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당수는 산 끝자락 절벽위에 위치한 호수로, 절벽을 향하여 폭포를 흘려보내고있다.
정작 인당수로 유입되는 물은 전무하지만 인당수는 단 한번도 마르지않았다.
심지어 그 수위를 언제나 변함 없이 유지하고 있다.
다만, 신이 이 호수를 만들며 왕가와 만백성에게 말했다.

"심가(家)의 인물 중 누군가가 폭포로 떨어진다면, 심가 왕조는 끝을 맞이할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무소불위의 심가 왕조는 이러한 예언을 당연히 실현 시키고 싶지 않기에.
심의 성을 가진 자는 이 곳의 출입이 엄히 금지시켰다. 이런 대처에, 왈패들은 심가 왕조가 무소불위는 아니지 않느냐고 우스갯소리로 지껄이기도한다.

인당수는 몽운 대사원의 관리 하에 있어, 특별한 날이 오지 않는 이상 승려들을 제외한 삼자는 출입이 쉽게 허락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현 국왕 심학규의 첩, 계비(繼妃)이자 지금의 세자인 심병덕의 어머니.
병덕 어멈은 자신의 금지옥엽같은 병덕의 앞길을 막을게 분명한 후계 1순위인 심청을, 인당수에 빠트리고, 높은 절벽을 따라 흐르는 폭포로 심청이 휩쓸려 바다로 떨어뜨리고도 들키지 않을 수 있었다.

국왕 심학규와 진실을 모르는 신하들은, 어려서부터 총명하면서도 장난기많은,  호기심이 강하여 오히려 무와 문이 능통한 심청이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인당수로 찾아가 실족하여 변을 당하였다고 믿고있다.

심학규는 적녀를 잃은 슬픔에, 시름시름 앓고있던 병이 더더욱 심해져 자신을 극진히 보살펴 주는 병덕 어멈에게 완전히 눈이 멀어버렸다.
심학규는 국정에 대한 관심을 완전히 끊어 병덕 어멈을 위시한 황씨 가문에 정치를 일임하고, 병덕 어멈의 치마폭에 싸여 세월을 보내고있었다.

그로부터 몇년 후 어두운 밤. 인당수에서 커다란 연꽃이 나타났다.
승려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호수 위로 여러척의 배를 띄워 창으로 연꽃을 찔러 강제로 꽃잎을 피워냈다.

대선사가 근엄한 목소리로 말했다.


"공주 전하 납시오."


피어난 연꽃 속에는, 심청이 잠들어 있었다.
심청은 눈을 뜨며 다짐했다.

복수와 함께, 자신의 자리를 되찾겠노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