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iler ALERT!

초장문주의

메인스는 이벤스의 메인스와 진짜 메인스를 합해서 하는 말임

1.1~1.4까지의 이벤트 스포를 포함함


릾 메인스는 어떤 테마 하나를 정해놓고 인물들이 겪는 사건을 위주로 진행함. 캐릭터들은 중요한 요소고 캐릭터들의 매력도 잘 표현하지만 캐릭터의 깊은 내면 묘사에 긴 시간을 할애하지 않음


오히려 주로 3인칭 그것도 관찰자적 시점을 주로 쓰면서 내면묘사도 눈에 띄는 것을 보여주고 그 이상의 것은 수사적으로 표현하면서 쉽게 떠먹여주질 않아


나쁘단건 아님 오히려 하나의 큰 줄기를 바탕으로 챕터마다 가지를 뻗으려면 이런 방식이 훨씬 잘 어울리는데다 아방가르드(이게 유저들만의 표현인지 진짜 리버스가 추구하는 가치인지는 몰?루. 오피셜 있으면 알려주셈)함에는 이런 방식이 어울려. 특히 고증을 바탕으로 별의별 은유를 온갖 배경에 그림, 사건, 시 등으로 때려넣고 아는 만큼 보이지만 몰라도 상관없어~ 하는 식의 좋은의미로 미친놈들이라 더더욱 좋은 방식이라고 생각함


그런데 아무래도 내가 '덜 아는 입장'에서 보다보니 그런지 인물 개개인에게 초점을 맞추고 그들의 내면에 집중해서 캐릭터가 겪어온 삶을 통해 현재의 캐릭터가 완성되는 과정이 너무 매력적이고 캐릭터를 한층 입체적으로 만들어서 애정이 가게 만들더라

특히 사이드는 시점 자체가 1인칭을 주로 쓰고 생각하고 느끼는걸 있는 그대로 표현해줘서 더더욱


1.1 메인스는 사실 뭔 내용인지 감도 잘 못잡겠어. 왜 타 챕터에 비해 혹평인지도 알겠고 디거스 이 씹새끼 아무리 히피고증이라지만 스토리에 녹아들지도 않는 비호감은 걍 캐릭터 디자인 실패라고 생각함. 앤 이쁜여캐였어도 욕쳐먹었을걸?

피클즈도 걍 남들이 못알아듣는게 답답한 똑똑한 개라는 1차원적 속성을 못벗어나고 꼭 필요했을까 싶음


그런데 멜라니아 사이드스토리는 감탄하면서 봤음

멜라니아도 메인스에선 그냥 머라는거야 도동년이 하면서 봤었는데 단순히 아버지의 사망을 되짚어보며 유지를 이어가는 단조로운 스토리도 아니고 아버지의 발자취를 좇으려 오히려 아버지와 반대의 길을 걷다가 삼촌이였나 아빠친구였나와 뜻밖의 방식으로 엮이고 난 후 아버지를 별종이라 여기던 평범한 학생일 뿐이던 멜라니아가 괴도가 되는 과정을 너무 섬세하게 그려냈더라


1.2, 1.3은 메인스도 좋았음. 하나의 테마를 바탕으로 마도학자와 인간의 갈등이 어떻게 폭발하고 어떻게 화합해야 하는가, 그에 휩쓸린 사람들이 어떤 태도를 지녀야 하는가도 잘 보어주면서 스토리 자체의 재미도 잘 챙겼지. 더더욱 좋았던건 이 메인스들은 아까 말했던 개인의 경험과 성장 측면도 살짝 보여줬다는거. 1.2에선 제시카와 블로니의, 1.3에선 갈라보나와 갈기모래의 과거의 망령과 현재의 극복기를 잘 보여줌


그래도 여전히 사이드가 더 좋더라. 특히 1.2 이빨은 1.4 보기전까진 최고였음. 이빨요정이 가지고 있는 인간은 인간, 마도학자는 마도학자. 둘은 화합하지 않고 구분되며 그에 맞게 대우한다. 다만 언젠가 화합했으면 하는 희망을 놓지 않는다. 라는 스탠스가 어쩌다가 생겨났는지를 정말 완벽하게 보여줬음

특히나 모두에게 존댓말하는 포용력 넓은 상식인 포지션 누님캐라는 어찌보면 스테레오타입같은 이빨요정에 대한 이미지가 작살나는 사이드스토리였어

이제는 아마 다시 볼 수 없을 감정적으로 흔들리고 흥분하는 이빨요정을 볼 수 있었고, 인간에게 실망하고도 인간을 통해 빛을 잃지 않는 이빨요정의 어찌보면 모순적인 태도를 잘 설명해줌. 그녀의 가장 소중한 9개의 컬렉션에 소년에게 받은것과 교수에게서 뜯어낸 것이 처음과 마지막인것도 의도된 것이겠지

소년을 만나지 못했다면 이빨은 인간을 혐오하는 보통의 마도학자가 되었을 것이고, 교수를 만나지 못했다면 거꾸로 심하게 충동적인 이상한 마도학자가 되었을거야


갈라보나의 경우에도 쿠마르와 같은 삶을 살며 그 길을 걸을 수도 있었겠지만 우연히 만난 소녀에게서 자신의 어릴적을 엿보며 자신이 진정으로 바랐던 것을 잃지 않았기에 엇나가지 않을 수 있었다는 걸 잘 보여줬고, 갈기모래 역시 누나처럼 모든 것을 잃었음에도 어떻게 엇나가지 않고 멋진 남자로 성장했는지 잘 보여줬음.

음 솔직히말하면 1.3 사이드는 임팩트가 크진 않아서 쓸게 많진 않네ㅋㅋㅋㅋ


그리고 글 쓰게된 이유인 1.4

솔직히 말하면 아직 메인스는 다 안봤음 여긴 언제든지 봐도 되서... 거의 다 보긴 했는데. 어쨌든 흥미진진한거랑 별개로 여기서도 수학을 많이 알수록, 고대 그리스 철학을 많이 알수록 보이는게 많아서 겉핥기식으로라도 주워먹은 나도 그전 1챕~4챕보단 보이는게 많아서 재밌으면서도 소피아는 어째서 저렇게 평범해 보이는지, 아평ㅋㅋ 37이는 왜저런 사고방식인지, 6은 걍 아바타인건지 싶었음


근데 닫히기 직전에 미뤄둔 소피아랑 6 개인스보니까 감탄이 나오더라

소피아는 외지인이였기에 아평ㅋㅋ에서 좀 멀리 떨어진 아이였고 어린시절엔 그것이 부모님의 온전치 못한 상태와 더해져 몹시 위태로운 상태였으나, 아평이지만 그래도 나쁜아이는 아닌 37이의 이야기를 들으며 아페이론의 삶을 이해하긴 힘들지만 신념을 가진 그들을 멋지다고 생각하고 받아들이게 됨. 그러나 오히려 너무 그들처럼 된 나머지 자신이 가지고 있던 평범한 사람으로서의 감성을 잃어버리고 필요한 것만을 좇던 소피아가 또다시 37이의 고집을 통해 의도치않게 인간성(아페이론이 인간성이 없다는 식으로 들릴까 싶은데. 어 사실 그렇잖아)을 되찾는 이야기가 참 매력적이였음


6 개인스는 진짜 최고였다고 생각함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뉘어 남들이보는 6, 6이 남들에게서 얻은 것을 따로따로 같은 상황을 반복하며 보여주는데, 인물들이 서로에 관해 평하고 자신들의 생각을 통해 캐릭터를 완성시키는 모습들이 참 흥미로웠음

특히 언제나 자신이 옳다는 확신이 있기에 누구보다 빨리 동굴에서 나올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그림자에 다가가고 있을지도 모르는 37이나

자기에게 취한 나르시스트인줄로만 알았지만 의외로 그저 달변을 좋아할 뿐이고 누구보다 자신과 같이 동굴에 갇힌 죄수들에게 관심이 많고 함께 동굴을 빠져나가고 싶어하는 210이 인상적이였음. 6 개인스 보고나서 생각해보니까 소피아 개인스에서도 210은 소피아 아버지의 비밀이 밝혀지자 그에대해서는 쿨하게 인정하고 그게 소피아에게 도움이 될거라고 했다는게 생각나더라. 210 이새끼도 가슴깠다고 욕 많이먹은걸로 아는데 개인적으로는 그리스 컨셉이랑 그렇게 튀지도 않고 오히려 캐릭터 빌드업해놓은거보니까 호감이고 과하게 까이지 않았나 싶더라고

보고있냐 디거스 십새끼야?


그리고 대망의 6 본인

어린 시절 변해버린 자신의 이모를 보며 운명에 대한 두려움에 벌벌 떨던 소년은 소피아와의 이야기를 통해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행동하는 것 자체가 의미있는 것이라는 것을 배우고 실천에 들어감. 하지만 그건 다른이들에겐 기행이였고, 이모 역시 6에게 그것은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거라고 말해줌

그러나 아직도 두려움에 사로잡힌 6은 알지만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하던 일을 계속함. 언제나 침착한 6이 210과의 대담에서만큼은 평정심을 유지하지 못하는 걸 보면 얼마나 6이 두려워하는지를 알 수 있지

그리고 대망의 피날레에서, 6은 이모에게 반평생을 들었고 나머지 반평생을 다시보아 완벽히 파악한 줄 알았던 동화를 다시 추천받아. 그리고 백사장에서 본인 내면과 싸우며(이때 연출 진짜 질질 쌈...)동화의 진정한 의미와 이모의 진의를 알게되지. 동화는 기다리지 말고 행동하라는 뜻이 아니라 다 알았다는 듯이 오만하지 말라는 이야기였고, 이모의 진의는 아는 것이 허무하다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느끼는 것에서 눈을 돌리는 것이 허무하다는 이야기였어.

그걸 6은 다시 모래사장에 가서야 깨닳아. 차가운 바닷물이 발에 닿고 나서야. 소피아는 아버지의 건강을 되찾지 못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매일 모래알을 모았고, 이모는 처음부터 바닷바람을 느끼며 낮잠을 자자고 했었는데 말이야.


그렇게 깨닳음을 얻은 6에게, 그토록 두려워했던 그 순간이 오게됨.


'운명의 바위는 떨어졌고, 그렇게 새로운 6이 탄생했다

암초는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기나긴 밤의 단련으로 충분히 단단해졌기 때문이다.'


"계시는... 고작 이런거였구나"



과거와 성장을 통해 언제나 그랬듯 모두를 이끄는 지도자가 된 6.

나는 이 고작 이런거였다는 마무리를 아마 한참을 잊지 못할거같다








그냥 1.4 스토리 감상문 쓰고 싶었는데 넘 길어졌어

어딘가엔 풀고싶어서 두런두런 적었는데 두서없는 이야기 읽어줘서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