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북방 위험지대 마물 사냥꾼 틋녀


길드에서 술을 마시고 있던 참이었다.

"그렇게 많은 검을 들고다녀서 어디다 쓰나?"

목소리가 들려왔다.

스윽, 고개를 돌려 바라본 그곳에는
털이 북슬북슬, 우락부락한 것이, 마치 바이킹같은 영락없는 전사의 상을 한 남자가 서있었다.

지이-

그를 가만히 위 아래로 눈을 굴려가며 탐색했다.
거대한 배틀액스 한 자루를 등에 매고있는 모습, 비릿한 피 냄새, 목에 건 인식표를 보아 그가 동업자라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흠, 시비거는 것일려나.

이쪽 일을 하다보면 하루가 허다하고 불량배같은 놈들을 만나는 것은 분명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해결방안도 그만큼 귀찮긴하지만 어려운 것은 아니다.

한 번  해실해실 미소지어 보여준다.
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다시 테이블쪽으로 돌린 뒤, 오크잔에 가득 담긴 맥주를 단숨에 비워냈다.

텅텅 빈 오크잔은, 누군가에 머리를 깨부수기 정말 좋은 무기가 된다.

"........."

꽈악- 오크잔의 나무손잡이가 부러질 것 같을때까지 손아귀에 힘을 불어넣었다.

음, 이정도면 확실하게 보내버릴 수 있겠지.

하지만, 내가 그 오크잔을 휘두르는 일은 없었다.

" ...이런, 실례했군. 시비거는 건 아니라네. 단지, 궁금해서 말이지."

그의 해명이 내가 오크잔으로 그의 머리를 깨는 것보다 빨랐기 때문이었다.

나는 손잡이가 일그러진 오크잔을 다시 내려두고, 몸을 그에게로 돌렸다.
그리고 다시 해실해실 미소지어보였다.

"정말 무서웠어. 이런 기분을 느껴보는 건 오랜만이야."

"처음부터 오해가 안가게끔 이야기를 걸어주셨으면 좋았을텐데 말이죠. 아니면, 느껴보고 싶었던 건가요? 뭐, 당신같은 부류의 사람이라면... 그렇겠지요."

"하하, 들켰나?"

조금 한 차례, 숨을 쉬어가며 말을 이었다.

"그래서... 궁금하다는 말은?"

"아까 물었던 것 그대로라네. 귀공이 짊어진 대검 세 자루는 확실하게 흑철로 만든 것 같아보인다만... 그만한 크기에 검을, 게다가 단단하기라면 어떤 광물도 비할바 못되는 흑철로 만든 검을 세 자루나 들고 다닌다니, 중량적으로 부담만 되는 것이 아닌가?"

"음... 뭐라고 이야기하면 좋을까요?"

어떻게 설명해주면 좋을 지 고민을 하던 찰나, 번뜩 떠오른 생각에, 나는 짝- 손뼉을 쳤다.
그리고, 미소지으며 말했다.

"설명하기 힘드니, 한 번 보여드리면 어떨까요? 마침, 오후에 해결해야 할 의뢰도 있으니까요."

"그것 참 기대되는 이야기군. 꼭 좀 봤으면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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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공, 정말로 사람이 맞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