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문 하달 이후로 5일이 지났다.



국방모바일보안 앱의 힘은 작동되고 있었으나, 공문을 공포한 후 분노하는 함선소녀들의 민심의 폭발을 나는 예상하지 못했다.



반발 자체는 예상했으나 분노로 이어질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700명에 육박하는 함선소녀들 개인의 카메라가 막히기 시작한 이후 쥬스타그램이 잠잠해지기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통제 이후로 오락거리가 사라진 모항의 함선소녀들은 자신들의 일상을 기록하기가 어려워졌다.



물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더 이상 사진을 업로드 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일부 함선소녀들은 함순라이브에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작성자: ㅇㅇ(00.125)] 


[일반] 지휘부가 36만 달러 주고 만든 국방모바일보안 ㄹㅈㄷ인점


이 새끼 신기한게 기기 내부 관리자 시스템에 

기생하는 매커니즘인지 


뭔 짓을 해도 삭제가 안됨


ADB(Andoid Debug Bridge)명령 프럼포트를 건드려도 삭제가 안됨 


안전모드 불가능


공초 불가능


커펌 불가능


ㅈ같이 대단한 어플이네


카메라 막는다고 37만 달러를 태운다고?


[추천: 485개] [비추천 0개]



ㄴ외산폰은 모항 반입도 안되는게 웃음벨ㅋㅋㅋㅋ



ㄴ진짜 좆병신같은게 시발 해외판 아이폰 쓰는 애들은 

의미 없는 앱이라 그냥 스티커 뗐다 붙였다 하고 수장들은 깔지도 않아서 작업하고 작업한 거 사진 찍어서 카톡으로 보고함 ㅋㅋㅋㅋ 존나 의미 없는 앱임 시발



ㄴ수장들은 왜 카메라 안 막음?ㅋㅋ 얼탱이 없네



ㄴ요구하는 앱의 권한은 뭔데 이리 많음?

이딴 기생충 같은 걸 내 폰에 깔으라고?



ㄴ이런 건 싫어.....



ㄴ수장들은 쥬스타그램 잘만 올리더만ㅋㅋㅋㅋ

    ㄴ수장들은 애초에 미설치잖아ㅋㅋㅋㅋ



ㄴGPS도 막히더라 카메라 막았으면 됐지 

무슨 GPS에 USB도 다 막아뒀어ㅋㅋㅋㅋㅉ



ㄴ이거 On/Off도 안된다더만 시발 같은 앱임


ㅡㅡㅡㅡ32개의 댓글 더 읽기ㅡㅡㅡㅡㅡ


국방모바일보안에 대한 다양한 불만이 함순라이브의 

글의 가장 큰 비중을 가진 것이었다.



이 글은 함순라이브 최다 추천 기록을 경신한 글이 된 개념글의 내용이었다.



나는 대원수의 정복 단추를 끼우며 생각했다.



내가 정복을 요구한 것은 아니었으나, 아침의 일정을 시작할 때 정복은 미리 준비되어 있었다.



모항에 주재하는 세계 여러 나라 진영들의 수장인 함선이

금일 접견의 분위기를 주시하고 있으므로



지엄한 법도와 위엄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 메이드대의 중론이었을 것으로 나는 생각했다.



나는 의전의 세부 사항은 메이드대의 뜻에 따르는 편이었다.



어린 구축함 함선들도 모이는 앞에서 

정복 차림은 어색하게 느껴졌지만 



범하지 못할 만큼의 적당한 위엄은 필요할 것이었다.



나는 정복을 입으라는 메이드대의 마음을 그렇게 헤아렸다.



위엄은 있으나 두려움을 못 느끼게 해야만 흠뻑 젖게 할 수 있을 것이었다.



나는 적당한 엄숙함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휘관은 엄연히 적법한 지시를 내리는 상관이고 

함선소녀는 명을 받드는 병사이기 때문이다.



나는 쥬톡으로 각 진영의 수장인 함선들에게

전 함선은 강당으로 모일 것을 전파하라고 지시했다.



나는 집합을 지시한 이후 강당에 약 5분 정도 

먼저 도착하여 자리를 살피고는 단상 위로 올랐다.



이후 모항의 함선소녀들은 강당에 모였고

웅성웅성하는 소리가 강당을 메운다.



단상 위로 내가 모습을 드러내자. 웅성거리던 소리가 

한순간에 증발하는 경이로운 순간이었다.



나는 강당에 모인 함선소녀들의 얼굴을 찬찬히 들여다보았다.



몇몇은 나의 고심을 이해한 듯

평소와 같은 표정으로 나를 마주했으나



일부는 갑작스러운 통제에 대한 불만이 드리워져 있었다.



나는 그녀들의 심정을 알고 있다. 

나는 다 이해한다. 



질문과 소통을 통해서 납득시키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이 섰다.



"금일부로 전 함선의 카메라 차단을 실시한다.라는 공문이 하달됐다."



"다들 이 공문을 각 진영의 수장인 함선들에게

전파 받으며 인지하고 있으리라 믿고 있다."



"공문에 대해 질문이 있다면 말하라."



구축함 롱우가 손을 들며 입을 열었다.



"왜 수장인 함선들은 카메라를 막지 않나요.....?"



아이의 목소리는 투명하게 울렸고

눈가와 볼에서 소녀의 맑음이 느껴졌다.



나는 아이의 입을 바라보면서 

제어에 대한 슬픔을 느꼈다.



롱우가 말을 마치고 고개를 숙였다.



나는 롱우를 바라보며 웃음의 자취를 엶게 드러낸다.

내가 롱우에게 베푸는 자애의 미소였다.



"비록, 내가 모항에 상주하고 있으나 이 모항은 넓단다."



"각 진영의 지도자들은 나의 권한을 위임받은 책임자이다. 사건과 사고가 일어난다면 즉각적인 보고 와 대응을 위한 나의 지침이니라 내가 모항을 일일이 순회할 수 없기에 내린 조치임을 이해해주면 고맙겠구나"



"이 차단은 영원하지 않다. 전쟁이 끝나고 평화의 시대가 도래한다면 차단은 다시 풀릴 것이다."



각 진영의 수장인 함선들은 사건과 사고를 막기 위한 

지휘관의 지침이라고 지휘관이 롱우에게 말할 때



수장들은 그 말의 크기를 어린 롱우가 감당할 수 없으리라고 생각했으나



그렇게 짧고 간단하게 말하는 지휘관의 위엄에 숨이 막혔다.



나는 함선소녀들 민심의 동태를 주시하면서

그녀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하며



'소통과 공감'시간을 지닌 이후로 그녀들을 

각 진영의 생활관으로 돌려보낸다



나는 날마다 집무실에서 함순라이브를 뒤지면서 상황 보고서를 읽었다.



그녀들이 내 앞에서는 좋다고 말하는 함선 소녀들이 정말로 날 좋아해 주는 걸까. 



사실은 미워하는 게 아닐까. 문득 불안감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나는 쥬톡을 켠 뒤 기술팀을 호출한다.



그렇기에 나는 함순라이브에 익명으로 가입하며

민심을 살필 겸 심연에 들어갔다.



음지에서야 말로 정확한 동태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나의 판단이었다.



조금 심한 욕이 나와도 상관없었다. 다 내가 못 했다는 뜻이니까. 어차피 내가 들어가지만 않으면 되는 거니까. 전부 감내할 수 있었다.



국방모바일보안 앱을 만들기는 했으나 기본권을 침해하고 싶지는 않기에 타협점을 찾기 위한 나의 노력이었다.



"불렀냥?"



아카시와 만쥬들로 구성된 CS기술팀이 집무실에 들어온다.



"용무가 있으니 아카시 공은 남아 있으라."



만쥬들은 집무실을 나간다.



아카시는 나와 독대했다.



모항의 분위기가 엄중할 때 함선들을 독대하는 지휘관의 말은 때때로 짧고 모호했는데, 여러 의미가 겹치는 그 몇 마디를 만쥬나 정보참모 함선들은 두려워했다.



한 동안의 침묵 후에 나는 낮게 깔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내가 지시한 공문이 그녀들의 심기를 건드린 것은 아닌가, 나는 그것을 걱정한다."



나는 말과 말 사이에 적막의 공간을 설정했다.



'국방모바일보안' 공문 하달 이후로 보고되는 

아카시의 낙관적 성과 보고를 나는 믿지 않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