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짜다가 머리 과열돼서 써봅니다...

부끄럽긴한데. 이 팁은 제가 200화 쯤 써보면서 이리저리 헤매고 얻은 팁입니다.

한 번 공유해보고 싶었습니다...


좀 고봉밥인데. 나름 꽉꽉 담아보고 싶었습니다.


일단 저는 하꼬 작가이긴 한데


지금 쓰고 있는 게 전투신이...엄청 나옵니다.

그러다보니 전투신을 계속 쓰고...쓰다보니.


어떻게 하면 되는지 감을 대충 잡았습니다.


이 팁 글은 저같이 처음에 전투신 어떻게 쓰는지 몰라서 헤매는데

어떻게 방법이 없는 분들을 위해서 쓰는 글입니당.

이 말은 즉, 고수 분들은 이미 다 알고 있을 팁이라고 생각이 들긴 하네요.


그럼 시작해볼게요.


1. 전투신의 목적.


전투신을 쓰는 이유가 애초에 뭘까요.


머릿 속에서 작가가 상상하는 화려한 전투신 전달을 위해서?


그것도 맞는데.

결국 주인공의 능력 과시. 그리고 소위 말하는 뽕 차오르게 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합니다.


오지는 전투신 보고 뽕 차오르게 하면 독자님들은 도파민 폭발합니다.


그걸 위해서 전투신을 넣는다고 생각하시고 써보면 방향을 일단 좀 잡은거라고 생각합니다.


2. 전투신의 종류.


전투신은 크게 3가지라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1) 비유적 전투신


(2) 사실적 전투신


(3) 둘 다 합친 거.


이 세 가지인데. 하나씩 설명 드리자면...


첫 번째, 비유적 전투신은 말 그대로 비유적으로 표현하는 겁니다.


예시로...천마랑 주인공...이름을 그냥 현명이로 해보죠.


* 앞으로 적을 예시는 죄다 즉석으로 쓴거니 예시 글 상태의 처참함은 이해해주시길...


===


천마의 가공할 마기가 이 땅에 강림한다.

가공할 마기를 펼치는 천마의 두 손에 강대한 천마신공의 힘.

천마기가 천마의 두 손에 뭉치고 그가 세상을 깨뜨릴 일권을 내지른다.


그의 주먹으로부터 사상 최강의 힘. 천마기가 흐트려퍼진다.

천하를 덮고 마침내 천상의 신들의 영역까지 침범할듯한 천마의 일권.


그의 힘은 역대 마교 천마들 중에 최강이었으며, 그의 천마기는 금방이라도 세상을 뒤덮을 정도였다.


 그리고 그 앞에, 현명은 검을 쥔 상태로 천마를 바라보았다.


그의 진신절기. 무적검.


무적검의 최후 절초가 세상을 가를 준비를 마친다.


그의 검에 얇디 얇은 기가 뭉친다. 그 무엇보다도 정순한 내공이 그의 검에 맺힌다.


 얇디 얇은 기가 뭉치고, 그가 검을 내리긋기 시작한다.


 이 검은, 하늘을 가르고 땅을 가르며. 이 땅에 현현한 악마를 가를 검이니.

그의 작은 검은 그 속에 품은 거대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천하에 그 위명을 떨치기 시작한다.


 천마와 현명의 기가 맞부딪히며 일대가 울리기 시작한다.


===


이 예시를 보면 느끼실 게. 동작의 묘사가 적습니다.

비유적 표현이 많죠. 위세가 하늘을 가를듯 하다. 뭐 등등...


제가 말하는 첫번째 전투신의 특징이 이런겁니다.


동작의 묘사가 적고, 비유가 많습니다.


그래서 제가 비유적 전투신이라고 말한 겁니다.


주로 이걸 쓰는 때는.

소설의 후반부. 그러니까 정확히는 주인공의 힘이 무척 강해졌을 때에 쓰곤 합니다.

원래 먼치킨 주인공이라면 이걸 초반에 써도 상관없긴 합니다.


이거의 장단점을 써보면...


장점 : 

1. 동작의 묘사를 일일이 안해도 된다.

2. 비유를 잘한다면 전투신 금방 써내려감.

3. 후반부 캐릭터들의 힘이 강해졌다면 이걸 쓰면 좋다.


단점 :

1. 독자님들의 상상을 유도하기 애매하다.

2. 뭔가 사실감이 없다.

3. 비유할 필력이 떨어지면 답없다.


이렇게 평할 수 있습니다.


동작 묘사 안하는 건 진짜 편합니다. 작가님들의 전투신 쓸 때 고민이.

어떻게 하면 동작을 현실감 있게 묘사할 수 있을까니까요.

비유법을 쓰면 이런 걱정을 안하고, 비유적으로 표현해서 써내려가면 됩니다.

그리고 비유를 잘한다? 전투신 금방 쓸 수 있습니다.

그리고 후반부에 파워 인플레가 온다해도 이런 비유식으로 전투신을 쓴다면 금방 써내려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단점도 있습니다.

동작 설명이 적다보니 상상 유도가 애매합니다.

작가의 머릿속에서 전개되는 상상과 독자님의 상상이 일치 안하는거죠.

디테일을 중시하는 작가님이라면 이거 중요할 거 같습니다.

그리고 사실감이 없다는 단점도 중요합니다.

전투신을 좋아하는 분들 중에서는, 사실적인 전투를 좋아하는 분들도 계시니까요.

마지막으로 비유할 필력이 없으면 그냥 이건 못 씁니다. 

안하는 것보다 못하게 되어버리죠.


결국 어떻게 하면 좋냐는 세번째 방법에서 설명드리겠습니다.


두 번째. 사실적 전투신입니다.


예시를 들면...


===


천마의 일권이 현명의 머리를 스친다.

현명의 목이 곧바로 꺾이며 아슬아슬하게 천마의 주먹을 피해간다.

그의 귓가에 피가 맺히고, 머리카락이 일부 잘려져 나간다.


현명은 곧바로 검을 쥐고 다음 공격을 준비한다.

막대한 검강이 그의 검에 맺히고, 현명이 천마의 가슴을 가르기 위해 검을 세로로 그어내린다.


천마의 두 손에서 천마기가 뿜어져나오며 현명의 검을 막아선다.


서로의 두 눈이 마주치고 비릿하게 웃는 두 사람.


그들의 검과 주먹이 쉴 새 없이 교차해간다.


===


대충 이런식입니다.


비유적 전투신에 비해서 동작의 묘사가 자세한 편이죠.


주로 이걸 쓰는 때는...

초반. 정확히는 주인공이 아직 힘이 모자르다 싶을 때 쓰면 좋습니다.

혹은 보다 사실감을 주고 싶을때? 쓰면 좋습니다.


물론 이것도 장단점이 존재하죠.


장점 :

1. 사실적이다.

2. 독자님들의 상상을 유도하기 좋다.

3. 고증 같은 걸 적용하기 좋다.

4. 초반부에 주인공이 약할 때 쓰면 좋음.


단점 :

1. 고증 문제.

2. 막대한 힘을 표현하기에는 애매.

3. 묘사 일일이 하다가 힘들수도... (상상 잘해야함)


좀 더 자세히 설명하면...


일단 사실적이라는 점은 장점으로 먹고 들어갑니다.

사실적인 전투신 싫어할 독자님? 잘만쓰면 대부분이 좋아합니다.

그리고 작가가 생각하는 전투신 장면과 독자님이 생각하는 전투신을 일치시킬수도 있죠.

작가의 의도대로 독자님이 읽어줄 가능성이 높아지는 겁니다.

그리고 글을 쓰는 작가가 실제 전투에 대해서 잘 안다? 그럼 더 좋죠.

고증을 정확히 하는 걸 싫어하는 독자님은 적습니다. 

그리고 이런 사실적 전투신은 초반에 주인공이 힘이 약할 때 잘 쓰면 무척 맛납니다.


그러나 단점도 있습니다.

고증이 맛나면 재밌는데, 반대로 생각하면 고증이 맛없으면 독자님들이 기겁합니다.

뭔 말도 안되는 동작을 태연하게 된다고 하면, 독자님들은 거부감 느끼고 하차합니다.

그래서 사전 조사가 중요합니다. 하다못해 유튜브 전투 영상이라도 꼭 봐야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중세 고증 유튜브 많이 챙겨보고 서양검술하는 분 유튜브도 챙겨보고

외국 유튜브도 여러개 봤습니다. 그 외에 책이나 논문도 뒤적거렸습니다...

아. 참고로 책이나 논문은 자료가 적습니다. 유튜브 추천...


하여간, 또 문제가. 이런 고증에 기반 안하고 상상으로 억지로 하면.

막힙니다. 인풋이 없으니까 막히는건 당연하죠.

사실적 전투신을 쓰는 게. 하여간 이런 단점도 존재한다는 점...


자. 그럼 궁금할겁니다. 뭐가 조은가.

간단하죠. 두 개 합쳐서 해야합니다.


세 번째. 두 개 합치는 게 정답입니다.


둘 다 섞어가면서 적절히 하면 좋습니다.


말하자면 장점만 뽑아먹는거죠.


센스있게 딱딱 해주면 좋은데.


문제는 이것도. 어떻게 해야하나...그게 고민이실겁니다.


이 부분은 저도 최근에 깨달아서 생각한 부분이 좀 적긴한데.

일단 적어보면...


사실적 묘사를 전반에, 비유적 묘사를 후반에.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이게 정답은 아니에요.


예시를 들어보죠.


===


천마의 일권이 현명의 머리를 스친다.

그 뒤로 뻗어져나가는 가공할 천마기. 현명의 뒤에 있던 숲이 천마의 일권에 의해 쓸려나가고 만다.

마치 폭풍이 지나간듯한 자리를 뒤로하고, 현명의 검이 움직인다.


현명의 무적검.

그 초식 중 하나가 지금 전개된다.


제 4초식이 전개되며 천마의 다리를 노린다. 천마가 재빨리 손을 움직이는 순간.

현명의 검로가 일순간 꺾이며 그의 가슴을 노린다.


서걱!


 천마의 몸을 감싸고 있던 천마기가 불에 타오르듯 갈라지고, 그 속의 천마의 피부를 자른다.

사방으로 피가 폭풍같이 휘날린다. 자상을 입은 천마. 정순한 현명의 내공에 의해 몸이 화끈거리지만 그는 고통을 참았다.


===


사실적인 묘사를 전반부에 두고, 비유적 묘사를 후반부에 두는거죠.


사실적 전투신을 앞에 배치해서 사실감을 살리고, 비유적 묘사를 뒤에 배치해서 위력의 강대함을 표현하는 겁니다.


물론 이게 정답은 아닙니다. 이리저리 시도해보고, 제일 나은 전개를 찾는 게 중요합니다.

전반부 - 비유 중반부 - 사실 후반부 - 비유 이런식으로도 해보거나. 

상황에 따른 적절한 전개 방식을 찾아보는 거죠.


하여간 이 부분은 저도 생각한지 얼마 안되어서 팁이 많이 없긴 하네요...


음. 결론은 두 개를 적절히 믹스해보는 게 제일 낫다고 생각합니다.


3. 템포 조절.


템포 조절도 중요합니다.

전투신은 긴장감이 필수인데.


문장이 늘어지면 전투신이 재미가 없습니다.


이걸 위해서는. 제가 종종 보는 작가님이 주로 하는 작법인데.

문장을 짧게 끊어치는 겁니다.


예를 들어.


===


현명은 생각했다. 천마의 일권이 다가온다. 

무적검의 초식이 떠오른다.


'그거다.'


제 9초식. 그게 답이었다.

검이 위를 향한다. 그가 준비한다. 아래로 내릴 준비를.


검이 공기를 가른다. 찢어지는 소리가 났다. 검이 허공을 가른다.

가공할 검강이 뿜어져나온다.


===


대충 이런식으로 끊어치면서 긴장감을 업시키는 겁니다.

문장이 짧아지면 긴장감이 업됩니다.

이걸로 템포 조절을 하면 편할겁니다.


아. 긴장감도 한 편 내내 이어지면 노잼입니다.

독자님들이 너무 빡세게 생각하셔서 질려해요.


적당히 끊어치면서. 치고 빠지는 게 중요합니다.


4. 주인공의 생각과 감정묘사.


주인공의 생각 및 감정 묘사도 좋습니다.

긴장감 고조로도 좋고, 긴박감을 표현하는 법으로도 좋습니다.


예를 들어...


===


현명은 떨렸다.

눈앞의 천마. 정파의 수많은 고수들을 쓰러뜨린 악마.

그의 눈앞에 악마가 있었으나 현명은 떨림을 애써 숨기지 않았다.


떨림을 누르는 것보단 떨림을 제어하는 게 더 좋으니까.

떨림. 긴장이 서서히 제어되기 시작한다.

현명의 가슴 속에서 긴장과 함께 자신감이 들어온다.


그는 할 수 있었다.


===


대충 썼습니다...


하여간, 예시에서 나오듯이 감정을 묘사하면 긴박감과 긴장감을 업 시킬 수 있습니다.


사실 묘사나 비유 묘사가 질리면 감정 묘사도 좋습니다!!!


전 가끔 쓰는 거라 이건 나중에 생각나서 지금 적네요.


5. 배경 묘사.


배경 묘사도 좋습니다. 앞의 감정 묘사와 비슷한 맥락인데.

대충 전투의 여파로 인해서 황폐화 된 배경을 묘사하면 전투의 위력을 표현할 수 있어 좋습니다.

혹은 기술의 위력으로 인해 천지가 갈라진다거나. 폭풍이 몰아친다거나. 이런 식으로 묘사하면 위력을 표현하기 편합니다.


6. 그래서 뽕차오르게 어케 씀???


이걸 아마 궁금해하실건데. 이건 앞에 설명한 전개 방법과 필력. 그리고 주인공의 기술에 서사가 쌓이면 좋습니다.


단순히 필력으로 뽕차오르게 하는 건 개고수들은 가능할겁니다.


허나 우리는 범부입니다.


그거 힘들어요.


그래서 기술에 서사를 쌓게 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뭐...


제왕검형이 있다고 합시다.


제왕검형 1초식도 겨우 쓰던 주인공이.


수련을 거듭해서 후에 1초식을 자유롭게 쓰면 뭔가 설레겠죠?

그걸 노리고 쓰는 겁니다.


아니면. 예전에 어떤 기술을 썻는데. 갑자기 그때와 똑같은 상황이 온 거예요

그럴 때 그 기술을 한 번 더 써준다면? 더 뽕차오르겠죠.


기술에 서사를 더한다. 그게 필력과 더불어 뽕차오르게 하는 법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기술에도 스토리를 만드는 겁니다!!!


7. 필력 기르기.


이것도 궁금하실건데.


일단 당연히 다독다작은 필수입니다.


많이 읽고 많이 써보는거죠.


전투신으로 유명한 소설들이 있습니다. 특히 저는 무협 소설 중에 잘 쓴 소설들.

그런 소설들을 추천드립니다. 무협 소설은 기본적으로 전투신이 평타는 칩니다.

그걸 보면서. 작가님들이 어떻게 묘사하는지 잘 보세요. 그리고 그걸 터득해서 본인의 소설에 적용해보는 겁니다.


그 외에도, 다른 인풋도 중요합니다. 


유튜브 보면서 전투신 그런거 보고 직접 써보는 겁니다.


전 참고로 검술 유튜브나 귀칼 봤습니다. 귀칼보면서 영감 얻고 써보기도 여러번 했습니다.

이거 계속해보니까 전투신 필력이 좋아진 걸 느꼈습니다.

단순히 소설말고, 영상 매체도 많이 보는걸 추천 드립니다. 전 귀칼이나 존윅도 보고. 그 외에 전투신 관련으로 좀 봤습니다.

유튜브에 검술신, 전투장면 이렇게 치면 많이 나옵니다.


8. 정리.


사실적 전투신 + 비유적 전투신 (적절히 섞어서!) + 플러스 알파 (감정 묘사, 배경 묘사 등)


템포는 문장의 길이로 조절해보자.


기술에도 서사가 있어야 뽕이 차오른다.


필력 키우기는 다독다작과 연습 그리고 잘 쓴 소설 인풋!


====


9. 마치며.


솔직히 이 팁들은 개고수 작가님들이 보면 많이 하찮은 팁일겁니다.

그런데...ㅠㅠ


제가 진짜 전투신을 드럽게 못썻습니다.

그래서 팁을 뒤져봤는데. 봐도 제가 바보라서 모르겠어요. 전투신 팁도 많이 안보이고...


그래서 혼자서 맨땅에 헤딩하면서 계속 썼습니다.


그렇게 적고 나름 줍고 주워서 찾아낸 생각들입니다...


제 견해가 당연히 틀릴 수 있습니다. 저도 초보라서요.

그래도 전투신 쓰는데 나름 이정표는 될까 싶어 이리 적어봅니다.


많이 모자라지만 한 번 적어보고 싶었고...

제가 생각한 걸 공유해보고 싶기도 했습니다.


다들 멋진 전투신을 쓰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