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에 술의 세계에 입문해서 전통주,니혼슈,위스키,진,럼 등 가리지 않고 참 많은 술을 마셨다.


감사하게도 누가 대회를 주최해줘서 내가 여태 먹은 술을 리뷰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1. 2023년 최고의 술 - 잭 다니엘스 싱글 배럴 셀렉트 47도

처음 산 바틀이자, 나를 위스키에 입문하게 해 준 전설의 바틀.

이걸 살 떄는 잭다니엘 들어보기만 했지 잘 몰라서 이게 잭다 old no7인줄 알았다.

일단 병이 이뻐서 기분이 좋고 향을 맡자마자 터져나오는 바닐라와 시럽의 내음이 날 반겨준다.

47도라는 도수가 믿어지지 않게 스파이시함이 느껴지지 않고, 넘긴 뒤에도 식빵같은 곡물의 여운이 상당히 길게 남는다. 첫술이라 추억보정도 어느 정도 있겠지만 아직 이때의 감동을 확실히 뛰어넘는다 하는 바틀은 못만나봄. 지금도 위린이긴 하지만 이 때 1달만에 1명을 혼자 비움.

아쉬운건 47도가 잘 안보이는데 만약 보이면 무조건 살듯.


2. 2023년 최악의 술 - 로크로몬드 12년


위의 최고의 술 살때 병이 이뻐서 같이 산 바틀.

23년이 아니라 얘는 그냥 위스키 인생 최악의 바틀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첨땄을때는 알콜부즈가 너무 심해서 좆같았음 약간 소주같은 느낌. 얼마나 심하냐면 에어링 2달 뒤에도 똑같고, 1년쯤 묵히니까 좀 가라앉음. 맛도 향처럼 초-스파이시해서 엄청 씀. 잘 못만든 고구마소주 먹는 느낌이다. 이거 좋아하는 사람들은 복숭아향 난다는데 있긴함 한 10%

그리고 피니시조차도 도수가 믿겨지지 않는 존나쎈 피니시.. 46도가 다른 의미로 믿겨지지 않는다.

이새낀 하이볼로도 처리 못하고 걍 친구들 불러서 취했을때 먹여서 처리함

누군가의 취향에는 맞겠지만 난 아님.. 다신 안산다


3. 2023년 최고의+가성비 니혼슈(사케) - 샤라쿠 준마이긴조 오리가라미 나마

일본가서 사온 니혼슈. 먹자마자 너무 맛있어서 눈물남.. 얘는 그냥 맛이 기억안나고 약탄산 잇는 막걸리에 초 맛잇는 사케였다라고밖에 기억이 안난다. 그저 들이킬 뿐이었음. 일본여행가면 무조건 집어올듯


4.개인적으로 추천하는 위스키 입문(5만원대) 바틀

 1) 탐나불린 셰리캐스크

5만원에 셰리가 뭔지 감을 익힐 수 있다. 막 뚜따했는데도 알콜부즈도 크게 안튀고 맛도 나쁘지 않았음.

(개인적으로 맥발드12년보다 나았음)


 2) 에반 윌리엄스 12년

일본가면 5만원이니까 가성비임. 러셀 싱배는 기대를 너무 해서 그런가 실망했는데, 얘는 진짜 갓술임.

내가 생각하는 버번의 스탠다드(바닐라)를 충실히 지킨 맛을 5만원에 느낄 수 있다고? 일본에서 꼭살것.


번외)가성비 최악의 술 - 대부분의 전통주

특출나게 맛있는 것도 있지만 예를 들면 약주의 경우 대부분 비슷한 누룩 맛에, 조그마하고 길쭉한 360mL남짓한 병에 싸면 2만원, 비싸면 그 이상 훌쩍 뛰니 이 가격이면 다른 술을 먹는게 나을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음. 전통주 구독도 몇달 해봤지만 아무래도 전통주는 잘 안사먹게 된다.(막걸리제외)


여러가지 정리했는데 대회를 통해서 기존에 먹었던 것들 돌아보면서 1년동안 참 이런술 저런술 많이 마셨다고 느끼게 됐네.. 주최자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