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의학지식도 없고 소시민이다.


그렇기에 약의 기능보다는 어린 시절 치료 시기를 놓친 ADHD 환자의 고통을 중점으로 써보았다.


이글의 주제는 왜 치료를 빨리 해야하는가? 이다.



어린 시절부터 유달리 나는 포커싱이 안됐다.


이걸 좀 더 경험에 적용해서 설명하면


(체감적이라 나와 다른 환우도 있을 수 있다.)


일단 누가 방향 지시하면 명확하게 그곳을 알 수가 없다.


항상 더 먼 곳을 본다.


그리고 시야가 직선 방향 빼고 옆은 하나도 안 보인다.


그렇다고 안과적 질환이 있는 것도 아니다.


말로써 설명하기 굉장히 모호한 영역이기도 하다.




이런 포커싱적인 특성이 최악으로 적용되는 분야가 있는데


미술과 군대라는 곳이다.



나는 이 두 곳에 포함되었다.


두가지 사례로 ADHD치료의 필요성을 말하고자 한다.






1.군대



학생 때는 공부 좀 못하는 특이한 친구나 제자 정도로 남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군대에서 시작된다.


군대에서는 어떤 방향 지시를 가리켜도 바로 이해할 수 없고


ADHD 특유의 디코딩 기능 저하와 겹쳐지면 말조차 안 들린다.



(난 아직도 대한민국 군대가 말귀를 못 알아먹는 걸 현역으로 보내는지 미스터리다.

뇌파검사도 좀 포함해주었으면 한다.)



당연히 이러한 기능 저하는 사회생활과 자존감을 좀먹기 시작한다.


군대와 사회는 학교와 다르다.


패배자에게 이미지를 회복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


ADHD 환자를 위해 여러 번 반복 지시를 해주는 곳은 경직된 한국사회에는 거의 없는 곳이다.


대부분은 관심 사병이나 먹힌 선임이 되어 고통의 순환에 갇히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글러 먹은 보상체계가 학습된다.


그렇게 전역을 하고 2막이 시작되었다.






2. 잘못된 보상체계



특유의 ADHD의 저하된 보상체계는 이 다운된 상태에서 만성적인 자학 증상을 달고 나온다.



분명 시작은 ADHD이었으나 이 시점에서는 만성 우울증과 닭과 달걀의 관계가 된다.


그래서 많은 ADHD 환자들이 우울증으로 내원하고 효과 없는 치료로 시간을 보내다


꽤 후에 본인의 체질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이런 순서로 보상체계가 망가지고 사람 역시도 망가진다.


당시 나는 이걸 운동으로 풀었지만, 대개는 건전하지 못한 방향으로 없애기 마련이다.


자학,폭식, 여러종류의 중독 등 다양하게 발현된다.





3. 어떻게 미술에 적용되는가.


필자는 지금은 미술을 하지는 않는다.


미술계의 거장에는 파블로 피카소 같은 ADHD 환자도 있다. 


그리고 미술가 중에는 잭슨 폴록처럼 단기적인 보상체계로 사는 사람도 많다.



그런데 이런 전재에는 모순이 있다.


대부분은 그런 미술가가 아니고 미술 분야가 그나마 조금 더 다른 분야에 비해 많다는 뜻이다.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미술을 창의적이라고 오해를 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창의란 보편성의 누적으로 완성된다는 것을 간과하고 만다.




괜히 서구에서 아카데미즘 학파가 나왔겠는가?


파블로피카소도 회화부터 시작했다.


왠만한 분야도 혀를 내두를 만큼 충분한 레이아웃의 연구와 지속되는 공부가 필요하다.


밥먹고 휴식 없이 그림만 그리는 삶, 거기다 해부학, 사진배치 모작 같은 지루한 작업




치료받지 못한 ADHD 환우에게 이런 수도사 같은 생활의 루틴이 잘 될 거라 생각하는가?


대개는 불가능하다. 뉴스나 위인전은 보기 좋으니까 그런 거지...


현실이 대부분 성공한다면 돈맛 아는 기업들이 ADHD 먼저 찾아내어 아트팀에 꽂아 넣겠지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ADHD의 저하된 포커싱 능력이다.


해당초점만 보이는 이 증상은 그림을 그릴 때도 판단력을 흐리게 하는 요소이다.


레이아웃에 균형감을 잃게 하며 형태력 습득에 크게 방해된다.



몰두는 미술에서 미덕이지만 ADHD의 몰두는 신의 저주이다.


산속에서 바다를 찾는 노력은 전혀 도움되지 않는다.


그리고 실력은 안 늘면 특유의 잘못된 보상체계 때문에 자학만 하게 된다.



지금은 모르겠지만, 나의 10~20대의 대부분 입시학원과 미술 교육기관은 대단히 비인간적이었다.


1~2등만 칭찬하고 심하면 못 그리는 사람의 그림은 찢어버린다.


이런 곳에서 가뜩이나 잘못된 보상체계 멀쩡히 돌아갈 리가 만무하다.




그리고 필자는 친구들중에 제일 둔재였고 재능 또한 없었다.


더욱더 감정의 수렁으로 빠져들어간다.



adhd친구들은 대부분 한 장을 혼신으로 파내며 그린다.


하지만 사회는 다르다. 다작과 빠른 그림의 생산을 요구한다.


이런 친구들 머물 곳은 순수미술 뿐인데 인맥이 요구되는 이런 분야에 사회성 제로들이 들어갈 리는 만무하다.




(필자가 21~22살에 히키코모리 생활때 B4에 그린것이다.)




4. 결론, 가능하면 빨리 치료를 받아라.



담임선생님은 일찍히 우리 부모님께 소아ADHD 라고 치료를 권유했다. 


정신지체 동생을 홀로 부양하던 선생님은 이런 상태를 객관적으로 잘알았지만

 

아버지께서는 강한 부성애로 인해 오히려 잘못 판단 하셨다.


사실 그때가 적기였다고 생각한다.


나도 당시 아버지 나이와 가까워지니 충분히 마음도 이해가 되지만 아쉬울 따름이다.




그렇게 치료 시기를 놓치고 성인 10년간 방황을 했지만 치료를 받으면서


약간의 소리에도 짜증났던 신경도 안정되고 


메틸 복용 후 예민함으로 인한 히스테리도 줄었다. 이로써 마음에 진실한 여유가 생겼다.


치료 전에는 실로 매사에 멍 때렸을뿐, 실로 마음이 편하고 좋았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리고 타인은 그것만 보고 멋대로 게으르고 생각 없는 사람으로 낙인을 찍는다.




대부분 인간과 사회는 정신을 숭상하지만 아이러니하게 그 정신을 물질로 만들어진다.






그 점을 놓치고 많은 사람들은 ADHD 환우에게 상처를 입힌다.


그들은 노력을 안 한 게 아니라 노력할 물질이 없다.



그리고 환자 본인이 그것을 인정하고 좀 더 여유 있는 세상에 있었으면 한다.



약은 용기를 만들어주고 똑똑하게 해주는 그런 것이 아니다.


간혹 약을 먹고 성적이 오르고, 운동을 시작하고 일을 하는 친구들이 있는데.


본래 감춰진 너의 가치를 어디 있는지 알려줄 뿐, 그것을 꺼내는 것 역시도 오로지 환우의 노력이다.


나는 그들이 10대에 진정 이런 사실을 깨달아 빨리 치료받고 20대에 좀 더 행복한 삶을 살길 바란다.



두서없이 감정적으로 똥 글 적었는데, 모두 약 먹고 교정치료 받느라 힘들지만 즐겁게 잘살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