케이 :

형씨!!


제로키스 :

벤케이 씨!? 어!? 뭐야, 그거......


벤케이 :

칫...... 이렇게 당할 줄이야......


??? :

탄식할 필요 없어. 그 정도는 예상한 반응이었거든. 벤케이.


샤나오 :

전투 애널라이즈 개시! 웬 놈이냐, 어카운트를 대라!!


파이오스 :

내 이름은 파이오스. 너희에겐 에피타프라고 말하는 게 더 알기 쉽겠지?


벤케이 :

......대장, 저 놈 위험한 놈이다. 도망치는 게 좋아......


파이오스 :

아, 도망치는건 안 말려. 용건이 있는 건 그 남자 뿐이니까.

프레셔스 칠드런 벤케이. 방해가 되기 전에 내가 선수를 쳐야겠어.

죽어라.


제로키스 :

벤케이 씨!


벤케이 :

시끄럽다아아!!

모처럼...... 감싸줬으니. 형씨는.....살아라.


파이오스 :

선 채로 죽었나......


샤나오 :

물러서라, 제로키스. 이건 명령이다. 넌 도망쳐서 이 일을 주인공 일행에게 전해라.


파이오스 :

......마음대로 해.


샤나오 :

엘리엇! 전술 프로토콜의 원호를 요청한다!


엘리엇 :

알고 있어. 이미 마고로쿠에게 연락했어. 풀 튜닝된 HOEMARU가 도착할 거야.


제로키스 :

내가 맞서 싸우겠어!! 벤케이 씨의 원수를 갚을 거야!


샤나오 :

제로키스, 네 싸움은 이게 아니다. 벤케이의 죽음을 헛되이 해선 안돼.

비행섬에 이 상황을 전해라. 그게 너의 사명이다.


엘리엇 :

안심해, 팬티 친구. 네가 비행섬에 돌아갈 때 까지는 내가 전선을 유지해 볼 테니까.

코스모의 극을 파헤칠 때까지 죽을 순 없으니까.


샤나오 :

가!!


제로키스 :

!!

아아아아아!!


아이리스 :

벤케이 씨가......


제로키스 :

.......정말 싫었는데..... 벤케이 씨는.....언제나 날 때리고, 난폭하게 굴고, 섬세하지도 않고......

그런데도.....날 감싸고.....그래서는......안 되는 거였는데.......

구하러 갈 거야......


주인공 :

제로키스, 진정해. 부상이 다 안 나았잖아.


제로키스 :

다친 게 무슨 상관이야! 지금 내 동료가 싸우고 있는데!!


류트 :

에리어 시키시마에 도착했어..... 그런데......


캐트라 :

제로키스!!


제로키스 :

뭐냐고, 이건......

저게 에리어 시키시마라니...... 다 거짓말이야!!


에레메쥬 :

......좌표는 틀리지 않았어요.


제로키스 :

이런 거.....다 거짓말이라고......

뭐냐고 저게! 다 어디로 간 거야!!



6

캐트라 :

도대체 무슨 일이 있던 거야! 에리어 시키시마가 사라졌어!


쿠로카 :

내려가서 조사할까요?


흠닐 :

아니, 안 하는 게 좋아.


주인공 :

뭔가 알고 있어?


흠닐 :

......나도 정확한 답을 낼 수는 없어. 하지만 그게 하나의 답이야. 저 오물같은 것은 우리의 섭리 바깥의 존재다.


인안나 :

이 분위기, 허공의 문에서 느낀 것과 비슷해요.


흠닐 :

흠.....그러면, 그렇군......

배어나온 0이라고 표현해야 하겠지. 아니, 0 그 자체와는 또 다를 지도 몰라......

그렇다면 0의 오물이라고 해도 되겠나......?


캐트라 :

뭐야, 0이라니......


흠닐 :

답이 안 나와. 그래서 0인 거야. 그건 존재하면서도 존재하지 않아. 모든 것의 유를 감싸는 허무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세계 바깥에서 배어나와 모든 것을 무로 되돌리는 존재야.

-그것도 전부 내 가설이지만. 섭리의 바깥에 있다는 것 말고는 나도 몰라.


제로키스 :

......샤나오 씨는 어떻게 된 거죠?


흠닐 :

안타깝지만.....


제로키스 :

안돼......


주인공 :

제로키스......


코지로 :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흠닐 :

어둠의 광대가 한 일이라고 생각하는게 타당하겠지.


코지로 :

제로키스의 말대로라면 벤케이라는 프레셔스 칠드런을 노리고 한 것 같은데......


하티 :

티나 씨는 무사할까요?


코지로 :

조니에게 연락해. 아직 무사한지 확인 못 했으니까.


아이리스 :

......위험한 건 티나만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코지로 :

그 이유는?


아이리스 :

이게 에피타프......아니, 파이오스가 저지른 일이라면 지금까지와는 분위기가 다르니까요.


타비 :

그래! 에피타프라면 더 익살스러웠겠지!


아이리스 :

파이오스는 자신을 증오했어. 그래서 날 괴롭게 하기 위한 행동을 했지. 하지만 이건......


그로자 :

분명 에피타프라면 이렇게 간단하게 저지르진 않겠지......


아이리스 :

......단순히 세계를 파괴하려 한다는....그런 느낌이죠.


코지로 :

......티나만이 아니야. 그 놈한테 방해될 녀석들이 다 위험해......


단테 :

강한 녀석부터 없애러 다니는 건가?


아이리스 :

쥬다 씨와 아피스 씨, 빌프리트 씨도 위험할 거에요.

파이오스에게 노려질 가능성이 있어요.


빌프리트 :

마리아, 우리의 아이를 데리고 도망쳐. 백성의 피난도 부탁할게.


마리아 :

......알겠어요. 당신도 무사해야 해요.


빌프리트 :

음.

......배견을 허락한 기억은 없다, 어둠의 광대여.


파이오스 :

네놈이 불사자의 제왕 빌프리트 오르쿠스가 틀림없나?


빌프리트 :

그렇다.


파이오스 :

그렇다면 사라져 주실까.


빌프리트 :

역시 나도 마성의 피로부터 도망칠 수 없는 건가......

오랜만의 투쟁에 가슴이 떨려온다. 이런 모습을 내 처와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진 않았는데......

수천년만에 진심을 보여야 겠구나.

내 이름은 빌프리트. 미련이 남은 망자들을 이끄는 불사자의 제왕-

영겁불멸의 흡혈귀의 싸움을 네놈에게도 보여주겠노라.



7

아이리스 :

슈바르츠그라프가-


캐트라 :

-사라졌어?


메르쿠리오 :

에리어 시키시마랑 똑같아.


주인공 :

빌프리트는?


메르쿠리오 :

......나도 살아 있다고 믿고 싶어.



에리어 시키시마의 소실 후 각지에서 활동 중인 동료들에게 무사를 확인했지만......

빌프리트가 통치하는 슈바르츠그라프도 0의 오물에 삼켜져 소실. 영주 빌프리트의 생존도 확인하지 못 했다.

또 죽은 자의 제왕 헬모트도 연락이 두절-

룩산트와 사타니아스도 0의 오물에 삼켜져 소실됐다는 보고가 있었다.


요나 :

샬롯, 괜찮아?


샬롯 :

......모르겠어. 룩산트가 사라졌다는데 실감이 안 돼......

진작에 오우거(그 바보)가 날 불렀어야 했어. 멋대로 혼자 싸우다 져서 사라지면 뒷처리도 못 한다고...... 


루카 :

괜찮을 겁니다! 샬롯 씨! 오우거 씨도 레인 씨도 분명 살아 있을 거에요!

그렇죠, 캐트라 씨!


캐트라 :

.......


루카 :

......살아 있겠죠......?


캐트라 :

......응, 맞아. 응, 그럴 거야! 분명 무사할 거야......


루카 :

쉴 시간 없어요! 수호 천사로서 모두를 지켜야 하니까!


주인공 :

루카......


루카 :

살아 있어요! 반드시! 레인도 엘가도!! 찾아 올게요!!


비레타 :

주인님......


주인공 :

루카를 부탁해. 혼자 보내면 노려질 가능성도 있어.


리스티 :

......알겠어요.


샬롯 :

원수 갚는 건 나답지 않지만.....이대로는 납득 못 해.


주인공 :

응. 더 이상 에피타프가 원하는 대로 흘러가게 두지 않아.


요나 :

그런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거야? 우리는 이미 선수를 뺏겼는데?


레이가 :

에피타프가 노리는 건 강적이야. 노려질 가능성이 있는 아피스는 비행섬에서 지휘를 맡고 있어.


앨런 :

티나라는 아이의 무사도 확인한 모양이다. 동료와 함께 비행섬으로 왔더군.


레이가 :

이제 위험한 건 제국의 쥬다 대령인데.


샬롯 :

얼른 비행섬 끌고 가자.


아이리스 :

제국을 떠날 수는 없는 상황인 것 같아요.


샬롯 :

그렇다고 그냥 두고 갈 수도 없잖아?


주인공 :

비행섬도 제국으로 향하고 있어.


제국민A :

또 지진이야? 요즘 자주 일어나네......


제국민B :

그러게......


파이오스 :

제국인가......

모든 종족이 함께 사는 이상적인 국가. 놈들이 바라는 균형에 가까워......

미사어구로 장식된 겉치레뿐인 나라는-

-0에 삼켜져서 사라져라.


??? :

원하는 대로 안 될 걸.


파이오스 :

아이샤 어전트.....제10전기.....거절의 개념 사용자인가......

네게 볼 일은 없으니 얼른 사라져라.


아이샤 :

거절한다!


파이오스 :

소용 없어.


아이샤 :

윽!!


파이오스 :

개념은 결국 섭리 안에서의 시스템에 불과하지. 날 제어할 순 없어.

저항하지 않았더라면 편하게 죽었을 텐데......


??? :

전력 펀치권!!


키리에 :

시간 벌어줘서 고마워, 아이샤. 어떻게든 늦지 않았어.


쥬다 :

무사한가?


아이샤 :

잠깐 어깨 좀 빌릴게......


파이오스 :

더럽혀진 백......그리고 죽음의 신수인가.......찾을 수고를 덜었어.


베로니카 :

어머, 이미 이겼다고 생각하는 거야? 넌 이미 제국의 적인데......

-그대에게 신벌을 내린다.


키리에 :

자, 사냥을 시작할까.


쥬다 :

응.

-그대에게 관을 선사한다.


파이오스 :

......어리석은 것들.



8

캐트라 :

좀 있으면 제국이야!


주인공 :

서두르자!!


아이리스 :

아이샤 씨!?


아이샤 :

쥬다.....어째서......?


아이리스 :

아이샤 씨! 정신 차리세요! 아이샤 씨!


캐트라 :

이 소리는 뭐지!?


주인공 :

제국이......요동친다고......?

(하늘에 구멍이.....?)


인안나 :

저게 0의 오물......?


주인공 :

제국이 삼켜지고 있어......?


시로 :

또 한 발 늦은 건가!!


흠닐 :

인안나 군!

......설마.....지혜의 현자인 내가.....여기서.....


??? :

그래, 전부 퇴장이야.


인안나 :

흠닐!


주인공 :

우오오오오!!


파이오스 :

역시 너는 성가셔. 어둠의 왕자.....아니, 지금은 어둠의 왕이던가?


캐트라 :

뭐야!? 너 갑자기 뭐 하는 거야!?


주인공 :

그 모습......백의 왕국의.......


아이리스 :

......파이오스.


그로자 :

방식부터 외모까지 모두 변했네, 에피타프.


파이오스 :

그래. 빛의 왕에 대한 집념은 이미 버렸어.


아이리스 :

그러면 왜 이런 일을 벌이는 거지!?


파이오스 :

답은 단순해.

-나는 이 세계가 너무 싫거든.

너같은 년한테 마음 뺏겼다고 수만년이나 고통받아야 했어.

열렬했던 애정도 증오도 닿지 않았고 너희들의 사랑과 인연에 패배했지.

희극의 주인공도 못 되고 단순한 광대를 연기하라고 강요받아야 했다고......

내 인생엔 의미가 없어. 그런 걸 강요하는 세계를 왜 좋아해야 하지?


캐트라 :

그냥 분풀이잖아!


파이오스 :

아아, 그래......여왕에게 연심을 품은 기사의 분풀이야. 하지만 그거면 충분하잖아?


에피타프 :

네놈들 눈에는 난 광대일 뿐이니까요.

마지막까지 광대는 광대답게, 춤춰보도록 하죠.


파이오스 :

하지만 원하는 건 희극이 아니라 구원 없는 비극이지.

애증에 짓눌린 광대가 보내는 마지막 꽃다발이야. 종막까지 즐겨주길 바래, 나의 왕.


아이리스 :

-!!


주인공 :

파이오스!!


파이오스 :

지금까지는 주인공 역할이었겠지. 수고 참 많았어.

하지만 너희들의 모험 활극도 여기서 끝이다.


주인공 :

윽!


파이오스 :

이렇게 빨리 클라이맥스를 맞이할 생각은 없었는데-

-내용 같은 건 아무래도 좋겠지. 역시, 여기서 죽어라.


주인공 :

그아아아아악!


아이리스 :

파이오스!!


파이오스 :

이제 특별 취급 안 해.


아이리스 :

꺄악!!


파이오스 :

0에 삼켜져서 사라져.


흠닐 :

.....그건 안 돼.


파이오스 :

존재를 깎아냈을 텐데 아직도 발버둥치는군......놀라울 정도야, 지혜의 현자.


흠닐 :

......잠깐 멀리까지.......가.....주실까.......


파이오스 :

결말은 안 변해.

모두 똑같이 0으로 돌아갈 뿐이거든.


시루루 :

□△!!!△△!!!


흠닐 :

나는.....여기까지다.....시루루......뒷일은......


캐트라 :

흠닐-----!!



9


아이리스 :

아이샤 씨는 무사한 건가요!?


비트 :

......좋지는 않아요.


린드 :

상처는 치료했어. 하지만 그 이상으로 쇠약이 심각해.


아조트 :

이런 환자는 처음이다. 마치 안에서부터 침식당해 소실되는 것 같군......


캐트라 :

아이샤를 살릴 순 있는 거야!?


아조트 :

.......전력을 다 하고 있지만 보장할 순 없어.

다른 환자도 많으니까......


허브 :

응급 환자야!!


아그리오스 :

형님! 정신 차리십쇼! 형님!!


캐트라 :

귀스타브......


아조트 :

수술실로 데려와. 수술을 시작한다.


린드 :

후샤도 도와줘!


후샤 :

응, 알았어.


아피스 :

피해가 커지고 있어. 아주 부족한 건 아니지만 일손이 모자라군......


오즈마 :

여기까지 와서 진심이 되다니 에피타프 그 녀석.....아니, 파이오스라는 이름을 댔었지?


코지로 :

제국 정도의 대국이 통째로 사라지다니 위험해.


아피스 :

그래, 전 세계에 혼란이 일어날 거야.


사이퍼 :

쥬다가 당했다니 믿기질 않는군. 정말인가?


인안나 :

......아이샤 씨의 의식이 돌아오지 않아서 자세한 건 모르겠어요. 하지만 거의 확실하게......


아피스 :

하지만 쥬다는 죽음을 관장하는 신수잖아? 그 쥬다가 죽음을 맞이하는 일은......


인안나 :

제 추측이지만 기사 파이오스의 힘은 섭리 바깥의 힘입니다. 그렇지 않고선 흠닐 씨까지 쓰러질 리가 없어요.

존재를 제거한다고, 파이오스가 말했어요. 그런 힘이 있다니......


오즈마 :

0의 오물이라는 것도 비슷한 성질을 가진 것 같던데......카티아의 보고로는 무기질과 유기질을 가리지 않고 오물에 닿은 건 소실된다는 것 같아.


사이퍼 :

말도 안 되는군.....대책은 어떻게 세워야 하지?


일동 :

..........


코지로 :

......희망은 있어.


사이퍼 :

어떤 방법인데?


코지로 :

아이리스와 주인공은 같은 공격을 받았는데도 존재 자체는 사라지지 않았어.

그리고 파이오스가 세계를 없앤다면 제일 먼저 그 둘을 노렸을 거야.

그러지 않았다는 건 뭔가 이유가 있어서겠지?


아피스 :

아직 아이리스에게 집착하고 있을 뿐 아닌가?


코지로 :

빛의 왕과 어둠의 왕. 그리고 인안나-


인안나 :

저 말인가요?


코지로 :

처음에는 파이오스가 널 노렸어. 흠닐이 아니라 너였지......


인안나 :

.......


코지로 :

거기에 뭔가 이유가 있을 거라고 내 감이 말하고 있거든.


아피스 :

구체적으로는?


코지로 :

확증을 얻기까지는 재료가 아직 모자라.


오즈마 :

......그건 코지로에게 맡기지. 아무튼 혼란을 대비할 필요가 있어.


엘리스 :

차 타 왔어요--!


에스카 :

과자도 가져왔어요.


오즈마 :

오! 참 고마워. 너희도 같이 먹을래?


사이퍼 :

어이, 지금 그럴 때가......


코지로 :

뭐, 머리 굴리려면 잠깐 쉬는 시간도 필요한 법이잖아?


아피스 :

그래, 잠깐 쉴까......


사이퍼 :

그럼 위스키를 부탁해.


엘리스 :

그건 안돼!


주인공 :

..........


??? :

괜찮아?


주인공 :

카일......


카일 :

기운 내기 힘들겠지만 리더가 그렇게 침울해하면 주변 사람들도 축 쳐진다.


주인공 :

응, 알고 있어. 하지만......


카일 :

후회는 나중에도 할 수 있어.

지금은 목적을 완수하는 것만 생각해. 아무리 괴롭더라도......


주인공 :

......응. 고마워, 카일.


카일 :

고마워할 말은 아니야. 우는 소리 내지 말고 버티라고 격려한 것 뿐인걸?


주인공 :

그래도 걱정해 줬잖아?


카일 :

당연하지.

넌 나한테-


주인공 :

카일......?



카일 :

-올바른 섭리가 뒤흔들리고 있다. 질서를 싫어하고 다양성을 추구한 결과가 이 꼴이지.


주인공 :

왜 그래, 카일?


카일 :

.......내가 지금 뭘 한 거지?


주인공 :

괜찮아?


카일 :

.......나도 좀 지친 것 같네. 쉬러 간다.

너도 무리하지 마, 주인공.


주인공 :

카일도.




10

제국 상공에서 파이오스와 조우하고 한 달이 지났다.

그 한 달 동안 파이오스는 각지에 나타났고-

모든 대응은 한 발 늦어 많은 섬들이 0의 오물에 삼켜지고 수많은 생명이 사라졌다.

어떻게든 파이오스에게 반격한 동료들도-

-그 압도적인 힘 앞에 쓰러져 나갔다.

제국이라는 대국의 소실. 계속되는 섬들의 소실로 전 세계가 혼란에 빠지고 정세가 악화됐다.

정치력을 가진 유력자들도 파이오스에게 당하고 혼란을 수습할 수 있는 위정자가 없는 세계는 혼란 속에서 헤메고 있다.

대 에피타프를 위해 모인 비행섬의 세력도 전력을 잃어가서-

법왕 오즈마의 위광이 있었음에도 사람들의 마음을 잃는 것을 막지 못했고 참화는 커져만 갔다.


오즈마 :

(전력을 순차적으로 투입하는 게 위험하다는 건 알지만......치안 유지에 전력을 배분하지 않을 수도 없고......)

(차라리 광대를 노린다고 쳐도.......그 위험한 녀석은 신출귀몰해......)

(전력도 기동력도 저쪽이 우세해. 게다가 섬째로 없애는 수까지 갖고 있어. 이길 방법이 보이지 않아......)

이걸 어떻게 해야 할까......


조니 :

......잠시 쉬시는 게 어떠신지요? 3일간 제대로 잠도 못 잤 잖아요?


오즈마 :

그걸 알고 있다는 건 조니 너도 못 자고 있다는 거겠지.


조니 :

뭐, 최악의 경우엔 절 대신할 사람이 오겠죠.


오즈마 :

.......아무도 너 대신하러 안 온다. 뭐 새로운 정보는 있어?


조니 :

......새로운 피해자 목록입니다. 레이디 킬러의 멤버도 있습니다.


오즈마 :

............


조니 :

......오즈마 님?


오즈마 :

......미안. 잠깐 쉴게. 너도 쉬라고, 조니.


조니 :

죄송합니다, 오즈마 님은 당분간 휴식을-


카티아 :

그럴 때가 아니야---!!


오즈마 :

카티아, 나쁜 소식이라면 나중에 말해줘.


카티아 :

좋은 소식 갖고온 게 당연하잖아!

라고 소란 떨 정도는 아니지만.


오즈마 :

어이 어이, 좀 봐 달라고.


카티아 :

왜 그렇게 다 죽어가는 표정이야. 당신한테 그런 표정 지을 여유는 없어.

사라진 녀석들의 몫만큼 나아가야 하는거. 잘 알잖아?


오즈마 :

......정말 법왕이라는 건 힘든 일이야. 그래서 할 말이 뭐야?


카티아 :

모두의 앞에서 내 가설을 말할 테니까 오라고!

옷호~~~! 알아냈다아아~~~~!!


캐트라 :

텐션이 높은데---!!


카티아 :

어쩔 수 없잖아? 너희 모두 표정이 축 쳐져 있는걸.


캐트라 :

......그건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이니까.


카티아 :

어떻게 할 수 없는 건 이 세상에 없단다.


진 :

......그래서 무슨 이야긴데? 나도 꽤 바쁘거든?


카티아 :

세계를 없앤다는 건 아무리 봐도 막무가내지.

그래서 0의 오물을 조사하고 알아낸 게 있어.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했다는 걸!


진 :

당신 말이야, 지금 장난치는 거지? 아무것도 해결 못 했잖아.


카티아 :

너 참 말 많네! 이야기는 끝까지 들어!


루퍼스 :

어,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했다는 건 현재의 기술로는 계측할 수 없다는 겁니다.


카르마 :

아니. 그걸 떠나 기술이 진보해도 계측할 수 없을 가능성이 있어.

그건 허공의 문지기가 말한 대로 이 세계의 존재가 아니거든.


인안나 :

0세계......


루퍼스 :

어둠의 왕이 허공의 문에서 마주한 바깥 세계. 마치 소설같은 이야기지만 그 0의 오물은 그 바깥 세계의 존재를 증명하고 있어요.


진 :

그 정도는 알아. 세계가 여러 개가 존재하거든. 그래서? 정말로 그거 말고 없어?


루퍼스 :

원래는 관측도 계측도 불가능한 0세계의 존재지만 어째서 이 세계에 있는 걸까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동시에 관측도 불가능하고 볼 수도 없는 것인데, 이 상황은 모순됐어요. 하지만 0의 오물은 우리도 확실히 인지하고 있죠.


카티아 :

이 세계에 적응해 존재하기 위한 변환의 중간 단계인 뭔가가 있다는 거지. 그래서 이 대천재가 복잡한 계측기를 새로 만들었어!

그랬더니 측정이 된 거야!! 소울을 희미하게나마!

그게 에피타프의 것이 아니라는 것도 알아냈고.


아이리스 :

다른 누군가가 0의 오물을 만들고 있다는 건가요?


카르마 :

그것도 엄청난 양의 소울을 가진 녀석이야. 너희 중에 짐작가는 녀석 있어?


시로&캐트라&쿠로카 :

익시아!!


주인공 :

그게 정말 사실이라고?


카티아 :

......루그가 목숨걸고 데이터를 남겨놨어. 틀림없는 사실일 거야.


엘레노어 :

그럼 익시아 씨가 0세계라는 곳에서 0의 오물을 만들고 있다는 건가요?


카티아 :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것 뿐. 다른 누군가일지도 모르지만 에피타프는 아니야.


오즈마 :

잘 조사했어! 이걸로 조금은 희망이 보이는군.

익시아를 막으면 0의 오물도 막을 수 있어.


진 :

그런데 어떻게 익시아가 있는 곳까지 갈 건데?


카티아 :

그런 건-

-나도 모르거든-!


진 :

그럼 못 해.


카티아 :

으익----! 얘 아까부터 왜 이래!


사야 :

죄송합니다! 저희 오빠가 분위기를 잘 못 읽어서 죄송합니다!


진 :

뭐, 아무 방법도 없는데 에피타프한테 반격하는 것보단 훨씬 낫잖아? 목적이 생겼다는 건 희망이 있다는 거니까.

당신 정말 잘 한 거야.


카티아 :

야, 너. 왜 윗사람인 양 내려다보는 거니? 내가 더 연상이거든!?


미레이유 :

카티아 님, 진정하세요!


요슈아 :

그래요! 나이 얘기 꺼내면 오히려 카티아 님한테 더 타격이......


카티아 :

요~슈~아~......?


요슈아 :

죄송합니다!!


주인공 :

인안나, 허공의 문에 관해서 조사해 줘.


오즈마 :

필요하다면 내가 인원을 보내지.


인안나 :

......알겠습니다.


오즈마 :

조니, 쉴 시간이 다 날아갔다.


조니 :

아쉽게도 그런 것 같네요. 앞으로 2일 정도는 철야하느라 고생 좀 해야 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