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멀티태스킹이랑 순간반속은 정말 자신이 없음
그래서 FPS 부류는 죄다 못함
형제들이 다 옵치 시작하고 있을 때 나 혼자 몇 개월 간 버티면서 안 했단 말야
분명 저걸 손대면 스트레스가 무지막지할 거다 싶어서

그리고 그 예상은 그대로 적중했음
난 이론 익혀놔도 옵치처럼 템포가 빠른 게임의 경우는 실전에서 머리가 백지가 되는데, 이거에다가 반속 문제까지 합쳐져서 딜러는 전혀 못함(브론즈급)
그러다보니 실제로 하고 싶은 건 딜러지만 탱힐만 하게 됨
그나마도 실버, 잘해야 골드 턱걸이지만

탱커의 경우, 가능한 뚜벅이에 수동적인 포지션을 선호함
그나마 내가 생각할 여유가 생기거든
라인하르트, 시그마, 리메이크 전의 오리사가 제일 할만했고
반대로 딜러마냥 전장에 직접 다이브하는 윈스턴, 디바, 둠피스트, 레킹볼 등은 나 보고 죽으라는 말과 같음

그럼 힐러는 상황이 낫냐? 그것도 아님
실버 정도에서 힐러란 딜탱 운에 승패가 결정되는 무력한 존재임
이걸 뛰어넘으려면 힐러로서의 변수창출을 최대한 많이 해줘야 하는데
그게 킬이 될 수도 있고, 아나 수면이나 키리코/바티스트의 슈퍼세이브가 될 수도 있지
난 이런 각을 잘 못 보겠더라

그리고 포지션과 무관하게, 눈앞의 상황에 급급해져서 큰그림이 안 그려짐
아까 말한 뇌가 백지가 되는 거랑 통하는 문제
이러다보니 뭘 해도 재미보다는 스트레스가 우선이 되더라고... 재미 한번을 느끼기 위해 수십 판의 자기혐오를 느끼게 됨
등급의 경우는 심해에선 상대편에 잘하는 딜러가 있어서 주도권 넘어가면 도리어 우리 팀끼리 넌 뭐하냐고 분열 나서 서로 싸우게 되고
내가 목표로 하는 골드 이상을 노리기엔 방금까지 주절주절 쓴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게 되고...



이 문제를 동생이랑 얘기해서 옵치 접기로 했다
이 모든 문제를 안고도 동생이랑 옵치를 계속했던 이유는 단 하나, 언젠가 동생이 나랑 같이 공유할 얘깃거리가 하나도 없다고 했던 푸념이 가슴에 깊게 박혔기 때문임
동생이 서운해할까봐 내가 싫어도 요청이 있으면 내색 안하고 같이 해줬고, 어떤 때는 '아 어차피 오늘 옵치 하자고 몇번은 칭얼대겠지' 싶어서 역으로 내가 제안하기도 했음
동생에 대한 나름의 배려가 너무 이상한 방향으로 오랫동안 곪아터졌나봐
근데 난 더는 못 버티겠다